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인사이드 디지털/스마트폰&네트워크 l 2014/07/14 21:05



올해 초 갤럭시 S5 출시를 앞두고 삼성과 구글이 비밀 협약을 맺은 듯이 보이는 여러 이야기들이 각종 외신을 통해서 보도됐다. 전세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삼성과 애플의 소송을 협력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되는 삼성과 구글 협약의 실체도 모호하고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지만, 적어도 갤럭시 S5를 전후로 삼성 제품과 서비스에 상당한 변화가 생긴 징후는 곳곳에서 나타난 것은 분명하다. 그동안 삼성이 내놨던 수많은 서비스가 중단되거나 축소되었고 제품의 변화도 많아졌으니 말이다.

무엇보다 삼성 만이 고집스럽게 유지해왔던 몇 가지 특징들을 과감히 제거하고 구글이 바라는 방식으로 쓸 수 있도록 기존에 존재했던 것 중 일부를 바꾸기까지 했다. 그 중 하나가 메뉴 버튼의 제거다. 이것은 갤럭시 S5 직전에 판매를 시작한 갤럭시 노트 프로 시리즈에서 이미 적용된 사항으로 올해 안드로이드를 얹어 출시한 삼성의 갤럭시 제품군에서 볼 수 있는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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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제품군폰에서 볼 수 있던 메뉴 버튼. 하지만 올해 출시된 갤럭시에서는 거의 사라졌다.


지난 해까지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쓰는 갤럭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 시리즈는 모두 하드웨어 메뉴 버튼이 있었다. 홈 버튼 왼쪽에 있던 이 버튼은 올해 들어 최근에 이용한 앱으로 전환(recent)하는 버튼으로 모두 대체됐다. 물론 메뉴 버튼의 아이콘이 최근 앱 버튼으로 바뀐 것은 물론이다. 종전에 있던 메뉴 버튼은 터치 스크린에 있는 버튼을 찾아서 써야 한다.

최근 앱 버튼은 구글이 2011년에 태블릿용에 맞춰 내놓은 안드로이드 3.0 허니콤 시절에 도입한 것이다. 이 버튼을 도입하면서 하드웨어 버튼을 없앴지만, 스마트폰에 최적화한 것이 아니어서 당시에는 별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그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을 가리지 않고 적용 가능한 안드로이드 4.0을 선보일 때 허니콤 GUI를 얹은 이후 지금까지 기본 안드로이드는 메뉴 앱 대신 최근 앱 버튼을 채용해 왔다. 하지만 최근 앱 버튼은 구글의 의도와 달리 제조사가 기존의 이용 방법과 다르다는 이유로 채택하지 않다가 하드웨어 버튼을 없앤 제품을 하나둘씩 내기 시작하면서 쓰이기 시작했는데, 삼성은 갤럭시 노트3까지도 최근 앱 버튼 대신 메뉴 버튼을 고집했다가 올해에 들어서 모두 바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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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버튼 자리에 대체되고 있는 최근 앱 버튼. 안드로이드 L에서 기능이 강화되지만, 메뉴 버튼을 대체할 만큼 활용성이 높을지 의문이다.


메뉴 버튼이나 최근 앱 버튼이나 어느 쪽에 익숙해지기만 하면 이용하는 것은 어렵지 않지만, 아주 오랫동안 갤럭시 제품을 써온 이용자들에게 메뉴 버튼을 최근 앱 버튼으로 대체하는 것은 큰 혼란을 주는 일이다. 메뉴 버튼은 거의 모든 앱에서 설정으로 들어가는 여러 단계를 줄이는 핵심적인 기능을 갖고 있었는데, 메뉴 버튼을 없애 버린 탓에 이런 식에 익숙한 이용 경험을 버려야 한다. 최근 앱 전환보다 메뉴 버튼의 기능에 익숙해 있는 종전 갤럭시 시리즈를 썼던 이용자들이 그 후속 기종을 쓸 때 이용 방법을 새로 익힐 수밖에 없는데, 기존 경험을 무시하고 완전히 새롭게 그 이용 방법을 익혀야 하는 상황이면 굳이 갤럭시 시리즈를 고집할 이유가 생기지 않는다.

올해 갤럭시 제품군들은 단 하나의 버튼만 바뀌었을 뿐이지만, 그것의 영향력을 무시하기는 힘들다. 물론 삼성 입장에서 동일한 이용 경험을 저해하는 안드로이드 파편화의 주범으로 남아 있기에 부담스러웠을 것이다. 안드로이드 세계의 분란을 그만하길 바라는 구글의 요구를 피하기 힘든 데다 최근 앱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는 안드로이드의 방향도 무시하긴 어려웠을 테니까. 하지만 줄곧 갤럭시 제품군을 써온 이용자의 입장에서 보면 최근 앱을 전환하는 환경보다 각 메뉴로 들어가는 단계의 축소가 더 편한 점도 있었기 때문에 이용자의 입장에서 이를 감안하지 않은 결정은 유감일 수밖에 없다. 특히 홈 화면의 설정이나 다른 메뉴 구조를 갖는 앱에서 쉽게 메뉴를 부를 수 있는 장점을 너무 가볍게 여긴 것 같은 인상마저 남기는데, 이에 대한 배려마저 없는 것이 더 답답하다. 물론 안드로이드 이용 경험의 통일을 환영하는 이도 있는 것을 안다. 하지만 갤럭시 제품에서만 볼 수 있는 고집을 꺾은 것은 관련 제품을 오래 써온 이용자에게 단순히 아쉬움이라는 감정으로만 끝낼 수 있는 그런 것이 아닌 아주 나쁜 선택일지도 모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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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갤럭시발놈 2016/12/26 10:0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그럼 고런쳐라던지 어플같은걸로 임의로 왼쪽하단버튼이 메뉴버튼으로 바뀌게끔 설정할수도 없나요? 아무리찾아봐도 없는것같은데 진짜 더럽네요 기존사용자들 개무시하는 수준;; 결국은 자국민만 조지는꼬라지네요. 구글이 융통성이없는건지 삼성이 배려심이없는건지 고래싸움에 새우등터지네요

    • 칫솔 2016/12/27 17: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다른 런처로 하드웨어 버튼에 대한 정의를 바꿀 수 있는지 여부는 저도 몰라서 답하기가 어렵네요.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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