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 S2를 오른팔에 찰 때 생각해야 하는 것들

스마트워치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었으면 하는 것을 물었을 때 교통 카드라고 답할 확률은 그리 높지 않을 것이다. 신용카드와 스마트폰 외에도 열쇠 고리 등 이미 교통 카드로 쓸 수 있는 매체물이 너무 많은 데 굳이 스마트워치까지 써야 하나 싶어서다. 때문에 스마트워치에 교통 카드가 들어간다고 해도 그냥 그런가보다 할 뿐, 그리 대단하게 보이진 않을 것이다.

그런데 스마트워치를 쓰는 이들이면 이러한 견해에 다른 의견을 낼지도 모르겠다. 늘 손목에 차는 스마트워치에서 교통 카드 기능을 쓸 수 있다면 어떨까 하는 궁금증은 가질 테니 말이다. 그 질문의 답을 찾을 기회는 올초에 있었다. 지난 3월 MWC에서 공개했던 LG 어베인 LTE에 내장한 충전형 캐시비를 이용해 교통 카드 결제를 할 수 있었으니까. 물론 어베인 LTE의 교통카드 결제 기능에 대해 이야기가 별로 없던 데는 제품의 판매가 많지 않았던 데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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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 카드 이야기를 이제와 다시 꺼내는 이유는 기어 S2 때문이다. 어베인 LTE보다 더 팔리고 있는 기어 S2도 교통 카드 기능을 갖고 있다. 충전형 캐시비와 후불형 티머니도 모두 갖추고 있고, 이용자는 둘 중 하나를 교통 카드로 이용할 수 있다. 스마트폰에 티머니를 쓰고 있을 때 기어 S2에서 충전형 캐시비를 쓰지 못하는 문제가 있지만, 어쨌든 이용자가 주로 쓰는 교통 카드 결제에 대한 옵션을 갖추고 있다.

실제로 기어 S2의 교통카드 기능은 잘 작동한다. 기어 S2용 후불형 티머니를 설치한 이후 버스나 지하철에 있는 결제 장치에 시계 고리 부분을 대면 돈이 잘 빠져 나갔다는 신호음이 울린다. 흥미로운 점은 스마트워치를 교통 카드로 쓸 수 있나 싶어 시험 삼아 써본 이후로 계속 스마트워치를 교통 카드로 쓰고 있다는 점이다. 지갑이나 스마트폰을 꺼낼 필요 없이 그냥 손목만 가져다 대면 요금이 결제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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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기어 S2를 교통 카드로 쓰기 시작하면서 아주 사소한 문제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한다. 가장 자주 부딪치는 문제는 대부분의 요금 결제 장치가 오른쪽에 있다는 점이다. 버스는 하차하는 승객을 위해 뒷문에 두개의 결제 장치를 달아 놓았지만, 지하철이나 버스의 앞문에 있는 결제 장치는 오른쪽에 있다. 기어 S2와 같은 스마트워치를 왼팔에 차는 이들은 왼팔을 오른쪽 결제기에 댄 뒤에 들어가야 하므로 시계를 자연스럽게 대고 들어가는 모양새는 아니다.

그렇다고 이들 교통 카드 장치를 스마트워치에 맞춰 왼쪽으로 옮기라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냥 이용자가 스마트워치를 오른쪽에 차면 해결될 일이다. 다행이 기어 S2는 NFC 안테나가 위아래로 있어 오른팔에 차더라도 교통 카드로 쓰는 데 문제는 없고 오른팔에 찰 때는 교통 카드 앱에서 반드시 오른손 옵션을 활성화해야만 한다. 다만 오른팔에 차는 일이 익숙하지 않은 일일 뿐이다.

문제는 스마트워치를 오른팔에 찰 때 고려해야 할 것이 몇 가지 있는 데 기어 S2 뿐만 아니라 거의 모든 스마트워치가 미비한 점이 있다. 먼저 기어 S2를 왼팔에 찰 때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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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이번에는 오른팔에 찼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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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이미지를 비교해서 보면 한 가지 다른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버튼 문제다. 기어 S2를 왼팔에 찰 때 버튼은 오른쪽에 노출되어 있는 반면 오른팔에 차면 버튼이 옷 안으로 숨어 버린다. 여름이면 그나마 괜찮은 데 긴 옷을 입는 겨울이 오면 버튼을 누르려 옷 안으로 손가락을 넣어서 눌러야 하는 만큼 더 불편하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시계를 180도 돌려서 차는 것이다. 그러면 오른팔에 차더라도 버튼은 손등 방향으로 노출되는 만큼 버튼을 누르는 게 훨씬 쉬워지니까. 하지만 문제는 이렇게 돌려 차면 시계 인터페이스와 메뉴가 모두 거꾸로 표시되는데, 기어 S2를 비롯한 대부분의 스마트워치가 이렇게 돌려 찰 때를 고려한 인터페이스를 준비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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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 화면을 뒤집을 수 없는 아날로그 시계와 다르게 기어 S2 같은 스마트워치는 그 환경에 맞춰 표시 화면의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한다. 왼팔이나 오른팔, 어느 쪽에 스마트워치를 착용해도 편하게 쓸 수 있는 환경까지 고려했어야 하는데, 지금까지 기어 S2를 쓰면서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엿보긴 힘들다. 우리나라의 교통 카드를 이용하는 환경까지 고려한다면 반드시 오른팔에 착용하고 쓰는 환경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하길 바란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5 Comments

  1. 흠냐
    2015년 11월 9일
    Reply

    역시 애플와치만이 제대로 준비되어있군요

  2. 흠냐
    2015년 11월 9일
    Reply

    역시 애플와치만이 제대로 준비되어있네요

    • 칫솔
      2015년 11월 11일
      Reply

      애플 워치도 좋은 제품이지요. 한국에 맞는 기능이 좀더 있다면 더 칭찬을 받았을 테지요.. ^^

  3. 나그네
    2015년 12월 11일
    Reply

    흠…화면 돌리는것이야 SW 업그레이드 같은 방법으로 가능할수도 있겠지만.
    교통카드를 사용하려면 NFC 를 사용해야 할 것이고,
    그러려면 시계의 윗부분을 대든, 아랫부분을 대든 인식이 잘 될수 있도록 HW 적으로 기능 구현이 가능하느냐가 문제겠죠.
    혹시 지금은 NFC 안테나가 한쪽으로 치우쳐져 있어서 그 부분을 위로 해서 차야 하니 화면을 일부러 전환시키지 않는것이지도 모르겠네요.

    • 칫솔
      2015년 12월 11일
      Reply

      아… 기어 S2의 NFC 안테나는 위아래 모두 있답니다. 때문에 뒤집어서 차더라도 결제는 문제가 없지만, 응용 프로그램에서 어느 쪽 안테나를 쓸 것인지 미리 지정해줘야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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