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인사이드 디지털/스마트TV&미디어 플레이어 l 2018/01/23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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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IT 뉴스의 중심에 서 있는 구글은 수많은 IT 기업들의 소리 없는 전쟁판에 가까운 CES에 거의 발을 들이지 않았던 기업이다. 지금까지 구글이 직접 부스를 운영하지 않아도 가전 및 모바일 장치와 기술 업체들이 구글의 기술을 쓰는 제품들을 전시한 점도 영향을 미쳤다.

그랬던 구글이 CES 2018에 등장했다. 라스베가스 호텔과 전시장들을 오가는 모노레일에 광고를 붙이고, CES 전시장 중 하나인 라스베가스 컨벤션센터(LVCC) 앞에 대규모 독립 부스도 차렸다. 난데 없는 폭우로 인해 전시 부스 공개가 조금 미뤄지기도 했지만, 구글의 독립 부스가 등장한 것 자체만으로도 뉴스 주제로 다룰 만했다.

구글은 CES 개막 전 공개한 관련 자료에서 안드로이드 씽스 팀이 제품 생태계의 구축에 얼마나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는지 강조했다. 구글에 따르면 구글 안드로이드 씽쓰팀은 이번 CES에서 수많은 OEM 파트너들의 제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그 중 일부는 구글 부스에서 전시하고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이미 상용화된 구글 홈 같은 스마트 스피커 외에도 양산을 위한 상업용 제품들이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 그 중에서도 눈길을 끈 것은 스마트 디스플레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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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 씽스(Android Things)는 간단히 말하면 사물 인터넷(Internet of Things)을 위한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다. 코드명 브릴로(Brillo)라 불렸던 구글 안드로이드 씽스는 2015년에 열린 구글 개발자 행사 구글 I/O에서 발표됐다. 안드로이드 씽쓰는 메모리가 제한된 저전력 사물 인터넷 장치를 위해서 설계한 임베디드 운영체제인 터라 32MB의 매우 적은 램과 특정 작업에 특화된 MCU에서도 작동한다. 또한 저전력 블루투스와 무선 랜을 통해 외부 장치 또는 네트워크에 연결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여기에 안드로이드 씽스 운영체제와 위브(Weave) API 기반 장치를 자동으로 인식하고 즉시 설정하는 기능도 갖췄다.
 
하지만 안드로이드 씽스의 장점은 안드로이드 프레임워크를 적용한 임베디드 시스템을 만들 수 있는 부분이다. 안드로이드 씽쓰가 안드로이드의 변형이기 때문에 기본적인 구조는 안드로이드와 같아서 이미 모바일을 비롯한 다른 안드로이드 앱이나 서비스 개발에 익숙해 있는 개발자의 접근이 쉽다는 게 장점이다. 개발자는 안드로이드 씽스 기기를 PC에 연결한 뒤 안드로이드 스튜디오를 통해 디버그와 앱을 배포할 수 있을 만큼 추가 학습 없이 안드로이드 개발 생태계를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

다만 초기에는 카메라나 블루투스, 미디어, 오디오 재생이나 녹음 같은 API와 안드로이드 프레임워크만 열여 놓은 터라 구글 플레이 서비스에 접근할 수 없었는데, 지금은 이 문제도 개선했다. 안드로이드 씽쓰는 구글 플레이 서비스, 파이어베이스, 구글 클라우드 등 구글 서비스와 연계된 모든 API도 연결할 수 있고, 이를 통해 사물 인터넷 장치를 클라우드 서비스와 연동하는 앱이나 서비스를 만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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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씽큐 WK9.

이처럼 안드로이드 씽쓰가 임베디드 장치의 작동과 프로그램의 운영에 관여할 뿐만 아니라 구글 플레이와 연계해 관련 앱을 배포하고 유지하는 등 기존 안드로이드 생태계의 편의성까지 접목한 것은 눈에 띄지만, 구글의 의도한 운영체제의 존재 목적대로 쓰이는 것이냐는 점은 조금 다르다. 안드로이드 씽스가 소형 로봇이나 라즈베리 파이 같은 하드웨어 플랫폼, 그 밖의 사물 인터넷 장치에서 실험적으로 쓰이는 사례가 나왔지만, 이 운영체제 자체의 제품 생태계에 미치는 영향은 커 보이지 않았다. 구글 어시스턴트를 내장한 수많은 스마트 스피커에 이미 실려 보급되고 있는 상황이었음에도 그 영향력을 크게 느끼진 못하고 있다.

구글이 CES에서 스마트 디스플레이라는 새로운 제품 카테고리를 내놓은 것은 그 문제를 보완하기 위한 장치로 보인다. 구글 어시스턴트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아마존의 에코 쇼를 연상 시키는 듯한 제품이다. 디스플레이를 결합한 지능형 제품으로 이용자에게 필요한 시각적 정보를 보여줄 수 있는 점에서 거의 비슷하다. 쉽게 말하면 화면을 단 구글 홈인 셈이다. 다만 에코 쇼가 아마존의 알렉사를 이용하는 반면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구글 어시스턴트가 핵심이다. 종전 구글 어시스턴트가 스피커나 이어폰, 스마트폰을 통해서 음성이나 약간의 시각적 정보를 전달한 것과 달리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연동 없이 구글 어시스턴트의 시각적 표현을 좀더 강화했다.

이를 테면 홈 화면은 시간과 날씨, 약속 같은 정보를 표시하고 장소를 검색해 이를 지도에 표시하고 좀더 세세하게 들여다 보거나, 구글 포토에 올려 뒀던 사진을 연속으로 보여주는 디지털 액자처럼 활용할 수 있다. 카메라를 내장한 제품은 화상 통화를, 네스트 카메라를 갖고 있다면 실시간 웹캠 영상을 수신할 수도 있다. 부엌에 두고 요리법을 검색한 뒤 유투브에서 요리 영상을 찾아 띄워 배울 수도 있다. 간단한 퀴즈 같은 게임도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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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노버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이러한 기능은 사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할 수 있지만, 정보의 형식이나 제품의 형태, 가격 등 가정의 스마트 장치로 활용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다. 때문에 구글은 가정용 스마트 장치라는 새로운 틈새를 스마트 디스플레이로 파고들겠다는 생각을 이 제품에 담았던 것이다.

그런데 이 제품을 CES에서 공개한 방식도 흥미롭다. 종전까지 구글은 구글 홈 같은 스마트 스피커와 구글 크롬 캐스트 등 스트리밍 장치 같은 새 카테고리의 제품을 출시할 때 다른 제조사와 협업에 무게를 두기보다 구글 자체 브랜드에 좀더 집중했으나, 구글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다른 제조사와 협업에 무게를 뒀다. CES에서 구글은 LG, 레노버, JBL, 그리고 소니가 구글 어시스턴트 스마트 디스플레이 제품을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구글 홈과 크롬 캐스트는 구글이 먼저 시작해 생태계를 조직했던 반면, 스마트 디스플레이는 제조 생태계와 협업을 우선하는 상징적 조치처럼 보인다.

구글 브랜드의 스마트 디스플레이 제품이 전혀 없는 것이 생태계 스스로 생존력을 넓히도록 만들려는 의지의 표시인지는 모를 일이다. 단지 한 가지 확실한 점은 이제 모바일 이외의 시장에서 이용자가 인지할 수 없는 세계까지 안드로이드의 가지가 조금씩 뻗어 나갈 것이라는 점이다.

덧붙임 #

이글은 디지에코에 보낸 보고서의 내용을 요약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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