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 반전 노린 HP의 2012년형 노트북

dm4, envy 15, HP, notebook, pavilion, polio 13, PSG, ultrabook, 노트북, 엔비 15, 울트라북, 파빌리온, 폴리오 13, 꽃등심
올해 HP PC 사업부(Personal System Group, 이하 PSG)는 지옥과 천당을 오갔습니다. 지난 8월 매각 또는 분사를 계획하고 있다는 레오 아포테커 전 CEO의 발언으로 날벼락을 맞은 HP PSG는 두달 뒤 맥 휘트먼 현 CEO가 이를 번복하는 결정을 내림으로써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게 됐으니까요. 사업을 포기하려한 세계 1위 PC 기업의 전략적인 선택이 두 달이란 짧은 기간 동안 PC 산업 전체에 큰 그림자를 드리웠지만, 다행이 빠른 시간 안에 올바른 결정을 내려 그 그림자는 더 이상 길어지는 일은 없어진 상황입니다.


중요한 것은 이제 그 그림자를 걷어내는 일이겠지요. 그러기 위한 유일한 방법은 HP가 잘하던 일을 계속 하는 수밖에 없겠지요. HP가 PC 산업에서 다년간 1등을 놓치지 않았던 것은 이용자의 입맛에 맞는 신제품을 꾸준하게 공급했던 것인데, 혼란의 시간을 지나는 동안 신제품을 거의 선보이지 못한 것을 만회하려는 듯 오늘 3가지 신제품을 기자 간담회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첫 울트라북과 엔비 15, dm4 비츠 에디션 등 2012년을 겨냥한 세 가지 노트북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합니다.


HP의 첫 울트라북 폴리오 13


HP가 PC 사업을 재개하지만, 아직 그 불확실성이 남아 있기는 합니다. 때문에 이를 제거하기 위해서 전략적 카드로 꺼내 든 것이 울트라북이지요. 솔직히 HP를 포함한 몇몇 PC 업체는 인텔이 주장하는 울트라북에 소극적이었던 게 사실이었지만, 여전히 PC 업계에 강한 영향력을 미치고 있는 인텔의 강력한 파트너이자 1위 기업으로써 새로운 시장을 만드는 것은 전략적으로 필요한 결정입니다. 실제 HP는 과거 넷북에 회의적이었지만 결국 미니 노트북이라는 자기만의 컨셉으로 넷북 시장에 참여해 그 시장을 넓히는 데 영향력을 보여준 것처럼, 울트라북 출시는 그 어떤 기업의 참여보다 그 시장을 조기에 형성하는 데 큰 힘이 될 것입니다.


dm4, envy 15, HP, notebook, pavilion, polio 13, PSG, ultrabook, 노트북, 엔비 15, 울트라북, 파빌리온, 폴리오 13, 꽃등심사용자 삽입 이미지
물론 울트라북의 시장성이 없다면 HP는 참여하지 않았겠지요. 인텔이 내년말까지 40%의 노트북을 울트라북으로 채우겠다는 공언 했지만, 시장 조사 기관의 예측은 많이 다릅니다. 아이서플라이측은 2015년에야 43% 정도의 울트라북 시장이 형성될 것이고 IDC는 이보다 훨씬 보수적인 25%의 시장을 예측했는데, 어쨌든 성장 가능한 시장에서 기회를 놓치면 안 되는 것은 두말 하면 입만 아픈 일이겠지요.


이에 HP가 처음 꺼내든 무기가 울트라북이 폴리오 13입니다. 1366×768 해상도의 13.3형 화면과 인텔 코어 i5-2467M(1.6GHz) 프로세서, 128GB SSD와 최대 4GB 램을 채운, 두께 18mm, 무게 1.49kg의 울트라북입니다. 사실 울트라북으로서 두께 기준은 아슬아슬하게 충족했고 울트라북으로선 약간 무거운 편이지만, 9시간 30분 동안 버티는 배터리와 동글로 빼지 않고 랜과 USB, HDMI 등 모든 단자를 내장해 편의성을 높인 점 등은 돌아볼만한 제품입니다. 또한 슬립모드에서 2초, 최대 절전 모드에서 6초 만에 돌아오는 인텔 래피드 스타트와 발열을 차단하는 HP 쿨센스, 돌비 어드밴스 오디오, 와이다이 등 다른 울트라북보다 좀더 많은 기능을 담은 것도 차벌점이 될 듯 합니다. 가격은 부가세 포함 139만 원으로 정해졌습니다.


