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서스원 개인 인증을 직접 해보니…

두달 전에 구입했던 넥서스원의 개인 인증 절차를 마무리 지었습니다. 드디어 국내에서 개통해 쓸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조건을 갖춘 것이지요.

말로만 듣던 스마트폰 개인 인증. 직접 겪어보니 그리 어렵지는 않았지만, 긴 시간을 인증이 끝나기를 기다리다보니 여러 불편한 점도 나타났습니다. 한 달이 넘는 인증 기간이 끝난 지금 그 과정과 불편한 문제점을 기록으로 남깁니다.

개인 인증 절차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스마트폰 개인 인증을 맡기는 분들을 위해 일단 인증 절차를 먼저 정리해 놓겠습니다. 이미 인증을 마친 많은 분들도 정리해 놓기는 했지만, 그래도 한 번 더 정리합니다. 여기서는 전파 연구소에 인증을 맡기는 방법만 정리합니다.

1. 인증을 맡길 스마트폰과 어댑터를 챙기세요. 정격전압은 220v지만 콘센트에 꽂는 부분이 100v면 반드시 돼지코도 가져다 줘야 합니다. 돼지코가 없어도 진행을 못한답니다. 

2. 용산에 있는 전파 연구소를 찾아갑니다. 입구에서 신분증을 맡기고 방문증을 받은 뒤 언덕길을 올라갑니다. 언덕길을 올라가면 끝 건물에서 왼쪽에 민원실이 있고, 오른쪽에 시험연구동이 있습니다. 민원실로 가지 마시고, 곧바로 시험연구동으로 가세요.

http://local.daum.net/map/index.jsp?urlX=490550&urlY=1120816&urlLevel=4&map_type=TYPE_MAP&map_hybrid=true&q=%C0%FC%C6%C4%BF%AC%B1%B8%BC%D2&itemSource=cong&itemId=P512173

3. 시험연구동 3층에 올라가 계단 오른쪽에 보이는 형식검정시험실/유무선 시험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오른쪽에 있는 사무실로 들어가 개인 인증을 신청하러 왔다고 말하면 그곳에 있는 누군가(?)가 개인 인증 절차에 대해서 친절하고 자세하게 설명해줍니다.

4. 신청을 하자 마자 은행에 가서 시험비를 내야 합니다. 단말기는 하나지만 3G, 무선 랜, 블루투스 3가지를 테스트해야 하므로 30만2천190원을 전파연구소에서 알려준 계좌로 입금하고, 해당 연구원에게 전화로 입금 사실을 알리면 이제 시험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25일 정도를 기다려야 합니다.

5. 25일이 지나기 전이라도 틈틈히 전파 연구소 홈페이지에 들어가 시험 진행 현황을 조회해보심이 좋습니다. 만약 진행 현황이 완료라고 표시되어 있다면 기다리지 말고 전파 연구소에 전화를 걸어 다음 절차를 문의하세요. 그러면 인증료와 면허세를 내라고 안내해줄 겁니다.

6. 인증료는 3만1천220원, 면허세는 개인 인증을 맡긴 사람이 사는 지역의 인구수에 따라 달라집니다. 보통 50만 명 이상 지역이면 2만7천 원을 낼겁니다. 인증료는 은행에, 면허세는 우체국에 납부하고, 면허세 영수증을 팩스로 전파 연구소에 보냅니다. 이때 팩스 번호가 단말기를 맡긴 곳과 다르므로 전파 연구소에 확인을 하시기 바랍니다. 우체국에서 팩스 전송(이용료 있음)해 주니 참고하세요.

7. 이제 5일 이내에 인증서가 나오기를 기다리면 되는데, 그냥 기다리지 마시고 5일 째 되면 바로 전화를 걸어서 인증서 발급을 문의하세요. 그러면 인증서를 어떻게 받을 지 물어볼 겁니다. 직접 가서 찾아도 되고, 팩스로 받아볼 수 있습니다. 단말기는 처음 인증 맡긴 부서에 전화를 걸어서 택배/퀵으로 받아도 되고, 직접 받아와도 됩니다. 인증서와 단말기를 모두 되찾으면 이제 이통사로 가서 개통할 수 있습니다.

 직접 해보니 비효율적 처리와 무신경이 문제

일단 전파 연구소의 개인 인증에 들어간 총소요비용은 시험비+인증비+면허세를 모두 합해 36만410원이 들었습니다. 면허세에 따라 이 비용은 약간 다를 수 있습니다. 50만 원의 인증비가 드는 사설 인증 기관보다는 14만 원 쌉니다.

문제는 관심이 없는 듯한 진행 처리_ 제가 인증을 맡긴 것은 지난 2월 24일, 인증서를 받은 것은 3월 31일이었으니까 한달 넘어서야 인증서를 받았습니다. 2월이 28일까지 있다고 해도 시험일(25일 이내)을 포함한 예상된 인증 완료일은 정확하게 26일이었지만, 닷새나 넘겨서 인증서를 내준 것이지요. 더구나 제 넥서스원의 인증서는 29일자로 발급되었는데, 31일 전화로 문의한 뒤에야 인증서가 나온 것을 확인해주더군요. 그분들의 태도는 불친절하지는 않았지만, 발급일이 지났는데도 통보해주지 않은 점에서는 신경을 덜 쓰는 듯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과거 여권을 만들때도 급행료라는 시스템이 존재했지만, 결국 처리 과정을 합리적으로 개선함으로써 여권의 발급 속도도 빨라지고, 급행료라는 불합리한 제도도 사라졌지요. 전파 연구소의 개인 인증 역시 이같은 불합리한 요소를 없애지 않는다면 전파 연구소 뿐만 아니라 개인 인증 제도에 대한 비판은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덧붙임 #

1. 도대체 개인당 평생 1개의 단말기만 개인 인증을 받을 수 있다는 제도는 누가 만든건가요? 대한민국은 단말기 사용의 자유도 없는 나라란 말인가요? 이거 헌법 소원이라도 내야 하나요?

2. 위의 용어를 좀 고쳐야겠네요. 1인 1단말기가 아니라 1인 1인증서로요. 기존 개인 인증을 받았더라고 그 인증서를 전파연구소에 반납하면 다른 단말기를 인증 받을 수는 있습니다. 문제는 이전 단말기는 불법 기기가 되므로 쓸 수 없는 문제가 생기는 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