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서 데스크탑 대신 노트북을 쓰는 이들도 적지 않은 요즘이다. 큰 화면과 고성능을 추구하는 노트북이 데스크탑의 자리를 대체한지 오래. 이러한 가정용 노트북들은 대개 15인치 이상의 큰 화면과 덩치를 지닌 터라 이동성이 매우 약한데, 어차피 바깥에 자주 들고 나갈 생각으로 사는 게 아니므로 너무 심하지 않다면 외형의 덩치만 물고 넘어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다만 집에서 한 자리에 고정해 놓고 쓸 때를 감안한 편의 기능과 처리 성능, 장식적인 효과(?)까지 두루 살펴보는 게 좋다.
2주 정도 집에서 쓰는 15.6인치 노트북 컨셉의 델 XPS 15z을 써봤다. 델은 '세상에서 가장 얇은 15인치 노트북'이라고 홍보 하는데, 덩치를 보면 어딜 봐서 얇은 건지는 곧바로 이해 되진 않는다. 아마 동급 노트북 중 얇다는 이야기겠지만, 얇다는 느낌을 바로 전해 받는 그런 수준은 아니다. 본체를 들었을 때 묵직함도 얇은 것에 따라 다니는 가벼움과 거리가 멀다. 이 노트북의 무게는 2.51kg. 왼쪽에 배터리를 확인하는 버튼이 있지만, 아주 먼 곳까지 들고 나가는 게 수월하지는 않아 결국 거실이나 서재 같은 집 안팎의 한정된 공간에서 이동성을 바라보는 것이 좋을 듯하다.

물론 얇다는 느낌이 적다고 외형적으로 못난 것은 아니다. 그냥 얇은 느낌이 덜 드는 것뿐이지 전체적으로 부드럽다. 너무 밝지도 어둡지도 않게 은은하게 빛을 반사하는 은색의 상판을 닫았을 때 본체쪽 크롬 테두리로 상판을 잡아 주는 듯한 느낌이라 좋다. 슬라이드 로딩 방식의 DVD 드라이브, USB 3.0, e-SATA, SD 카드 리더, HDMI 출력, 유선 랜 단자 등도 제법 보기 좋게 배치해 놓았다. 2.7GHz 코어 i7 2620M과 8GB램, 엔비디아 지포스 GT525M, 750GB 하드디스크, 무선 랜 등 처리 성능과 저장 용량은 가정용으로는 모자람이 없는 구성이다. 팬 소음은 프로그램 작동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저소음일 때 바람 소리가 조금 불균형적이고, 게임 같은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면 강풍 모드에서 돌아가는 선풍기마냥 거센 소리가 거슬린다. 탭을 여러 개 열어 웹사이트 탐색이나 문서 작업 정도는 미풍 수준이라 불편이 없다.
전원 버튼을 누른 뒤 뜬 윈도 화면은 참 넓고 화사하다. 화면 크기가 비록 15인치지만, 1.920x1,080의 풀HD 해상도라 세밀하게 표시할 뿐만 아니라 원색을 강조한 화면 색감을 반사 코팅막이 더욱 색깔을 두드러지게 한다. 약간 과장되어 보이긴 해도 눈에 확 들어오는 색깔을 보여주니 눈길을 끌어당기는 데 이보다 효과적인 것은 없을 것이다. 더불어 넓은 화면을 보며 키보드를 다루기도 편하다. 자판과 자판이 나뉘어진 키보드지만 간격이 조금 넓어 키간 간섭이 없다. 억지로 숫자 키패드를 넣지 않고 기본 키보드를 잘 최적화 했고 키보드 아래 불이 들어와 어두운 곳에서도 잘 다룰 수 있다. 키보드가 좀 푹신하고 조금 짧은 엔터키는 불만이다. 터치 패드는 넓은 것 이외에 별다른 특징은 없다.
어쨌든 델 XPS15z이 가정용이라는 사실에 충실한 노트북이라면 역시 중요한 것은 집에서 쓸 때의 가치를 찾는 것이다. 이 노트북이 3D 게임이나 동영상에 전혀 부족함 없는 성능을 지니고 있지만, 이용 환경을 확장하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니까. 델이 XPS15z의 확장 기능 가운데 하나로 꼽는 것이 와이다이(Wi-Di)다. 와이다이는 TV와 같은 장치를 보조 출력 장치로 설정하고 무선 랜으로 PC의 영상 신호를 내보내는 기능이다. 최근 인텔 무선 랜을 쓰는 노트북은 와이다이를 쓸 수 있는데, PC 지식이 조금 있는 이들에게 설정은 어렵지 않을 것이다.와이다이에 연결해 보니 델 XPS15z의 활용도가 좀더 높아진 느낌이다. 거실에 있는 노트북에 있는 영상, DVD 영화나 인터넷 동영상을 곧바로 커다란 TV에서 감상하는 맛은 좀 색다르기는 했으니까. 유투브도 고화질 영상을 TV에서 큰 화면으로 재생할 수 있다. 특히 따로 DivX 플레이어나 DVD 플레이어를 연결하지 않고 무선으로 TV에서 재생하고 마우스로 조작하는 것은 꽤 편하긴 했다. 문제는 와이다이 어댑터를 TV에 붙여야 이 기능을 쓸 수 있어 비용이 더 들고, TV로 신호를 보낼 때 지연 시간이 있어 게임은 무리였다.

XPS15z은 가정용 노트북이라는 데 초점만 잘 맞췄으면 더 좋았을 뻔했다. 일단 성능은 합격점을 준다. 화면이 좋은 데다 처리 능력이 좋다. 무엇보다 쓸데 없이 팬 소음이 크지 않아 다행이다. 다만 그 성능을 집에서 활용하는 데 있어 맥락을 잘못 짚은 부분이 일부 있다. 무엇보다 제조사에서 추가한 프로그램의 기능과 작동 편의성에 대해선 다시 점검해 봐야할 대목이다. 그 프로그램이나 기능이 무조건 쓸모 없는 게 아니라 어떤 이용성을 강화하려는지 뚜렷한 목적성과 더불어 좀더 흥미롭게 쓸 수 있도록 더 고민하길 바란다.
덧붙임 #
1. 리뷰를 위해 잠시 대여한 제품이 USB에 이상이 있었는데 외부 장치를 전혀 연결할 수 없었다.
2. XPS15와 XPS15z는 다른 모델이므로 주의.
3. 현재 델 국내 온라인 스토어에서는 코어 i7-2620M 대신 2.8GHz 코어 i7-2640M 모델과 코어 i5 모델만 판매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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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과거의 데스크노트가 다시 살아날려고 기지개를 피는 느낌이군요.
그러고 보니.. 불과 10년 전만 해도 14~15인치는 되어야지 하던게
12인치급 노트북이 대세가 된걸 보면 사람은 적응의 동물이라고 해야하려나요? ㅎ
외국에서는 아직도 14~15인치가 대세인듯 싶더군요. 역시 체형과 관련있는 산업이 아닌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