프리미엄 노트북 계보 잇는 엔비 15


지난 해 HP는 고성능 프리미엄 노트북인 엔비 시리즈를 국내에 런칭했습니다. 엔비 시리즈는 분명 성능과 외형에서 좋은 제품이라는 것은 인정할 만하지만, 너무 비싸 대중의 공감을 이끌어내기에 다소 힘들었던 제품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엔비 시리즈를 통해 HP는 값싼 노트북이 아닌 차별화된 프리미엄 노트북 시장을 서서히 공략하기 시작했습니다. 엔비 14와 3D 입체 영상을 볼 수 있던 엔비 17에 이어 오늘 엔비 15를 공개했습니다.


dm4, envy 15, HP, notebook, pavilion, polio 13, PSG, ultrabook, 노트북, 엔비 15, 울트라북, 파빌리온, 폴리오 13, 꽃등심사용자 삽입 이미지
엔비 15가 지향하는 시장은 모바일보다는 가정입니다. 엔비 14까지는 이동 가능한 노트북 시장을 노렸지만, 주로 15인치를 고르는 가정용 노트북 시장을 겨냥해 엔비 15를 내놓은 것이죠. 데스크탑을 대체하려는 이들을 겨냥한 노트북이기 때문에 외형과 더불어 높은 성능 쪽에 초점을 맞춘 제품이기도 합니다.


검은 상판에 HP라는 로고가 밝게 빛나는 엔비 15는 메탈 소재의 샤시로 내구성을 강화했고, 코어 i5 또는 코어 i7 프로세서와 풀HD(1,920×1,080) 해상도의 15.6인치 화면, AMD 라데온 HD 7690M 그래픽 칩셋, 160GB 또는 300GB SSD, 비츠오디오 기술, 6개의 스피커와 2개의 서브 우퍼, 와이다이 등 노트북에서 다양한 컨텐츠를 즐기는 데 필요한 모든 기술을 다 넣었습니다. 단자도 그대로 살린 데다, 오른쪽에 조그 다이얼의 볼륨 버튼을 달아 손쉽게 음량 조절을 할 수 있는 것이 눈에 띄더군요. 가격은 부가세 포함 199만 원입니다.


HP 파빌리온 dm4 비츠 에디션


앞서 HP가 가진 강점으로 소개한 것이 다양한 제품군입니다. 저가 모델에서 프리미엄 제품까지 골고루 있어 선택이 쉬운 것이 강점이다. 그 중 파빌리온 dm 시리즈는 가격대비 성능으로 따졌을 때 중급 수준에 준하는 제품입니다. 아주 비싸지는 않아도, 적당한 성능을 갖춘 제품이라고 할 수 있지요.


dm4, envy 15, HP, notebook, pavilion, polio 13, PSG, ultrabook, 노트북, 엔비 15, 울트라북, 파빌리온, 폴리오 13, 꽃등심사용자 삽입 이미지그 dm 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dm4를 HP가 특별한 버전으로 선보였습니다. dm4 비츠 에디션이지요. 비츠 오디오 특유의 느낌을 살리기 위해 전체에 검은 색을 입혔고 상팜에 빨간 b로고만 남겨 놓았습니다. 이 노트북은 비츠 오디오 기술을 선보인 닥터 드레의 연구진과 함께 아티스트가 의도한 사운드를 들려줄 수 있도록 많은 부분을 손 봤는데, 특히 두 개의 서브 우퍼를 넣어 베이스를 강화했고, 심지어 헤드폰 잭까지 특수 재질로 만들어 그라운드 노이즈까지 없앴더군요.


