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빈 아나운서 인터뷰, 트위터로 중계해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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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늦게 조수빈 아나운서를 만났습니다. 그는 지금 KBS의 간판인 9시 뉴스 진행자이면서 최근 엔터팩토리라는 블로그 미디어를 통해 영화 관련 글을 기고하고 있는데, 태터앤미디어와 함께 맥주 한잔 마시면서 이야기할 자리를 마련한 터라 다른 약속을 끝내고 들렀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저 역시 그에게 관심이 많은 편은 아니었습니다. 그냥 뉴스에서 보는 게 전부랄까요? 더구나 재미 없고 인기 없는 IT 블로거다 보니 아나운서를 만난다고 딱히 할 이야기가 있을까 싶어서 주저했습니다. 그러다 트위터에 있는 분들과 진행해보면 어떨까 싶더군요. 실험 삼아서 말이죠. 실시간 트위팅도 요즘 많은 데, 이러한 인터뷰도 재미있지 않을까 했지요. 그래서 인터뷰 장소로 가기 30분 전에 질문을 던져 봤습니다.


  “조수빈 아나운서에 대해 관심 있는 분 계신가요?” 13시간 ago from PockeTwit 


돌아온 반응은 정말 ‘헉’ 소리가 나올 지경이었습니다. 무반응. 그래서 재차 글을 올렸습니다.


 “헉… 조수빈 아나운서에 관심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나부당. 조금 있다가 일때문에 만나러 가야 하는데..” 13시간 ago from PockeTwit


그러자 반응이 오긴 하는데, 이건 한마디로 굴욕입니다.


sky0311 @chitsol 왠지 남자분들 관심 많으실 것 같은데.. 여기선 아무도 손을 안드시네요 ㅎㅎ 13시간 ago from web in reply to chitsol

hiconcept_ @chitsol KBS라 그런게 아닐까요? ㅋㅋ 13시간 ago from web in reply to chitsol

emonandes @chitsol 손들려다가 검색해보니까 제가 생각한 분이 아니라는…;;; 13시간 ago from DestroyTwitter in reply to chitsol

mirooweb @chitsol 에… 누군지 잘 모른다능. ^^;;;; 13시간 ago from TwitterFox in reply to chitsol

ondal @chitsol 누군지 모르겠어요. 조수빈아나운서..하수빈은 생각나는데.. 13시간 ago from web in reply to chitsol


아, 망했습니다. 이러한 반응이라면 트위터를 통한 인터뷰는 꿈도 꾸지 못할 상황이었던 것이죠. 제가 패닉에 빠진 상황이 됐다고나 할까요? 인터뷰를 해야 할까 말까 고민하다 일단 가보기로 했습니다.


현장에 도착해서 자리에 앉아마자 바로 사진 한장을 찍어 트위터로 보냈습니다.


 “http://pic.gd/be59b2 조수빈 아나운서입니다.” 11시간 ago from TweetPhoto


역시 반응이 옵니다. 그런데…


bloginissue 미인이네요..칫솔님 침흘리시겠어요 ㅋㅋ RT @chitsol: http://pic.gd/be59b2 조수빈 아나운서입니다. 11시간 ago from web

hiconcept_RT @chitsol http://pic.gd/be59b2 조수빈 아나운서입니다. : 흐미 부러버라 ~~. 나도 가고 싶었는디 … 직접보면 더 미인이실 듯 11시간 ago from web

mooozi @chitsol 어이쿠! 어여쁘시네요. 미인이시다고 전해주세요. 🙂 11시간 ago from DoTweets in reply to chitsol

nemonandes @chitsol 어익후… 앞으로는 조수빈 아나운서 좋아한다구 말씀드리려구요..:) 11시간 ago from DestroyTwitter in reply to chitsol


사진의 힘인가요? 30분 전하고 180도 다른 반응입니다. 그것도 급 호감-물론 저기에 여성 트위터는 없다고 믿습니다만-모드로 전환됐군요. 늘 TV에서 만나던 아나운서라는 직업보다 한 여성에 대한 매력이 더 크게 작용했나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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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그 뒤에야 저도 트위터를 통해 질문을 달라고 부탁했고, 여러분으로부터 질문을 받아 조수빈 아나운서와 이야기를 나눠 이를 트위터로 중계했습니다. 일과 개인사에 대해 뒤죽박죽 순서없이 했던 이야기들은 제가 했던 트위터 중계 https://twitter.com/chitsol 에서 보시면 될 듯 합니다.


