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집 몰카용 디지털 쌍안경, 소니 DEV-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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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안경은 멀리 떨어진 사물을 확대해서 보는 그런 기능을 가진 광학 장치이긴 해도 디지털 기기는 아니었죠. 그런데 소니가 이것을 디지털 장치로 바꿔버렸더군요. 디지털 카메라 기술을 이용해서 그렇게 만들었습니다. 지난 IFA에서도 신선한 느낌을 줬던 디지털 레코딩 쌍안경, 소니 DEV-5의 국내 발표회가 지난 10월 5일 국내에서 진행된 터라 좀더 자세하게 들여다보고 왔습니다.


너무 뚜렷한 장점들


소니 DEV-5는 디지털 레코딩 쌍안경입니다. 가볍게 풀어보면 녹화를 할 수 있는 쌍안경이라는 것이죠. 종전의 쌍안경 중에도 녹화 기능을 가진 게 더러 있었지만, 렌즈와 이미지 센서까지 모두 디지털화 한 예는 아마 없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더구나 3D로 볼 수 있는 기능을 갖춘 것은 처음일 것이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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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 초점 조절은 물론 수동 초점 조절도 된다
광학식 쌍안경에 비해 DEV-5는 몇가지 뚜렷한 장점을 갖고 있습니다. 가장 확실한 장점은 줌인/줌아웃에서 초점 속도가 상당히 빠른 점입니다. 멀리 있는 피사체를 끌어당기거나 밀어 낼 때 바로바로 초점을 잡아 주는 덕분에 좀더 빨리 또렷한 피사체를 확인할 수 있더군요. 아무래도 엑스모어 이미지 센서와 이미지 센서를 두 개씩 넣어 처리 성능을 높인 것이 꽤 효과적인 듯 합니다. 더불어 소니 핸디캠에 들어가는 3방향 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술을 넣은 터라 멀리 있는 피사체를 보더라도 떨림이 적습니다. 줌 배율은 광학 10배+디지털 10배인데, 아래 동영상을 확인해보는 것이 좋을 듯 하네요. 참고로 이 동영상은 여의도 63빌딩 전망대에서 촬영한 것입니다.



이렇게 빠른 줌과 초점 조절을 하면서 녹화도 바로 할 수 있습니다. 쌍안경으로 피사체를 확인한 뒤 나중에 캠코더를 꺼내어 촬영할 필요가 없는 것이죠. 그냥 보이는 그대로 녹화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3D로 보거나 3D 녹화도 할 수 있기 때문에 나중에 3DTV에서 재생해 볼 수도 있는데, 3D 입체감을 느끼는 정도는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호불호가 갈릴 듯 하군요. GPS도 내장되어 있는 터라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은 뒤치 정보를 함께 저장했다가 지도에 매칭할 수 있습니다.


너무 뚜렷한 단점들


쌍안경의 단점을 해소했지만, 상대적인 단점도 상당히 많은 제품입니다.


일단 쌍안경에 비하면 부피와 무게가 큽니다. 쌍안경은 목에 걸어도 부담이 없지만, DEV-5는 많이 부담스럽더군요. 무게는 1kg 남짓이라 장시간 휴대하는 게 쉽지 않습니다. 또한 광학식이 아닌 디지털 쌍안경이다 보니 배터리로 작동할 수밖에 없는데, 배터리 1개당 작동 시간이 3시간 밖에 안됩니다. 배터리가 다 되면 당연히 작동하지 않으므로 여유분을 많이 가져가야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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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시간이 너무 짧다
가장 큰 문제는 이 디지털 쌍안경의 주요 소비처가 야전인 점을 감안했을 때 이에 맞는 방진, 방습 기능이 없어 활용도가 떨어져 보인다는 점입니다. 먼지와 습기에 전혀 대비한 설계가 안되어 있기 때문에 먼지가 많은 산업 현장이나 우기나 습기가 많은 곳에서 거의 쓰기 어려운 것이지요. 이날 발표회에서 에베레스트 14좌 완등에 성공한 허영호 대장이 극한 상황에서 테스트를 해보겠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아마 러기드 테스트가 되지 않은 상황에서 쉽게 쓰긴 어려울 듯 합니다.


또한 버튼 설계가 불편합니다. 줌 슬라이더는 적당한 위치에 있는 반면 녹화 버튼과 메뉴 조작, 3D 전환 버튼의 위치는 좀더 조정해야겠더군요. 일단 쌍안경을 쓴 상태에서 녹화, 메뉴, 3D 전환 버튼을 바로 누르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 쌍안경의 장점을 살릴 수 있도록 이용자 경험이 좀더 반영된 버튼 배치가 필요해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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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영호 대장이 에베레스트에 가져가서도 쓸 수 있다면 인정하겠지만..
결국 야외에서 전천후로 쓰지 못하는 DEV-5를 두고 내린 결론은 이거더군요. 앞집 ‘몰카’용. 비록 DEV-5는 첫 술에 배부른 그런 장치는 아니지만, 좋은 컨셉과 좋은 기능을 갖췄음에도 정작 이 쌍안경이 필요한 환경에 대한 대응력이 너무 약한 게 흠이더군요. 앞집 몰카용이라는 딱지는 떼는 지름길은 겉으로 보이는 단점을 서둘러 없애는 것 뿐일 겁니다.


덧붙임 #


방진, 방수를 하드웨어적으로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므로 일단 방진, 방수가 가능한 보호 팩이라도 만들어서 번들로 넣는 것이 어떨까 싶더군요.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6 Comments

  1. aa
    2011년 10월 7일
    Reply

    제품자체가 독특해서 단점을보완한 후속작을 기대해야죠…

    • 칫솔
      2011년 10월 11일
      Reply

      네, 저도 단점을 극복한 제품을 만났으면 좋겠어요. 그래야 좀더 적극적으로 소개를 할 수 있을 것 같거든요. ^^

  2. 2011년 10월 9일
    Reply

    줌모듈의 Zoom in / out 속도는 지금보다 한 2배만 더 빠르면 좋을텐데 약간은 아쉬우면서도
    어쩔수 없는것 같기도 하네요 ^^;
    (CCTV에서 사용하는 소니 줌모듈도 저런 속도 특성을 가지더라구요.)

    그래도 소니라서 AF 기능은 강력하네요 ㅋ

    • 칫솔
      2011년 10월 11일
      Reply

      아.. 제가 천천히 조작해서 그런 거고요. 줌인아웃은 상당히 빠릅니다. AF는 정말 마음에 들더군요. ^^

  3. 2011년 10월 11일
    Reply

    있으면 좋은데…
    없어도 되는 제품인듯~

  4. 아무래도
    2011년 10월 18일
    Reply

    쌍안경같이 정밀광학기술이 요구되는 장비는 방진,방습기능이 필수겠죠 또한 하기 어렵기도 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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