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파크 비스킷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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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전자책 장치가 쏟아지는 요즘, e북 단말기에 대한 가치를 찾는 일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심지어 e북 단말기를 내놓는 일조차 보는 이에 따라서 무모한 도전 또는 용기 있는 행동이라는 상반된 견해를 내놓고 있는 실정이지요. 여기에 e북 관련 업체가 각자 잘 살아보자며 쪼개지는 통에 볼만한 컨텐츠의 제작과 공유, 유통에서 답답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인터파크가 e잉크로 작동하는 e북 단말기 ‘비스킷’을 내놓았습니다. 오랫동안 e북 사업을 준비해온 인터파크가 출사표를 던졌다고 할 만큼 비스킷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 장치입니다. 하지만 앞서 ‘비스킷, 인터파크가 꿈꾸는 e북 생태계의 출발점‘에서 비스킷은 인터파크의 전력을 쏟아서 활성화 시켜야 할 단말기가 아닌 e북의 소비 장치 중 하나일 뿐입니다. 비스킷을 인터파크 e북 사업을 대표하는 장치라고 이해하는 이들이 많지만, e잉크 단말기 뿐만 아니라 태블릿과 스마트폰을 통한 도서 컨텐츠 유통을 생각하는 인터파크에게 비스킷은 e-잉크 단말기에서 책을 읽으려는 이들이 선택할 수 있는 단말기 이상으로 보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때문에 새로운 e북 단말기로써 비스킷에 큰 기대를 걸기보다 e잉크의 장점과 단점을 고스란히 담은 e북 단말기의 특징을 살펴보는 게 전부일 수밖에 없을 겁니다. 문제는 비스킷 같은 e북 단말기가 과연 경쟁력이 있느냐 하는 점이겠죠. e북 단말기의 하드웨어 경쟁력이 다른 장치보다 떨어져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만, 감성이나 의외의 요소에서 경쟁력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 점에서 비스킷은 어떤 경쟁력을 갖췄고 그렇지 못할까요?


비스킷이 가진 경쟁력들


얇고, 가볍다 | 비스킷의 첫 번째 경쟁력은 얇고 가볍습니다. 키보드를 달기는 했지만, 많은 부품을 쓰지 않는 데다 보는 데 지장이 없는 정도의 화면을 갖춘 터라 크기도 작은 편이지요. 덕분에 한손으로 쥐는 데 전혀 어려움이 없어서 선채로 비스킷의 컨텐츠를 보보는 데에도 전혀 무리가 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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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편하다 | e-잉크의 장점이죠. 백라이트가 있어야 볼 수 있는 LCD와 달리 e-잉크는 백라이트를 쓰지 않아 눈이 편합니다. 덕분에 밝은 대낮에서도 잘 보일 뿐만 아니라 반사가 없는 화면 재질을 써 형광등 같은 인공조명 아래서도 눈이 피로를 덜 느낍니다. e잉크 화면의 색감이나 밝기, 글자 선명도도 실제 종이에 인쇄된 만큼은 나오는 것 같습니다. 다만 자체 조명이 없는 관계로 어두운 곳에서 보지 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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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G로 바로 책을 다운로드 한다 | 비스킷은 대용량 파일이 아니라면 단말기 안에서 바로 비스킷 스토어에 접속해 책을 구매해 다운로드 할 수 있습니다. 3G 모듈이 들어 있는 덕분이죠. 무엇보다 컨텐츠를 구매하든 안하든 스토어를 쓰는 동안 통신료는 공짜입니다. 이 비용은 모두 인터파크가 부담합니다. 다운로드 속도는 컨텐츠에 따라서 다릅니다만, 문자가 많은 참고서 등은 대체로 1분 이내입니다. 구독 신청한 신문은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배달되고요. 단, 만화와 같은 용량이 큰 e북은 PC에 관리 프로그램을 설치한 뒤 USB를 통해서 다운로드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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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어 준다 | TTS(text to speech)는 사실 비스킷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기능 중에 하나입니다. 굳이 책을 읽지 않고 귀로 들어도 되니까요. 그런데 비스킷의 TTS가 마음에 드는 이유는 문장을 평이하게 읽어주는 게 아니라, 문장의 높낮이를 표현을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완벽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충분히 즐길만한 기능입니다. 남녀의 음성을 선택할 수 있는데, 여성의 목소리가 남녀탐구생활의 그 성우분과 비슷한 느낌입니다. ^^ 영어로 된 원서를 들을 때 가장 이상적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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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는 싼 편이다 | 지금 비스킷 스토어에서 판매되는 컨텐츠의 가격은 권당 30~80%까지 할인된 가격입니다. 예를 들어 열혈강호 50권 세트가 5만 원에 판매 중인데, 이는 4천 원에 판매 중인 단행본 가격의 25%에 불과합니다.


