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와 삼성 3D TV의 불편한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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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두 가전 업체가 3D TV를 모두 발표했습니다. 지난 3월 25일 LG가 서초 R&D 센터에서 블로거와 트위터 이용자들을 대상으로 3D TV 발표 행사를 성대하게 진행했고, 삼성은 이보다 한달 앞선 2월 말 강남역 삼성 본관에서 블로거 행사를 가졌습니다. 두 회사가 모두 3D TV를 출시한 때문에 이제 입체 TV 시장을 두고 뜨거운 경쟁을 시작하게 될 텐데요. 그런데 두 회사의 발표회에 나온 3D TV를 보면서 적잖이 불편한 공통점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안경잡이들에게 둘다 불편하다


3D TV는 안경을 쓰고 봐야 합니다. 1초에 수백장씩 표시되는 영상을 입체적으로 보기 위해서는 이 안경이 필수일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 TV에 표시되는 영상은 평면이지만, 이 안경을 쓰면 뇌는 이 영상을 마치 입체감을 느끼는 것으로 착각하게 됩니다.


문제는 이 안경이 평소 안경을 쓰고 봐야 하는 이들에게는 너무 불편하다는 것이죠. 그러니까 도수가 있는 안경을 쓰고 멀리 있는 사물을 봐야 하는 이들은 그 위에 3D 용 안경을 하나 더 써야 하는데, 두 개의 안경테를 코와 귀에 걸어야 하므로 너무 거추장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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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3D 안경
예전 삼성 3D TV 발표회에 다녀와서도 했던 남겼던 평(삼성 파브 3D TV, 나는 왜 불편했을까?)처럼, 이번에 발표한 LG 3D TV도 이에 대한 대책이 없었습니다. 양사 모두 안경을 쓰고 봐도 불편을 최소화하려고 했다는 데, 솔직히 실제 안경 위에 안경을 써보면 그 말에 조금도 공감이 가지 않습니다. 혹시 두 회사가 불편한 안경을 놓고 공정한 경쟁하자는 것은 아니겠죠?


지난 번 삼성이나 이번 LG 발표에서도 참석자들이 안경 문제를 계속 지적하고 있는데, 두 업체 관계자들은 “지금은 어쩔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하더군요. 어쩔 수 없다는 게 듣고자 하는 답은 아닌 데 말이죠.


“컨텐츠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


3D TV는 3D 컨텐츠가 있어야 합니다. 이는 일반 영상이 아니라 3D에 맞춰서 만들어진 영상이라야 제대로 볼 수 있다는 것이죠. 이 영상을 만들려면 처음부터 3D 전용 카메라를 이용해 촬영을 하던지, 아니면 후반 작업을 통해 각 장면을 입체감 있게 바꿔야 합니다.


그런데 3D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는 대당 3억 원이 넘는다 하고, 후반 작업에 들어가는 소요 비용 역시 만만치 않습니다. 아바타 덕분에 3D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지만, 이제 막 가정용 3D TV 시장이 막 열리기 시작한 시점이라 지금 당장 볼만한 컨텐츠를 쉽게 구하기는 어렵습니다. 위성 방송 채널 하나를 빼면 3D 방송은 없는 상황이고, 블루레이 디스크 플레이어와 컨텐츠를 구하는 일도 하늘의 별따기 만큼 어렵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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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프리카 공화국 월드컵이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처럼 열악한 컨텐츠 시장 때문에 두 TV 업체는 “컨텐츠 확보에 노력하고 있다”고 말하는 중입니다. 두 업체 모두 헐리우드 영화사의 참여를 이끌어내려고 하고 있고, 월드컵 같은 빅 이벤트를 기다리고 있는 것이죠. 이번 월드컵은 3D로 중계할 것이라 아마 3D TV 보급에 적잖이 영향을 미칠 것이고, 실제 이를 통해 경험하면 많은 이들이 3D TV에 대한 생각을 바꾸게 될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다만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지금 3D TV를 사봤자 구매자들이 볼 게 없다는 게 문제겠죠. 컨텐츠 없는 3D TV는 내용물 없는 빈깡통을 사는 것과 다름 없는 일이 아닐 수 없는데, 이러한 차이를 극복할 수 있는 좀더 다양한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덧붙임 #


1. 대략 가격만 한 번 살펴보고 가죠. 삼성은 8000 시리즈를 46인치 420만 원대, 55인치 580만 원대, 8000 시리즈를 46인치 450만 원대, 55인치가 610만 원대에 발표했습니다. LG는 47인치 제품의 출하가가 470만 원대, 55인치 630만 원대입니다. 삼성은 에지형, LG는 직하형인데 비슷한 크기에서는 LG가 약간 더 비쌉니다.


