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에 퀄컴 스냅드래곤 810과 808을 얹으면…

퀄컴이 내년 상반기 상용 제품 출시를 염두에 둔 스냅드래곤 810스냅드래곤 808을 4월 7일에 공개했다. 이번 2분기 안으로 두 프로세서의 샘플을 제조사에 보낼 예정인 터라 관련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그런데 두 프로세서는 스냅드래곤 시리즈의 최상위 모델로 보이지만 이전에 나왔던 스냅드래곤과 조금 다른 성격을 지녔다. 일단 이 프로세서들이 그리 멀지 않은 미래의 스마트폰에 실리면 하드웨어와 통신 환경에서 달라지는 부분이 있는지 약간의 의견을 덧붙인다.

두 프로세서를 얹으면 64비트로 처리하는 고성능 스마트폰이 나온다. 물론 두 프로세서는 퀄컴의 첫번째 64비트 모바일 프로세서가 아니다. 퀄컴은 이미 지난 해 12월 64비트 스냅드래곤 410 프로세서를 처음 공개했었으니까. 다만 기존 스냅드래곤 전략과 다른 측면도 있다. 앞서 스냅드래곤 410이 나왔을 때 한 가지 의아했던 점은 지금까지 ARM 명령어 셋(ARMv8)을 기반으로 여러 처리 유닛을 손봐왔던 퀄컴 크레잇(Krait) 코어의 64비트 판을 싣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최대 1.4GHz의 ARM 코어텍스-A53 코어를 4개 얹어 출시했고, 그 뒤에도 스냅드래곤 610은 작동클럭을 1.8GHz까지 올린 코어텍스-A53을 기반으로 만들었다고 발표했다. 이번 스냅드래곤 810은 처리 능력이 다른 이종 코어를 함께 올려 두고 필요에 따라 코어를 선택적으로 켜는 빅리틀(big.LITTLE) 형태의 프로세서라 코어텍스-A57(최대 2GHz)과 코어텍스-A53을 함께 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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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과적으로 지금까지 선보인 퀄컴의 64비트 프로세서는 모두 크레잇이 배제된 상황인 것을 보면 아직까지 64비트 크레잇 코어를 만들기 위한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단지 기존 크레잇 코어를 속도 중심의 프로세서로 개선하면서 별개의 64비트 프로세서 제품군을 유지하는 전략인지 분명치 않아 보인다. 어쨌거나 작동클럭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고성능 프로세서라기보다 처리 효율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프로세서라는 차이는 분명하고, 빅리틀도 변형없이 도입한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처리 부문에 대한 전략적인 선택은 앞으로 계속 지켜봐야할 부분인데, 64비트의 처리효율과 코어의 빠른 속도가 공존하는 상황에서 이용자는 어떤 결정을 할지 궁금해진다.

스냅드래곤 810과 808에 포함된 통신 모뎀이 이끌어낼 수 있는 최대 속도는 300Mbps다. 이전 스냅드래곤 805도 이미 LTE 카테고리 6(CAT.6)를 지원하는 모뎀을 내장했다. 이러한 속도가 나왔던 배경은 서로 떨어진 20MHz LTE 주파수 두 개를 묶는 CA(Carrier Aggregation)로 40MHz의 대역폭을 만들어 최대 300Mbps의 LTE 전송속도를 낼 수 있었다. 하지만 동떨어진 3개의 주파수를 묶는 것은 불가능했다. 스냅드래곤 810은 최대 전송속도가 CAT.6의 최대 다운로드 규격인 300Mbps로 머물러 있지만, 3개의 주파수를 묶어 최대 60MHz 대역폭까지 확대할 수 있다. 60MHz 대역폭을 쓴다고 해도 최대 속도는 300Mbps에 머무르지만-상용 시장에서는 450Mbps를 목표로 하고 있고 실제 MWC에서도 이를 구현했다-, 20MHz 주파수만 두 개 이상 묶을 수 없는 망 환경을 가진 우리나라의 LTE 이용 환경이 조금 더 나아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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퀄컴은 지난 해 스냅드래곤 800 출시 이후 지속적으로 4K 촬영과 재생 기능과 성능을 중요한 이슈로 부각시켜 왔고 이번 스냅드래곤 810 발표에서도 빼놓지 않았다. 스냅드래곤 810은 초당 30프레임의 4K 영상을 촬영을 위한 손떨림 방지와 3D 노이즈 감쇄 기능을 더했고, 풀HD 동영상을 초당 120 프레임으로 촬영할 수 있다. 아마도 느리게 돌려보는 슬로 모션의 영상 화질을 대폭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부분이다. 그런데 4K 해상도의 모바일 디스플레이를 쓸 수 있는 여건을 마련했어도 실제로 이를 탑재한 제품이 나올진 미지수다. 이는 처리 장치의 문제가 아니라 역시 모바일 화면이 수요를 충족할 만큼 공급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되느냐가 관건이라서다. 다만 스냅드래곤 808은 GPU 특성상 4K를 디스플레이를 쓸 수 없는 대신 외부 출력만 할 수 있다. UHDTV나 4K 모니터에 연결해 영상을 볼 수 있도록 두 프로세서 모두 HDMI 1.4 인터페이스를 넣었다.

스냅드래곤 810의 그래픽 프로세서는 아드레노 430. 하드웨어 테셀레이션과 지오메트리 쉐이더, 프로그래머블 블렌딩을 더한 오픈GL ES 3.1을 지원한다. 퀄컴은 아드레노 430이 종전 아드레노 420과 비교해 같은 작동 클럭 환경에서 30% 향상된 그래픽 성능과 같은 성능일 때 20%의 전력 소모를 줄인다. 하지만 아직 이전 세대의 스냅드래곤 420을 채택한 상용 제품이 없는 상황이어서 아드레노 430을 바로 적용될지 여부는 미지수다. 아드레노 420디 들어 있는 스냅드래곤 805의 상용 제품이 출시되어야 그 성능을 짐작할 수 있을 듯하다. 스냅드래곤 808은 아드레노 330보다 20% 정도 빠른 성능을 내는 아드레노 418 GPU를 싣게 된다.

이처럼 스냅드래곤 810과 808은 64비트로 처리 효율을 높이고 그래픽 성능의 향상, 파편화된 LTE 망 환경의 적응력을 높인 프로세서로 보인다. 물론 이 프로세서가 탑재되더라도 화면처럼 보조를 맞추기 힘든 산업의 여건이 나아지지 않으면 지금과 마찬가지로 일부 기능은 제한될 수밖에 없다. 흥미로운 점은 언제나 그 제한을 넘어서는 스마트폰을 기대하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고 스냅드래곤 810은 더 큰 판을 기대케 한다는 점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One Comment

  1. 2014년 4월 15일
    Reply

    아드레노 420디 -> 아드레노 420이

    아싸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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