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인사이드 디지털/스마트워치(Smart Watch) l 2017/01/31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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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테크 전시회를 가든 꼭 빼놓지 않고 확인하는 것 중 하나가 스마트워치다. 사실 스마트워치를 좀더 눈여겨 보는 이유는 어쩌면 반항심 같은 것인지도 모른다. 스마트워치를 보는 관점의 차이가 너무나 확연하게 다르다고 할까? 스마트워치를 웨어러블 컴퓨팅 장치로 분류하느냐, 시계의 한 부류로 보느냐에 따라 너무 엇갈린 반응이 나온다. 사실 전자와 같은 분류로 보는 쪽은 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 장치를 중심으로 보는 반면, 후자는 전통적인 시계의 관점에서 진화를 이야기한다. 미래의 어느 시점에 이르러 그 둘의 장점이 만나는 접점을 보게 될테지만, 솔직히 말하면 둘 다 쓰기에 따라서 이미 스마트한 제품이라는 공통점은 있다. 그래서 테크 전시회에 나오는 시계란 시계는 되도록 둘러본다. 그러니 CE도가 예외일 수는 없는 것이다.

다른 통로로 나간 스마트워치

자, 이제 좀더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보자. 일단 CES 이전의 스마트워치에 대한 이야기를 찾아보면 성장을 의심하는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CES 이후라고 특별히 다르진 않다. 그런 이야기의 배경은 운영체제로 작동하는 디지털 방식의 스마트워치 시장을 주도해온 애플이나 삼성, 그리고 몇몇 안드로이드웨어 기반 스마트워치 업체들의 제품 출하량이 줄어들고 매출도 감소해서다. 여기에 독자적인 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워치 스타트업이던 페블을 핏비트에서 인수하면서 스마트워치의 미래를 어둡게 말하는 이들이 늘어난 것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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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젠으로 작동하는 기어 S3

CES는 운영체제 기반 디지털 스마트워치 시장에 드리워진 어둠을 걷어내는 희망찬 전시회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특별히 그 이전에 나온 부정적인 이야기들이 CES에 영향을 미친 것은 아니다. 그저 CES에서 신제품을 전시해 오던 스마트 장치 업체에서 차기 경쟁에 대응하는 제품을 내놓을 시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부진한 삼성이나 애플을 탓하는 것보다 경쟁자로 뛰어 들어야 할 안드로이드웨어 2.0의 늦은 출시로 CES를 전후해 제품을 내놓을 시기를 엿보던 제조사들에게 그 기회가 미뤄졌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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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렉사를 내장한 마션(Martian)

그렇다고 CES에서 스마트워치가 '죽었다'는 사망 선고는 내리는 것은 부적절하다. 오히려 다양성과 확장성을 보면 폭이 더 넓어졌다고 해야 할 것이다. 특히 패션 기업, 피트니스 업체의 참여가 새로운 해석을 낳는다. 이들은 스마트워치를 웨어러블 컴퓨팅이 아니라 웨어러블로서 가볍고 보편적으로 접근하려 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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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의 여성용 하이브리드 커넥티드 워치

사실 운영체제 기반의 스마트워치는 그냥 컴퓨팅 장치에 가깝다. 아니, 그냥 작은 컴퓨터다. 운영체제 기반 스마트워치를 뜯어보면 수집된 데이터를 처리하도록 만든 컴퓨터와 같은 구조다. 이 같은 웨어러블 컴퓨팅에 가까운 스마트워치는 이번 CES에서 상대적으로 약화된 것처럼 보이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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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핏 베이퍼(Misfit Vapor)

그런데 컴퓨팅을 뺀 스마트워치만 분석해도 될 만큼 이번 CES에서 스마트워치를 말할 만한 재료는 넘친다. 실제 시계처럼 보이지만, 약간의 센서와 네트워크 기능을 품은 하이브리드 스마트워치와 피트니스 중심의 스마트워치는 시기에 영향을 받지 않고 적지 않게 전시됐으니 말이다. 시계에서 데이터를 모으면 연산 능력이 좋은 스마트폰에서 데이터를 처리하고, 스마트폰의 정보를 아날로그 시계에서 가볍게 확인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를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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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시오 아웃도어 스마트워치 '프로 트렉'(Pro Trek)