이 인터뷰, 꽤 색다른 재미였고 의미가 컸습니다. 블로그를 통해 다음 뷰 발표 행사를 실시간 중계도 해봤고 앞서 노무현 대통령 영결실도 트위터로 중계 했지만 이번은 좀 달랐습니다. 즉석에서 뉴스를 생산해 유통하고 이를 소비하고 그에 따른 반응을 봤으니까요. 또한 그 반응에 다시 생산자로서 피드백을 주고 이러한 것이 다른 이를 통해 전달되고 있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제가 남긴 글은 모두 41개, 리플은 61개였습니다. 저를 팔로우(follow, 특정인의 글을 보길 원하거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구독 신청을 받는 트위터식 표현) 한 사람이 적고 너무 늦은 시각에 진행되어 아쉬웠지만, 이 시도만으로도 트위터를 통한 미디어로서 가능성을 점치는 데 모자람은 없었습니다. 앞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이러한 시도가 늘어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트위터로 실시간 인터뷰를 중계하면서 많은 문제도 경험했습니다. 크게 세 가지였는데요. 먼저 트위터에 맞는 장비의 선택적 활용이 필요했습니다. 그날 트위팅은 스마트폰과 넷북+에그를 이용했습니다. 처음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고 글을 올리다가 글을 입력하는 게 너무 느려 결국 노트북을 썼습니다. 사진을 포함한 포스팅은 스마트폰으로, 중계만 하려면 노트북을 이용하는 게 좋더군요.


하지만 무엇보다 140자라는 트위터의 짧은 글 입력 시스템에 맞춰 화자의 말을 요약하는 능력이 더 중요하더군요. 화자가 말이 길더라도 그 핵심만 추려 간결하게 정리해 빠르게 전달해야 합니다. 또한 140자는 독자로 하여금 단편적인 사실만 이해하는 문제도 갖고 있는 터라 이에 대한 오해가 없도록 하는 것은 더더욱 중요합니다. 때문에 한 사람보다는 두 사람 또는 그 이상이 참여해 독자가 판단할 수 있는 사실과 정보를 각자의 시각에서 동시에 전하는 것으로 시스템을 보강하면 어떨까 싶네요.

더불어 트위터를 통한 뉴스 유통은 전파력은 좋은데 휘발성이 너무 강합니다. 그러니까 짧은 시간 안에 뉴스에 대한 생산과 유통, 소비는 일어나지만, 그 소비가 길게 이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는 것이죠. 물론 저장은 됩니다만, 그것도 되새김질 없는 저장이라 의미가 줄어들더군요. 이는 트위터와 블로그가 보완적인 관계로서 유지되어야 하는 부분이라 봅니다. 블로그는 롱테일이 가능한 모델이니까요.

이런 결론에 이른 트위터 중계는 두 시간 여만에 끝났습니다. 저는 나름대로 소득이 많았던 자리였습니다. 다만 다시는 이같은 중계를 혼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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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 눈이 아픈데도 치료도 못하고, 막 뉴스를 끝낸 뒤 피곤함을 무릅쓰고 끝까지 자리를 지킨 조수빈 아나운서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2시간 남짓 만난 자리에서 내린 평가치고는 너무 빠른 결론일지도 모르지만, 간판 뉴스 진행자라 강할 것 같았는데 의외로 여리고 풋풋한 이미지를 가진 분이더군요. 다만 보도의 균형을 맞추려는 중립적인 가치관은 나름 좋은 면도 많지만, 한편으로는 좀 건조했습니다. 아나운서의 품위와 공정보도가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언젠가는 인간적인 냄새가 나는 아나운서의 매력을 마음껏 발산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기대합니다. 그 때까지 짬밥 좀 많이 드세요.


덧붙임 #


1. 사실 인터뷰 시작 전에 트위터에서 보여 준 상황을 조수빈 아나운서에게 이야기하려고 했더니 “본인이 듣보잡이라 잘 모를 것”이라고 먼저 말하더군요. 순간 뜨끔.


2. 아나운서가 된 뒤로 싸이를 할 수 없는 상황이라더군요. 트위터로 오라 했는데… 글쎄요. 이런 표현은 안되겠지만… “안 올 거에요. 아마.”


