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인사이드 디지털/잡소리 l 2006/02/02 04:57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오늘 애플이 뉴아이맥 덕분에 간만에 빛 좀 봤습니다. ^^; 예전 같으면 새 아이맥이나 파워맥을 내놔도 시큰둥했는데, 아무래도 큰 변화만큼 관심 끌기에 성공했다고 봐야겠지요. 뭐, 냉정히 말해 뉴아이맥이 잘났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인텔 코어 듀오를 쓰기로 한 뒤 첫 아이맥이 예상보다 빨리 눈 앞에 나타났다는 점에서 더 큰 이슈가 된 것일 겁니다. 더구나 애플이 인텔과 손을 잡자 윈텔(MS+인텔)에 버금가는 맥텔이라는 소리가 공공연하게 흘러다녔는데, 그 맥텔의 원조격인 뉴아이맥이 나왔으니 그냥 지나칠 수 없던 거죠.

아무튼 코어 듀오를 쓰게 됨으로써 이제 맥은 99%가 일반 PC와 동일해졌습니다. 나머지 1%는 맥의 존재를 알리는 자물쇠 같은 것인데 나중에 설명하겠습니다. 그런데 뉴아이맥이 인텔 코어 듀오를 넣자 말이 많습니다. 왜 IBM을 버리고 인텔을 택했는지, PC용 코어 듀오를 넣은 만큼 윈도가 돌아갈 것인지 등등 궁금증이 많았던 것이지요.

"왜 인텔이었나?"라는 질문에 토니 리의 답변은 "인텔의 CPU 로드맵이 파워 PC 로드맵에 앞섰기 때문이다"는 것이었는데요. (토니 리가 누구인지 궁금하면 아래에 올린 포스트를 보세용 ^^)

이렇게 보면 될 것 같습니다. 애플이 원하는 성능의 CPU를 인텔은 때때로 만들어낼 수 있는 반면, 파워PC의 개발 스케줄을 보면 그 간격이 너무 길어서 새로운 맥을 만들 때까지 너무 오래 손가락 빨아야 한다는 말이 되지요. 더 빠르고 강한 CPU가 있어야 더 좋은 맥을 만드는 조립 벤더인 애플 입장에서는 IBM의 개발 스케줄에 가장 큰 불만이 있었던 것은 분명했습니다.

토니 리의 부연 설명으로는 코어 듀오의 성능이 파워PC를 능가하기 때문이라는데요. 그럴 수밖에 없죠. 2005년 마지막에 나왔던 아이맥의 파워PC 970은 싱글코어였으니까, 듀얼 코어인 인텔 코어 듀오가 빠른건 당연하다고 해야겠지요.

아무튼 개발 로드맵에 대한 불만이 아니라면 인텔로 전향한 것은 미스터리에 가깝습니다. 왜냐하면 기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생산 비용이 인텔로 바꿈으로써 200달러 이상 올라갔기 때문이죠. 외국 애널리스트에 따르면 애플이 인텔 코어 듀오와 945칩셋을 사는 데 265불+45불=310불을 준 반면, 종전 아이맥의 파워PC는 업계 최저인 100불 이하로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으니까 CPU의 구매비 때문에 인텔로 바꿨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어쨌든! 인텔 코어 듀오를 쓰면 애플 쪽에 유리한 게 몇 가지 있습니다. 90nm로 PowerPC를 만드는 IBM보다는 65nm 공정으로 줄줄이 뽑아내는 인텔의 생산수율이 높아 CPU를 안정적으로 공급받을 수 있는 점과 코어 듀오의 발열량이 PowerPC보다 낮아 소음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이죠. 발열에 따른 소음은 애플이나 이용자나 모두 혜택을 얻을 수 있는 부분이겠네요. 두번째 논란은 "윈도 XP는 돌아갈까?"하는 것인데, 이에 대해 토니 리는 "No!"라고 단호하게 말합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점은 "돌아가게 만들어도 막지 않겠다"고 합니다.

이게 무슨 얘길까요? 항간에 떠도는 소문 중에 하나가 인텔 코어 듀오를 썼으니 PC용 운영체제와 소프트웨어가 돌아갈거다는 것인데요. 그게 말처럼 안쉽습니다. PC와 맥은 작동 원리가 비슷해 보여도 다르기 때문이죠. PC는 기본 입출력 정보를 바이오스가 담당합니다. 바이오스가 하는 일은 PC를 켰을 때 기본 하드웨어의 정상 작동 여부를 확인하는 일(power on self test)을 한 뒤에 하드디스크의 MBR(master boot record)을 메모리에 올립니다. MBR에는 하드디스크 파티션 정보와 부트 섹터가 들어 있는데요. 부트 섹터 속에 있는 운영체제 선택에 관련된 파일 (ntdetect.com)이 실행되면 드디어 운영체제가 시작되는 겁니다. 그 뒤에 운영체제가 필요한 하드웨어 정보를 직업 수집하고 관련 드라이버와 프로그램을 읽어들입니다. 즉, PC는 바이오스가 시작에 관련한 모든 실행을 하는 동안 운영체제는 거의 아무 일도 안한다고 해도 틀린말은 아니랍니다.

