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패드의 파편화 심했던 컴퓨텍스2011

사용자 삽입 이미지
컴퓨텍스가 시들하다는 평을 받아도 여름이 시작되는 이 때에 또 다시 관심을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은 PC 분야의 전통적 강자들이 많은 대만에서 전시회가 열리기 때문이다. PC 시장의 흐름을 주도했으면서도 최근 몇년 동안 모바일 시장의 급격한 변화에 직격탄을 맞아 상대적인 약세를 보였던 것이 사실이지만, 또한 그러한 환경의 변화를 맞이한 PC의 생존에 관한 어려운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 것인지 볼 수 있는 유일한 전시회이기에 기대를 갖고 참관하도록 만드는 지도 모른다.


이번 컴퓨텍스2011과 관련해 수많은 뉴스가 쏟아졌지만, 솔직히 현장에서 본 느낌은 뒤죽박죽이었다. 이 말은 좋은 의미와 나쁜 의미를 모두 갖고 있다. 좋은 의미로 보면 다양성의 폭이 넓어졌다는 것이고, 나쁜 의미는 특정 제품군의 흐름이 약해졌다는 이야기다. 전통적인 형태의 PC와 노트북은 여전히 컴퓨텍스의 큰 줄기를 이루고 있었지만, 지난 해와 비교해 그 줄기의 굵기는 거의 그대로에 가깝다는 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쿼드코어 테그라(칼엘)를 시연한 엔비디아
종전과 마찬가지로 컴퓨텍스에 참관한 PC업계의 x86에 대한 예찬은 여전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아수스나 에이서 같은 인텔편에 서서 힘을 보태던 업체의 전면에 ARM 제품들이 상당수 포진해 있었음을 보면 이것 자체가 달라지는 흐름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봐도 무방하지는 않다. 사실 지난 해에도 ARM 계열의 제품들이 일부 컴퓨텍스에 나타나긴 했다. 단지 시장을 이끄는 PC 제조 업체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을 뿐이다. 하지만 올해는 아니다. 이들이 움직였고, 그것도 일부가 아닌 전면에 내세워 적극적인 모습을 보인 것은 더 관심있게 봐야 할 대목이다.


그런데 이들이 움직였다는 것만으로 뒤죽박죽이라는 말은 아니다. 오히려 이들이 움직인 덕분에 x86과 ARM의 환경 변화에 대한 현실을 제대로 보여주게 됐고, 아울러 그동안 침체된 컴퓨텍스에 활력을 불어넣는 자극제로 활용할 수도 있는 긍정적 요소가 작용했다. 단지 한 가지 문제는 지난해 x86과 윈도로 집중 되었던 스마트패드 제품군들과 달리 올해 전시해 놓은 여러 제품들을 볼 때 제원이나 구성 요소가 어느 한쪽으로 치우지지 않은 탓에 혼란스러운 부분도 적지 않았던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ARM의 대표 주자인 엔비디아 부스의 패드
인텔이 공개한 울트라북 컨셉을 빼고 전통적인 PC나 노트북의 형태는 큰 변화가 없는 반면 x86과 ARM 양쪽 진영에 기회가 모두 있는 스마트패드(태블릿) 제품군은 혼돈 그 자체다. 하드웨어, 운영체제의 조합에 따라 일정한 형식이 없이 별의별 제품이 다 등장한 것이다. x86을 대표한 인텔 Z시리즈와 ARM의 선두주자인 엔비디아 테그라2를 넣은 태블릿은 기본, 운영체제만 따져도 윈도7, 미고, 안드로이드 3.0(허니콤), 안드로이드 2.x(프로요, 진저브레드)로 분화되고, 7인치와 10인치의 화면 크기와 1024×600부터 1600×1200의 해상도, 도킹 시스템, 듀얼 부트 OS까지 제품의 종류와 형태는 천차만별. 한국에서 제한적으로 볼 수 있는 패드 제품군이 아닌 훨씬 다양한 제품군이 섞이다 보니 대세를 가려내는 게 쉽지 않은 환경이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이 말은 그만큼 수많은 PC 업체들이 현재 상황에 대한 정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이야기면서도 자기만의 색깔을 가지려는 여러 시도에 의한 결과라고도 볼 수 있다. 특정 운영체제에 맞는 하드웨어만 만들면 분명 이 같은 다양성을 보기 힘들다. 이와 달리 컴퓨텍스에는 모든 하드웨어와 운영체제, 그밖의 요소들간 조합을 그대로 둠으로써 혼돈을 거쳐 새로운 질서를 만들려는 의도가 짙어 패드 제품의 파편화가 더 심하게 나타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부팅할 때 윈도와 안드로이드를 선택할 수 있는 패드
하지만 여러 형태의 패드 제품군이 등장했어도, 이들 중 가능성을 보인 것은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이들 제품들도 내년이 되면 하드웨어든, 운영체제든 큰 흐름을 좇아 정리될 가능성이 많다는 게 섣부른 예측이 아닌 이유는 이미 소비자가 원하는 것은 다른 곳에 있기 때문이다. 잘 생긴 것도 아니고, 값만 싼 것도 아니고, 처리 성능만 좋은 것도 아닌 이용자를 위한 것이 얼마나 많이 있는 생태계에서 놀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지만, 이번 컴퓨텍스에서는 그런 점을 제대로 반영한 제품을 보는 것은 쉽지 않았다.


지난 해와 마찬가지로 패드 시장을 향한 PC업계의 노력은 여전히 막막한 느낌이다. 돌아오는 날 흐릿했던 하늘이 PC 업계가 만든 패드 제품들과 겹쳐 떠오른다. 내년 컴퓨텍스에서 흐릿한 구름 대신 맑은 하늘을 볼 수 있을까?

덧붙임 #

지난 해에도 플랫폼에는 크게 치우치진 않았어도 윈도7으로 대동단결하는 모습이 강했다면, 올해는 그러한 모습마저 크게 약해진 듯 싶군요. 참고삼아 지난 해에 썼던 글을 링크합니다.



컴퓨텍스 2010의 대세였던 태블릿의 숙제는?

Please follow and like us:
chitsol Written by:

2 Comments

  1. 2011년 6월 5일
    Reply

    뭔가 잘 정리되지 않는 느낌이긴 하지만, 몰랐던 다양한 태블릿패드들을 여러가지 볼 수 있어 신기한데요~ ^^
    7인치 허니콤 패드 어떨지 궁금해요~

    • 칫솔
      2011년 6월 10일
      Reply

      7인치 허니콤 패드는 앞으로 종종 보게 될 것 같아요. 저도 기대하는 중이라죠~ ^^

댓글 남기기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