껍질을 깨야 할 안드로이드웨어의 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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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로이드웨어보다 앞서 손목 위에서 알림의 중요성을 일깨워주는 여러 장치가 나왔음에도 이제야 안드로이드웨어를 통해 알림을 경험하고 적극 칭찬하는 이들이 늘어난 점은 그나마 반갑긴 하다. 그런데 뒤늦게 나온 안드로이드웨어의 알림이 그 이전에 나온 손목시계형 장치보다 더 나은가 하면 반드시 그런 것은 아니다. 안드로이드웨어의 알림은 연동된 스마트 장치의 기본적인 푸시 이상의 능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러다보니 안드로이드웨어의 알림은 앞서 나왔던 다른 손목시계형 장치들에 비해 부족한 점이 몇 가지 있다. 먼저 알림의 내용 표시다. 손목 시계형 장치의 핵심 가치 중 하나는 대형 모바일 장치의 ‘세컨드 스크린'(2nd screen)의 역할을 어떻게 하는가다. 알림은 호스트로 작동하는 스마트폰이나 태블릿을 직접 열지 않고 이용자가 호스트 장치의 상황을 빠르게 판단하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이때 알림은 이용자에게 판단의 근거를 줄만한 내용을 담고 있어야 하는데, 안드로이드웨어의 알림은 그 부분에서 부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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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를 들어 스마트폰에 문자 한 통이 도착했다고 가정하자. 그 문자는 스팸일 수도 있고 혹은 누군가의 급한 문자일 수도 있다. 문제는 안드로이드웨어는 문자의 내용을 이용자에게 미리 보여주지 않는다. 이와 관련한 별다른 옵션은 없다. 그저 호스트 장치의 문자 앱에서 발생한 시스템 메시지를 그대로 안드로이드웨어 장치로 전송한 탓에 정보가 제한되는 것이다.

물론 안드로이드웨어에서 메시지의 발송자나 내용을 전혀 표시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페이스북 메신저나 행아웃 등은 일부 내용을 표시한다. G메일이나 아웃룩도 발송자가 누구인지 정도는 표시한다. 하지만 이 알림에 포함되는 내용들은 시스템이 정해 놓은 규칙을 넘어가는 길이 이상의 내용을 표시하진 않는다. 각종 메일도 마찬가지. 때문에 내용을 확인하려면 폰을 열어야만 알 수 있다. 이것은 안드로이드웨어의 규칙이라기보다 호스트측 안드로이드의 규칙을 따르는 것이지만, 안드로이드웨어 장치에 나타나는 결과를 볼 때 구글은 그 규칙을 바꿀 생각이 없는 듯하다.

더불어 구글은 호스트 장치의 모든 알림을 안드로이드웨어에서 받을 수 있도록 해놓았다. 만약 이용자가 어떤 앱의 알림을 받고 싶지 않다면 그 앱의 알림을 등록해 끌 수 있도록 손을 써놓기는 했다. 이는 특정 앱의 알림만 받도록 선택하는 기어 시리즈와 반대로 되어 있는 것으로 이 방식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단지 제외할 알림을 선택하는 방법에 있어 세련미가 부족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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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이미지는 안드로이드웨어 장치에서 알림을 받지 않을 앱을 걸러내는 화면을 캡처한 것이다. 그런데 작은 창에 표시된 항목들을 보면 단순히 앱만 표시하는 것이 아니라 호스트 장치에서 작동 중인 모든 프로세스를 다 표시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알림을 시스템에서만 받고 시계에서 받지 않을 앱을 고르는 방법치고는 그리 단순해 보이지 않는다. 설치된 앱만 표시해도 될 듯한데, 안드로이드웨어는 너무 친절하게 이용자가 알아듣지도 못할 프로세서를 빠짐 없이 나열한다. 이래선 알림을 차단할 앱을 알고 있어도 쉽게 찾기도 어렵고 이 기능 자체를 쓰기가 어려울 수밖에 없다.

알림의 우선 순위가 바뀌지 않을 때도 조금 난감하다. 알림은 새로 들어오는 것부터 먼저 안드로이드웨어 장치에 표시되기는 한다. 하지만 그 알림을 이용자가 확인하지 않은 채로 안드로이드웨어 장치와 호스트로 작동하는 장치가 함께 잠시 나마 이용하지 않는 상태로 뒀다가 켜면 가장 최근에 받은 알림 대신 시스템의 맨 위에 올라와 있는 알림을 먼저 표시한다. 특히 호스트의 작동 상황을 체크하는 앱이 있을 때 이런 현상을 쉽게 볼 수 있는데, 소니 스마트밴드용 앱처럼 충전 상황을 체크해 알림으로 표시하는 앱이  떠 있으면 그것이 우선권을 갖는 것처럼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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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안드로이드웨어의 알림은 안드로이드 호스트 장치와 연동해 잘 작동하고 있지만, 알림과 관련된 기능의 고도화가 따라야 한다. 물론 이것을 처음 경험하는 이들은 어쩌면 충분히 만족스럽게 여길 수도 있다. 단지 앞서 나왔던 또다른 손목시계형 장치와 비교했을 때 부족함을 느끼는 입장에서 안드로이드웨어의 진화를 요구할 수밖에 없다. 이는 단순히 시스템의 알림을 전달하는 것이 아니라 호스트 장치와 구분된 세컨드 스크린 장치의 역할을 확실히 나눌 때야 말로 안드로이드웨어를 쓰는 가치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그 능력을 더 끌어올린 안드로이드웨어일 때 좀더 높은 평가를 내려도 좋을 듯하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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