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이6와 와이파이 6E는 무엇이 다른가?

20년 전만 하더라도 우리 일상에서 빼놓을 수 없는 무선 데이터 통신 기술로 자리 잡을 거라고 예상하기 어려웠던 와이파이는 꾸준히 기술적인 진화를 거듭해왔다. 한정된 전송량을 가진 이동통신과 다르게 일정한 공간 안에서 데이터를 자유롭게 쓸 수 있는 와이파이로 인해 다양한 장치들이 무선으로 어디에서나 손쉽게 인터넷에 연결되어 더 많은 기능과 편의를 제공했다.

와이파이는 몇년마다 새로운 표준안을 내놓는다. 여러 회원사들이 모여 있는 와이파이 얼라이언스(Wi-Fi Alliance)가 시대 상황과 요구에 맞는 와이파이의 성능을 제공할 수 있도록 개선된 기술을 검토하고 이를 정리해 업계 표준으로 채택해 온 것이다.

새로운 와이파이 표준들은 근거리 통신망에 대한 통신 표준은 얼마 전까지 802.11+숫자를 붙인 형태로 발표했다. 802.11은 1980년 2월 설립된 IEEE 802 위원회의 무선 근거리 통신망을 위한 11번째 검토 영역을 가리키는 것이었다. 하지만 소비자들 입장에서 이러한 표기법으로 구분하기 어려운 터라 2018년 10월 802.11ax 기술을 식별하기 위한 와이파이6(Wi-Fi 6)라는 브랜드를 쓰기로 결정하고, 그 이전에 나왔던 802.11ac를 와이파이5로, 802.11n을 와이파이4로 정리했다.

와이파이 세대 구분(이미지 출처 : 와이파이 얼라이언스)

와이파이 뒤에 붙이는 숫자에 따라 최신 표준으로 정리하기로 결정한 뒤 처음 나온 표준은 2019년에 공식 표준으로 인정된 와이파이6다. 그런데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2020년 1월 와이파이 6E를 발표한다. 와이파이6보다 뒤에 나왔으니 새로운 규격으로 보기에 딱 좋은 그림이다.

하지만 와이파이 6E는 완전히 새로운 규격은 아니다. 기본적으로 와이파이6와 같은 표준안을 공유하고 있고 주파수에 관한 일부 변화된 사항을 추가한 것이라서다. 때문에 합의된 새로운 표준이라기 보다 확장판 쯤으로 이해하는 것이 쉬울 듯하다. 와이파이 6E가 확장판이라면 핵심은 와이파이6에 있는 셈이다.

와이파이6(802.11ax)가 2018년 10월에 공개될 당시 와이파이5보다 성능 측면에서 크게 개선됐다. 와이파이6의 최대 전송 속도는 9.6Gbps로 와이파이5에서 목표로 했던 6.9Gbps보다 초당 전송량이 많다. 그렇다고 새로운 주파수를 쓰는 것은 아니다. 업계가 면허 없이 쓸 수 있도록 허용된 2.4GHz와 5GHz의 비면허 주파수 대역을 이용한다.

ODFM과 OFDMA의 패킷 차이(이미지 출처 : Qorvo)

와이파이6가 기존과 같은 주파수를 쓰면서도 더 나은 전송 성능을 갖게 된 것은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싣기 위한 여러 기술을 적용한 때문이다.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와이파이6 표준을 발표하면서 직교 주파수 분할 다중 액세스(OFDMA), 다중 사용자 다중 입력 다중 출력(MU-MIMO), 160MHz 채널, 목표 기상 시간(TWT), 1024 직교진폭변조(QAM) 모드 등 기술로써 더 빠른 속도와 효율성을 가진 중요한 통신 플랫폼으로서의 역할로 확장한다고 밝혔다. 이 기술들을 쉽게 이해하기는 어려울 지 모르나, 정해진 대역폭 안에서 최대한 많은 데이터를 전송할 수 있는 기술로 정리할 수 있다.

각 기술의 특징을 간단히 요약하면 이렇다. 와이파이5에서 쓰던 직교주파수분할 멀티플렉싱(OFDM)은 20MHz 또는 40MHz의 대역폭을 나누지 않고 할당된 대역폭 전체를 하나의 데이터 패킷을 전달하는 데 쓴다. 장치가 대량의 데이터를 소비하지 않더라도 할당된 대역폭을 모두 쓰기 때문에 그 자체로 효율이 떨어지는 데다, 더 많은 장치가 접속하면 패킷을 순차적으로 보내야 하므로 전송 성능에도 영향을 미친다.

