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 여파 피하지 못한 컴퓨텍스 2009의 풍경

 컴퓨텍스를 살린 엔비디아와 윈도7


컴퓨텍스가 원래 특정 주제가 없는 전자 박람회지만, 그래도 곧 유행할 트렌드를 미리 살펴보는 기회임은 분명합니다. 때문에 전시회는 매우 큰 데 어떤 한두 개의 키워드가 전체 전시회를 지배하는 모습을 종종 보이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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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본 올해의 키워드는 엔비디아와 윈도 7이 아닐까 싶더군요. 이 둘을 빼고는 전시회의 바람을 끌어올릴만한 호재가 별로 안보였습다. 와이맥스 진영에서 여러 업체를 모아 거대한 전시 공간을 형성했지만, 와이맥스에 대한 기대감을 가진 이들을 찾기란 쉽지 않더군요.


엔비디아는 컴퓨텍스를 통해 테그라와 테슬라, 콰드로, 지포스 등 좀더 세분화된 GPU 전략을 공개하는 한편, 테그라와 아이온을 전면에 내세워 적극적으로 붐을 일으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테그라는 실제 판매 가능성이 높은 업체의 시제품이 등장했고, 곳곳에 엔비디아의 3D 비전을 이용한 입체 영상을 시스템을 선보인 곳도 많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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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 7도 바람몰이에 성공했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전시 부스가 인기를 모은 것이 아니라, 여기저기 윈도 7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가로등 기둥, 대형 건물 벽면, PC 업체의 부스, 대규모 컨퍼런스 홀, 전시장 도우미까지 윈도 7이 깔려 있었습니다. 이처럼 마이크로소프트가 다양한 수단을 동원해 홍보한 까닭에 그래도 윈도 7이라는 키워드는 이번 컴퓨텍스에서 확실하게 읽을 수 있게 되었네요.


 대만 IDF 중단의 한을 컴퓨텍스에서 푼 인텔


인텔 개발자 포럼(IDF)는 지난 해까지 중국, 미국, 대만 순으로 개최되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대만 IDF를 개최하지 않습니다. 경기 불황에 따라 비용 절감을 해야 하는 인텔로서는 많은 비용이 들어가는 행사를 줄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왜 하필 대만 IDF를 폐지했냐면 봄에 열리는 중국과 가을에 열리는 미국에 이어 진행되기 때문에 시기적으로 맞지 않을 뿐만 아니라 중국과 가까운 지정학적인 문제 때문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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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대만 IDF에서 인텔은 새로운 모바일 플랫폼(파인트레일과 울트라 씬용 코어2 솔로 프로세서)과 PC용 칩셋군(P55)을 발표하고 상용화를 위해 개발되고 있는 무어스타운 시제품까지 공개했습니다. 그것도 3일 내내 다른 주제의 컨퍼런스를 개최했고, TWTC(와이맥스)와 TWTC 난강(메인 부스)에 모두 부스를 설치, 이번 컴퓨텍스에서 발표한 여러 기술과 제품을 공개했습니다.


IDF에 비하면 전체적으로 부스 규모가 작았고 선보일 기술과 신제품이 적었다는 느낌이 많이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인텔 전용 행사는 아니니까요. 그래도 인텔은 컴퓨텍스에 들인 돈을 생각하면 대만 IDF에 못지 않은 실리를 챙기지 않았을까 싶네요.


 불경기 여파, 썰렁해진 분위기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여파가 컴퓨텍스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친 듯 합니다. 예년과 마찬가지로 ‘TWTC’와 ‘TWTC 난강’ 두 곳에서 전시회가 개최되었습니다만, 전체적인 열기가 예년만 못하다는 평이 지배적이었지요. 업체들의 부스는 커진데 반해 꽉 찬 느낌은 들지 않고 활력도 잃은 듯 보였습니다. 무엇보다 일반 관람이 제한된 첫째 날과 둘째 날에는 사람이 적어서 오히려 흥미가 반감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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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걸음이 뜸한 통로
셋째 날부터 많은 사람이 찾아 예년의 활력을 찾긴 했지만, 비즈니스 데이인 2일차까지 사람이 적었다는 것은 역시 컴퓨텍스를 찾은 외국 기업이나 취재단의 수가 줄어들었음을 의미하는 게 아닌가 추측됩니다. 이야기할 것들이 전혀 없던 것도 아니었는데, 예상 밖으로 취재진이 많이 찾아오지 않은 모양입니다. 취재 편의를 위해 준비된 프레스센터를 찾는 외국 기자들이 의외로 적어서 대부분의 자리를 우리나라 기자와 블로거들이 차지했습니다. 부스를 마련해 놓고 샘플을 전시하기보다 작은 미팅룸을 이용해 필요한 업무만 보고 돌아가는 기업이나 관계자들도 많았던 것이 컴퓨텍스의 풍경을 더욱 썰렁하게 만들었던 것 같네요.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8 Comments

  1. 2009년 6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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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까지도 새 운영체제가 하드웨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생각이 듭니다.

    • 칫솔
      2009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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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윈도 비스타 때에는 그리 영향이 없었다는 데 윈도 7은 확실히 다른 듯 싶어요~

    • 칫솔
      2009년 6월 9일
      Reply

      늑대를 부르려면 산으로… ^^

  2. 2009년 6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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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양이 더 낮아진 OS로는 기존의 XP때 처럼 하드웨어 시장을 활성화 시키지는 못할테고
    여전히 하드웨어 부분에서는 상당시간 침체기로 남겠군요..

    • 칫솔
      2009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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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C시장은 지난 해 말 바닥을 쳤다는 보고서가 있습니다. 지금은 조금씩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네요. 하드웨어가 윈도 7과 시너지를 발휘하길 기대해야죠~ ^^

  3. 2009년 6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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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돈이 없으니 어쩔 수 없는 현상….? 흠…

    • 칫솔
      2009년 6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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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씀씀이를 조금은 줄여야 하는 상황이지만 아낀 티는 내지 말아야겠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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