비스킷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것들


움직임이 느리다 | e잉크의 느린 반응 때문에 전체적인 움직임이 느리고 답답합니다. 이건 긴 설명이 필요 없을 것 같네요.


버튼이 너무 많고 직관적이지 못하다 | UI는 비스킷에서 가장 아쉬운 부분입니다. 만약 UI만 설계를 잘했어도 훨씬 많은 점수를 얻었을 제품입니다. 일단 비스킷을 모르는 이들에게 보여줬더니 모두 화면을 눌렀습니다. 큰 화면은 터치가 될 거라는 막연한 인식을 가진 사람들이 그만큼 많았는데, 인터파크가 이에 대응을 못한 것이죠. (e북도 터치가 됩니다. 이에 대해서는 다른 장치를 통해 따로 설명을 하겠습니다.)
터치가 안되는 것은 그렇다치고 버튼이 지나치게 많고 직관적이지 못합니다. 대체로 다음 장으로 넘기는 버튼이 무엇인지 바로 찾지 못하더군요. 왼쪽과 오른쪽에 ‘NEXT’라고 영어로 표시해 놓은 버튼이 있는데, 단어의 뜻은 알아도 이것이 다음 장을 넘기는 기능을 하는 건지는 설명을 해줘야 알더군요. 또한 이전으로 돌아가거나 이전 메뉴로 돌아가는 버튼이 분리되어 있고, 실제로 많이 쓸 수밖에 없는 방향 버튼과 엔터 버튼이 너무 작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저장 공간이 부족하다 | 비스킷의 내장 메모리는 4GB지만, 실제로 쓸 수 있는 용량은 2.7GB 입니다. 때문에 비스킷 한 대에 담을 수 있는 예상 컨텐츠가 3천 권이라고 하지요. 이는 컨텐츠의 크기를 1MB로 잡았을 때 담을 수 있는 용량입니다. 문제는 만화책 같은 대용량 컨텐츠지요. 보통 만화책 1권당 34MB 정도를 차지하는데, 열혈강호 50권을 담고 보니 무려 1.7GB를 잡더군요. 만화책 100권은 담을 수 없는 용량입니다. 물론 일반 소설이나 문서를 담는데에는 별 문제가 없지만, 외장 메모리도 없는 상황에서 저장 공간이 부족한 것은 사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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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텐츠가 적다 |
사실 이 문제는 비스킷 뿐만 아니라 모든 e북을 유통하는 업체들이 함께 풀어야 할 숙제입니다. 종이 출판물에 비하면 e북 컨텐츠가 턱없이 부족하고 ePUB라는 형식은 같아도 업체마다 다른 DRM을 쓰고 있어 호환이 안되는 현상황에서 컨텐츠의 수가 부족한 것을 느낄 수밖에 없습니다. 비록 PDF를 볼 수 있다고는 하나 이는 전자책과 거리가 있는 만큼 이에 대한 해법을 빨리 내놔야 할 것입니다.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하다 | 비스킷 같은 e북 단말기는 그 느림에 익숙해지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하루 정도는 적응할 시간을 가져야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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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큰 경쟁력은 디지로그적 감성


