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롬캐스트, 이제서야 우리의 거실로 들어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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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이나 태블릿에서 보던 인터넷 영상을 TV에서 무선으로 볼 수 있도록 만든 어댑터형 장치인 크롬캐스트가 정식 판매를 시작한 것은 지난 해 7월 말이다. 크롬캐스트는 출시되자마자 한동안 매진이 이어질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던 터라 우리나라에서도 덩달아 화제로 떠올랐다. 물론 고작 35달러(부가세 제외)만 들이면 값비싼 스마트TV를 사지 않고도 넷플릭스-3개월 무료 이용권도 무시할 수 없는 이유-나 유투브 영상을 스마트폰이 아닌 커다란 TV에서 즐길 수 있는 매력이 철철 넘친 덕분이지만, 어찌됐든 이런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일찍이 만날 수 없다는 사실에 안타까워 했던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런데 그 안타까움은 이제 접어두어도 된다. 구글이 크롬캐스트를 우리나라에 정식 출시하니까. 미국에서 출시된지 무려 10개월 만이다. 사실 크롬캐스트의 컨텐츠 이용 환경이 미국과 다른 우리나라에 출시할지 여부도 미지수였던 터라 이번 출시는 조금 의외이긴 하나 적어도 우리의 컨텐츠 환경에 맞추려 노력한 점을 그냥 지나치기는 어려워 보인다.

크롬캐스트가 애초에 장치에 담아 놓은 영상이 아니라 인터넷 영상을 끌어다 TV에서 보는 것으로 설계된 것이기 때문에 컨텐츠 서비스와 연계가 매우 중요하다. 크롬캐스트를 처음 출시했던 미국은 유투브 뿐만 아니라 넷플릭스와 훌루 같은 스트리밍 서비스 이용자가 상당히 많았던 터라 크롬캐스트를 통해 모바일과 TV를 아울러 보려는 이용자들의 요구를 충족할 수 있었다. 하지만 넷플릭스나 훌루 같은 다른 나라의 인터넷 영상 서비스를 볼 수 없는 우리나라에서 당장 크롬캐스트를 출시하더라도 빈약한 컨텐츠가 발목을 잡을 것은 예상된 일이었다.

구글이 우리나라에 크롬캐스트를 출시하는 것은 앞서 지적되어 온 컨텐츠 문제를 해결했다는 의미도 된다. 넷플릭스과 훌루는 없지만, CJ헬로비전의 티빙과 SK플래닛의 호핀으로 그 자리를 대체한 것이다. 티빙은 자체 채널은 물론 공중파와 상당수의 케이블 채널을 모바일와 PC에서 실시간으로 보거나 지나간 방송을 주문형으로 볼 수 있는 서비스이고, 호핀은 영화나 공중파 방송을 주문형으로 서비스한다. 두 서비스는 모두 모바일 앱으로 제공되고 5월 14일자 업데이트를 하면 크롬캐스트를 통해 TV에서 HD급 화질로 서비스한다. 다만 티빙의 실시간 방송 가운데 공중파 채널과 공중파에서 제작된 컨텐츠를 재송신하는 일부 케이블 채널의 컨텐츠는 크롬캐스트로 볼 수 없다. TvN이나 Mnet을 비롯한 CJ헬로비전과 종편, 그밖의 케이블 채널 대부분의 컨텐츠는 크롬캐스트를 통해 시청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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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저작권의 영향으로 볼 수 없는 유투브의 실시간 방송 문제도 해결했다. 이 문제는 크롬캐스트의 국내 출시에 앞서 해결된 것으로 메이저리그 야구처럼 모바일에서 실시간으로 보던 유투브 방송을 크롬캐스트를 통해 TV에서 재생하려 할 때 플랫폼이 다르다는 이유로 재생하지 못해 생긴 것이다. 지난 해 크롬캐스트를 리뷰하면서 모바일 유투브의 이용 경험이 크롬캐스트로 일관되게 이어지지 못한다는 문제를 지적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어느 정도 해결된 상황이다.

또 하나 흥미로운 점은 그동안 크롬캐스트가 모바일 장치 안에 있는 컨텐츠를 제대로 재생하지 못했지만, 이를 해결하려 노력했다는 점이다. 로컬캐스트 같은 앱을 설치하면 다른 미디어 플레이어와 다르게 크롬캐스트에서 재생할 수 없던 MKV 같은 형식의 영상들도 크롬캐스트를 통해 TV에서 볼 수 있다. 이는 구글이 미디어 호환성을 개선한 webM 뿐만 아니라 MP4 형식의 영상도 볼 수 있다(크롬캐스트 미디어 호환성). 덕분에 인터넷에서 영상을 내려받아 모바일 장치에서 보던 이들은 별다른 어려움 없이 크롬캐스트에서 이어서 볼 수 있다. 이밖에도 크롬캐스트를 지원하는 여러 앱을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이처럼 국내 출시를 위해 가장 기본적인 인터넷 컨텐츠, 유투브 저작권, 우리나라 이용자들의 쓰임새를 감안한 앱 등 우리나라에서 크롬캐스트를 쓰는 데 만날 수 있는 장애 요소는 상당부분 제거했다. 단지 아직 낯선 크롬캐스트의 재생 방식에 대한 안내와 함께 모바일이나 PC를 넘나들면서 쓸 때나재생 가능한 컨텐츠의 일관성이 부족한 이용 경험에 따른 불편한 인식을 극복해야 하는 시간은 더 필요해 보인다.

크롬캐스트는 오늘부터 구글 플레이나 지마켓에서 온라인 주문하거나 하이마트 매장에서 구매할 수 있다. 값은 4만9천900원(부가세 포함)으로 정해졌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One Comment

  1. 2014년 5월 14일
    Reply

    안녕하세요, 크롬캐스트 관련 게시물들을 검색하다 조심스레 한 마디 드리고자 방문하게 되었습니다. ^^;
    저희는 Zimly라는 서비스입니다. Zimly는 PC에 있는 음악, 영상을 모바일 기기에서 스트리밍 재생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앱인데요, 이번에 크롬캐스트 국내 정식 발표와 함께 크롬캐스트 호환 기능도 제공해드리게 되었습니다. 크롬캐스트에서 지원하지 않는 일종의 틈새 기능이라고 할까요, PC에 있는 동영상을 Zimly을 거쳐 크롬캐스트로 직접 큰 화면 TV에서 보실 수 있도록 해드리는데요, PC 컨텐츠를 TV로 재생하시고픈 필요를 저희 Zimly를 통해 해소해주시길 바랍니다. 사용해보시며 문제점이나 건의해주실 부분이 있으시면 거침없이 쓴소리도 해주시길 부탁드리구요.^^; 사용자분들의 많은 말씀 새겨담아 더 나은 앱이 되도록 개선하나가도록 하겠습니다. http://zim.ly를 방문해주세요. 그리고 안드로이드, 아이폰용 Zimly 앱을 무료로 다운로드 받으셔서 체험해보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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