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우스 패드도 과학이다?

마우스는 PC를 다루는 데 없어서는 안될 도구입니다. 당장 마우스만 치우면 PC를 다루지 못하는 이들이 수두룩하지요. 이미 그래픽 중심의 운영 체제와 소프트웨어와 결합된 마우스를 다루는 데 길들여져 있으니 전혀 무리가 아닙니다.


마우스에 비해 마우스 패드가 없어서 안될 이유는 없습니다. 마우스 패드가 없다고 운영체제나 소프트웨어를 다루지 못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지요. 마우스를 다루는 바닥이 너무 거칠 거나 유리처럼 마우스 작동을 방해하는 재질일 때는 어쩔 수 없이 마우스 패드를 씁니다만, 대부분의 PC 이용자는 있으면 좋고 없어도 아쉬울 게 없는 액세서리라 여기고 있을 것입니다.



마우스 시스템즈의 광 마우스 패드

마우스 패드가 꼭 필요했던 시절이 있기는 했습니다. 기계식 볼마우스가 일반화되기 이전에 쓰던 적외선 LED 마우스였지요. 적외선에 반응하는 특수 잉크로 음영선을 그린 특수한 금속선 패드(metal grid pad) 위에 마우스를 움직일 때 반사되는 적외선 LED 빛을 4개의 센서가 알아채 작동하기도 했지요. 이러한 마우스는 마우스 시스템즈에 의해 양산되었고 썬 마이크로 시스템즈에서도 채택했습니다. 물론 PC에서도 썼구요.


이 때까지는 마우스 패드 자체도 과학이었습니다만, 값싼 볼마우스가 보편화되면서 마우스 패드는 사실상 사라집니다. 마우스 패드가 없어도 작동하는 데 아무런 무리가 없으니까요. 그 이후 다시 광 또는 레이저 마우스가 등장하지만 예전과 달리 마우스 패드가 없어도 작동하는 방식으로 바뀌었습니다.



다양한 형태의 마우스 패드들

물론 대부분은 마우스 패드가 필요없지만, 여전히 마우스 패드를 써야 하는 상황도 있습니다. 광마우스는 유리 바닥에서 작동하지 않거나 오작동이 많은 탓에 이런 곳에서는 마우스 패드가 꼭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이라면 패드의 재질을 따질 필요 없이 마우스만 잘 작동되는 패드 또는 그 대용을 쓰면 그만이지요. 보통 유리 바닥 위에서 쓰는 마우스 패드는 거의 대부분 PVC로 된 딱딱한 패드거나 아래쪽은 얇은 고무, 위는 가죽 또는 천으로 된 일반 패드가 많습니다. 어쨋든 마우스의 빛 반사만 잘 되면 그뿐이니 여기서 과학 따위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일반적인 마우스 이용과 달리 게임이나 그래픽 작업을 하면서 더 정확하게 포인트를 잡기 위해 일반적인 마우스 패드보다 좀더 까다롭게 마우스 패드를 고르는 이들이 있습니다. 특히 FPS 게임을 즐기는 이들일수록 까다로운 데요. 이는 마우스 패드가 게임에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때문입니다. 일반적인 책상은 바닥이 미끄러워 마우스를 빨리 움직이기 좋지만, 정확하게 멈추는 것이 힘듭니다. 아주 사소한 차이로 생사가 갈리는 게임이니 그 오차를 줄이고 싶은 노력이 마우스 패드에도 반영된 것이기죠.




때문에 요즘 게임 전문 마우스 패드가 나오고 있습니다. 스틸(steel) 시리즈는 이미 많이 알려졌고 얼마 전에는 죠위 기어(zowie gear)라는 업체가 게임 전용 마우스 패드를 내놓기도 했지요.


이러한 게임 전용 마우스 패드를 만드는 데에는 사실 과학보다 기술이 더 중요합니다. 고무를 부풀리고 특수한 천을 쓰는 것은 사실 과학과 거리는 있으니가요. 게이밍 마우스 패드가 일반 패드와 다른 점 중 하나는 쿠션입니다. 게임용 마우스 패드는 두꺼운 발포 고무 위에 천을 붙인 형태가 특징입니다. 그런데 아래쪽 발포 고무의 쿠션이 게임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은가 봅니다. 쿠션이 너무 딱딱하거나 물렁하면 게임할 때 제어가 잘 안되고 불편하다고 합니다.



천연 고무를 가공해 두껍게 부풀린 발포 고무 패드.