파빌리온 dm4 비츠 에디션은 14인치 노트북입니다. 해상도는 1366×768, 코어 인텔 i3, i5, i7까지 프로세서 선택의 폭이 넓고 AMD 라데온 7470M으로 그래픽을 보강했습니다. 320GB 이상의 하드디스크를 선택할 수 있고 역시 HDMI와 와이다이도 내장했습니다. 무게는 1.96kg이라 가볍진 않고 배터리 시간은 7시간이라는군요. 이 제품은 하이마트에 단독 공금되며 129만 원에 판매됩니다.


이 제품은 시작에 불과, 이후가 더 궁금해


이날 HP PSG의 온정호 부사장은 Q&A를 통해 제품 출시에 대한 의미를 이렇게 부여했습니다.


“분사와 매각, 잔류를 놓고 전체적인 분석을 통해 잔류라는 전략적 판단을 한 것은 HP 안에서 PC 사업을 하는 게 HP와 고객, 주주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이후 시장의 불확실성, PC 시장을 강화하려는 측면에서 3가지 신제품을 선보인 것이고요. 물론 앞으로도 시장에서
고객 중심적인 제품 개발에 적극 나설 겁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HP 온정호 부사장

일단은 오늘 발표회는 HP가 정상적으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음을 알린다는 의미가 더 깊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지난 몇 개월의 공백을 깨고 오늘 발표한 세 제품은 제품군이 갖춰야 하는 보편성보다 HP 노트북이 보여줄 수 있는 개성을 담은 것이 돋보이더군요. 그 동안의 분위기를 추스리기 위해 전략적으로 선택한 제품에서 보더라도 크게 잘못된 선택은 아니었던 것 같습니다.


다만 오늘 공개한 세 가지 제품은 지극히 정상적인 제품들입니다. HP의 개성은 녹였으나 진짜 보여주고자 하는 혁신은 들어 있지 않거든요. 아무래도 그러한 혁신이 나오기까지는 좀더 기다려야 할 듯합니다. HP가 제 궤도에 오르는 순간이어야 진짜 독특하고 재미있는 제품이 출현할 테니까요. 언제 쯤 그 궤도에 오를 지는 모르지만, 그리 멀지는 않을 듯 합니다.


덧붙임 #


1. 아, 오늘 기자 간담회의 하일라이트, 단연 ‘꽃등심‘이었습니다. 언제나 무거운 기자 간담회에서 분위기 반전의 정석을 제대로 보여줬거든요.
dm4, envy 15, HP, notebook, pavilion, polio 13, PSG, ultrabook, 노트북, 엔비 15, 울트라북, 파빌리온, 폴리오 13, 꽃등심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7 Comments

  1. 2011년 12월 14일
    Reply

    음 hp는 왜 정이 안가는지 ㅜ.ㅜ

    • 칫솔
      2011년 12월 15일
      Reply

      무예인님이 정을 붙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게 HP의 숙제일 듯.. ^^

  2. 2011년 12월 14일
    Reply

    다른 분들도 그럴지 모르겠는데…

    HP는 사용해보고 싶은데… 혹시나 하는 생각에 주저하게 되네요~
    집에 컴퓨터는 한번 사면 3~5년은 써야 하는데 말썽부리면 힘들꺼 같아서 맨날 사는 브랜드만 사죠^^;
    HP는 이런 생각을 깨줘야 잘 팔릴듯~

    • 칫솔
      2011년 12월 15일
      Reply

      동감~ ^^

  3. 2011년 12월 18일
    Reply

    개인적으로는 HP가 참 좋은데 사람마다 차이가 큰가봐요
    물론.. 사무용이라는 느낌이 강한 IBM / HP 이기 때문인것 같기도 하고
    AS에 대한 불안감도 큰 몫을 차지하겠지만.. 하드웨어적인 고장이 아니라면 신경안쓰는지라
    요즘 제품들은 기본적인 하드웨어 안정성은 갖추고 있어서 이래저래 마이너스 적인 요소는 딱히 없는데
    흐음.. 머가 문제일까요? ^^;

    • 칫솔
      2011년 12월 29일
      Reply

      댓글에 지적하신 문제가 가장 큰 게 아닐까 싶습니다만… ^^

  4. 11
    2012년 1월 3일
    Reply

    서비스 수리비 과다.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