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신하는 인텔 펜티엄과 셀러론, 마이크로 아키텍처 바뀐다

펜티엄과 셀러론. 한 때 인텔 프로세서의 혁명으로 일컬어지던 프로세서 상표다. 시간이 지날 수록 이 상표를 기억하는 이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지만, 이 프로세서들은 여전히 시장에서 활동하고 있었으며 코어와 아톰 프로세서 사이에서 적당하게 차이를 보완하는 완충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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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지난 주 펜티엄과 셀러론 프로세서에 관한 흥미로운 소식이 하나 전해졌다. 인텔이 아주 조용하게 두 개의 듀얼코어와 1개의 쿼드코어 등 모두 3개의 셀러론 프로세서를 공개했는데, 이것이 예사롭지 않았던 것이다. 이유는 단 하나. 이 프로세서들이 모두 종전 아톰 N프로세서의 제품 번호를 갖고 있어서다. 1.46GHz N2805와 2GHz N2810(이상 듀얼 코어), 1.6GHz N2910(쿼드코어) 였는데, 지금까지 셀러론은 아톰과 구분되는 제품 번호를 갖고 있었으므로 매우 이례적인 현상으로 볼 수 있었다.

이러한 현상은 인텔 내부에서 셀러론과 관련된 여러 비즈니스 정책이 바뀌고 있음을 예상할 수 있는 단서지만, 구체적인 이야기가 적은 탓에 실제로 어떤 변화가 있는 것으로 예상하기는 힘들었다. 인텔의 공식 입장을 발표한 것은 아니고 단지 제품만 내놓다보니 확실한 설명이 어려운 부분이었는데, 때마침 PC월드가 지난 주 금요일 이와 관련한 소식을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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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펜티엄과 셀러론에는 아톰 프로세서와 같은 실버몬트 마이크로 아키텍처가 적용된다.
PC월드가 전한 소식은 더 흥미롭다. 셀러론 뿐만 아니라 펜티엄도 저전력 컴퓨팅 프로세서를 위해서 내놓았던 마이크로 아키텍처로 전환한다는 것이다. 이전까지 셀러론과 펜티엄은 코어 프로세서 계열과 같은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써왔으므로 아이비브릿지 셀러론, 아이비브릿지 펜티엄이 모두 존재했으나 아톰 프로세서에서 쓰는 마이크로 아키텍처로 바꾸면 이제 코어 마이크로 아키텍처 계열의 프로세서는 더 이상 보기 어려워 진다. 해즈웰 계획에서 셀러론과 펜티엄용에 대해 더 자세한 사항을 기술하는 것을 준비하고 있지 않다는 말은 일단 해즈웰 기반 셀러론과 펜티엄 프로세서는 나오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지금이 펜티엄과 셀러론에 변화를 주기에 적절한 시점인지는 확실하게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지금 이들의 성격을 바꾸는 것은 나쁘게 볼 이유는 없어 보인다. 셀러론과 펜티엄이 갖고 있는 근본적인 문제는 존재감이다. 이들 프로세서는 익숙하지만 상표는 너무 낡았다. 펜티엄은 1993년 3월에 처음 등장했고 셀러론은 1998년 4월에 발표됐다. 벌써 20년, 15년이 된 상표다. 발표 당시 고성능 프로세서, 또는 값싸지만 쓸만한 성능이라는 이미지였으나 지금은 많이 퇴색되어 고성능도 아니고 저전력도 아닌 애매한 자리에 놓여 있다. 그럼에도 전략적으로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탓에 쉽게 포기도 못하고 과감하게 투자를 늘리기도 인텔에겐 부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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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버몬트 마이크로 아키텍처는 모듈화된 코어를 늘려 좀더 유연한 방법으로 프로세서를 설계할 수 있다.

때마침 4세대 인텔 코어 프로세서를 위한 고성능 해즈웰과 아톰 프로세서용 저전력 실버몬트 마이크로 아키텍처가 거의 동시에 공개되는 시점이다. 각 프로세서의 개발 일정을 조정하는 기회가 될 수 있는 것이다. 특히 값이 싸면서 적당하게 쓸 수 있는 PC나 노트북 같은 장치를 만들기 위한 프로세서 이미지인 펜티엄과 셀러론에 실버몬트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얹으면 상대적으로 확장이 쉬운 고성능 프로세서를 내놓을 수 있다. 실버몬트 마이크로 아키텍처는 최대 8개의 코어를 가진 프로세서를 만들 수 있도록 모듈화되어 있고 처리 효율이 좋은 종전 코어 프로세서용 마이크로 아키텍처의 처리 구조를 가져와 성능도 대폭 좋아졌다. 단지 아톰 프로세서에 고성능의 이미지를 덧입히기를 원하지 않는 인텔이 이러한 부담을 덜기 위한 방편으로 셀러론과 펜티엄의 마이크로 아키텍처를 전환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을 가능성도 높다.

이것이 일시적인 것인지 영구적인 것인지 모르지만, 이와 관련한 공식 입장이 내일부터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리는 컴퓨텍스 2013에서 나올 것인지 기대하고 있다. 펜티엄과 셀러론이 예전의 영광을 되찾기 위한 노력은 아니지만, 적어도 효율적인 설계를 할 수 있는 것으로 인텔은 투자 부담을 줄이면서 상표를 유지할 수 있는 정황이 보이니까. 무엇보다 셀러론과 펜티엄이 코어 프로세서의 하부에 있던 용의 꼬리에서 머물지 않고 저전력 마이크로 아키텍처 계열에서 뱀의 머리로 변신하는 순간인 만큼 흥미롭게 지켜볼 만한 일인 듯 싶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4 Comments

  1. 2013년 6월 3일
    Reply

    인텔이 컴퓨팅 속도에 치중했던 과거와 달리 저전력 특성도 강화하고 있어 반가운 마음입니다. 모바일 환경에서 저전력이 중요하니 어쩌면 당연한 것일 수 있으나 거인 인텔의 변화이기에 의미가 있어 보입니다.

    해즈웰 등에서의 인텔의 시도가 성공적이길 기대해 봅니다.

    좋은 글 감사 드립니다.

    • 칫솔
      2013년 6월 17일
      Reply

      지금은 모바일 뿐만 아니라 업무와 엔터프라이즈까지 거의 모든 분야에서 저전력이 중요한 이슈가 됐습니다. 이번 결정이 여러 모로 윈윈이 되는 결정이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고맙습니다. ^^

  2. 흑천
    2013년 6월 3일
    Reply

    인텔의 새로운 브랜드 전략이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다만 펜티엄은 고성능아키텍처프로세서군의 하위모델로 남겨두는게 낫지 않나 싶네요 펜티엄의 브랜드 명성도 있고 하니….셀러론이야 진작부터 저성능 브랜드였으니 상관없지만요

    • 칫솔
      2013년 6월 17일
      Reply

      펜티엄을 코어 프로세서의 하위 브랜드로 두는 것도 좀 애매하긴 합니다. 적어도 중간급의 이미지는 줘야 하거든요. 셀러론이 없으면 너무 낮은 이미지로 내려가 버리는 게 고민이 아니었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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