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작의 찜찜함을 잘 털어낸 베가 아이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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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해 팬택이 끊어짐 없는 강철 테두리를 가졌다는 베가 아이언을 내놨을 때 이것이 팬택의 스마트폰에 남아 있는 고정관념을 날려버릴 수 있을지 은근히 기대했던 것은 사실이다. 물론 베가 아이언은 의미가 없는 제품도, 전혀 못만든 제품도 아니다. 수많은 제조사가 대량 양산을 위한 단순한 조립품을 기획할 때 가공이 어려운 강철을 깎고 다듬은 테두리를 넣은 것도 그렇고, 화면 양옆의 테두리가 거의 없는 ‘제로 베젤’에 가까운 시도, 전형적인 직사각형의 모서리만 둥근 형태가 아닌 오른쪽 끝을 사선으로 끊은 듯한 기형적인 만듦새 등 나름 의미는 있는 제품이다.

다만 이 제품이 강철 테두리에 집착한 나머지 한 가지 잊었던 것이 있던 것 같다. 베가 아이언을 보았을 때 그들의 강철의 멋을 그대로 살렸다는 주장과 별개로 어딘지 모르게 어색했던 것은 ‘강철’이라는 재질에만 초점을 맞춘 나머지 그것이 어떻게 조화를 이뤄내고 있는지 보이지 않았던 탓이다. 지난 해 베가 아이언을 접한 뒤 “테두리의 질감이나 머릿결 무늬의 표현력도 좋고 견고한 기능성에는 점수를 줄만 해도 상대적으로 밋밋한 버튼의 모양이 테두리의 장점을 끌어올리지는 못한다.”고 지적한 것도 이 때문이었는데, 노력에 비해 더 많은 점수를 줄 수 없는 찜찜한 기분을 남겼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베가 아이언2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끊어짐 없는 강철 테두리의 특징은 그대로 이어받고 있다. 팬택은 이 점을 집중 홍보하고 있다. 따라서 그 평가가 전작과 같을 위험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베가 아이언2의 테두리에 대해선 전작과 상반된 평가를 하고 싶다는 점에서 무척 다행이다. 비록 이것이 완성형은 아닐지 몰라도 전작에서 가장 찜찜했던 그 부분을 아주 깨끗하게 씻어냈으니까.

베가 아이언2를 손에 쥐었을 때 끊어짐 없는 테두리의 느낌은 전작과 완전히 다르다. 색깔과 무늬를 통해 강철이라는 재질의 느낌을 그대로 살리려 애썼던 전작과 달리 이번에는 오염이나 산화가 되지 않도록 피막을 입히고 착색하는 과정을 통해 강철의 질감을 줄인 것이다. 강철의 느낌을 살리지 않은 대신 매끈하게 다듬은 강철 위에 곱게 색을 바르고 난 테두리의 느낌은 훨씬 더 품격있어 보인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하지만 베가 아이언2의 만듦새를 좀더 긍정적으로 평가하게 만드는 이유는 단순히 테두리의 색깔과 질감의 문제는 아니다. 강철 테두리와 몸뚱이를 가공하는 과정의 어려움이 있는 상황에서도 아주 세세한 부분까지 꼼꼼하게 다듬은 것이다. 전원과 음량 조절 버튼은 물론이고 오른쪽 끝 모서리에 있는 핀 조명과 DMB 안테나, L자형 모서리 스피커와 USB 단자부 등 강철 테두리에서 보이는 모든 요소의 마감이 너무나 깔끔하다. 너무 튀는 느낌으로 만든 것도, 어색하게 보이는 것 없이 너무나 조화롭다. 바로 그 조화로움이 베가 아이언의 찜찜한 평가를 덜어낸 비결이다.

그렇다고 완벽한 만듦새라는 것은 아니다. 배터리 덮개의 밋밋한 재질, 지문 센서가 포함된 덮개를 쓰지 않을 때 너무 튀어나와 보이는 카메라, 상대적으로 두꺼워진 화면 양옆의 베젤은 약간 점수를 깎을 만한 이유다. 그렇더라도 베가 아이언2에 주고 싶은 높은 점수에 비하면 그것들은 보잘것 없는 이유들이다. 테두리의 완결성과 더불어 돌아온 홈버튼과 구글의 압박에도 꿋꿋이 적용한 옵션 버튼, 복잡함을 덜어낸 간소한 UI, 줄일 대로 줄인 사전 설치 프로그램들, 이용자 입맛에 맞게 아이콘 및 UI를 편집하거나 다운로드할 수 있는 장터 등 베가 아이언2의 종합 평가 점수를 높일 수 있는 요소는 더 많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그런 모든 요소를 감안하면 베가 아이언2는 만듦새에 있어 전작의 찜찜함만 털어낸 제품이라고 끝내기에는 확실히 아쉬운 평가다. 여기에 이 한 가지를 더 보태고 싶긴 하다. 팬택 스마트폰에 대한 고정관념에 대한 반전을 이끌어낸 첫 스마트폰이라고.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6 Comments

  1. 구매예정자
    2014년 5월 1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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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함축적이면서도 가장 인상적인 리뷰네요

    • 칫솔
      2014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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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별말씀을. 시간이 부족하다보니 좀더 세세하게 경험을 전달하지 못해 그저 안타깝답니다. 고맙습니다.

  2. 이룸
    2014년 5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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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좋은 리뷰 잘보고 갑니다.
    그런데 알맹이인 sw는 더 개과천선했습니다.
    뮤직플레이어는 올킬!

    • 칫솔
      2014년 5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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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타깝게도 각 기능의 경험들이 주는 가치도 설명할 수 있을 만큼 오래 써본 게 아니다 보니 반쪽 짜리 글이 되었네요. 음악 플레이어가 나아진 만큼 좋은 경험으로 돌려받는다니 좋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것 같네요. 고맙습니다. 알려주셔서.

  3. 그다지요
    2014년 7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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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뷰라기보다는 문학작품 쓰신 것 같습니다

    쓸데없는 문구가 너무 많아 정보도 적고 읽기도 어렵네요

    • 칫솔
      2014년 7월 6일
      Reply

      네. 리뷰가 아니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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