3. 트위터에 남긴 글 중 몇 가지만 뽑아 봅니다.


이상형인 ‘태봉이’ 윤상현에 대해… @lavisi @Gorae 와전된 거랍니다. 분장실에서 내조의 여왕의 태봉이 이야기를 나눈 뒤, 뉴스를 끝내고 윤상현씨와 조유중 아나운서가 인터뷰 중인 곳에 가서 인사를 하고 이야기를 나눈 게 그렇게 기사가 나간 거라는군요.


실수에 대해… 노무현 대통령 서거 방송 때 조심한다고 신경을 많이 썼는데 평상시와 똑같은 화사한 화장 탓에 시청자들로부터 지적을 받아 ‘아차’ 싶었다네요. 주의한다고 했는데 본의 아닌 실수로 시청자를 불편하게 한 것 같아 더 주의하고 있답니다.


뉴스 오프닝 멘트에 대해… 오프닝이나 엔딩 멘트는 되도록 여러 사람이 다치지 않도록 신경을 많이 쓰고 있답니다.


뉴스의 엔터테인먼트화에 대해… 뉴스의 엔터테인먼트화도 선택의 문제라는 입장이네요. 흥미를 위해서 네이키드 뉴스를 보는 사람이 있을 거고, 고품격을 위해서 9시 뉴스를 보는 것 모두 시청자의 선택에 달린 거라 생각한답니다.


다른 일에 대해… 가능하다면 기자 경험을 쌓고 싶답니다. 하지만 현실적 한계가 있어 쉽지 않을 것 같다네요.


다음 꿈에 대해… 커리어에 있어서는 많은 걸 얻었고, 벤자민 버튼처럼 최선을 다해서 살고 싶다네요. 지금까지는 “다음에 뭐 해야지~”하면서 살았다면 지금은 현실에 충실하고 싶답니다.

4. 제 트위터는 http://twitter.com/chitsol 입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5 Comments

  1. 2009년 6월 19일
    Reply

    ㅋㅋ. 어제 상황을 그대로 전하셨군요. 흠. 근디 좀 걸리는 군요. 이 글은 울 마나님이 보면 화내겠당.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그대로 전하지 않으면 오해가 있을 것 같아서요. 아무튼 와이프 분이 보시게 되면 무조건 무사하길 빌겠습니다. ^^

  2. 2009년 6월 19일
    Reply

    트위터.. 애플이 드시려다 실패한 ㅎㅎ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트위터는 앞으로 더 몸값이 비싸질 것 같은데요. ^^

  3. 2009년 6월 19일
    Reply

    KBS의 간판 메인앵커이니만큼 미모는 확실하더라고요.
    생각도 많이 열린 듯 싶고..
    꾸밈없이 말하는 모습이 보기 좋았습니다..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그러게요. 역시 사람은 겉만보고 판단해서는 안된다니까요. ^^

  4. 2009년 6월 19일
    Reply

    트위터는 30대 이상이 적응이 쉽다는 소문이 ㅋㅋ
    가입하고는 영 못쓰고 있답니다 ㅠ.ㅠ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구차니님. 30대 아니셨나요? ^^

    • 2009년 6월 19일
      Reply

      아아아아아아직 이에욧!!!
      내일 모레면 서른 OTL 털썩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트위터 잘할 날 머지 않았네요 머~ ^^

  5. 2009년 6월 19일
    Reply

    아…..잘 다녀 오셨군요. 전 저분이 누구신지도 몰라서 그냥 아무말도 안했는데….-_-….
    트위터로 인터뷰 하는건 정말 신선하네요…^^ㅎㅎ 진짜 저 아나운서님이 트위터 하시면 재미있겠다..ㅎㅎ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미국에 있었으니 당연할 듯.. 나도 신선했다네. 그나저나 이외수님도 트위터 입문하신터라 한 번쯤 생각이라도 해봤음 싶다는.. ^^

  6. 2009년 6월 19일
    Reply

    조용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잘 읽고 갑니다.~!! ^^.;;
    아홉시..;;;; 뉴스 여아나운서줄 몰랐던.;
    아홉시 뉴스 안본지가..; 너무 오래되나서.;;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허걱.. 여기서도 굴욕은 이어지는군요~
      이제 9시 뉴스도 봐주세요. 뉴스 시작 후 15분쯤 지나면 단독 진행 시작합니다. ^^

