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자 인터페이스에 관한 난상토론 정리

지난 12월29일에 열린 2007년의 마지막 난상토론회에서 1차 주제 토론의 정리를 이제야 올립니다. 이 정리를 기다렸던 제가 포함되었던 우리 소그룹의 토론 참여자께 미안한 마음도 함께 전합니다.


가장 많은 이들의 관심을 끌었던 이용자 인터페이스(User Interface)에 관한 난상 토론을 위해 모인 우리쪽 소그룹은 다음과 같습니다.


박상욱, 임성윤, 조태진, 송영빈, 전시형, 이중민, 유석현, 김태윤, 이준혁 그리고 최필식(칫솔)
(혹시 빠진 분 계시면 말씀을.)


이 가운데 컨텐츠 플래닛의 송영빈 님이 진행을 위한 간사를 맡았고, 노트북 배터리가 비교적 많이 남았던 제가 정리를 맡았습니다. 하지만 현장이 너무나 시끄러운 탓에 제게서 조금 멀리 떨어진 분들의 이야기가 제게 전달되지 않아 매우 많은 포인트를 놓쳤습니다. 어쩌면 중요한 이야기였을 수도 있는데, 서기로써 제대로 잡아내지 못한 제 불찰입니다.


토론 내용은 무엇이 효율적인 이용자 인터페이스인가, 효율적인 이용자 인터페이스를 위해서 우선 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사용자 경험 또는 UI 중 무엇을 토대로 할 것인가 등 여러 방면으로 세부 주제를 옮겨 다니며 토론을 벌였습니다. 이에 대한 개인적인 판단은 따로 글을 정리하겠지만, 한 방향의 이야기가 아니다보니 정리한 토론 내용도 뒤죽박죽입니다. -.ㅜ; 또한 사회를 맡으신 송영빈님과 제 발언을 기록하지 못했기 아래의 이야기들이 좀 부자연스럽게 이어진 점도 있습니다.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것은 역시나 1차의 주제 토론에 대한 결말을 내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난상 토론의 특성상 참여자들의 발언이 강하긴 해도 그 의견을 좁힐 수 있는 여지는 충분했지만, 1차와 2차로 나눠서 진행해야 했던 일정상 어정쩡하게 끝을 맺게 된 것 같습니다. 제가 당시 토론 내용을 정리는 하겠지만, 혹시 잘못된 부분이 있거나 이 주제로 토론을 이어가고 싶은 참여자, 혹은 다른 블로거께서는 댓글로 의견을 밝혀 주시기 바랍니다. 
덧붙여 토론 내용은 모두 평서문으로 정리를 하오니 오해 없기를 바랍니다.


참여자 모두 발언

임성윤 : 굳이 분야를 나눠서 UI를 나누지 말고 가장 재미있던 UI를 말해 보자.
조태진 : 유저 인터페이스에 접근하는 프로세스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고 싶다.
송영빈 : 웹2.0 간격하고 효과적인 인터랙션을 구현하는 데 고민이 많다.
전시형 : 어떻게 하면 연장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UI를 만들 수 있을까?
이중민 : 책을 기획하면서 사용자가 경험한 인터페이스 가운데 가장 효과적인 것을 찾고 있다.
유석현 : UI는 포괄적이면서 어떤게 이용자에게 효과적이냐에 대해 연구 중이다.
김태윤 : 이용자 인터페이스의 이론과 현실에 괴리가 있다고 본다.
최필식 : UI에서 사용자의 경험이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궁금하다.
이준혁 : (죄송합니다. 제가 놓쳤습니다. ㅜ.ㅜ)


난상 토론 요약


김태윤 : 산업공학에서 HCI에 관한 연구를 진행(석사 학위)했다. 학계에서는 사용자 경험에 대한 관점 분석하고 있는데 푸시형과 풀형, 어떤 게 사용자에게 편한 이용자 인터페이스일까? 기획자의 의도대로 쓰도록 하는 게 맞는 것일까?