게임 전용 마우스 패드는 천연 고무를 가공해야 합니다. 딱딱한 천연 고무를 부드럽게 부풀리면서도 탄력있게 만드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는 않습니다. 너무 열을 많이 가하면 녹아버리고, 너무 약하면 부풀려지지 않는데다, 탱탱한 탄력을 만들기 위해 고무는 두 번 이상 가열과 압축을 반복합니다. 문제는 대형 크기의 발포 고무를 만들기는 어려워 일정 크기로 자른 고무 원판에서 만들어 내는 마우스 패드는 1개 뿐이랍니다. 이러한 발포 고무는 두께와 크기에 따라 여러 개로 나뉩니다. 두께는 보통 1, 2, 4mm이고 이중 게이머들은 4mm짜리, 일반용은 2mm를 많이 씁니다.


마우스 패드 위의 천도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너무 까칠해도 안되고, 너무 미끈해서도 안되고, 쉽게 닳아서도 안되고, 특수한 재질의 천이어야 하는 것은 물론 최근 들어서는 방수도 관건이라고 합니다. 마우스 패드 위의 천에 물이나 커피, 그밖의 음료 등을 엎질렀을 때 천 사이로 스며들어 젖으면 아무리 잘 닦아내도 하루는 말려야 합니다. 말려서 쓰면 별 문제가 안될 때도 있지만, 말리면 천의 섬유 재질이 변질되어 이전의 느낌이 살아나지 않는다 하더군요. 현재 방수가 되는 마우스 패드는 죠위 기어 뿐이라고 합니다.



물이 스며들지 않으면서 느낌이 좋은 천을 쓰는 것도 중요하다.


이렇게 보니 게이밍 마우스 패드도 단순하게 보이진 않습니다. 마우스가 주류라면 마우스 패드는 비주류 시장이겠지만, 각종 환경을 고려해 만드는 만큼 점점 그 수준이 발전하고 있는 것은 분명합니다. 물론 일반 환경보다 월등한 개선 효과를 가져오지는 않겠지만, 똑같은 마우스를 쓰더라 마우스 패드가 그 환경을 조금이라도 개선할 수 있는 이들에겐 효과가 있지 않을까 싶네요. 실제로 FPS 게임을 즐겨하는 전문 게이머들은 자기가 즐겨쓰는 마우스와 함께 이같은 마우스 패드를 갖고 다닙니다. 게임 환경이 변하더라도 마우스를 다룰 때의 촉감을 유지시키는 마우스 패드 덕분에 안정적인 플레이를 할 수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이와 관련한 일을 하는 주변 지인에게 게이밍 마우스 패드 시장이 얼마나 되나 물어봤더니 매달 9천 장 규모라더군요. 싸구려니까 그러겠지 싶지만, 그건 아닙니다. 가장 많이 팔리는 1만 9천 원짜리 게임 패드 기준이라고 하니까, 자그만치 1억 7천만 원이 넘는 규모입니다. PC 게임 산업, 특히 온라인 게임과 PC방이 발달한 우리나라에서는 충분히 틈새 시장을 찾을 만합니다. 게임을 좋아한다면 게이밍 마우스 패드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8 Comments

  1. 2009년 4월 27일
    Reply

    미래 시장은 마우스가 없는 세상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들기에,
    그래도 게임에 있어서 가장 유용한 입력 도구는 마우스라는 사실에
    50:50으로 배팅을 해보는게 좋지 않을까라는 판단을 해봅니다.

    그나저나.. 게임의 위력은 어마어마하군요 ^^;
    (개인적으로는 이러한 수요를 이해하기 힘들어서 말이죠. 조금 불편해도 오리지널 UI나 기본 장치로 가능할텐데 왜 굳이 그렇게 까지 할까라는 편이다 보니 말이죠)

    • 칫솔
      2009년 4월 28일
      Reply

      사실 어떤 시장이든 간에 게임만한 킬러앱은 없답니다. 성인물 빼고. ^^;

  2. 2009년 4월 27일
    Reply

    저도 이 포스팅 보고 마우스패드를 꺼내서 단면을 살펴봤습니다… 발포 고무패드더라구요…

    사람들이 점점 컴퓨터를 하는 시간이 늘어나고, 포인팅 디바이스로 마우스를 능가하는 것이 등장하지 않는 이상 마우스와 패드에 돈을 써야 할 필요성이 계속 증가할 것 같습니다.