  7. 2009년 6월 19일
    Reply

    수빈 아나운서는 듣보잡이 아닙니다… ㅠㅠ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넵.. 아니라는 말씀이 맞아요. ^^

  8. 2009년 6월 19일
    Reply

    어제 트위터에서도 봤지만, 생각나는게 너무 구태의연한 질문밖에 없어서 그만. -_-;

    사진도 찍고 트위터도 하고 인터뷰까지 하시느라 힘드셨겠네요. 잘 봤습니다. ^^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구태의연해도 좋았는걸요~ ^^
      암튼 다음에는 혼자 안할려구요. 말씀하신대로 이것저것 다하니 집중이 안되더라고요~

  9. 정운현
    2009년 6월 19일
    Reply

    와~ 정말 빠르네,
    그리고 얘길 다 담았네요.
    난 뭘 쓰지??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고품격 탐인 인터뷰를 기다리는 독자, 많습니다~ ^^

  10. 2009년 6월 19일
    Reply

    헛…

    아나운서 인터뷰에…

    트위터 중계에..

    완전 아름다운 행보이십니다..

    ㅠㅠ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인터뷰어가 아름다워서 하는 말씀? ^^ (다음에 이런 자리 있으면 초대할테니 좀 도와주삼~)

    • 2009년 6월 20일
      Reply

      ◎..◎
      헛.. 불러만 주신다면 콧털을 휘날리면 달려갑죠^^
      ㅋㅋㅋㅋㅋ

  11. 2009년 6월 19일
    Reply

    요즘 트위터(twitter)가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도 미국방문 대학연설 중에 ‘자신도 트위터 개설을 검토하고 있는데, 글자수 제한이 140자로 너무 적어 200자로 늘리려고 한다’고 밝혀 웃지못할 풍경이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은근히 소리소문 없이 스리슬쩍 늘어나고 있는 트위터(twitter)… 특히 유난히 인기인들이 많이 눈에 뛴다고 하는데요. 오바마(obama)부터 얼마전 화제가 되기도 했던 김연아 트위터(twitter)까지,..

  12. 2009년 6월 19일
    Reply

    청순함이 느껴지는데요…저만 그런가?? ㅋㅋ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윤태님만 그런 거 아닐거에요. ^^

  13. 2009년 6월 19일
    Reply

    조수빈님 아름다우십니다. ㅎㅎ 좋은 블로그 잘보고가요 ^^ ㅋ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조수빈님 덕에 구독자가 한 명 늘어난 건가요? 고맙습니다. ^^

  14. 2009년 6월 19일
    Reply

    엉엉…ㅡㅜ 저는 관심을 보였지 않습니까…ㅡㅜ
    저의 관심이라도 전해주시지….;;;

    • 칫솔
      2009년 6월 19일
      Reply

      급 호감으로 전환된 트위터 분들의 인사는 전했습니다. ^^

  15. 2009년 6월 20일
    Reply

    첫번째 사진 이정현 닮은거 갔아요!!~
    저만 그렇게 생각 하는 걸까요!?

    • 칫솔
      2009년 6월 23일
      Reply

      헛.. 그런가요? 좀 색다른 느낌이 들기는 하는데, 이정현은… 아닌 것 같아요. ^^

  16. 2009년 6월 18일 밤 10시. 저는 KBS 본관 1층 커피숍에서 KBS 뉴스 9 메인 앵커인 조수빈 아나운서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간담회 장소까지 모셔가기 위함이었죠. 하지만 10분이 지나도 15분이 흘러도 그녀는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기다린 지 20분쯤 지났을까요? 그녀를 섭외한 다른 블로거의 휴대전화가 울려댔습니다. “조수빈 아나운서가 이미 간담회장에 도착했다”는 내용이었죠. 저는 그 블로거와 함께 다시 간담회장으로 천천히 걸어내려갔습…

  17. 2009년 6월 21일
    Reply

    헉. 조수빈 아나운서 좋아하는데…ㅠㅠ 안타깝게 트위터를 하지 못했네요 ㅠㅠ

    • 칫솔
      2009년 6월 23일
      Reply

      아.. 그러셨군요. 다음에는 함께 트윗 인터뷰를 해보심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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