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사와 개발사를 이간하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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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톡이 또 도마에 올랐다. 그런데 이번은 상황이 좀 다르다. 종전에 사달이 났던 개인 정보 이용 문제는 전적으로 카카오톡의 잘못이었지만, 이번 논란은 카카오톡이 일으킨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논란이 또 다른 당사자인 이통사가 제기한 것도 아니다. 때문에 이번 문제는 반드시 짚고 가야 한다.


이번 논란을 요약하면 한마디로 이렇다. 1천만 가입자를 가진 카카오톡이 이통망의 트래픽을 과도하게 발생시켜 이로 인해 망피해를 우려한  이통사가 차단을 고민하고 있다는 것이다. 무엇보다 카카오톡 같은 무료 메신저가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데다 망 품질 저하까지 가져오는 것을 달갑지 않게 여긴 이통사 입장에서는 카카오톡을 막을 방도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럴싸해 보이는 말이지만, 이는 어느 것도 사실이라고 인정할 만한 것이 없다. 카카오톡이 아주 심각한 망 저하를 불러오는 것도 아니고, 무엇보다 이통사가 이런 서비스를 차단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실제 카카오톡의 서비스에 문제가 생기면 일시적인 망부하가 생길 수는 있지만, 망 품질을 저하시킬 만큼 문제가 일어났던 적은 없었고 카카오톡의 트래픽을 주시해야 할 정도의 문제도 없는 상황이다.


오히려 최근에 만났던 이통사쪽 지인들은 카카오톡에 대해 이통사가 어떤 긍정적인 방향에서 접근을 해야 하는지 많이 물어왔다. 그만큼 이통사들은 이전과 달리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되도록 외부의 변화에 강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순응하며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아직 소비자쪽에서 그 변화를 감지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고 내부의 반발이 느껴지는 부분도 있지만, 적어도 비즈니스 모델의 변혁기에 들어선 이통사 입장에서는 카카오톡처럼 크게 성장한, 아니면 성장 가능성을 가진 서비스를 좀더 면밀하게 분석해 새로운 환경에 대응하는 길을 찾으려는 노력을 더 기울이고 있다.


그런데 이 같은 분위기를 모르는 누군가 카카오톡을 내세워 이통사와 관계를 불편하게 만드는 이야기들을 만들었다. 물론 이통사에 근무하는 직원 가운데 그런 생각을 가진 이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것이 그 이통사를 대표하거나 공식적인 발언권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들의 의견까지 이통사 전체의 뜻으로 포장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런 뜬금없는 이야기들로 인해 정작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던 상대들도 서로 말을 아껴야 하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나면 결국 이 바닥은 소통이 되지 않고 예전으로 돌아가버릴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를 보며 “그러면 그렇지”라는 의견을 낸 이들도 여럿 봤다. 참 씁쓸하다. 기존 시장 체제를 유지하려는 시장의 강자들이 자기에게 손해를 끼치는 행위를 그냥 넘기지 않았던 예전의 기억들로 쌓아 올린 고정관념이 이번 사태를 해석하는 또 하나의 시각이라서다. 그런 시각들이야 이통사들이 짊어져야 할 업보이고 깨야 할 장벽이니 어쩔 수 없다 쳐도 이러한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상대적인 약자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는 개발자들이 얼마나 위축될 지 고민해봤음 싶다. ‘~카더라’는 제3자의 불확실한 한마디로 인해 내가 개발한 앱이나 서비스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게 될까봐 전전긍긍하는 개발자가 한둘이었을까?


적어도 뜬구름 잡는 이야기로 이통사와 개발사를 이간하지는 말자. 함께 가기 위해 서로 손을 맞잡으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지는 말자는 거다. 그게 어렵나? 그대가 이 바닥 관계자들과 소통을 제대로 하고 있다면 어려울 게 없는 일이다.

덧붙임 #

나는 카카오톡의 노이즈 마케팅을 상당히 싫어한다. 이제 입좀 닫고 그 시스템부터 개선해라. 그것도 기술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4 Comments

    • 칫솔
      2011년 4월 3일
      Reply

      고맙습니다.

  1. 2011년 4월 1일
    Reply

    적어도 뜬구름은 아닌듯요.
    이통사가 여기저기 압박을 시작했더라고요.
    마이피플도 압박 당하고 있습니다. 이통사한테…;;

    • 칫솔
      2011년 4월 3일
      Reply

      그런가요? 그랬더라보다는 그렇다는 확실한 발언을 누군가 확인해줬으면 싶군요.

