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재미있는 경험을 안겨준 제품들을 돌아보며…

몇 시간만 지나면 새 달력을 꺼내 걸어야 하는 지금 2013년의 마지막 글을 이제야 블로그에 올린다.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것처럼, 써보지 않으면 모른다’는 것이 제품을 대하는 나의 믿음이었기에 올해도 새로운 경험을 줄 것 같은 수많은 제품을 오랫 동안 써보고 그 이야기를 블로그에 정리하려 애썼다. 비록 모든 제품이 기대했던 그 무엇을 충족했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좋은 것과 나쁜 것 모두 내 경험의 일부가 된 것이 그저 고마울 뿐이다. 때문에 올해 내게 다양한 각도에서 제품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도와준 수많은 제품 중에서 정말 오랫동안 살펴보게 했던 몇 가지 제품을 꼽아 그 제품들의 현재를 가볍게 짚어본다.


요란했지만 용서할 수밖에 없는 ‘크롬캐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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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롬캐스트
는 올해 가장 시끄러웠던 제품 중에 단연 으뜸이었을 것이다. 35달러라는 싼 값에 스마트 장치에서 검색한 다양한 인터넷 컨텐츠를 대형 TV에서 쉽게 볼 수 있었지만 크롬캐스트를 제대로 쓰기 위한 환경이 갖춰지지 않는 곳(우리나라도 그 중 하나)에서 쓰기엔 아쉬움이 많다. 크롬캐스트에 거는 기대가 너무 많았기에 실망이 컸을 수도 있으나 가격에서 모든 걸 용서 받게 했다. 2014년 그 후속 제품은 이용자가 바라는 경험을 담아 내놓기를 바란다.


가장 성실하게 발전한 ‘엔비디아 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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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만난 제품 중 이보다 더 성실한 제품은 없을 것이다. 우리나라에 출시될 듯 말 듯하다 결국 출시가 되지 않았지만, 엔비디아 쉴드를 쓰고 있는 이들은 도대체 이 게임기가 어디까지 발전할지 더 기대하고 있을 것이다. 단순히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넣은 엔비디아의 휴대 게임기로만 알고 있었으나, PC와 클라우드의 스트리밍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술력을 꾸준하게 접목해 지금은 이전과 다른 머신으로 바뀌어 있다. 내년 2세대가 공개되기 전까지 얼마나 더 많은 가능성을 보여줄지 계속 지켜봐야 할 제품이다.


내게만 뜨거웠던 ‘소니 QX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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렌즈처럼 만든 그것을 카메라라고 소개했을 때 소니가 받았던 찬사는 정말 대단했지만, 실제 제품이 출시된 뒤의 반응은 의외로 차가웠다. 소니 DSC-QX10이 카메라인 것은 맞지만, 스마트 장치와 함께 써야 할 컴패니언 도구라는 점이 작은 카메라를 원했던 이들의 눈높이에 맞지 않았던 것이다. 기대치를 낮추고 스마트폰 카메라의 단점을 보완하는 보조 도구로 쓰면 괜찮지만, 깐깐한 이용자의 입맛을 만족시키진 못한 모양이다. 하지만 내게는 사진을 찍는 새로운 재미를 준 스마트폰 컴패니언 도구 중 하나였다.


윈도8 태블릿의 정석 ‘델 베뉴8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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윈도8 태블릿을 어떻게 만들어야 하는가에 대해서 구구절절 이야기하고 싶지 않다. 적어도 델 베뉴8 프로보다 더 잘 만들면 나는 아마도 높은 점수를 줄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만듦새를 비롯한 기본기 하나는 잘 갖췄다는 이야기다. 다른 운영체제의 태블릿과 비교하면 제원이 좋은 편은 아니지만, 손에 들고 다니면서 쓸 수 있는 PC로 보면 강력한 휴대성과 호환성을 따라 갈만한 제품도 없다.  애석하게도 델 코리아는 이 제품을 국내에 팔 계획이 없다고 하니 알아서 구하시길.