송영빈 : 그건 GPS의 예를 들고 싶다. 전에 수신율이 낮은 GPS 써봤는데, 전원 온오프만 있는 것이었다. 회사 직원에게 전원만 켜고 끄는 것과 여러 기능을 가진 것을 줘봤는데, 아주 단순한 GPS를 선택했다.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는 게 이유였다. 기능이 많은 장치는 길을 가다가 그 기능을 다루는 게 쉽지는 않았다.


전시형 : 좋은 UI는 처음 봐서는 모른다. 경쟁 서비스가 아무리 예쁘게 나와도 내가 알고 있던 것에 먼저 마음이 기울게 마련이다.


조태진 : 하지만 의외로 새로운 경험을 줘도 잘 적응한다. 언어를 쓰지 않고 다른 도구로 이용자에게 또다른 경험을 주는 것은 가능하다. 다만 얼마나 많은 시간을 써야 하느냐가 중요하다.


이준혁 : 내비게이션의 예를 들면, 작은 내비게이션 화면에 모든 메뉴를 다 드러내는 게 가장 나쁜 UI가 아닐까 한다.


임성윤 : 그런 면에서 아이팟 터치는 종전과 다른 인터페이스를 쓰고 실제로 정말 단순하다. 새롭게 해볼 것이 많고 직관적이라 사용자 경험을 바꿀 수 있다고 본다. 물론 여기에는 개인이 의식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전제가 깔린다. 이를 테면 싸이월드를 해봐야 한다고 생각했을 때 새로운 방식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는 것과 같다.


송영빈 : 그렇다. 싸이월드는 복잡하지만, 사람들이 익숙해서 그냥 쓰게 되는 것과 같은 이치일 것이다.


이중민 : 1차는 기획자, 2차는 마니아 그룹의 피드백, 3차는 약간 관심을 갖는 그룹, 4차는 전혀 관심 없는 그룹으로 분류한다면, 가장 중요한 것은 각각의 그룹에게 맞는 컨셉트가 아닐까? 다시 한 번 강조하자면 UI 설계의 기초가 되는 것은 컨셉트다. 아이폰을 예로 들면 이들 그룹 중에서 어떤 그룹을 주로 쓰게 만들어 그들의 경험으로 퍼뜨리게 하느냐가 포인트다.


박상욱 : UI의 일관성도 중요하다. 어떤 것을 써도 같은 인터페이스여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서 사업자와 소비자가 충돌을 빚는다. 사업자는 수익이 되는 것을 화면에 맨 먼저 노출하려고 애쓰는 반면 소비자는 자신의 원하는 것이 먼저 나오기를 원한다. 한마디로 양면의 날인 것이다. 아이폰 같은 터치 기능들이 좀 있어 보이긴 해도 꼭 편리한 것은 아니다.


유석현 : 잠깐 UI 인터페이스에 대한 기본적인 정의를 말한다면 AUI, GUI, PUI(사용자 최초의 인터랙션), LUI 등 네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임성윤 : 그 중에 GUI가 중요하다고 여기고 있다. 시각적으로 보고 그런 것에서 반응하기 때문이다.


유석현  : 그렇다. 일반적으로는 GUI를 맨 먼저, LUI를 가장 나중에 본다. 프라다폰의 예를 들면 될 것이다. 프라다폰은 외형과 마크 뿐만 아니라 GUI도 종전 것에서 벗어나 있다. 하지만 LUI는 크게 다르지 않다. UI는 모든 네 가지 UI의 총합인 것이다. 그렇지 못하면 괴리가 느껴질 수밖에 없다. 삼성 휴대폰에 아이폰 UI를 넣었다면 어떻게 보일지 상상해 보라.


이준혁 : 하지만 아이팟 터치도 문제가 없는 건 아니다. 음악을 들을 때 주머니에 넣은 채 조작이 어렵다는 것이다. 이벤트성 제품처럼 느껴진다.