  2. 2011년 4월 1일
    Reply

    최근 카카오톡이 화제다. 단순히 1,000만이나 되는 스마트폰 사용자가 쓰는 무료 메시지 서비스여서가 아니라 이통사가 그들을 상대로 서비스 제한이라는 칼을 빼들었다는 흉흉한 소식 때문에 말이다. 그 소문대로 SKT나 KT 같은 이통사들이 최근 자사의 트래픽 부하를 이유로 많은 사용자들이 쓰고 있는 서비스의 목을 죄고 있다고 한다. 그들이 이런 카드를 꺼내든 이유는 해당 서비스 사용자가 늘면서 트래픽은 늘어나는데 이통사 수익에 도움이 되기는 커녕 투자..

  3. 2011년 4월 1일
    Reply

    이런 소문의 잔원지가 어디고 그 목적이 어디인지 파해치는게 기자들의 몫이겠지만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이통사와 소비자 사이에 낀 묵직한 불신감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사실상 이 논란의 중심에 있는건 무제한 데이터 요금제인데 망중립성과 수익모델의 이동이 진행되는 지금, 통신사들은 무제한 요금제의 존속여부를 깊게 고민해 봐야 겠죠

    • 칫솔
      2011년 4월 3일
      Reply

      불신을 해소하려면 아무래도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겠죠. 기다려보면 뭔가 답이 나오지 않겠습니까~ ^^

  4. 콘타치
    2011년 4월 1일
    Reply

    좋은 글 잘보고갑니다^^
    제생각에는 카톡 덕분에 많은 가입자들이 스마트폰으로 갈아타게 되면서 이통사 입장에서는 고객유치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까.. 고로 이통사가 카톡에 우호적이지 않을까 하는생각을 했었습니다.
    저와 반대로 적대적으로 보는 분들도 계셨군요..ㅎㅎ
    여튼 말씀대로 요즘 이통사들이 예전처럼 똥고집 안부리고 좋은쪽으로 나아가려는 모습 보이는점 기분 좋습니당

    • 칫솔
      2011년 4월 3일
      Reply

      요즘 매장에서 카톡되는 스마트폰만 찾는 분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고객 유치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밖에 없는데, 이런 상황에서 서비스 차단 같은 극단적인 결단을 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어렵지 않나 싶습니다. 고맙습니다. ^^

  5. 2011년 4월 1일
    Reply

    말이 그럴듯하지 않으면 사람들이 관심이 없었겠죠?
    말이 그럴듯 하다는 것은 우리나라 이통사들이 스스로 쌓아온 이미지 입니다.
    즉 자업자득이죠…

    • 칫솔
      2011년 4월 3일
      Reply

      네, 지금은 그것을 바꿔 나가려 하니 조금 더 기다려보는 게 어떨까 싶기도 합니다. ^^

  6. 2011년 4월 3일
    Reply

    어쩌면 SNS / 카카오 톡의 불만이 아니라 예전부터 올라오던
    1. 유선 인터넷의 정액제 철폐, 종량제 변화
    2. 공유기 사용 못하도록 하는 정책 + 패킷 변조의 불법성
    3. 무제한이라고 해놓고는 이것저것 제한한다는 이야기
    4. 신나게 고객을 털면서 그만한 효용을 못느끼는 낮은 가격대비 효용성

    이러한 것들이 복합적으로 터져나온게 아닐까 생각이 됩니다.
    솔찍히 월 6만원 이상의 금액을 내면서 무제한이라고는 하지만
    속도라던가 여러가지 불만사항을 내재하고 있는데 통신사에서는
    무제한 요금제폐지를 해야하니 어쩌니 하면서 충성고객만 바보를 만들고 있으니 말이죠.
    (장기고객 기기변경부터 바보를 만들죠)

    • 칫솔
      2011년 4월 5일
      Reply

      그런 소비자 불만과 카톡에 대한 불만을 섞기는 좀 애매합니다만, 아무튼 구차니님이 제기하신 불만에 대해서는 지속적인 개선을 요구해야겠지요. ^^

  7. 최근 카카오톡 이슈가 뜨겁습니다. 이번 논란은 이동통신사(이하 이통사)가 카카오톡 서비스을 제한하려는 기운이 언론 매체로부터 포착되면서 시작되었죠. 제 돈주고 데이터를 이용하는 소비자 입장에서는 서비스 제한이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부분이기 때문에 불만의 목소리가 터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동통신3사(SKT, KT, LGT) 모두 ‘전혀 계획 없고, 사실 무근’이라는 입장을 밝히자 그제서야 수그러드는 분위기가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통사는 카카오톡이..

  8. 비용이 0 원에 가깝던 문자서비스는 이통사의 좋은 수익원이였다. 과거 어느날 시내를 걸어다니다가 재밌는 선거 플랜카드를 본적이 있습니다. 이 플랜카드는 한 지방선거에 나가는 후보자의 플랜카드였습니다.비용이 0 원인 문자서비스에 언제까지 돈을 부과할것이냐에 관한 글이였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사진을 미리 찍어두지 못했음이 조금 안타깝네요. 그리고 비용이 실제 0 원인지는 아직 잘 모르겠지만, 그것은 우리나라 통신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통신3 사의 포기할..

