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버 논란, 해법은 없을까?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에서 고급 리무진 중개 서비스인 우버 논란이 멈추지 않고 있다. 공유 경제의 표준 모델처럼 불리던 우버가 기존 운송 사업자들과 본격적으로 충돌을 일으키기 시작한 것이다. 물론 우버측은 논란이 된 이후 처음부터 공유 경제와 관련이 없으며 자신들은 운송 사업자가 아니라 중개 사업자일 뿐이라고 강변한다. 공유 경제라 불릴 때 숨죽여 지켜보며 새로운 유형의 사업 모델로써 브랜드 이미지를 높여준 그 당시에는 아무 말이 없다가 이제와 공유 경제 모델이 아니었다고 하니 우버도 영악한 사업자라는 생각에 쓴웃음이 나지만 말이다.

어쨌거나 우버 논란은 많은 이들에게 고민을 안겨주는 사건인 것은 맞다. 왜냐하면 우버가 던진 화두는 단순히 운송 업계의 문제에서 볼 게 아니라 우리 이용자의 달라진 관점에서 봐야 하기 때문이다. 일단 나는 우버나 택시 사업자 그 어느 쪽도 옹호하진 않는다. 다만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장소까지 편하게 가고 싶은 이용자의 입장에서 그 시간에 쉽고 편하게 이동할 수 있는 운송 수단을 이용할 때 그 비용에 대한 대우를 원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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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관점에서 기존 택시와 우버의 차이가 드러난다. 택시는 이동을 목적으로 하는 반면 우버는 서비스를 목적으로 한다는 점이다. 물론 택시 사업자 중에서 서비스를 곁들이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서비스 인식이 높진 않다. 운전석에 앉아서 승객을 받거나 짐도 승객이 알아서 싣는 경우가 많으니까. 내 돈을 내고 가지만 서비스보다 그냥 이동을 위한 수단일 뿐이다. 이에 반해 우버는 탑승 순간부터 도착하는 순간까지 서비스가 우선이다. 고급 대형 승용차가 대기하고 리무진 기사가 운전석에서 나와 문을 열어준다. 내릴 때도 마찬가지. 물론 더 비싼 요금을 내야 하지만, 그 돈을 내고 서비스를 받는 가치를 감안할 필요도 있다.

이용자는 분명 이동하는 목적으로 택시와 우버를 이용할 수 있지만, 둘을 이용하는 관점은 이처럼 다르다. 하지만 우리의 현실은 두 가지 운송 체계를 분리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로 통합해서 관리한다. 운수사업법이 그렇다. 지금 도로 위를 달리즌 다양한 운수사업자는 법의 영향을 받는 반면, 우버는 그렇지 않다. 서비스 중개 사업자일 뿐이라는 우버가 리무진 사업자와 협약을 맺고 유사 택시 서비스를 하는 셈인데 요금 체계를 비롯해 운수사업법의 다양한 규제를 피하고 있는 우버가 기존 사업자들은 그 불평을 듣는 것도 당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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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열심히 멀리 달려야 생계가 가능한 택시 요금 체계로는 어차피 돈 되는 손님만 골라 받을 수 없고, 여기서 밀려난 이용자는 법을 교묘히 피한 편법 사업일지도 모르는 우버를 대안으로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그렇다고 택시의 요금 체계를 우버 수준으로 올려주면 승객이 원하는 게 해결될까 싶지만,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건 택시를 이용할 승객들이 더 잘 안다. 요금을 올릴 때마다 조금 나아지기는 해도 없을 거라던 승차거부는 지금도 사라지지 않는 것을 우리는 이미 학습했다. 앞서 말한 대로 기존 운송 사업자의 오래된 인식에 기인한 문제여서 쉽게 바꾸긴 어려운 문제다. 분명히 법으로도 승차거부는 처벌할 수 있지만, 법과 현실은 많이 다르다는 점을 새삼 느끼지도 않는다.

결국 승객은 단순 운송과 고급 서비스라는 두 가지 선택권을 가질 수 있는 기회가 온 것이다. 문제는 업계와 법이 그러한 승객의 관점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데 있다. 지금 택시 서비스에 느끼는 고질적인 불만을 우회적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이기도 하지만, 우버는 그런 욕구를 충족할 수 있는 서비스에 가까운 것은 분명하다. 기존 운송 사업자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지키고 있는 법의 테두리를 벗어나 사업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억울함을 호소할 수는 있을 게다. 그래도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의 관점으로 보면 우버를 무조건 불법으로 내몰아야 할 것이 아니라는 점도 어렵지 않게 이해할 수 있다. 오히려 우버가 법의 테두리로 들어와 기존 사업자와 서비스 경쟁을 펼치도록 하는 것과 아울러 우버 역시 법 질서를 지키려는 노력을 더 하도록 애를 써야 하는데 해결의 양상은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덧붙임 #

이 글은 에코노베이션 블로그에 기고한 글로 일부 원문과 다를 수 있으며 원문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음.
http://www.econovation.co.kr/ecnvb/?p=19273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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