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노큐브 만난 푹, IPTV를 조용히 위협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요즘 집에서 TV를 보는가?”라는 질문을 해보면 “그렇다”와 “아니다”는 답은 일정 비율로 서로 섞인다. 항상 집에 머물러 있는 이들에게는 “그렇다”가 다수지만, TV에서 떨어져 일하는 이들로부터 거의 “아니다”는 답이 돌아오는 것이다.

그렇다고 TV에서 방영했던 콘텐츠를 보지 않았다는 말은 아니다. 집에서 TV를 보든 안보든, 전날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나 예능을 이미 보고 이야기를 한다는 점이다. 제시간에 TV를 보지 않아도 그 컨텐츠를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노트북 등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실시간 또는 주문형 비디오 플랫폼은 여럿 있기 때문이다. 약간의 비용은 들더라도 꼭 제 시간을 지켜서 봐야 하는 게 아닌 시대는 아닌 것이다.

모바일 환경에서 TV를 볼 수 있는 플랫폼 중에 푹(pooq)이 있다. 푹(pooq)은 지상파 3사가 만든 실시간 VOD 플랫폼이다. 지상파 3사의 드라마, 예능, 시사 등 콘텐츠는 대부분 푹에서 볼 수 있다. 여기에 JTBC가 가세했고, TV조선도 동참했다. CJ E&M은 없지만, 지상파와 두 종편의 콘텐츠가 모인 만큼 파괴력 자체는 무시하기 어렵다. 최근 유료 가입자가 50만에 이르렀을 정도로 조금씩 성장 중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에브리온TV 우노큐브

그런데 푹의 파괴력은 모바일 플랫폼에 머물렀다. 그러니까 스마트폰이나 노트북 같은 모바일 장치에서 앱이나 인터넷 브라우저에서 볼 수 있긴 해도 TV에서 보는 일은 쉽지 않았다. 크롬캐스트를 꽂으면 TV에서도 푹의 콘텐츠를 고화질을 즐길 수 있지만, 리모컨으로 TV에서 콘텐츠를 골라 보는 것은 어려운 일이었다. 전용 하드웨어도 없던 터라 IPTV나 케이블 TV와 어느 정도 거리를 두었던 것이다.

이처럼 푹은 모바일에 집중해 왔지만, 그 전략을 바꾸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지금까지 거리를 두었던 거실 침투를 시작한 것. 그렇다고 푹이 직접 나서는 것은 아니다. 푹의 콘텐츠를 거실에서 보려면 관련 하드웨어를 만들어야 하는데, 푹에게는 그러한 여력이 없다. 대신 그런 능력을 가진 하드웨어를 활용하기로 했고, 에브리온TV 우노큐브(이하 우노큐브)가 푹의 파트너가 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노큐브는 지상파 수신을 위한 안테나 단자와 유무선 랜을 통한 인터넷 TV 수신을 할 수 있다.

몇 달 전 출시한 우노큐브는 공중파 수신과 에브리온의 무료 채널을 결합한 셋톱박스다. 그런데 우노큐브는 여러 흥미로운 특징을 갖고 있는 데 그 중에서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로 작동하는 셋톱이라는 점이다. 요즘 셋톱이 대부분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얹기는 했어도 안드로이드 응용 프로그램으로 확장하고 리모컨으로 다루는 형태는 드물다. 더구나 공중파와 인터넷 TV를 동시에 볼 수 있는 장치로는 특이한 형태다.

우노큐브는 12월 업데이트를 통해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바로 푹이다. 공중파와 무료 인터넷 TV에 푹 관련 기능을 추가한 것이다. 앞서 말한 대로 푹은 유료 가입자에게 모바일에서 지상파 3사와 JTBC, TV조선 종편을 실시간과 VOD로 서비스해왔다. 서비스 가입 여부에 따라 KTH의 플레이(PLAYY)에서 제공하는 영화나 애니메이션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푹의 일부 서비스를 이번 업데이트에 적용한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우노큐브용 푹 VOD의 메인 화면. 화면은 단순한 구조다.

일단 처음은 주문형 비디오로 시작한다. 우노큐브의 푹 이용법은 쉽다. 푹 기능을 포함한 업그레이드를 끝낸 뒤 우노큐브 리모컨의 VOD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푹을 실행한다. 더구나 우노큐브에 적용된 푹은 리모컨 환경에 맞춰 인터페이스를 바꾼 터라 다루기도 쉽다. 단지 이용자는 방향 버튼과 확인 버튼만 누르면 컨텐츠를 고르고 시청하는 데 어려움은 없다. 리모콘 맨 아래에 있는 앞뒤 탐색 버튼을 누르면 20초씩 건너 뛴다. 다만 탐색 버튼의 위치가 너무 아래 쪽에 있어서 자주 다루기가 약간 불편할 뿐이다. 20초씩 건너 뛰면 버퍼링 시간이 좀더 걸리지 않을까 싶었는데, 걱정할 필요는 없었다.

화질도 IPTV에 뒤지지 않는다. 모바일에서 화질이 아니라서다. IPTV에서 보는 수준의 고화질은 우노큐브에서도 볼 수 있다. 물론 이는 초고화질 옵션을 포함한 요금제에 따라 결정되는 부분이다. 하지만 화질에 대한 걱정은 할 필요가 없다. 모바일용 푹은 무선 데이터를 소비하는 상황에 맞게 여러 화질의 옵션을 선택할 수 있는 반면 우노큐브의 푹은 TV 환경에 맞는 고화질 콘텐츠를 전송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VOD 버튼을 누르면 곧바로 푹이 실행되고 4방향 버튼으로 손쉽게 다룰 수 있다.

무엇보다 기존 푹 이용자에게 푹이 지원되는 우노큐브는 여러모로 유리하다. 종전에 푹 요금제가 모바일과 PC, 그리고 TV까지 볼 수 있는 실시간+VOD 요금제(7천900원)라면 가입한 푹 계정만 입력해도 추가 요금을 내지 않고 모바일은 물론 TV에서 VOD를 볼 수 있다. 다만 고화질로 보려면 조금더 비싼 요금제(1만900원)를 내야하지만, IPTV나 케이블 TV를 설치하는 것에 비하면 훨씬 값싼데다 모바일에서 TV까지 단일 요금제로 방송3사와 종편 VOD를 모두 볼 수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특징이다. 푹이 지상파 3사에서 모인 서비스라는 점에서 분쟁에 따른 중단 없이 안정적으로 서비스하는 점도 빼놓기 어렵다.

우노큐브와 푹은 12월 업그레이드를 통해 VOD만 서비스를 하지만, 순차적으로 실시간 TV와 방송 직후 주문형 비디오를 시청할 수 있는 온에어 VOD(On-Air VOD)도 도입할 채비를 하고 있다. 이 서비스까지 모두 갖추면 우노큐브는 푹을 위한 TV 플랫폼으로 완성되는데, IPTV나 케이블 TV를 자주 보지 않는 모바일 이용자나 VOD 비용을 아끼려는 이들에게 가장 효율적인 옵션을 준비하는 셈이다. 우노큐브를 만난 푹은 어쩌면 IPTV의 조용한 암살자가 될지도 모를 일이다.

덧붙임 #

이 글은 우노큐브의 원고료를 받은 유가 콘텐츠입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Be First to Comment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