물론 CES가 전통적인 시계 전시회는 아니다. 그저 IT 기술을 결합한 시계는 얼마든지 나올 만한 전시회 중 하나일 뿐이다. 다만 이번 CES에서 누가 그 기술을 썼는지 볼 필요는 있다. 좀더 적극적으로 하이브리드 커넥티드 워치 알리기에 나선 곳은 파슬이나 위딩스, 카시오 등이다. 가민, 미스핏 등 웨어러블 업체들도 신제품을 들고 나왔다. 마션은 아마존 알렉사를 탑재한 시계를 선보였다. 뉴밸런스는 컴퓨팅 기반 스마트워치를 내놓긴 했지만, 역시 플랫폼 사업자의 눈치를 보지 않고 체력 관리를 위한 기능에 초점을 맞췄다. 폭스터(Foxter) 같은 스마트워치 스마트업마저 더 이상 컴퓨팅에 몰입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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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넥티드 워치 '폭스터'(Foxter)

우리를 세뇌하듯 홍보하던 스마트워치보다 더 관심을 끌어낼 만한 제품의 일부가 CES에 있었다. 다기능에 화려한 스마트워치를 보던 관점을 조금만 비틀어 보면 훨씬 재미있게 진화하는 제품을 만날 수가 있는 것이다. 복잡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편한 그런 제품을 말이다.
 
파슬(Fossil)의 답

CES 2017에서 기억에 맞는 전시 업체가 몇 곳이 있었다. 그 중에 맨 먼저 떠오르는 곳은 파슬이다. 파슬은 웨어러블 업체도, 스마트 장치 업체도 아니다. 패션 그룹이다. 이 그룹에 속한 브랜드는 한둘이 아니다. 버버리, 엠포리오 아르마니, 마이클 코어스, 마크 제이콥스, DKNY, 디젤, 케이트,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등 어지간한 패션 브랜드가 대부분 파슬 그룹 소속이다. 그래서 파슬의 움직임은 이번 CES에서 가장 흥미로운 부분 중 하나다. 이들만큼 패션 브랜드를 결합한 스마트 시계와 웨어러블 제품을 가장 적극적으로 알리려는 곳이 없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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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 2017 이전에 그룹의 패션 브랜드를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워치, 또는 하이브리드 커넥티드 워치를 내놓았던 파슬 그룹의 기록을 찾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그룹이 IT를 받아들이려는 노력은 오래 전부터 해왔다. 인텔과 손잡고 2015년 안드로이드웨어 기반 스마트워치 '파슬 Q 파운더'를 출시한 것이 한 예다. 패션과 IT를 접목하는 실험을 먼저 나선 점에 박수를 보낼 만했지만, 그 후속 제품에 대한 적극성은 물음표를 달았다.

오히려 눈길을 끄는 대목은 2015년 말, 파슬은 웨어러블 업체인 미스핏(Misfit)을 2억6천만 달러에 인수한 부분이다. 미스핏은 웨어러블 장치를 통해 수집한 데이터를 가공하는 스타트업이었고, 파슬은 과감한 투자로 이 업체를 인수했다. 물론 너무 비싸게 주고 샀다는 뒷말도 많았다. 하지만 그 결과는 지난 해 가을부터 나타나기 시작했다. 파슬이 2012년에 인수한 스카겐(Skagen)이 지난 해 IFA에서 커넥티드 스마트워치를 전시했다. 스카겐의 커넥티드 워치는 아날로그 시계에 행동 추적을 할 수 있는 센서를 포함하고 이를 스마트폰에서 확인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커넥티드 워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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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 워치 디젤 온과 웨어러블 제품들

스카겐까지 실험적 의미가 강했다면 이번 CES의 파슬은 하이브리드 커넥티드와 디지털 커넥티드, 웨어러블 액세서리에 그룹 내 패션 브랜드를 새겼다. 엠포리오 아르마니, 아르마니 익스체인지, 디젤, 케이트, 스카겐, 미스핏, 베라 왕, 마이클 코어스가 파슬의 부스를 사이 좋게 나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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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핏 페이즈(Misfit Phase)

