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역사 신문 3-MIT에서 트랜지스터 컴퓨터 개발한 사실, 뒤늦게 밝혀져



오늘은 1956년부터 1960년까지 컴퓨터 업계의 주요 이슈를 정리했습니다. 이 때는 하드디스크의 원형이라고 할 수 있는 RAMAC을 비롯해 트랜지스터 컴퓨터와 모뎀의 시초인 데이터 폰 등 의미 있는 장치들이 많이 나왔습니다. 포트란과 함께 지금은 찾기 어려운 프로그래밍 언어인 코볼(COBOL)도 이때 선보였습니다. 함께 그 때의 신문을 펼쳐 볼까요?
(아.. 1편에서 말씀드렸지만, 이 글은 2002년 월간 하우PC에 기획으로 송고했던 글이었습니다. 오래된 일들을 정리한 것이라 오류가 있을 수도 있는데 잘못된 부분은 읽는 분들이 바로 잡아주시길 바랍니다. ^^)

[1956년] IBM, 비순차적 저장장치 RAMAC 개발
IBM이 천공카드와 자기 테이프, 자기 드럼처럼 순차적으로 읽고 쓰지 않는 새로운 형식의 저장장치를 개발했다. IBM이 개발한 RAMAC(Random Access Method of Accounting and Control) 305는 비순차적으로 데이터를 기록하는 방식을 채택해 빠르게 저장하고 읽어 들일 수 있는 저장장치다. RAMAC 305는 직경 20인치 크기를 가진 50개의 디스크로 구성되어 있으며 총 저장 용량은 5MB다. 무게는 1톤이며 가격은 3만6,000달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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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AMAC이 PC용 하드디스크가 되기까지 걸린 기간은?
RAMAC는 최초의 하드디스크인데 집에서 쓰는 냉장고 2개 정도의 크기였다. PC용 하드디스크는 1980년 시게이트가 개발했는데 기간을 계산하면 24년이 걸린 셈이다.

[1956년] MIT가 트랜지스터 컴퓨터 개발한 사실, 뒤늦게 밝혀져
MIT의 링컨 연구소 연구원들이 진공관 대신 트랜지스터를 이용해 일반 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트랜지스터 컴퓨터를 만든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TX-0(Transistorized eXperimental computer)라 불리는 이 컴퓨터는 트랜지스터 회로를 진공관과 비슷하게 생긴 보틀(Bottle)에 넣어 제작했으며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다. 또한 TX-0는 MIT가 개발한 마그네틱 코어 메모리를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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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트랜지스터 컴퓨터 TX-0를 다루고 있는 로버츠 연구원


큰 역할을 했던 TX-0
트랜지스터 컴퓨터도 최초 논쟁을 피할 길이 없지만 TX-0는 확실히 큰 역할을 하고 사라진 듯 보인다. CNN의 자료에 따르면 TX-0는 인터랙티브 컴퓨터의 기능을 수행했는데, 그래픽과 네트워크 그리고 인터넷 등을 개발하는데 이바지했다고 전했다.
TX-0는 최초의 트랜지스터 컴퓨터로 추정되지만 맨체스터 대학이 이보다 앞선 1953년에 먼저 트랜지스터 컴퓨터를 만들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트랜지스터가 양산된 것은 1954년이라 자체적으로 트랜지스터를 만들어 쓴 것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1958년] 컴퓨터로 수백 개의 레이더 시스템 연결 성공
미국와 캐나다에 있는 레이더가 컴퓨터 망으로 연결된다. SAGE(Semi-Automatic Ground Environment)라 불리는 이 시스템은 미국과 캐나다의 하늘을 감시하는 모든 레이더 기지를 AN/FSQ-7 컴퓨터와 연결되고 모든 대공 방어에 관한 정보를 공유하게 된다.
AN/FSQ-7과 연결된 레이더 기지의 운영자가 레이더 시설을 조작하면 이 정보가 컴퓨터로 보내지게 되는데 이 시설을 위해 무려 2,525만 km의 통신 선로가 구축되었다. AN/FSQ-7은 MIT가 개발한 훨윈드Ⅱ 컴퓨터의 다른 이름으로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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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GE가 최초의 대규모 통신 네트워크
중앙에서 통제하는 컴퓨터를 두고 수많은 클라이언트를 연결해 컴퓨터 망을 갖춘 것은 SAGE가 최초이다. 하지만 오늘날의 네트워크 시스템처럼 패킷을 전송하거나 프로토콜을 이용했다는 기록은 없다. 이 시스템은 1980년대 초반까지 운영되었다.
더불어 훨윈드 2와 각 레이더 기지에 있는 제어 장치의 CRT 표시 장치에 뜬 그래프가 최초의 컴퓨터 그래픽이라는 주장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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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9년] 게르마늄 IC에 이어 실리콘 IC 개발
지난 해 게르마늄 집적 회로(Integrated Circuit)가 개발된데 이어 올해 실리콘 집적 회로가 개발되었다. 지난해인 1958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잭 킬비는 반도체 물질에 레지스터와 캐패시터의 기능이 존재하는 것을 입증하는 집적 회로를 만들었다. 그의 집적 회로는 전선으로 연결된 5개 소자와 게르마늄의 조각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게르마늄의 단가가 높고 수작업으로 전선을 일일이 연결해야 하는 문제점을 안고 있었다.
이번에 페어차일드 카메라 & 인스트루먼트의 로버트 노이스가 개발한 실리콘 IC는 칩 위에 입힌 절연 실리콘 표면에 전도 채널을 직접 인쇄하는 것으로 TI의 IC보다 제조비용과 생산효율이 훨씬 높다.
페어차일드 사는 앞으로 IC에 더 많은 부품을 집적할 수 있도록 연구를 계속할 계획이다.