  9. 2011년 4월 4일
    Reply

    제가 차단되어있다고 나와 있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그리고 본문의 표현을 인용해서 여쭙겠습니다만, 그 “최근에 만났던 이통사쪽 지인들”은 “그 이통사를 대표하거나 공식적인 발언권을 가진 사람” 인건가요?

    “그만큼 이통사들은 이전과 달리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되도록 외부의 변화에 강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순응하며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결론은, “하지만 그것이 그 이통사를 대표하거나 공식적인 발언권을 가진 사람이 아닌 이들의 의견까지 이통사 전체의 뜻으로 포장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볼 수는 없다.” 라는 말씀과 유관하게 내려진 것인가 궁금해서 여쭙습니다.

    • 칫솔
      2011년 4월 5일
      Reply

      공식적인 발언권을 가진 사람이라는 사실보다 일개 블로거가 확인 가능한 말들을 왜 그들이 확인하지 못하는지 더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만…

      아, B로 시작하시는 닉네임도 쓰고 계시는 것으로 압니다만, 예전 스팸 공격을 받으면서 그 중 일부 단어가 스팸 단어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C로 시작하는 닉네임은 스팸으로 등록되어 있지 휴지통으로 넘어가는 이유를 모르겠네요.

    • 2011년 4월 5일
      Reply

      어라? 칫솔 님과 활동범위가 겹치는 범위 내에서 B로 시작하는 닉네임을 사용한 기억이 없는듯 한데다, 무명 인 제 닉네임을 기억하시는듯 하니 뜻밖입니다. (혹시 다른 분이랑 혼동하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여튼, ‘차단된 이름을 사용하고 계시므로 댓글을 남기실 수 없습니다’라고 나오는지라 좀 의아했습니다. 어디다 악플 달고 다닌 적도 없고 해서요.

      앞서 올렸던 댓글은, 말씀하신 “최근에 만났던 이통사쪽 지인들”이 “그 이통사를 대표하거나 공식적인 발언권을 가진 사람이 아닌” 경우라면, “그만큼 이통사들은 이전과 달리 전향적인 자세를 취하고 있고, 되도록 외부의 변화에 강압적으로 대응하기보다 순응하며 변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결론의 근거로 그 지인 분들의 말씀이나 태도를 가져오는 것은 앞서 칫솔 님이 직접 말씀하셨 논리와 상충하는 것 같아서 드린 말씀입니다.

      제가 언급한 지엽적인 부분을 제외하자면, 전체적인 논지에 있어서는 별달리 반박하고 싶지 않았기에 비밀글로 달았습니다.

      감사합니다.

  10. 전 세계의 인터넷 트래픽은 매년 40%씩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2015년까지 국내 모바일 데이터 트래픽이 15배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도 발표되었다.지난 2010년부터 불어닥친 스마트 모바일 트렌드로 인해 트래픽 폭증으로 그동안 상대적으로 품질이 양호했던 음성통화 품질이 떨어지고 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이용경의원(창조한국당)은 스마트폰이 도입되기 시작한 2009년 11월 이후 1년간 이동전화 통화 절단율이 과거 0.1…

  11. 2011년 4월 4일
    Reply

    뭐 저건 기자가 소설을 쓴 듯 싶고 카톡은 이때다 싶어서 냅따 숟가락만 살짝 얹은 것이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

    • 칫솔
      2011년 4월 5일
      Reply

      솔직히 카톡 관련 기사마다 이통사에 확인해본 코멘트가 하나도 없다는 것에서 충분히 의심이 갈만하죠.

  12. 2011년 4월 5일
    Reply

    인터넷 기자들은 소설가로서의 기질이 다분… ㅡㅡ; 덕분에 IT회사들은 그거 대응하느라 비용만 들죠.
    딴거 개발할 시간에도 모자른데 말이죠. 그나저나 Push문제는 확실히 좀 대안이 필요할듯.
    그 얘기는 따로 한번 저도 해야지 싶네요.

    • 칫솔
      2011년 4월 5일
      Reply

      숲속얘기님 글 기대하겠습니다. ^^

  13. 모바일에서의 Push NotificationReal Time 서비스가 중요해지고 Communication은 더욱 Instant 해지고 있다. 스마트폰 보급이 늘어나면서 이러한 서비스 트렌드를 Push Notification 기술이 완벽하게 뒷받침해주고 있다. 블랙베리를 통해 Push의 시장성이 증명 되었으며 iOS의 APNS를 통해 빠르게 대중화 되었다. Apple은 APNS를 통해 실세계에 있는 사용자를 가상 세계로 유입할 수 있게 지원했다. 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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