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린터만 파는 시대의 끝에서 기회 노리는 HP의 전략

최근 HP의 프린터 부문(Image&Printing Group)은 끊임 없는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이는 새로운 디자인의 제품, 새로운 기술이 아니라 제품을 쓰는 이용 행태에 맞는 서비스를 구축하거나 제품을 사는 이들에 대한 새로운 구매 방식을 제안하는 것이다. 어쩌면 점유율 확보를 위해 잉크젯과 레이저 프린터 시장에서 일어나는 낮은 단가 경쟁 같은 현실적 고충도 있지만, 그보다는 개인이나 기업이 프린터를 이용하는 형태가 달라지는 것을 예측하고 이에 따라 대응력을 서둘러 키우는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볼 수 있다. 때문에 모든 컴퓨팅 부문의 기술과 제품을 갖고 있는 HP의 자산을 반영해 새로운 가치의 프린터와 서비스를 팔겠다는 것이 2012년도 HP IPG 프린팅 전략 발표회에서 말하고자 했던 것이다.


기업에 맞춰 새롭게 포장된 e프린트 기술


HP가 지난 해부터 강조하는 것이 e프린트 기술이라는 클라우드 프린팅이다. e프린트 기술은 유무선 인터넷에 연결된 프린터에 고유의 e메일 주소를 부여해 PC가 없어도 다른 장치의 결과물을 출력할 수 있도록 만든 기술이다. 이는 프린터가 더 이상 PC를 필요로 하지 않으며, 드라이버를 까는 복잡한 과정 없이 스마트폰과 스마트 패드에서 만든 수많은 창작물을 종이에 손쉽게 인쇄할 수 있는 장점을 지녔다. HP는 지난 가을 중국 상해에서 열린 2012년 신제품 발표회 이후에 출시하는 HP의 모든 잉크젯 제품과 레이저 프린터에 e프린트 기술을 넣는다고 발표했다. 이러한 e프린트 기술을 기반으로 앞으로 기업용 제품 시장의 공략법을 어제 기자 간담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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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이야기의 핵심은 e프린트 기술이 들어간 레이저 프린터를 도입하려는 기업에 보안을 강화한 기업용 e프린트 서버를 함께 공급하는 것이다. 보통 e프린트 기술을 쓰기 위해서는 HP가 운영하는 e프린트 센터라는 서비스에 프린터 정보를 반드시 등록해야만 한다. 물론 기업용 제품군도 e프린트 센터에 프린터를 등록할 수 있지만, 기업의 IT 관리자는 e프린트 센터에 등록해 놓은 수많은 프린터를 직접 관리할 수 없고 보안을 우려한다. 때문에 기업이 쓰고 있는 e프린터만 따로 관리하면서 보안을 강화할 수 있도록 소프트웨어를 담은 서버도 함께 공급하는 것이다.


기업용 e프린트 서버가 갖는 강점은 모든 프린터의 작동 상황을 한 자리에서 파악할 수 있다는 점이다. 문서로 출력되는 데이터의 흐름을 관리하고, 프린터의 상태를 한 자리에서 진단하고 관리할 수 있다. 모든 프린터가 인터넷을 통해 관리되므로 1개 층, 1개 건물이 아니라 지방의 지사에 있는 프린터까지도 본사에 있는 서버를 통해 직접 관리하고 상황에 필요한 지침을 내릴 수 있다. 또한 모바일 시대로 전환하면서 직장의 근무 환경이 바뀜에 따라 고정된 장소가 아닌 이동 중 문서 출력을 할 수 있도록 좀더 유연한 클라우드 프린팅 환경으로 바꿔야 하는 기업들이 갖고 있을 고민도 해결한다. 1장을 인쇄하는 데 들어가는 1달러의 인쇄 비용과 별도로 9달러의 관리 비용을 절감하고 모바일 환경에서 필요한 클라우드 프린팅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서는 서버를 이용한 관리의 집중화가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는 것이 HP의 주장이다.


