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일 크기가 지배할 수 없는 스마트패드

지난 달 MWC에서는 모토롤라, 삼성, LG의 허니콤 패드를 비롯해 림의 블랙베리 플레이북과 HP의 웹OS 등 여러 패드가 등장했습니다. 올해 패드가 하나의 흐름이 될 것이라는 것은 일찌감치 예견된 것이기에 이들의 등장이 놀라운 것은 아니지만, 그 이후 전체 패드 시장의 흐름에 대한 예측은 분분한 상황이지요. 그 중 패드의 크기를 두고도 수많은 이들이 엇갈린 전망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어떤 크기가 대세가 될 것이냐는 것을 두고 많은 말들이 오가고 있습니다.


7인치는 더 이상 없다?


MWC 이후 7인치 크기의 패드를 두고 불안한 예상들이 많이 보입니다. 앞서 7인치로 출시된 갤럭시탭이 휴대성은 좋지만, 미디어를 소비하는 데 작은 화면이라는 점과 구글 허니콤을 쓰지 않은 패드라는 점을 들어 7인치가 패드에 적합치 않다는 결론을 내린 이들이 상당수인 것 같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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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IM 블랙베리 플레이북
하지만 이번 MWC에 전시된 RIM의 플레이북은 7인치라는 크기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입증하는 제품입니다. 갤럭시탭과 같은 해상도긴 해도 처음부터 패드에 맞춘 기능을 담고 있이 7인치로도 훌륭한 움직임과 편의성을 보여주었기 때문이지요. 문서, 메일, 웹브라우징은 물론 멀티태스킹도 무난했던 것은 화면의 크기를 탓할 것이 아니라 이런 화면을 가진 장치에 어떻게 최적화할 것인가를 먼저 고민해야 함을 뜻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10인치가 대세?


MWC에서 10인치 안팎의 패드가 여러 대 선보였습니다. 모토롤라 줌과 갤럭시탭 10.1이 10인치 대 제품이고, webOS를 쓴 HP 터치 패드가 9.7인치였지요. 최근 아이패드2 역시 이전 화면 크기를 고수하면서 10인치 안팎의 패드에 대한 분위기는 잡혀 가는 것처럼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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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탭 10.1
이러한 10인치 패드들은 큰 화면을 통해 각종 미디어를 소비하는 데 아주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7인치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큰 화면 덕분에 여러 컨텐츠를 시원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죠. 또한 이 시장을 이끌고 있는 것도 어느 정도 시장을 갖춘 아이패드2라는 점도 10인치 시장이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하지만 어디나 약점은 있기 마련이지요. 비록 두께를 얇게 만들고 무게를 가볍게 해도 화면 크기를 줄일 수 없는 만큼 기본적인 크기와 무게를 줄이는 데 한계는 있습니다. 미디어의 소비성은 높은 반면 큰 화면을 쓰는 만큼 휴대성의 약점은 어쩔 수가 없으니까요. 때문에 휴대성보다 미디어의 소비성을 더 강조할 수밖에 없는데, 여기서는 철저히 그 패드에서 즐길 수 있는 미디어를 생산, 공급할 수 있는 생태계가 더 관건이 될 수밖에 없습니다.


8.9인치는 실험작?


지금까지 선보인 패드 가운데 7인치는 작고, 10인치 대는 크다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그러다보니 8.9인치 크기에 대한 미련을 보이는 것 같더군요. 이 크기의 제품은 LG 옵티머스 패드가 있습니다. 이달 말에 미국에서 진행될 삼성 언팩트 행사에서도 8.9인치 갤럭시탭이 발표될 것으로 알려졌는데, 허니콤을 공급하는 구글쪽에서 이 크기의 패드를 원하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는 만큼 좀더 많은 8.9형 제품을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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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옵티머스 패드
그런데 LG 옵티머스 패드 같은 8.9형을 보면 고개를 갸웃거리게 만드는 문제가 있습니다. 옵티머스 패드가 16대 9 화면비를 채택하는 바람에 손에 잡았을 때 다소 어정쩡한 데다 해상도도 1280×800이 아닌 1280×768로 다른 허니콤 패드와 차이가 납니다. 구글이나 소비자가 8.9인치를 원하는 이유는 10인치 허니콤 패드의 미디어 소비성을 유지하면서 조금이나마 휴대성을 강화하자는 것인데, 그러한 기대치를 부응하지 못하는 모습이었지요.


때문에 지금의 8.9인치로 내놓는 제품들이 오히려 실험작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이 크기의 제품이 꾸준하게 나올지는 앞으로 나올 몇 개의 제품이 방향을 결정짓지 않을까 싶습니다만, 미디어 소비성과 휴대성이라는 두마리 토끼를 잡는 제품의 성공 여부에 따라 시장이 지속될지 여부가 판가름날 것입니다.