참고로 삼성 3D TV 7000시리즈 55인치 모델의 시중가가 자사의 55인치 풀LED TV가와 거의 비슷하게 맞췄더군요.


2. 다음 글에서는 다른 점을 한번 짚어보겠습니다. 가능하면. ^^


3. 디자인은 LG쪽이 더 나아 보입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10 Comments

  1. 2010년 4월 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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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잘 짚어주고 계시네요..
    기술적인 것은 파나소닉, 소니, 삼성, LG 모두 같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3D TV 콘텐츠 시장도 미국 헐리우드와 파나소닉과 소니의 3D 관련 방송 시스템 시장이 아마도 먼저 열려야 될 시장이라고 보이네요. 그런데 3D 방송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과연 방송사에게 어떤 메리트가 생길지.. 결국 그것은 방송사, 시청자 그리고 광고주 모두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정말 어려운 비즈니스죠. ^^

    디지털 TV 이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TV의 네트워크와 3D 컨버전스는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야할 주제인 듯싶습니다. ^^

    • 칫솔
      2010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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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말씀대로 방송이 얼른 길을 열어야 할텐데, 아직은 여건이 미흡해 걱정입니다. 그래도 월드컵 때는 한번이라도 3D TV를 보고 싶다는… 이 기회를 모두가 잘 활용해야겠지요. ^^

  2. 2010년 4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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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뭐.. 둘 다 제대로 생활에 녹아들려면 한 3~4년은 더 기다려야 할 듯.. -.-;

    • 칫솔
      2010년 4월 5일
      Reply

      아마도요~ 그 전에 3D 컨텐츠라도 좀 쏟아지면 좋을 텐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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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2010년 4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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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초에 수백장이라고 표기해주셨는데.. 120장 아닌가요 ? ^^; 수백장까지는 안될것 같은데..

    • 칫솔
      2010년 4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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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와 삼성이 조금 다릅니다. LG가 480Hz, 삼성이 240Hz 기반의 960CMR이라는 변형된 형식을 쓰거든요. LG는 실제 480장, 삼성은 240장 짜리를 자체 기술로 960장으로 늘렸다고 말하고 있답니다. ^^

  6. 안녕하세요. 이번에 블로거 2기 필진으로 선임된 김K입니다. 앞으로 더 블로그에서 제품 관련 기술적인 이야기를 재미있게 전해드릴 예정인데요, 앞으로 최선을 다해서 어려운 이야기를 딱딱하지 않게 풀어나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바타로 시작된 3D 영화 열풍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토이 스토리 3 등 다양한 3D 영화에 그치지 않고 3D TV 시장의 발돋움으로까지 이어졌습니다. 집에서 편하게 즐길 수 있는 가정용 3D TV나 호프/펍 등에서 스포츠를 보..

  7. 2017년 11월 9일
    Reply

    황당한 삼성 LED TV:약 4년전 60인치 삼성 LED TV를 450만원의 거금을 주고 구입하여 시청중
    최근 처음으로 유선방송기사가 와서 보곤 “이상하게 TV중간에 검은 그림자가 생기네요 아프터 서비스를
    요청해 보세요”란 말에 자세히 보니 정말 검은 그림자가 생겨 삼성 아프터 써비스에 전활하니 웬넘이ARS는 그리도 긴지 어렵게 통화했더니 모델과 시리얼넘버를 알려달라 해서 알려주니 다짜고짜로“제품결함여부에 관계없이 서비스기간이 지났으니 출장비와 부품값을 지불 해야한다”는 배파적 답변후 서비스요원이와서는“안쪽 LED바 가 나갔는데 전체를 바꿔야하고 약170만원이 소요된다”며 사용자잘못은 전혀없으나 어쩔수없다“는 답변 뿐이라니 즉 재수없어 불량품이 걸렸다는 황당한답변뿐~삼성LED TV사지 마셔요 불량이 많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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