[1960년] AT&T, 전화로 컴퓨터 데이터 주고받는 데이터폰 개발
통신 전문 업체인 AT&T가 컴퓨터를 전화로 연결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데이터폰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AT&T의 데이터폰은 컴퓨터가 쓰는 디지털 데이터를 아날로그 신호로 바꾸는 첨단 장치다. 데이터폰을 이용하면 매우 멀리 떨어져 있는 컴퓨터에 데이터를 보내거나 받아 처리할 수 있다.
데이터폰의 판매용 제품에는 별도 법인인 벨연구소의 디지털 데이터 세트가 포함되어 있다. 데이터 폰에 응용된 동기화 기술(equalization techniques)과 광대역 보호(bandwidth-conserving) 변조 시스템들은 통신 효율이 더 개선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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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폰은 최초의 모뎀
데이터폰은 모뎀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았지만 기본적인 구조가 똑같다. 이 때의 사진을 보면 제품이 전화기 모양으로 되어 있어서 모뎀보다는 데이터폰이라는 이름이 잘 어울린다.

[1960년] 크기가 크게 작아진 PDP-1 판매 시작
혁신적일만큼 크기가 작아진 컴퓨터가 시장에 출현했다. DEC(Digital Equipment Corporation)가 1959년에 만든 컴퓨터 PDP(Programmed Data Processor)-1이 드디어 12만 달러의 가격을 붙여 모습을 드러냈다.
이번에 판매가 시작된 PDP-1은 앞서 나온 컴퓨터의 크기를 혁신적으로 줄여 열을 식히기 위한 에어컨이 필요 없다. 더불어  음극선 그래픽 출력 장치를 갖고 있으며 관리자가 1명만 있어도 동작할 수 있다. PDP-1은 효율성이 뛰어난 것으로 평가받고 있지만, 비용면에서 IBM 7090보다 조금 줄어든 정도로 알려졌다.
DEC는 1957년 8월에 세워진 컴퓨터 전문기업이며 본사는 메사추세츠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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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DP-1은 정말 작았다?
PDP-1에 이르러 미니컴퓨터 개념이 나타난다. PDP-1은 분명 앞서 나온 컴퓨터에 비하면 크기가 작았다. 오늘날의 PC에 비교해보면 크기는 작은 옷장 정도의 크기였다. PDP-1의 음극선 그래픽 출력 장치는 현재의 일반 모니터와 비슷하지만 사각형이 아닌 원형에 가깝다.

[1960년] 쉽게 짤 수 있는 컴퓨터 프로그램 언어 코볼 개발
일반 대화를 나누듯 프로그래밍을 할 수 있는 컴퓨터 언어가 개발되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컴퓨터 제조사와 미 국방성 관계자로 짜여진 CODASYL(Conference on Data system Language)이 1959년부터 토의를 거친 결과 컴퓨터의 프로그래밍을 더욱 쉽게 할 수 있는 코볼(COmmon Business Oriented Language)을 제정했다고 발표했다.
이번에 발표된 코볼-60은 일반 사무처리를 위해 설계된 프로그램 언어이지만 인간이 쉽게 프로그램을 이해할 수 있도록 영어의 구어체를 쓰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더불어 호환이 되지 않는 컴퓨터에서도 극히 일부의 프로그램만 고치면 컴파일러를 통해 프로그램을 쓸 수 있도록 높은 호환성을 고려했다.
이미 CODASYL은 각 컴퓨터 관계자들에게 코볼의 초판 체계를 1960년 12월에 배포한다고 발표했다. CODASYL은 앞으로 코볼의 정착을 위해서 프로그래밍 언어 체계를 완성하고 보급에 적극적으로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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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볼은 매년 발전했다
코볼은 매년 발전하면서 8년 뒤인 1968년 미국의 사무처리 언어의 표준이 되고, 1974년 표준 프로그램(Ansi COBOL)로 등록된다. 하지만 1974년 이후에는 별다른 개선이 없다가 1985년에 기능이 보강된 COBOL-85를 제정했지만 너무 늦게 개선한 탓에 현재는 쓰임새가 거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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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6 Comments

  1. 2007년 11월 13일
    Reply

    5메가.. ㄷㄷㄷ 근데 용량은 쩌네요.. 윈도우도 못까는 용량;;

    • 2007년 11월 13일
      Reply

      5MB도 당시에는 충격적인 용량이었다죠? ^^

  2. 2007년 11월 13일
    Reply

    TX-0은 스티븐 레비의 해커 관련 책에서 초반에 언급되죠. TX-2를 TX-0으로 시험한 뒤에 MIT로 TX-0을 넘겨줬는데, 그걸로 유명한 초창기 해커들이 프로그래밍에 매달렸던 일화들…
    MIT에 TX-0이 없었다면 지금까지의 컴퓨터 역사가 크게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 2007년 11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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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렇군요. TX-0가 없었다면 또다른 역사가 또 펼쳐졌겠죠. 그래도 해커들의 공로는 잊지 못하겠지만 말입니다. ^^

  3. 2007년 11월 13일
    Reply

    대학 다닐때 교수님 말씀에 의하면 80년대, 15메가짜리 하드디스크가 ‘커다란 탁자 몇개를 합친 크기’라고 하시더라구요. 우리에게 말씀하던 시기가 대략 300~500메가 하드가 기본 하드였던 시절이었죠.

    • 2007년 11월 13일
      Reply

      글틀양님. 오랜만이네요~
      80년대라면 그래도 근대 컴퓨터 시대로 접어드는 때라 하드디스크의 크기는 많이 작아진 걸로 압니다. 관련한 내용은 나중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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