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노트 10.1의 숨겨진 비기, 호버링

갤럭시 노트 10.1 호버링 기능
지금은 분명 손가락 터치의 시대다. 스마트폰과 스마트 패드, 태블릿 같은 장치들은 터치스크린에 기반한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담은 덕분에 점점 더 그 세를 불려가고 있다. 이제 손가락 터치가 없는 모바일 장치는 찾아보기 어렵고, 심지어 PC도 윈도8 이후 본격적인 손가락 터치 시대에 들어갈지 모른다.


손가락 터치의 강점은 다른 도구 없이 손가락으로 모든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는 점이다. 메뉴를 다루거나 응용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기능을 조작할 때 보통은 한 손가락 만으로도 조작할 수 있고, 필요에 따라 두 손가락, 어떤 때는 세 손가락으로도 다룰 수 있다. 어쨌거나 하나의 손가락만 있어도 조작할 수 있도록 환경에 이미 많은 이들이 적응하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손가락 터치 환경에 맞춰 많은 것이 바뀌고 있지만 쉽게 바뀌지 않는 것도 있다. 많은 것이 모바일에서 좀더 빠르고 손가락으로 쉽게 조작할 수 있도록 바뀌고 있기는 하지만, 인터넷은 마음 먹은 대로 간단하게 바뀌지 않는다. PC에서 풍부한 정보를 보다가 모바일화된 인터페이스를 쓰는 것은 좀 어색하고. PC 화면을 그대로 띄워서 보면 마우스 커서에 최적화된 PC용 웹페이지의 속성상 부정확한 손가락 터치로 인한 불편이 따른다. 물론 핀투줌을 이용해 좀더 정확한 링크를 열 수는 있지만, 그 과정으로 들어가는 들어가는 단계가 하나 추가되는 점도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이다. 또한 원격 데스크탑을 통해 태블릿에서 윈도나 맥을 제어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터치는 부자연스럽다. 마우스 환경에 맞는 작은 커서를 손가락으로 조작하는 것은 분명 비합리적인 부분이 있으니까.


갤럭시 노트 10.1 호버링 기능
결과적으로 PC 환경을 그대로 태블릿에서 이용하려면 펜 같은 다른 인터페이스 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펜을 갖추는 것으로 끝나는 이야기는 아니다. 펜 기능을 가진 갤럭시 노트도 정확하게 한 점을 가리키는 것은 약간 불편했기 때문이다. 펜이 가리키는 위치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 문제를 해결한 것이 갤럭시 노트 10.1의 호버링이라는 기능이다. 솔직히 말하면 이 기능은 처음부터 돋보이지 않는다. 특정한 앱을 실행하고 다루는 게 아니기 때문에 이용자에게 곧바로 보여지는 효과는 별로 없다. 하지만 갤럭시 노트 10.1을 장시간 쓰다보면 호버링이 주는 효과는 의외로 크다. PC용 앱이나 원격 데스크탑의 제어는 물론 태블릿의 활용에도 영향을 미친다.


갤럭시 노트 10.1 호버링 기능
포인터 옵션을 켠 뒤 펜을 가까이 대면 화면에 검은 점이 나타난다.
갤럭시탭 10.1의 호버링은 펜을 태블릿에 가까이 가져다 댔을 때 기기가 이를 인식하고,  그 지점부터 포인팅 장치로써 작동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펜을 화면에 직접 대지 않고 가까이 붙인 상태에서 움직이면 그 펜에 따라 포인팅 위치가 따라다니는 것이다. 그 뒤 펜을 화면에 터치하면 앱을 실행하거나 링크를 여는 데, 이 구조는 마치 커서를 움직인 뒤 버튼을 눌러 프로그램을 실행하거나 링크를 누르는 마우스와 비슷한 구조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갤럭시 노트 10.1은 호버링 기능이 있으면서도 기본적으로는 눈치를 챌 수 없도록 해 놨다.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용자가 그 사실을 이해하려면 설정의 펜 옵션에서 ‘펜을 가리키는 아이콘’ 옵션을 활성화해야 한다. 그 옵션을 켜면 펜을 따라다니는 작은 원을 볼 수 있는 데 그것이 마우스 커서를 대신한다고 봐도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펜 아이콘 옵션을 켠 뒤 브라우저를 실행해 PC용 웹 페이지에서 몇 가지 흥미로운 장면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각종 포털의 메인 페이지에 탭으로 나뉘어진 항목들을 터치하지 않고도 펜을 가져다 대면 그 탭에 담긴 내용이 열릴 것이다. 마우스 커서를 올렸을 때처럼 펜 아이콘이 가리키는 링크의 밑줄이 표시되거나 그 부분의 색깔이 바뀌는 것도 보일 것이다. 자기가 원하는 링크를 찾은 뒤 펜 아이콘이 가리키는 부분을 그대로 터치하면 다름 링크로 이동한다. 화면의 확대 같은 작업은 생략해도 좋다.


이런 시나리오에서 알 수 있는 호버링의 의미는 ‘섬세함의 완성’이다. 뭉툭한 손가락의 편의성을 강조한 터치와 다르게, 호버링은 펜이 가진 섬세함이란 장점을 숙성하도록 도와주는 속성을 띄고 있다. 아주 작고 보잘 것 없는, 그리 눈에 띄는 기능도 아니지만, 그 하나의 기능이 펜으로 다루는 갤럭시 노트를 차별화하는 핵심일 수도 있다.


갤럭시 노트 10.1 호버링 기능
갤럭시 노트에 띄운 리모트 데스크탑 앱도 호버링 기능의 펜으로 자연스럽게 다룰 수 있다.

하지만 호버링 기능을 통해 모바일 기기에서 터치로는 할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지만, 지금 특정 환경에서 그 효과가 나타나는 것이 문제다. 비록 마우스와 같은 사용성을 가진다고 해도 그 기능을 살린 다른 앱이 부족한 탓이다. 그래도 다행인 점은 이것이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이미 갤럭시 노트 2의 발표에서 봤듯이 이 호버링 기능을 모바일 앱까지 확장하는 작업을 시작했기 때문이다. 아직 미진한 S펜 SDK로 인해 써드파티 개발자들이 애를 먹고는 있으나 그 문제를 해결하고 흥미롭고 다채로운 써드파티 앱의 등장을 기대케 만드는 것이 이 호버링 기능이다. 비록 눈길을 끌지 못하는 작은 기능에 불과할 뿐이지만, 호버링은 갤럭시 노트 10.1을 비롯한 이후의 노트 시리즈의 경쟁력을 살리고 판을 키우는 데 필요한 숨겨진 비기일지도 모른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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