화면 크기의 종결자가 있을까?


이용자의 기호는 다양합니다. 어떤 대세를 따라가는 이들도 있지만, 그렇지 않고 소신이나 목적에 따라 선택하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패드에 대한 선택도 이러한 기호에 따라 갈리겠지요. 때문에 어떤 화면 크기의 제품인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가치를 주는가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시원한 화면의 10인치를 찾는 이들이 있는 한편에는 허니콤이 탑재된 듀얼코어 7인치 패드를 원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이런 이용자들에게 맞는 가치를 주입한 제품을 내놓으려는 시도가 계속되는 한 스마트패드의 종결자를 만나는 일은 없을 겁니다. 화면 크기만 갖고 대세론이나 종결자를 논하는 것은 더더욱 의미 없는 일이 될 듯 싶군요.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5 Comments

  1. 2011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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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패드류도 노트북과 같이 성능+사이즈+주요기능에 따라 스펙트럼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사용자들 니드를 고려한 제품 사이즈가 제시되고 있다고 할까요…패드류도 이렇게 다양해지니 골라쓰는 재미는 쏠쏠하네요^^

    • 칫솔
      2011년 3월 10일
      Reply

      사실 지금은 이용자의 필요성보다는 업계 차원의 관심 유도가 더 큰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골라쓰는 재미가 있는 시대가 어서 왔으면 싶기는 하네요. ^^

  2. 2011년 3월 8일
    Reply

    8.9인치도 있었네요~ 허허허허 있었던 것 같은데 그냥 기억속에서 잊혀지는 느낌이었어요. 허허허허;;; 어째든 이제 대세는 10인치로 기울어네요. PMP처럼 쓰기에 7인치도 괜찮다고 생각했었거든요^^;;

    • 칫솔
      2011년 3월 10일
      Reply

      10인치로 기울었다고 보기는 좀… 다른 시장도 가능성은 있습니다. 그 시장을 이끌 제품이 없을 뿐이죠. ^^

  3. 2009년발 스마트폰 사건(?)으로 우리들의 라이프스타일이 변하고 있습니다. 지하철에서 신문을 들고 보던 사람들이 갑자기 너도나도 아이폰, 갤럭시S등의 스마트폰을 들고 각자 영화를 보거나 웹 검색을 하거나 하는 기존에 우리가 하던 유저인터페이스가 변하고 있다는 사실이죠. 얼마전에 세미나를 갔다가 토론을 한 적이 있었는데, 그 주제가 인간이 사용하는 도구들에 대한 UI는 미래에서도 존재할까? 라는 내용이었습니다. 매일 식사를 할때 먹는 수저와 젓가락,..

  4. 2011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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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각 제조사에서 각기 다른 사이즈로 올인을 한다면 모를까 하나의 제조사에서 여러 사이즈를 내놓는것은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삼성이 갤럭시 탭 10.1을 내놓은 것에 대한 갤럭시 탭 지원을 문제삼은 예가 대표적일 겁니다. 하지만 제조사마다 주력을 미는 사이즈를 정해두고 출시하고 유지보수한다면야 괜찮겠지만 말이죠.

    • 칫솔
      2011년 3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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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능력껏 가야죠. 또한 제품의 컨셉이나 시기도 중요하고요. ^^

  5. 2011년 3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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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그냥 타블릿 하나 사고 싶을뿐

    • 칫솔
      2011년 3월 10일
      Reply

      ^^

  6. 2011년 3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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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주 오래전부터 미디어의 표준은 많이 팔린물건이 기준이 되버렸죠^^
    VHS라든가 DVD 라든가요.
    이번 10인치는 아이패드때문인지 태블릿의 표준이 10인치가 되어가는듯하네요

    • 칫솔
      2011년 3월 10일
      Reply

      그렇기는 하지만 화면 자체의 표준보다는 표시크기(해상도)가 더 관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

  7. 2011년 3월 9일
    Reply

    무엇보다 태블릿하나만 있었으며 하는 바램뿐!
    아이패드2까지 지르면 정말 애플빠가 되는데…

    • 칫솔
      2011년 3월 10일
      Reply

      제품만 갖고 애플빠라고 부르는 시절은 지났단다~ ^^;

  8. 2011년 3월 14일
    Reply

    화면 크기의 종결자 같은건 없다고 봅니다. 그건 마치 책크기가 어떤게 좋냐라고 고민하는것과 마찬가지..

    • 칫솔
      2011년 3월 14일
      Reply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 이들도 많지요. 어떤 제품이 성공하면 그것을 따라하는 게 맞다는 걸 크게 떠드는 이들도 많으니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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