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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인사이드 디지털/간담회&전시회 l 2016/02/26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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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아라는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 성능을 가진 부속을 하나의 틀에 꽂아 만드는 조립식 스마트폰이었다. 제조사나 이통사를 통하지 않고 이용자가 직접 모듈을 고를 수 있어 스마트폰의 가격을 낮출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 해 푸에르토리코에서 하려던 상업적 실험이 틀어진 이후 프로젝트 아라의 미래는 불투명해졌다.

그런데 모듈을 결합하는 프로젝트 아라의 혁신적인 생산 방식은 제품 제조사들에게 위협이 될 수 있는 요소였으나 이 방식을 적극적으로 연구한 곳은 거의 없었다. 스마트폰이 더 고급화되고 재질이나 디자인에 더 집중하면서 모듈 방식을 적용하기엔 설계의 어려움이 따랐다. 하지만 LG G5가 이를 깼다. 유니 바디 디자인에서 배터리를 교체할 수 있는 독특한 시스템으로만 알려진 이 모듈러 방식은 정식 발표를 통해 카메라 컨트롤러와 뱅앤올룹슨 오디오 모듈을 추가해 LG G5의 기능을 더 확장하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하도록 만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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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5의 모듈러는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의 부품을 골라 스마트폰을 조립할 수 있던 프로젝트 아라를 상업 제조사에서 훌륭하게 재해석한 것이다. 비록 모든 요소를 구성할 수 없지만, 이용자가 주어진 스마트폰을 쓰는 것이 아니라 선택에 의해 기능을 보강할 수 있는 모듈을 넣은 것은 분명 획기적인 일이다.

단지 LG G5의 모듈 교체를 둘러싸고 이에 대한 편의성을 지적한 글이 곳곳에 보인다. 이용자가 매번 모듈을 바꿔 가면서 쓰면 오히려 불편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맞는 말일 수도 있다. 하지만 여기에는 오해가 있다. 모듈을 바꿔 끼울 수 있는 것이 매번 모듈을 갈아 끼우면서 써야 한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이용자의 필요에 따라 그냥 모듈을 바꿔 꽂는 것뿐, 다른 모듈을 바꿔 꽂는 것은 어디까지나 이용자의 판단에 달린 일이다. 어떤 이는 자주 끄는 모듈을 꽂아 둔 채 쓸 수도 있고, 어떤 이는 매번 번갈아 가며 쓰게 될 것이다. 음식에 달려 나온 여러 반찬을 모두 골고루 젓가락질 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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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다양한 모듈의 교체 편의성이 아니다. LG G5가 공개된 이후 이 모듈러의 확장성에 대한 상상력을 펼치지 못하고 너무 제한적으로 생각하고 있다는 사실이 안타깝다. 단 두 개의 모듈만 공개하면서 이용자들은 그 두 개의 효용성에만 집중했고 LG는 프렌즈 제품군의 일부로 소개된 이후 그 독창적 요소의 부각을 방해하고 있다. 모듈러를 통해 스마트폰의 제한된 기능, 성능을 벗어나 이용자의 의지에 따라 더 전문화된 단말을 쓸 수 있는 놀라운 가능성이 있지만, 지금까지 알려진 정보를 종합해 볼 때 LG가 그 가능성의 확장에 대해 제대로 이야기를 못하고 있는 것은 분명하다. LG 모듈러를 기획하면서 자체 생태계를 꿈꿨던 개발자들에게 이번 판단은 매우 아쉬울 것이다.

카메라나 오디오 모듈이 전부가 아닐 수 있다는 것은 조금만 생각해 보면 알 수 있는 일이다. 더 빠른 녹음을 위해서, 더 편한 결제를 위해서, 더 나은 연결을 위해서, 더 오래 쓰기 위해서 여러 형태, 기능의 모듈이 존재할 수 있다. 때문에 LG가 이번 G5 데이에서 더 많은 전문화된 모듈을 내놓지 않은 게 두고두고 아쉽다. 카메라 컨트롤러와 고음질 오디오 모듈에서 멈출 것이 아니라 더 전문화된 모듈을 함께 공개하거나 혹은 예를 들거나 관련 생태계 구축을 위한 협력 프로그램과 정책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면, 모듈 생태계 자체에 더 집중했다면 G5의 모듈러에 대한 기대는 지금보다 더 높았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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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 LG 전자는 조준호 사장은 MWC에서 이뤄진 기자 간담회를 통해서 G5의 모듈 아이디어를 모으기 위한 개발자 대회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 독특하고 창의적인 모듈이 개발할 수 있도록 문호를 열겠다는 이야기다. 이는 바람직한 결정이다. 단지 이를 통해 다양한 모듈이 개발되더라도 앞으로 걱정할 일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른 바 하위 호환성이다. 훗날 G5의 후속 제품이 나왔을 때 G5의 모듈을 그대로 쓸 수 있느냐는 것. LG는 G5용 모듈이 늘어날수록 하위 호환성을 유지할 수밖에 없겠지만, G5 이후의 하위 호환성은 좀더 지켜봐야 한다. 하지만 어떻게든 문제를 풀 것이라 믿는다. LG G5에 모듈 방식을 도입했던 그 의지와 노력이 모두 이용자의 편의를 위한 것인데, 어찌 이용자를 불편하게 만들 전략을 세우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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