와이파이6의 직교주파수분할다중 액세스(OFDMA)는 이 대역폭을 접속된 장치의 필요에 따라 나누어 하나의 데이터 패킷에 여러 데이터를 함께 실어 보낼 수 있다. 대역폭 전체에 하나의 데이터 패킷만 보낼 수도 있으나 더 많은 장치가 접속하면 대역폭 나눠 필요한 데이터를 하나의 패킷에 나눠 담아 전송하는 것이다. 즉 와이파이5가 대형 트럭 1대에 1가지 물건만 실었다면, 와이파이6에선 여러 물건을 함께 실어 배달하는 셈이다. MU-MIMO는 이러한 트럭이 동시에 여러 대 움직이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와이파이 6와 6E의 주파수 및 밴드 구분(이미지 출처 : 브로드컴)

이처럼 와이파이6는 와이파이5보다 더 넓은 대역폭과 전송 성능을 향상시키기 위한 변화된 기술을 포함하고 있지만, 면허 없이 업계에서 공용으로 쓸 수 있는 기존 2.4GHz와 5GHz 주파수 대역에 한정되어 적용된 터라 더 넓은 대역폭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 와이파이6의 목표 전송 속도인 9.6Gbps를 달성하려고 해도 현실적으로 이를 실현하는 장치는 찾기 어렵다.

결국 와이파이의 성능을 높이려면 주파수를 더 확보하고 채널 대역폭을 확장해야 하는 필요에 따라 와이파이 6E가 등장했다. 와이파이 6E는 6GHz 대역의 주파수를 와이파이에서 활용할 수 있는 규격이다. 때문에 기존 와이파이6의 규격에 6GHz 주파수로 확장하는 것을 추가한 것이라서 별도의 규격이 아니라 E를 붙어 확장된 규격의 개념을 적용한 것이라 별도의 로고가 없다. 다만, 와이파이 얼라이언스는 6GHz 대역에서 80MHz 채널 14개 또는 160MHz 채널 7개를 추가할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다.

6GHz 대역의 와이파이는 2.4GHz나 5GHz 비면허 대역처럼 각국 규제 기관에서 정한 비면허 대역에서 작동한다. 우리나라는 지난 해 와이파이 6E처럼 6GHz 대역에서 쓸 수 있는 비면허 대역을 확정했다. 5,925~7,125MHz 대역으로 1,200MHz 대역폭이다. 다만 이 대역폭의 일부를 이동통신사와 방송에서 활용 중이어서 2022년 하위 500MHz만 우선 공급된다.

와이파이 6E가 가져올 이점들(이미지 출처 : 와이파이 얼라이언스)

물론 높아진 주파수 특성으로 장애물에 의한 신호 품질에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와이파이 메시 같은 몇 가지 보완책이 있는 만큼 너무 걱정할 필요는 없다. 다만 확장된 주파수를 쓰기 위해선 무선 공유기나 스마트폰, PC 같은 무선 장치들이 해당 주파수 대역을 쓸 수 있도록 준비되어야 한다. 만약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공유기를 갖고 있다고 해도, 와이파이6를 위한 무선 칩과 안테나를 탑재했던 플래그십 스마트폰을 연동하면 6GHz 대역을 활용할 수 없다.

다만 2021년에 출시되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은 와이파이 6E를 대부분 탑재할 듯하다. 최근 발표된 퀄컴 스냅드래곤 888은 이미 와이파이 6E를 지원하고 있어서다. 물론 제조사에 따라 그 선택은 달라질 수 있으므로 무선 랜 규격을 꼼꼼히 챙겨봐야 한다. 인텔도 지난 해 11월 발표한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인텔 Wi-Fi 6E AX210 무선 랜 어댑터를 노트북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으므로 올해 출시되는 노트북 중에 와이파이 6E 탑재 여부를 확인해 보는 것이 좋다.

그러나 와이파이 6E를 지원하는 모든 제품이 무조건 최대 9.6Gbps의 속도를 내는 것은 아니다. 무선 공유기의 칩 성능과 안테나 구조, 스트림 수 등 여러 요건에 따라 9.6Gbps 성능을 낼 수 있겠으나, 그런 고성능 제품은 쉽게 주머니를 털어서 살 수 있는 수준은 아닐 것이다. 와이파이6 공유기 중 전송 성능이 좋은 제품일수록 더 비싸게 출시된 터라 와이파이 6E 무선 공유기들도 이러한 가격 구조에서 쉽게 벗어나진 않을 것은 뻔하다. 그렇더라도 가정 내 나날이 증가하는 무선 장치의 연결 환경을 고려한다면 와이파이 6나 6E를 눈여겨 보라. 노트북이나 태블릿 같은 컴퓨팅 장치 뿐 아니라 TV, 냉장고, 스피커, 전구나 센서, 심지어 현관문까지 모두 무선으로 연결되고 데이터량이 증폭되는 현실을 알게 될 때 그 해답이 와이파이 6 또는 와이파이 6E에 있다는 것을 알게 되니 말이다.

덧붙임 #

  1. 스킨 오류로 이 곳에 공개된 모든 글의 작성일이 동일하게 표시되고 있습니다. 이 글은 2021년 1월 7일에 공개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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