왜 필요한가의 의문을 지운 ‘갤럭시 노트3+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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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심사위원이 “공기 반, 소리 반”이 K팝스타에서 계속 회자되는 것처럼 갤럭시 기어를 이야기할 때 “사서도 안되고 사지도 말아야 할 제품”이라는 데이빗 포그의 평가는 꾸준하게 인용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의 결론에 동의하지 않는다. ‘갤럭시 노트3+기어’의 메시지를 대중적으로 풀어내는 것에 실패한 것일 수 있지만, 방향성이 틀린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몇 달 동안 두 제품을 함께 쓰며 이제 불필요한가에 대한 의문은 지운 상태지만, 단지 다음 버전은 더 작고 예쁘게 나오길 바랄 뿐이다.


서랍에서 잠자고 있는 ‘립모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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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인터페이스에 대한 도전은 늘 설레인다. 눈으로 보는 것이든 팔뚝으로 조작하는 것이든 다른 경험을 주는 인터페이스는 가능성과 재미를 동시에 주기 때문이지만, 그 도전자 중 하나인 립모션은 지금 서랍에서 잠자고 있다. 센서를 이용, 공중에서 움직이는 모든 손가락을 추적해 PC와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조작할 수 있는 에어 제스처 기능을 구현해주는 보조 장치였지만, 일상에서 쓸만큼 활용도가 높은 장치는 아니다. 언젠가 서랍 속에서 잠지고 있는 립모션을 다시 깨울 날이 왔으면 좋을 듯하다.


이 계절에 고마운 ‘젠하이저 모멘텀 온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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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하이저 모멘텀 온이어는 늦여름에 만난 탓에 이야기는 하지 않았다. 가뜩이나 무더운 여름에 헤드폰은 역시 공감할 만한 장치는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그 어느 때보다 추운 이 겨울, 모멘텀 온이어는 편하고 따뜻하다. 귀에만 살짝 걸치는 온이어 타입에 알칸타라 소개의 이어패드는 귀를 더욱 따뜻하게 감싼다. 과장되거나 왜곡되지 않은 소리도 마음에 들지만, 기계적 감성이 강한 젠하이저에서 내놓은 젊은 감성의 제품이라는 점이 마음에 든다. 그나저나 안드로이드에서 쓸 수 있는 리모터 컨트롤 케이블 좀…


내년이 기대되는 ‘킨들파이어 HD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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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 킨들파이어 HDX
는 올해에 샀던 여러 태블릿 중 좋은 선택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가격에 비해 좋은 제원의 제품이었지만, 이 제품을 다 누리기 위한 환경이 조금 부족했던 것이다. 다양한 컨텐츠와 앱을 즐길 수 있었고 이제 한글도 무리 없이 표현했지만, 아마존이 없는 곳에서 이 태블릿의 영향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킨들파이어 HDX는 가 자체가 아마존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제품의 평가는 2014년에 달라질 수 있다. 들리는 소문처럼 우리나라에 아마존이 진출한다면 말이다.


아직 이야기하지 않은 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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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끝자락에 만난 ‘구글 글래스’와 ‘토크’, 그리고 ‘페블’
2014년은 이 제품들의 이야기로 시작할 예정이다.


그리고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말하는 대로 이뤄지는 2014년이 되시길~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4 Comments

  1. 2013년 12월 31일
    Reply

    우어!!! 다음에는 저도 이렇게 한번 도전해봐야겠네요!
    그런데;;; 다음 타자는 혹시 있을까요? -0-

    • 칫솔
      2014년 1월 2일
      Reply

      다음 타자는 2014년 12월 31일에 들어서겠죠? ^^

  2. 2013년 12월 31일
    Reply

    새로은 제품에 대한 평가는 호불호가 갈릴 수 밖에 없고, 처음부터 대중적인 인기를 끌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결국 시행 착오와 실패를 통해 향상되어 갈 것이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갤럭시 기어에 쏟아지는 비판과 비난 역시 자연스러운 것이라 생각되며, 2014년에는 더욱 발전하기를 기대해 봅니다.
    칫솔님 글 그동안 잘 읽었구요, 2014년 새해 건강하시고 행복 하시기를 기원 드립니다.

    • 칫솔
      2014년 1월 2일
      Reply

      네. 써보지 않고는 오해를 많이 낳는 부분도 있는 만큼 평가나 인용 역시 더 신중해져야 하는 듯합니다. 2013년 한해에도 관심을 보여주셔서 고맙습니다. 2014년은 더욱 건승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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