임성윤 : 경험적으로 느끼기에는 GUI에 영향을 받는다고 본다.


박상욱 : 무엇보다 누구에게 팔겠다는 카테고리부터 정해야 한다. 제품 기획할 때 기능, 디자인, 가격, 타겟층을 정한 뒤 제품을 만들어야 한다.


이중민 : 앞서 말한 컨셉트가 그런 개념이다. 여러 계층을 분석하고 그층에 맞는 UI를 개발하려면 컨셉트에 충실해야만 한다.


유석현 : 그런 컨셉트라면 아이폰은 비관적이다. PDA에 폰 기능 더한 것이니까. 아이팟 터치가 먼저 나왔다면 오히려 더 획기적이지 않았을까? 이것에 휴대 전화가 애드온 모듈이었으면 파괴력이 컸을 것이다. 즉, 사용자 층이 가지는 경험도가 얼마나 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
아이폰이 대단하다고 말을 해도 일상적인 것은 아니다. 내가 와이프에게 아이폰을 주니 관심 밖이었다. 아이폰은 그냥 휴대폰을 쓰는 일반 계층에는 맞지 않는다. 네이버처럼 사용자 경험을 얼마나 광범위하게 풀어 놓느냐가 더 가치있는 이유다.


전시형 : 아이폰이 나온 이유는 모바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이유가 아닐까?


유석현 : 아이폰은 전화기로 쓰기에는 좋은 것은 아니다. 2008년 상반기에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에서 멀티 터치 스크린 내놓을 예정으로 다른 휴대폰 업체들이 이를 쓰면, 아이폰의 성장도 멈출 것이다. 다만 이들 휴대폰이 아이폰이 만들어 놓은 투터치 인터페이스 이상을 만들어야 한다. 4~5년 이내 더 혁신적이고 색다른 화면을 가진 것을 내놔야만 한다.


이중민 : 애플의 컨셉트는 마니아를 쓰기 위한 것이라면 소니는 시장 선점을 위해서 내놓는 것 같다. 이를테면 소니가 블루레이 시장의 승리를 위해 PS3를 출시하는 것 같은 차이랄까?


유석현 : 꼭 PS3를 보지 않더라고 바이오 노트북을 켤 때의 소리를 듣고도 제품의 아이덴티티를 느낄 수 있지 않은가? 그것은 애플도 있고 그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다. 물론 유용하지는 않지만 분명 느끼는 가치가 있는 것이다.


임성윤 : 간과할 수는 없는 것은 기능은 비슷해지는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스마트폰 시장도 에외는 아니다. 더블 터치나 세부 기능에 대한 기대감도 날로 커진다. 흔들고 기울이는 기능처럼 기대감이 충족되면 좋은 이용자 경험(UX : user experience)가 될 수 있다.  


김태윤 : 특정 이용자에게 맞는 UX나 UI를 넣어 제품을 만들 수 있다. 인터넷 쪽의 CJ몰은 어떨까? 카테고리 서치인가? 심플한가?와 같은 고민을 하겠지만, 결국은 재미가 있어야 한다. 인터넷은 재미있게 할 수 있을까?


박상욱 : 글쎄… 소비자들은 값싼 게 가장 재미있지 않을까?


유석현 : 재미에 대해서는 공감한다. 뻔한 것을 ‘펀’하게 만들어야 가치가 늘어난다. 지금은 기능을 재미있게 찾아 가도록 사용자 경험을 반영해야 한다.


김태윤 : 그렇더라도 재미없는 학습 컨텐츠를 재미있게 만든다는 게 올바른 것일까? 젊은 층을 대상으로 UI를 획기적으로 만들면 좀더 재미있게 생각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 동일하지 않은 디지털 컨텐츠가 있다 해도 사이트의 인터페이스와 경험에 대한 관심을 갖게 만들면 안될까?