    • 칫솔
      2009년 4월 28일
      Reply

      아마도 마우스를 대신할 수 있는 것은 터치가 아닐까 싶습니만 세밀함에서 마우스를 능가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어요. 뭐, 마우스를 능가하지는 않아도 그 사용성을 대신할 수 있다면 모르지만, 그런 날이 아주 빨리 다가오지는 않을 것 같아서 말이죠~ ^^;

  3. 2009년 4월 28일
    Reply

    저는 역시 두번째 사진의 3번 패드가 좋습니다.

    그런데 오버추어 광고 저렇게 네칸짜리로 올리는 건 어떻게 하는 건가요?

    • 칫솔
      2009년 4월 28일
      Reply

      아. 플러그인 설정에서 바꿔주시면 됩니다. TNM 플러그인이요. 이게 업그레이드가 됐더라고요. ^^

  4. 2009년 4월 28일
    Reply

    음… 어느 부분을 어떻게 바꿔야 하는지요? 티스토리라 그런지 적당한 곳이 안 보이는군요.

    • 칫솔
      2009년 4월 29일
      Reply

      이제 해결되신거죠? ^^

  5. 2009년 4월 28일
    Reply

    마우스 패드는… 볼마우스 일때만 썻었고… 더이상 안쓰는데.. 글을 읽어보니까
    또… 켁 ^^;

    • 칫솔
      2009년 4월 29일
      Reply

      저는 볼마우스 때에도 잘 안썼는데, 오히려 안쓸 수가 없는 환경이 되어간다는… ^^

  6. 2009년 4월 30일
    Reply

    언제부터인가 마우스패드 밑에 레플리카(축구 응원할 때 펼쳐드는 한줄짜리 목도리 비슷하게 생긴것..)를 접어가지구 깔아두고 있는데.. 푹신푹신하고 손목도 편해서 은근히 중독되더군요 ㅎㅎ

    • 칫솔
      2009년 5월 2일
      Reply

      오.. 어떤 느낌인지 궁금한데요? 허나 집에 레플리카가 없는 관계로… -.ㅡㅋ

  7. 2009년 5월 1일
    Reply

    음..
    지금 학교 도서관인데, 마우스는 제가 아끼는 아범의 푸르딩딩이지만, 패드가 없어 그냥 쓰고 있던 차에 칫솔님 포스트를 보고 울컥하네요. 🙁

    예전에 급속히 커지는 게임 시장을 보고는 친구 녀석에게 마우스나 키보드를 게이밍 전용으로 좀 손에 착 감기게 해서 팔면 괜찮지 않겠냐 했더니, 친구 녀석이 키보드, 마우스에 만원 이상 투자하는 사람이 있냐면서 비웃었던 기억이 나네요. (뭐, 중학교 시절이었지만 말이죠..; )
    마우스 패드도 고개를 갸우둥했지만, 저것도 시장성 있을 법 하다..싶었는데, 생각보다 큰 시장이네요. @@;;

    나중에 터치스크린이 크게 보급되면..
    음.. 아마 손목 보호대 시장이 커질테니까, 부모님께 학교를 그만둔다고 하고, 나도 빌게이츠처럼 유명한 하드웨어 제조사의 사장이 되겠다며..

    집에서 쫓겨나겠죠? 🙂 ㅋㅋ”

    • 칫솔
      2009년 5월 2일
      Reply

      뭐, 그 때의 기억에 너무 울컥하진 마시고~ 환경이 시장을 만들기도 하고 없애기도 하지요. 거기에서 기회를 찾고 만들면 돈을 벌 수 있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못해요~
      그나저나 터치 스크린 시대가 열리면 정전기 방지 관련 상품이 더 많이 팔릴지도 모른답니다. ^^;

  8. 정동훈
    2009년 11월 5일
    Reply

    나는 세계 지도를 좋아해요. 그래서 세계지도에 데한 검색을 하고 잇어요

  9. 정동훈
    2009년 11월 5일
    Reply

    동훈이가 지금 컴퓨터로 세계여려나라 를 검색하고 있어요.
    그래서 메우 기뻐헤요. 왜냐하면 그 종이를 프린터로 인쇄해서
    유치원에 가져갈 거거든요.

    2009년 11월 5일 하늘유치원 타오름반 정동훈 올림

  10. 정동훈
    2009년 11월 5일
    Reply

    동훈이가
    지금
    컴푸터로
    세계
    여려나라를
    검색하고
    있어요.
    그래서
    메우 기뻐하는것
    갔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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