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P, 꼼짝마! 벼르고 벼른 엡손의 신제품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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엡손 신제품 행사를 진행한 박나림 아나운서(왼쪽)와 한국 엡손 히라데이 슈운지 사장(가운데)
그제 한국 엡손이 오랜 만에 신제품 발표회를 열었습니다. 거의 2년 만에 연 행사인 듯 싶습니다. 한국 엡손이 그동안 부침이 좀 있던터라 큰 규모의 행사를 열기 어려웠는데, 어느 정도 정비가 된 모양인지 이번만큼은 야심차게 행사를 준비했더군요. 어제 발표한 엡손 프린터는 모두 13가지지만, 이중에 특판용 제품 3가지를 뺀 10가지가 일반 소비자용 제품입니다. 이걸 단 1시간 만에 다 소개를 해버리더군요. ^^


이번 발표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엡손 프린터가 가진 부정적 인식을 깨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다는 점입니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된 느린 속도에 대한 개선책과 비싼 유지비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을 제품을 소개하는 틈틈이 설명하더군요. 특히 HP의 경쟁 제품과 직접 비교를 하면서까지 속도 문제를 강조한 것이 눈길을 끌었습니다(엡손 입장에서야 제품의 성능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자칫 업체끼리 속도 경쟁을 넘어선 비방전으로 비화될 가능성도 조금 엿보였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이날 발표 제품의 성능은 리뷰를 하게 되면 그 때 자세히 말씀드리기로 하고, 새로 내놓은 엡손 프린터의 달라진 몇 가지만 소개할까 합니다. 속도가 빨라진 이유는 크게 세 가지 입니다. 헤드가 늘었다는 것과 분사 속도가 빨라진 것과 잉크 채임버가 커졌다는 것이지요. 흑백 문서를 빠르게 인쇄하기 위해서 지금 90개 수준의 노즐이 두 배로 늘었습니다. 단, 컬러 노즐의 수는 그대로 유지하는 대신 흑백 노즐과 함께 분사 속도를 올렸습니다. 몇 Hz로 올렸는지는 밝히지 않았습니다만, 컬러 노즐을 늘리지 않고도 사진 인쇄가 빨라진 것을 보면 분사 속도가 빨라진 것은 분명해 보입니다. 여기에 노즐에서 분사하는 잉크 크기가 최대 11pl까지 커졌습니다. 종전 7pl에 비하면 50% 정도 커진 것이지요. 충격 방식의 마이크로피에조 헤드로는 최소 1.5pl~11pl까지 크기를 조절하면서 인쇄하게 돼 하나의 잉크 드롭으로 인쇄하는 면적이 더 커진 것도 빨라진 속도의 비결일 듯 합니다.



덕분에 새로운 엡손 프린터와 복합기들은 대부분 35ppm 안팎의 인쇄 속도를 자랑하더군요. 예전에 20ppm을 넘기기 벅찼던 것과 비교하면 많이 발전했습니다. 엡손이 이 대목에서 HP의 경쟁 제품과 실제 성능 비교를 했는데, 엡손의 압승이더군요. 물론 엡손 측 주장입니다만… 그만큼 자신감이 붙었다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진 인쇄 속도도 더 빨라졌습니다. 포토 복합기 RX 시리즈는 고속 사진을 12초만에 인쇄합니다. 고화질 사진은 23초가 걸리고요. 이 복합기에는 엡손 리얼로이드라는 새로운 프로세스 엔진을 넣었는데, 종전 순차 방식으로 처리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6개의 코어를 병렬로 나열해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만들어 사진 처리를 더 빠르게 했다는군요.

사용자 삽입 이미지아. HP와 비교한 게 두 가지 더 있는데요. 하나는 분사 방식에 따른 인쇄 퀄리티와 염료 특성에 따른 번짐 현상입니다. 엡손의 마이크로피에조 헤드는 진동으로 잉크 방울을 만들어내는 데 반해 열전사 방식은 순간적으로 공기 방울을 만들어 잉크를 밀어내는 방식입니다. 이 차이로 인해 엡손은 잉크 드롭이 정확하게 원을 그리는 것과 달리 HP는 고속 인쇄에서 테일 후킹(잉크가 떨어질 때 일부가 노즐에 걸리면서 원숭이 꼬리처럼 나중에 떨어지는 현상)이 일어난다고 지적했더군요. 습기나 물에 따른 번짐은 안료와 염료의 특성 때문으로 이는 언제나 두 업체의 차이점으로 알려진 것이었지만, 이날은 이것도 강조 사항이 되어버렸네요.

전반적으로 기술이 나아져 좋아 보였는데, 디자인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네요. 개인적으로 영국에서 디자인한 픽처메이트 시리즈처럼 프린터의 스타일이 확 달라지기를 바랐습니다만, 그것까지는 좀 무리였나 봅니다. 그래도 전반적으로 이번 엡손 프린터의 기술적 변화는 눈여겨 볼만한 게 많았다고 판단됩니다. 앞으로 소비자들에 대한 인식을 어떻게 바꿔 나갈지 그게 궁금해지는데, 앞서 말한 제품 비교 동영상은 일부 온라인 광고로도 쓸지도 모른다더군요. 아마 그 동영상이 나가면 파장이 만만치 않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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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 CHiTSOL CHOI Written by:

6 Comments

  1. 2007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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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친구 두명이 엡손 쓰는데 지적 받은 비싼 유지비.. 잉크괴물이라고 욕 하더군요ㅡㅡ;;
    뭐 저야 나중에 산다면 그냥 다나와에서 최저가 레이저프린터 살 듯 합니다만…

    • 2007년 9월 16일
      Reply

      잉크 괴물 빙고! 특히 헤드 정렬과 청소할 때는 죽음이죠~ ^^

  2. 2007년 9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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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 정말 하나도 안변한거 같아요..;;

    P.S.칫솔님 네톤아이디하고 스카이프 아이디 부탁드려요:)

    • 2007년 9월 1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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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자인이 확 바뀐 건 딱 하나 있답니다. 픽처 메이트라는 소형 프린터~

    • 2007년 9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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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 잉크 몬스터라고 해야 하겠군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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