조태진 : CJ몰 이용자의 유저 경험은 다름 아닌 CJ몰 그 자체다. 결제를 가는 과정, 상품을 고르는 과정에서 CJ몰을 알리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이상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다. 내가 보호받고 안전하다는 것이 가장 큰 경험인 것이다. 쇼핑몰 기획에서 늘 펀하고 싶어도 현실적으로 가격이 우선시 되고 사이트 브랜드가 우선시되는 것을 쉽게 알 수 있다.


김태윤 : UX 안에는 기업 브랜드도 포함된다고 본다.


임성윤 : 비싼 강사들이 돈을 많이 받는 건 같은 컨텐츠를 더 쉽게 잘 풀기 때문이다. 그냥 예쁜 컨텐츠가 무조건 좋은 건 아니라고 본다.


끝.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5 Comments

  1. 2008년 1월 3일
    Reply

    와~ 결론을 못내기는 했지만 토론 내용들이 거의 다 들어있네요.
    아예 UI 관련 소모임 같은걸 만들어도 좋을 듯 합니다.
    정리 감사드려요 ^^

    • 2008년 1월 3일
      Reply

      그러게요. 나중에 이 소그룹 멤버끼리 한번 더 모일까요? 이 글 읽으시고 자발적으로 연락처를 남겨주시면 좋을 듯 싶은데 말입니다. ^^

  2. 2008년 1월 3일
    Reply

    아참, 그리구요 중간쯤에 SDS 는 SDI 입니다.
    SDI 부분은 “국내 모사” 쯤으로 해주시면 감사드리겠습니다. (기업비밀과 관련되는 부분이라;)
    저희 회사가 관련되어있어서 외부에 유출되면 약간 민감해질 수 있습니다;;

    • 2008년 1월 3일
      Reply

      넵. 고쳤습니다. ^^

  3. 2008년 1월 3일
    Reply

    오늘은 제5회 난상토론회 : 온오프믹스에 다녀왔습니다. 1회때부터 계속적으로 가고는 싶었는데, 업무가 바쁘고 스케쥴도 잘 맞지 않다보니 계속적으로 참석을 못하다가, 이번 연말에 휴가도 ..

  4. 제 5회 IT 난상토론회 늦은 후기를 남깁니다. 행사와 관련된 사항은 온오프믹스에 달린 댓글과 후기 포스트를 참고하시구요. 저는 1차 토론만 참여하고 집에 일찍 돌아가는 바람에 맛있는 식사..

  5. 2008년 1월 3일
    Reply

    UI에 대해 토론도하셨었군요…

    뭐 딴소리지만 애플의 인터페이스가 최고..(퍽)

    • 2008년 1월 4일
      Reply

      최고라 생각한다면 어쩔 수 없지만, 그 쓰임새에 대해서는 냉정하게 봐야할 때도 있답니다. ^^
      이 토론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 듯 싶네요.

  6. 2008년 1월 4일
    Reply

    3회에 이어 두 번째로 난상토론회에 다녀왔습니다.처음 난상토론회에 참가하신 분들 위주로 아이스브레이크(얼음깨기) 시간이 있었고, 1부/2부로 나눠서 토론을 진행했습니다.1부 토론 주제SNS..

  7. 2008년 1월 5일
    Reply

    유저인터페이스도 소프트웨어나 그런 방면에서는 보안보다 더 중요한듯.

    • 2008년 1월 5일
      Reply

      미팅이나 소개팅 때 만난 상대방에게서 느끼는 첫 인상이라고 보면 될 듯.. ^^

  8. 2008년 1월 5일
    Reply

    UI 관련 토론도 있었구나. 나도 갔었으면 좋았을 텐데 큭

    • 2008년 1월 6일
      Reply

      UX 팀 블로그를 만든 김에 모임 한번 추진해 보면 어때?

    • 2008년 1월 7일
      Reply

      나 소심한거 잘 알잖아 ㅋㅋ

    • 2008년 1월 7일
      Reply

      왜 이러실까? 그냥 압구정에서 회의 한번 하자고 말하면 되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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