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하드웨어 돋보기 l 2014/06/20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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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가 올초 CES에서 스마트밴드 SWR10(이하 SWR10)으로 공개했을 때 왠지 그럴싸한 느낌이 들었던 이유는 앞서 나왔던 웨어러블 장치와 다른 가치를 줄 수 있을 것처럼 잘 포장했던 그럴싸한 발표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 기대를 안고 MWC에서 SWR10과 라이프로그를 짧은 시간이나마 경험했을 때, 잘 꾸며진 라이프로그앱의 그럴싸한 모습에 반한 것도 사실이다. 센서와 어우러져 내 모든 것을 담는 라이프로그는 확실히 행동을 기록하는 센서의 능력을 최대로 끌어 올린 것만 같았으니까.

하지만 지난 두어달 동안 SWR10을 쓰다보니 역시 현실은 환상과 많이 다르다는 걸 다시금 깨닫게 된다. 스마트워치와 같은 제품을 꾸준히 내놨던 소니가 웨어러블 시장에서 결코 경험이 없는 제조사는 아니지만, SWR10의 존재 가치를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 갈피를 못 잡고 방황하는 그 증거는 곳곳에서 드러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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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SWR10이 할 수 있는 일이란 그리 복잡하지는 않다. 이것을 차고 있는 이용자의 일거수일투족을 기록한다. 물론 그 기록은 SWR10으로만 해결되진 않는다. 여기에는 라이프로그라는 제법 신경써서 만든 앱을 함께 써야 한다. 또한 카메라나 오디오 리모컨으로도 써먹을 수 있다. 어쩌면 크게 어려워 보이는 장치는 아니다. 그런데 아주 작은 답답함이 너무 많이 보이는 듯하다.  

SWR10의 모양새는 단조롭다. 검지 마디 두 개 정도로 짧고 USB 단자와 버튼 한 개가 전부다. 그리고 몇 가지 상황을 알려주는 LED 3개가 붙어 있다. SWR10의 특징은 이러한 센서를 어디에 부착하느냐에 따라 용도가 달라질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쓰는 게 쉽지 않다. 소니는 SWR10을 구매할 때 손목 밴드만 두 개를 준다. 하나는 굵은 손목을 위해 긴 것을, 다른 하나는 가느다란 손목을 위해 짧은 것이다. 목걸이나 신발에 찰 방법이라면 다른 액세서리를 사야 한다. 그나마 마음에 드는 것을 찾을 수 있을지 모를 일이다. SWR10을 위한 액세서리의 다양성은 아직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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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몇 가지 이해되지 않는 동작을 감안한다면 SWR10에서 착용과 관련된 것은 깊이 따지고 들 문제가 아니다.  SWR10은 단순한 센서와 아주 간단한 조작성을 갖추고 있다. 센서는 이용자의 움직임을 파악하고 동기화 과정을 통해 라이프로그로 데이터를 보낸 뒤 이를 시각화해 보여주는 것이다. 문제는 이용자가 움직이는 데이터를 얼마나 빨리 동기화하고 이를 라이프로그에서 시각화하느냐는 게 관건인데, 이 부분에서 시간이 오래 걸린다. 동기화를 했다 할지라도 그것이 시각화 작업을 마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이용자가 라이프로그를 띄워 활동 정도를 확인하고 싶어도 바로 확인이 어렵다.

또 하나의 문제는 조작성이다. 이 제품은 하나의 버튼과 터치 감도에 따라 기능을 설정할 수 있다. 이를 테면 버튼을 길게 누르는 여부에 따라 수면 시간을 측정하는 야간 모드와 활동성을 기록하는 주간 모드로 나뉜다. 또한 SWR10을 얼마나 두드리느냐에 따라 재생 중인 음악을 멈추거나 카메라 셔터를 실행할 수도 있다. 이런 조작이 어려운 것은 아니지만, 솔직히 말하면 쓸 일도 많지 않고 은근히 귀찮다. 잠을 잘 때마다,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야간과 주간 모드를 바꾸는 문제도 그렇고, 기능을 켜고 끄기 위해 두드려야 하는 횟수를 기억하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SWR10에 화면이 없다보니 이용자는 조작법을 기억하고 있어야만 하지만, 자주 쓰는 기능도 아닌 것을 두고 조작법을 열심히 외울 이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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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모드와 야간 모드의 데이터를 측정하면 이처럼 사용성의 차이가 두드러지게 나타난다.


그나마 라이프로그의 시각화는 비슷한 성격의 다른 행동 추적기와 응용 프로그램에 비해 잘 만든 것은 맞다. 이용자의 움직임과 스마트폰의 이용 빈도를 세세하게 나눠 얼마나 움직였고 기능을 썼는지 여부를 알려준다. 더불어 걷기와 달리기의 차이는 굳이 조작을 따로 하지 않아도 센서가 구분한다. 하지만 이용자가 뛰고 있더라도 이 센서가 걷는 것으로 알아챌 수도 있음을 이해해야 한다. 100% 정확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라이프로그를 설치한 스마트폰에서 전화나 문자, SNS, 그밖의 활용을 얼마나 했는지 정도를 곧바로 파악할 수 있기 때문에 생활 패턴을 확인하는 데 도움은 된다. 다만 이러한 시각화가 꼭 SWR10와 연계해서만 작동하는 것은 아니다보니 두 장치의 연계성이 다소 떨어지고, 누적된 데이터를 다른 방식으로 해석하거나 의미를 끄집어내기 위한 독특한 시도를 전혀 담고 있지 않은 점에서 여전히 고민할 거리들이 남아 있다.

SWR10은 움직임을 수집하는 센서로서 필요한 기능은 갖고 있다. 또한 한번 충전으로 일주일 정도는 충분히 작동하는 배터리도 크게 걱정할 정도가 아니며 NFC 방식으로 손쉽게 연결된다. 전화가 왔을 때 진동으로 알려주는 재주는 좋고 SWR10의 기능을 관리 프로그램에서 지정할 수 있지만, SWR10이라는 하드웨어보다 이용자의 상황을 알아서 판단하고 그것을 데이터로 좀더 손쉽게 모으고 분석하는 방법의 부재는 꼭 SWR10을 차고 다녀야 할 이유를 약하게 만든다. 소니가 스마트밴드 SWR10을 통해 웨어러블을 간보려 한 것인지 모르지만, 아직 웨어러블이라는 진액을 확실히 우려낸 것이 아닌, 완벽한 웨어러블이라고 말할 정도는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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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Ray 2014/06/25 09:54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일단 엑스페리아 시리즈 종속이 아니라는 점이 마음에 드네요..

    • 칫솔 2014/06/25 20:28  댓글주소  수정/삭제

      네. 그 점은 좋은데, 처음에 일부 단말 호환성이 조금 떨어지는 게 보이더군요. 지금은 많이 나아지긴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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