물론 e프린트 서버와 레이저 프린터를 구매하는 것은 기업에게 구매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 관리 비용의 부담이 줄어든다고 해도 기업 규모에 따라 초기 부담이 늘어나는 것은 달갑지 않은 일이다. 이에 한국 HP 민경삼 상무는 “초기 서버 구매가 부담스러워 할 기업을 위해 리스(서버 대여)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이에 대한 대안도 준비하고 있음을 밝혔다.


프린터를 사지 않아도 되는 사업 모델 나올까?


그런데 어제 전략 발표회의 이면에 숨겨진 사업 모델이 하나 더 있는 듯 보인다. 모든 레이저 프린터를 중앙 통제해 업무와 관리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목적 외에도 e프린터를 활용해 개인 이용자를 겨냥한 특정 사업 모델에서 프린터 활용도가 더 높아질 수 있는 부분이다. 이를 테면 특정 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에게 매일 컨텐츠를 배달하는 통로로도 쓰일 수 있기 때문에 프린터를 전략적인 상품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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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 테면 매일 인쇄물을 받아봐야 하는 학습지 서비스에 가입한 이용자들에게 학습지 회사가 값싼 e프린트 잉크젯 프린터를 보내주고 중앙 서버에서 해당 과제를 매일 출력하도록 만드는 것이 하나의 예가 될 수 있다. 이는 이용자가 그 서비스를 이용하기 위해 프린터를 사는 게 아니라 서비스에 가입하면 프린터를 받고 꾸준하게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마치 2년 요금제에 가입하면 스마트폰을 받는 이동통신서비스와 비슷한 모델이다. 이용자는 서비스 이용료만 내는 것으로 프린터 구매 부담을 덜 뿐만 아니라 프린터의 상태와 신규 컨텐츠를 꾸준하게 관리받을 수 있는 만큼 이용자의 부담도 줄어들 것이기 때문이다.


일반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판매하고 프린터를 공급하는 모델은 컨텐츠 시장에서 틈새가 될 수 있다. 이용자가 해당 컨텐츠를 소비하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를 구매하고 서비스를 선택하는 적극성을 가질 때까지 기다릴 수 없으므로 최소한의 비용 부담을 기업이 책임짐으로써 서비스 이용을 촉구하는 데 도움이 될 수도 있다. 결국 그런 개인 서비스를 위해서도 기업용 e프린트 전략은 필요하다. 아마도 이것은 단기적 성과로 나타나지는 않겠지만, 실제 컨텐츠 기업들이 이 모델을 통해 대신 HP 프린터를 팔아주는 시대가 오면 다른 경쟁 업체들은 꽤 배아파 할 것이다.


덧붙임 #


기업용 e프린트 솔루션은 지금 기업이 쓰고 있는 팩스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 팩스가 갖고 있는 전화번호를 e메일이 대체할 뿐만 아니라 스팸을 걸러낼 수 있는 기능을 통해 쓸데 없는 인쇄물을 없애 자원 낭비를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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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itsol Written by:

5 Comments

  1. 올ㅋ
    2011년 11월 13일
    Reply

    e프린트가 팩스를 대체라…

    • 칫솔
      2011년 11월 14일
      Reply

      달라지는 세상의 한 모습이지요.

  2. 2011년 11월 13일
    Reply

    FAX를 받을때 복합기에서 어짜피 내부 디스크나 플래시를 가지는 경우
    PDF로 받아놓고 메일로 쏴서 필요하면 출력하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항상 생기더라구요
    아니면 Samba로 공유해서 특정PC에 저장을 하거나 하면 좋을텐데 말이죠..
    워낙 FAX로 광고가 많이 오니…

    • 칫솔
      2011년 11월 14일
      Reply

      기술적으로는 가능하지만, 그렇게 일일이 옮겨서 확인할 시간이 없을 겁니다. 관리자도 바쁘잖아요~ ^^

    • 신현섭
      2011년 11월 22일
      Reply

      그런 기능은 이미 모든 복합기에 적용되서 쓰이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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