비스킷은 분명 성능이나 기능 면에서 많이 모자라는 단말기입니다. 어떤 융복합 기능을 가진 것도 아니고 기능의 다양성도 부족하죠. 하지만 부족하지 않은 게 딱 하나가 있습니다. 감성. 종이의 질감, 잉크의 냄새까지 담지는 못했지만, 책 속에 담긴 그 이야기들이 전할 때 느끼는 감성 만큼은 다른 장치보다 훨씬 진합니다. 하드웨어의 가치만 본다면 비스킷은 분명히 매력 없습니다. 이것은 몇 번이고 계속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시간을 갖고 오래오래 비스킷을 다루면 하드웨어의 존재보다 책이 담고 있는 그 감성을 느끼는 날이 올 것이라 믿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1 Comments

  1. 2010년 4월 22일
    Reply

    컨텐츠가 무료도 있었네요~ 혹시 일본 만화같은건 아직 못보죠?

    • 칫솔
      2010년 4월 23일
      Reply

      JPG로 스캔해 넣으시면 됩니다. ^^

  2. 2010년 4월 22일
    Reply

    조작의 불편함이 마이너스 요소 중 가장 큰 마이너스 요소일 듯.. -.-;

    • 칫솔
      2010년 4월 23일
      Reply

      다음 버전에는 꼭 터치가 적용되었으면 좋겠어요.

    • 칫솔
      2010년 4월 23일
      Reply

      화장실보다는 지하철이 더 낫더라구요. ^^

  3. 2010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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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next-prev 버튼과 enter-back 버튼의 위치와 기능에 대해 처음에는 적응을 못해서 애먹었습니다.
    이제는 좀 적응이 되니까 버튼찾는데 신경쓰지 않고 책을 읽을만하네요 ㅎㅎ

    • 칫솔
      2010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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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하루 정도는 버튼과 속도 때문에 답답해 했더랬죠. 지금은 적응 되니까 다른 것보다 낫더라구요.
      (그나저나 요즘 건강하신거죠? ^^)

  4. dylanseo1995
    2010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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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크롤 내리면서 3G+공짜를 읽었는데;; 버튼보고… 킨들에게 대항을 못하겠군요… 샀더니 킨들이 훨씬 좋은거 같네. 처음에 후진거 같았는데

    • 칫솔
      2010년 4월 23일
      Reply

      버튼 문제는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긴 해요.

  5. 2010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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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으로 천백이 처럼 옆에 위아래 방향키가 있었어도 좋았을텐데 하고 생각해봅니다.

    • 칫솔
      2010년 4월 2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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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셔틀 버튼 말씀이신가 보네요. 흠.. 그닥 안어울릴 듯~ ^^;

  6. 2010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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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며칠전에 Ebook 리더를 알아봤는데 구글에서 내놓겠다는 태블릿때문에 참고 있습니다.

    // 오픈아이디 승인이 안됩니다. (OS – 윈도 비스타 SP2, 브라우저 – 구글크롬 & IE8)

    • 칫솔
      2010년 4월 24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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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구글 태블릿을 보고 싶군요. ^^
      (오픈 아이디는 알아보겠습니다. 아마도 시간이 많이 걸릴 것 같아요~ ㅜ.ㅜ)

  7. 2010년 4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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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일이면 침대에 앉아서, 뒹굴뒹굴하면서, 누워서 책을 읽는 것이 제 유일한 낙이요, 취미였습니다. 일주일간 피로를 늘어지는 낮잠으로 풀어주고나면 주말 내내 남는 시간동안 책을 읽다보면 스트레스가 확 풀립니다. 육체적 피로는 잠으로 해결하고, 정신적 피로는 독서로 해결하는 셈이죠. 이번 주말은 책은 책이로되, ‘요것은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라는 말이 나오는 전자책 비스킷을 한권들고 침대에 앉았습니다. 얇기는 종이책보다 훨씬 얇고 가볍기도 두꺼운 종..