하지만 맥은 다릅니다. 저도 자세하게 아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번 지껄여 보겠습니당. -O- 맥을 켜면 바이오스와 비슷한 오픈 펌웨어가 실행되면서 하드웨어 정보를 모으고 초기화합니다. 그 뒤 부팅되면서 맥 OS X(또는 다른 하드웨어 체크 프로그램)를 띄우게 됩니다. 여기서 특정 디렉토리에 있는 부트 로더를 실행하도록 되어 있고, 이 부트 로더가 작동해야만 운영체제의 실행에 필요한 커널이 메모리에 올라가게 됩니다. 커널의 초기화 루틴이 실행되어야만 오픈 펌웨어의 작동이 끝납니다. 결국 운영체제와 오픈 펌웨어가 상호 작용이 어느 정도 이뤄진다고 봐야겠지요. 윈도 XP는 이런 오픈 펌웨어와 대화가 되도록 만들어진 게 아닙니다. 당연히 될 리 없지요. 이것이 PC와 다른 1%입니다.

그렇다면 토니 리가 되게끔 만들어도 안막겠다고 한 것은 무슨 애길까요? 물론 토니 리는 하드웨어적으로 어떤 장치를 추가해서 되게끔 만든다면 눈감아 주겠다는 것이지만, 실제로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은 적습니다. 파워맥이라면 모를까 뉴아이맥은 확장 능력이 떨어지니까요. 때문에 절대 불가능한 문제이니 생각도 마라는 것인데,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르는 오픈 펌웨어의 해킹이라면 어떨까요? 이게 가설이라 하더라고 실제로 된다면 맥 이용자들은 그 유혹에 빠질지도 모르죠. 지금 코어 듀오 아이맥을 기대하는 맥 이용자들에게는 OS X의 편리함과 더불어 윈도 XP의 다채로운 활용성까지 갖기를 원합니다. 한마디로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쓰는 범용 운영체제 두 가지를 모두 쓸 수 있기 때문에 그 어떤 PC보다 강하고 넓은 활용 능력을 지니게 되는 것이므로 이번 듀얼 코어의 윈도 XP 이식은 이슈가 될 수밖에 없었던 것입니다.

하지만 작동원리로 봤을 때 해킹을 하더라도 두 운영체제의 공존은 어렵습니다. 펌웨어 해킹을 하게되면 맥 OS X를 포기하게 되므로 결국 PC로 밖에는 쓸 수 없게 되니 무용지물이고요. 운영체제쪽 해킹도 생각해볼 수 있지만, 만약 윈도 코드의 비트 한개라도 손댔다가는 MS의 어마어마한 소송 공세에 시달리게 되겠죠. 이 점에서는 여전히 논란이 있을 것 같고, 저도 결론 따위는 내리지 않겠습니다. 다만, 분명하게 윈도 XP가 그냥 실행되지 않는다는 건 확실한 얘기고요.

MS의 차세대 윈도인 비스타에서 맥텔을 지원해주지 않겠냐고 하는 논란도 있는데, 저 작동원리 보면 알겠지만 쉽지 않아 보입니다. 애플이 나서지 않겠다는 건 오픈 펌웨어의 작동원리를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니 비스타가 바꿔야 하는데 MS 입장에서는 미묘한 문제가 있습니다. 참고로 리눅스는 오픈된 상태이므로 변형시켜 쓸 수 있습니다만, 맥 이용자들이 바보가 아닌 이상 어플리케이션도 없는 리눅스를 아이맥에 깔아 쓸 이유 없습니다. 윈도 XP를 원하는 것은 그 범용성에 있다는 것을 잊지 마십시오.

아.. 이와 연결되는 이야기 중에 PC용 맥 OS X가 나올 가능성에 대한 논란도 있네요. 그런데 애플이 정말 맥을 포기하거나 MS가 맥용 윈도를 만들겠다고 하지 않는 이상 PC용 맥 OS X는 기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아시다시피 애플은 맥이라는 하드웨어와 함께 자라온 회사입니다. 세간에서 애플이 인텔과 손잡은 것은 인텔 기반 PC에서 돌아가는 맥 OS X를 내놓기 위한 수순으로 보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맥은 어떡하라고요?

애플의 상징은 OS X가 아닌 맥이기에 그 수명을 단축시킬 일을 애플이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정말 시장에서 맥이 사라질 위기에 처하고 생존 가능성 있는 것이라도 살려보자는 생각이라면 PC용 맥 OS X가 나올 수 있지만, 지금 이걸 기대하기는 어려운 일이라는 걸 잘 아실겁니다. 맥을 살리기 위해 인텔과 손잡았잖아요~ ^^ 아참 대규모 PC 벤더들이 MS에 끌려다니기 싫어서 애플에게 맥 OS X를 달라고 SOS를 쳤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그것만으로 애플이 넘겨 줄리는 만무합니다.

에고, 쓰다보니 또 길어졌네요. 어쨌든 이번 코어 듀오를 쓴 뉴아이맥에 대해 너무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 애플이 PC에 다가가고 싶어 했던 욕망이 너무 쉽게 드러났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정통 PC를 만든 것은 아니라는 점을 이해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것으로 마무리해야 겠네요. 아.. 이말 한 마디는 꼭 하고 싶네요. PC는 PC요, 맥은 맥이로다~


Add to Flipboard Magazine.

TRACKBACK :: 이 글에는 트랙백을 보낼 수 없습니다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spelletjes 2011/05/16 05:50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윈도 XP가 그냥 실행되지 않는다는 건 확실한 얘기고요.

1  ... 2431 2432 2433 2434 2435 2436 2437 2438 2439 
가깝지만 다른 디지털을 말한다by 칫솔

카테고리

전체 (2439)
인사이드 디지털 (1727)
블로그 소식 (80)
하드웨어 돋보기 (269)
칫솔질 (257)
기억의 단편들 (10)
앱 돋보기 (46)
기타 관심사 (4)
스타트업(Start-Up) (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