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를 다녀온 지난 목요일, 엔비디아 쉴드(Shield) 이름을 지닌 셋째 제품이 도착했다. 첫째 포터블, 둘째 태블릿에 이은 셋째의 성격은 안드로이드 TV다. 5월 말부터 미국 판매를 시작한 쉴드 안드로이드TV(Shield anroid tv, 이하 쉴드 TV)는 아마존을 거쳐 일주일만에 도착했다. 지난 해 말부터 쓰고 있던 안드로이드TV의 레퍼런스 모델인 구글 넥서스 플레이어가 이제 우리나라에 출시를 하고 있는 터라 두 제품의 차이점을 찾아 보려는 의도도 있었다. 주말 동안 쉴드 TV를 설치하고 짬짬이 그 특징을 둘러봤다.
생각보다 큰 포장 상자, 이유는 게임 패드
컴퓨텍스에서 쉴드 TV의 실물을 직접 봤을 때 그리 큰편이라 여겨지진 않았다. 좀 넓에 보이긴 했어도 두께가 얇아 가벼운 포장재에 담겨 올 줄 알았다. 하지만 막상 쉴드가 들어 있는 제품 상자를 받아보니 생각보다 더 크고 묵직했다. 상자를 열어보니 쉴드 TV가 차지한 공간보다 동봉된 게임패드가 차지한 공간이 더 많았던 것. 게임 패드가 동봉되면서 전반적인 무게도 늘어 배송료도 그만큼 늘었지만, 게이밍 콘솔을 지향하는 쉴드 TV 특성상 리모컨 대신 게임 패드를 넣은 게 반가운 일이다. 쉴드 TV와 게임 패드 이외에 함께 들어 있는 부속물은 전원 케이블과 USB, HDMI 케이블 등이다. 전원 어댑터는 220v에서도 쓸 수 있지만, 전원 플러그가 미국 콘센트에 꽂을 수 있는 십일자 형태여서 돼지코 어댑터를 써야 한다. 전원 어댑터의 인증 표시를 확인해 보니 모두 국내 전자파 인증을 마친 상태. 설명서도 한글로 쓴 안내문이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쉴드는 국내 인증 표시가 없다. 아마도 여러 정황을 보면 우리나라에 출시할 것으로 보이지만, 시기는 지금 확인하기 어렵다.
넉넉한 단자로 돋보이는 확장성
쉴드 TV는 넥서스 플레이어보다 좀더 넓은 공간을 차지한다. 비록 조금 더 큰 덩치를 가진 대신 뒤쪽의 단자를 넉넉하게 채웠다. 화면 연결을 위한 HDMI 단자 뿐만 아니라 두 개의 USB 단자와 OTG용 마이크로 USB 단자, SD 메모리카드 리더, 유선 랜용 단자 등 여러 단자를 넉넉하게 채웠다. 무선 랜도 내장하고 있으나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서버나 PC에 있는 게임을 원격으로 즐기는 게임 스트림을 위한 빠른 네트워크를 감안해 유선 랜 단자를 추가한 것이다. 사실 넥서스 플레이어와 비교해 가장 마음에 드는 점은 부족한 저장 공간을 확장할 수 있는 방법이 늘어난 점이다. 500GB의 쉴드 프로가 아닌 16GB 쉴드 TV를 가져오다보니 저장 공간을 고민할 수밖에 없었는데 마이크로SD 카드 리더나 USB 리더를 통해 데이터를 손쉽게 관리할 것으로 보여서다. 8GB의 내장 공간을 지닌 넥서스 플레이어로 게임 하나 설치하기 힘들었던 답답함은 이제 떨쳐 버릴 수 있게 됐다.
쉴드 허브와 트위치로 달라진 런처
전원 버튼을 누르면 멋진 연두색 LED가 켜지는 쉴드 TV의 기본 설정은 안드로이드TV와 크게 다를 바 없지만, 엔비디아 쉴드 허브를 이용하기 위한 로그인 설정이 더해졌다. 대체로 런처는 넥서스 플레이어에서 본 안드로이드 TV와 거의 비슷하지만, 쉴드 TV 전용 앱만 모은 쉴드 허브 항목과 컨트롤러 설정 항목이 새로 추가된 점이 다르다.
쉴드 허브는 엔비디아의 클라우드 게임과 PC용 게임을 즐기는 게임 스트림의 연결, 그리고 쉴드에서 즐길 수 있는 게임 정보를 모아 놓은 앱을 한 곳에 모은 것이다. 여기에 쉴드 TV의 펌웨어를 업데이트하면 넷플릭스 앱이 추가된다. PC 게임 스트림은 PC를 켜 놓은 때만 감지해 앱이 나타난다. PC에 설치한 지포스 익스피어리언스 앱을 최신 버전으로 업데이트해야 하는데, 지난 주말 동안 이 기능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애를 먹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은 따로 찾아야 할 듯하다. 또 하나 다른 점은 트위치(Twitch)가 항상 작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쉴드 TV를 조작하는 화면을 캡쳐한 뒤 이를 트위치에 바로 업로드하거나 안드로이드TV 이미지를 캡쳐할 수 있다. 이는 넥서스 플레이어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것으로 쉴드TV의 특징이다.
훗날 좀더 자세한 이야기를 하겠지만, 주말 동안 살펴본 쉴드TV는 모든 조작 환경이나 응용 프로그램의 구성을 볼 때 확실히 게임에 초점을 맞춘 것은 분명해 보인다. 이것은 쉴드 TV와 넥서스 플레이어의 다른 점을 이야기할 수 있는 큰 차이점 중 하나다. 쉴드TV를 짧은 시간 접했지만, 확실히 말할 수 있는 한 가지는 넥서스 플레이어 같은 애매함이 없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벌레가 너무 많다. 심각할 정도다. 다음 리뷰에 이 이야기를 담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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