  8. 2010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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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터파크가 e북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건 이미 많이 알려진 사실. 단순히 e북의 유통 뿐 아니라 e북 리더와 전반적인 플랫폼을 한꺼번에 구축한 토털 솔루션을 제공하며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지난 번 베일에 쌓였던 인터파크의 e북 비스킷 간담회에 대해서는 간단히 소개했었고… 2010/03/31 – [블로거 간담회] 인터파크가 준비한 맛난 e북 플랫폼… 비스킷(Biscuit) 이번에는 본격적인 비스켓 살펴보기를 하려고 하는데… 예..

  9. 제가 기존에 다른 전자책 (e-book) 에 대해 쓴 글을 보시면 좀 부정적인 견해들이 보이실겁니다. 당시 제품 자체에 대한 불만보다는 전자책 시장 자체에 대해 다소 회의적인 생각들이 있었거든요 아마 그런게 느껴지실텐데요 (이하 포스팅) 2009/07/21 – 처음 맛본 e-ink, NUUT 리뷰 2009/09/18 – 소니 제품중 가장 실망했던 이녀석, PRS-700 PC를 통해 전자책 컨텐츠를 옮기고 껌벅임 투성이인 전자잉크의 모습은 책을 사서..

  10. 2010년 4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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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녕하세요.
    글 잘 보았습니다. 글 솜씨가 좋으시네요. ^_^
    제가 오늘 전철 안에서 한 여성분이 이 기기를 사용하는 것을 보고
    신기한 마음에 한참을 구경했습니다.
    그 여성분은 상당히 장시간 집중하여 이 기기를 사용하더군요.
    뭐 간단히 이런 모습만 보아도 충분히 상품성은 가지고 있다고 봅니다.
    외관도 심플하니 질리지 않을거 같고 무게도 상당히 가벼워 보이더군요.
    화면크기도 글을 보기에 그리고 휴대하기에 상당히 적당한 거 같구요.
    확실히 화면전환은 문제가 조금 있는 것 같았습니다. 조금 느린데다
    부드럽지 않게 화면이 전화되더군요. 가격이 얼만지 몰라서 가격대 성능비가
    어떤지 모르겠지만 이런 점만 보충한다면 충분히 상품가치가 있지 않을까요?
    아무튼 글 잘 읽고 갑니다.

    • 칫솔
      2010년 4월 28일
      Reply

      고맙습니다. 말씀하신대로 간소한 틀이나 휴대성은 앞서는 반면 느린 반응과 비싼 값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겨져 있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기술적으로 해결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

  11. 2010년 4월 27일
    Reply

    인터파크에서 새로 발매된 이북 리더 비스킷. 비스킷을 사용한지도 이제 2주 정도가 지났다. 사실, 기존에도 e-Ink를 활용한 이북리더에 관심이 많았고 그 때문에 ‘이북 리더’가 있으면 이런이런 부분들이 좋겠구나… 라는 생각을 많이 해왔다. 하지만 막상 써보니, 또 생각할 때와는 다른 여러가지 점들 덕분에 독서 생활 자체의 변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이 새삼 놀랍다. 이에, 2주의 기간 동안 비스킷으로 인해 나의 독서 생활이 어떻게 변화되어 왔는..

  12. * 이 글은 e잉크 기반의 전용 단말기 시장은 그다지 전망이 밝아 보이지 않는다는 개인적인 편견이 많이 들어간 리뷰라는 점을 감안하고 읽어주길 바랍니다.가볍고 확실히 눈이 편하다. 화면전환은 물론 기능 구현은 답답하다.한 달 여 지난 시점인 거 같다. 비스킷을 받아들고 출퇴근을 시작한 것이. 인터파크 비스킷은 단순히 e북 단말기가 아니라 디지털 콘텐츠 유통사가 직접 기획한 전용 단말기 이름이자 차세대 e북 플랫폼 서비스다.인터파크INT 도서부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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