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WC2014 현장] 젠폰 앞세운 에이수스, 인텔의 구원자로 나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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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시장의 강력한 경쟁자는 아니지만, 에이수스가 몇 년 전부터 스마트폰에 공을 들여온 것은 알만한 사람들은 안다. 다만 에이수스가 PC 분야에서 얻은 높은 이름 값에도 불구하고 너무나 쟁쟁한 스마트폰 시장의 경쟁자들 앞에서 기를 제대로 펴지 못하고 있는 모습은 상대적으로 안타까움이 들 때도 있다. 물론 에이수스가 이들과 경쟁할 만한 능력을 처음부터 갖고 있다고는 보지 않는다. 불과 몇년 전만해도 그들이 주장한 플래그십이나 컨셉트 제품들은 하나 같이 시장의 이해와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그런데 MWC 같은 대형 전시회에서 오랜 만에-그래봤자 지난 컴퓨텍스 이후 8개월 만이지만- 에이수스 부스에 들어갔다. 사실 홀1의 에이수스 부스는 2홀과 3홀을 지나는 중앙 통로에 있어 언제나 쉽게 눈에 띄었지만, 그쪽으로 발걸음을 옮기기는 쉽지 않았다. 에이수스가 의외로 MWC 단골이기는 하나 크게 주목받는 업체도 아니고 이렇다할 소식도 없던 터라 꼭 들어가봐야할 곳으로 분류하진 않았으나 가볍게 동향이나 살펴보려고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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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수스의 스마트폰 브랜드는 젠폰(Zenfone). 젠폰은 아주 특별한 느낌을 주는 제품은 아니었다. 몇년 전에 스마트폰을 결합해야 작동하는 태블릿인 패드폰 정도가 조금 특이하게 보였을 뿐 젠폰의 만듦새나 UI의 특색은 그리 강한 편으로 보긴 어려웠는데, 이러한 선입견을 깨야 하는 것이 에이수스의 과제였을 지도 모른다.


다행히 이번 MWC에 내놓은 에이수스의 젠폰 시리즈를 본 이들은 그런 선입견을 조금은 고치는 게 좋겠다고 생각했을 듯하다. 적어도 이전의 젠폰을 본 적이 있다면 말이다. 에이수스는 4, 5, 6인치 대의 3가지 젠폰과 7인치대 패드폰 미니 등 제법 다양한 제품을 부스에 전시했는데, 이 제품들을 보니 만듦새나 기능, UI가 이제는 단순 조립품 이상의 제법 잘 갖춰진 듯한 인상을 받았다. 만듦새는 단순 조립품의 느낌이 들지 않는 깔끔한 마감이 인상적이고, 자기 색깔을 강화하기 위한 Zen UI도 군더더기를 없애고 상당히 잘 정돈해 놓았다.(그런데 일부 UI 아이콘의 형태가 지난 해의 타이젠이나 갤럭시 S5의 새로운 터치 위즈와 유사한 부분도 있다.) 여기에 픽셀마스터라 부르는 고감도 카메라와 소닉 마스터 오디오, 고릴라 글래스 3 등 하드웨어 성능도 상당 부분 보강한 것도 눈에 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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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흥미로운 것은 패드폰이다. 도킹 슬롯에 스마트폰을 꽂아야 태블릿이 작동하는 패드폰은 너무 크고 무거운 단점을 안고 있었지만, 7인치대 패드폰 미니(Padfone Mini)는 그 단점도 덮었다. 4인치 크기의 스마트폰과 7인치 크기의 패드 스테이션(이것은 처리 기능을 제외한 화면과 배터리 모듈만 장착되어 있음)은 각 상황에 맞춰 적당히 역할을 나눴고, 두 장치의 결합과 분해가 자유로워 이용하기 쉽다. 7인치 패드 스테이션의 화면 해상도가 1280×800으로 기대 이하지만, 스마트폰의 무게는 116g이고 폰을 결합한 패드의 무게는 376g으로 무거운 편은 아니고 깔끔한 만듦새도 제법이었다.


MWC에 내놓은 에이수스의 모바일 제품들은 제법 빠른 반응과 다양한 폼팩터라는 특징 외에도 한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모두 인텔 프로세서를 쓰고 있었다는 점이다. 듀얼 코어 프로세서인 인텔 아톰 Z2580(1.6GHz 듀얼 코어)을 채택한 제품인데, 다른 모바일 제품과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최적화가 잘 되어 있다. 지난 해에 중국 업체들이 내놨던 인텔 SoC 기반 제품들은 그 성능을 제대로 이끌어낸 느낌을 받지 못한 반면, 에이수스 제품은 비록 화면이나 저장 공간 등 최고의 부품으로 구성된 제품은 아니긴 하나 모든 제품을 하나의 SoC에 집중한 때문인지 성능의 격차를 체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정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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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인텔이 이번 MWC에서 좀더 강력한 모바일용 칩셋을 발표했으나 이를 채택한 제품을 함께 선보이지 못한 부분에선 두 업체간 호흡에 문제가 있어 보이긴 해도 인텔 입장에서는 이제야 제법 괜찮은 파트너를 만난 듯한 인상이다. 에이수스와 인텔 모두 PC 시장의 강자였지만 모바일에서 아직 힘이 많이 모자른 처지라는 공감대 속에서 서로 많은 협력을 다졌을 지도 모르지만, 확실히 에이수스가 MWC에 내놓은 제품들은 인텔의 구원자로서 자질을 가졌음을 입증하기에 충분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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