그런데 파슬 그룹에서 전시한 제품을 둘러보니 각 브랜드마다 제품의 성격이나 유형이 모두 다르다. 똑같은 제품에 다른 상표만 붙이는 식이었으면 무시하고 지나갔을 텐데, 각 브랜드에 맞게 제품 전략을 따로 둔다는 인식이 강하게 들 정도로 준비해왔다. 이를 테면 AX나 디젤, 스카겐은 하이브리드 타입만, 엠포리오 아르마니나 미스핏은 두 형태를 모두 갖췄다. 디젤과 케이트는 스마트워치와 연계할 수 있는 웨어러블 액세서리도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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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을 위해 좀더 작고 앙증맞게 다양한 형태로 내놓은 마이클 코어스

물론 모든 제품을 모아서 보면 갖고 있는 재주는 엇비슷하다. 하이브리드 커넥티드 워치나 디지털 스마트워치는 행동을 추적하고 스마트폰의 알림을 받는다. 물론 디스플레이가 없는 하이브리드는 바늘로 알림을 표시하는 방법만 다르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자동 시각 조정도 거의 똑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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엠포리오 아르마니 하이브리드 워치

중요한 점은 비슷한 재주를 가졌을 지 몰라도 브랜드 정체성에서 겹치는 제품이 거의 없다는 부분이다. 성별과 연령에 따라 수요층이 다른 브랜드의 특성에 맞춰 웨어러블 전략이 다르고 그에 따라 다른 제품을 내놨다는 이야기다. 그동안 수많은 이들이 이야기했던 패션 소비자에 맞춘 접근의 모범 답안을 파슬이 CES에서 내놓은 것일 수도 있다.

CES의 스마트워치, 그 밖의 이야기

왠지 쓸데 없이 글이 길어지는 모양새니 결론은 짧게. 이번 CES에서 스마트 업체의 경쟁이 약했던 것은 출시 시기의 미묘한 시간 차이 정도라고 보면 이해가 쉽지만, 그래도 스마트워치 시장은 매우 재미있게 흘러가고 있는 점을 알아뒀으면 싶다. 특히 지금처럼 컴퓨팅 능력을 가진 스마트워치 시장이 아니라 아날로그 시계의 커넥티드 시계 시장까지 영역을 넓게 보면 스마트워치 시장의 규모는 지금 시장 조사 기관이 공개하고 있는 숫자로 말하기 힘든 부분이 있다. 하이브리드 커넥티드 시장에 대한 분석을 제대로 한 데이터는 아직까지 찾기 힘들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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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딩스 HR

더불어 CES뿐 아니라 스마트워치가 있는 곳에서 늘 찾고자 했던 것이 하나 있다. 이것은 꽤 찾기 어려울 거라고 생각한 것이기도 하다. 그것은 스마트워치를 쓰는 새로운 시나리오에 대한 궁금증을 해결할 새로운 답안이다. 이 질문은 하이브리드나 디지털 스마트워치 양쪽에 모두 해당하지만, 그래도 질문의 비중이 높은 쪽은 디지털 스마트워치다. 하드웨어에 대한 새로운 해석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어디까지 활용도를 높일 수 있을 것인지 여전히 의문부호를 달고 있어서다. 스마트워치를 차고 수영을 하거나 결제를 하는 것이 쓸모 없다고 말하려는 것은 아니다. 그저 스마트워치를 써야 할 이유가 되진 않는다고 말할 수 있는 대안이 너무 많다는 게 문제다. CES에서 그나마 원격 감시 같은 몇몇 시나리오를 찾기는 했지만, 확실하게 다른 의미를 주는 것은 아닌 듯하다.

그래서 아직 답을 더 찾아가야 하는 시장인 것은 맞는 듯하다. 지금까지 찾은 '알림'이라는 의미를 확장하는 2단계 진화는 맥락에 따라 정보의 입력과 출력의 단계를 줄일 수 있어야 하지 않는지 질문을 던지고 싶지만, 여기에 맞는 답을 언제쯤 찾을 수 있는지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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