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C 다이아몬드 출시, 좋거나 또는 아니거나.

사용자 삽입 이미지 2008년 6월 출시 이후 300만대가 팔린 HTC 터치 다이아몬드의 출시 발표회가 지난 2월 26일 이태원 하얏트 호텔 리젠시 룸에서 있었습니다. 지난 해 이미 터치 듀얼을 통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을 발을 들여놨던 터라 이번 발표가 새삼스럽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미 세계적인 관심을 끌었던 터치 다이아몬드를 내놓는 것이어서 두 번째 발표임에도 좀 성대하게 치른 것 같습니다.


정식 지사를 세운 이후 행사로 따지면 이번이 첫 출시 발표회이기는 합니다만, 어쨌든 -각사 대표들은 아니지만-HTC 관계자는 물론 SKT, 마이크로소프트 등 터치 다이아몬드와 관계된 3사 핵심 관계자들이 모두 출동해 의미를 부각시켰더군요. 발표회의 규모도 지난 터치 듀얼의 세 배 수준으로 커졌다는 후문입니다.


 좋거나.
국내 스마트폰 생태계가 구축되어가는 초기라는 점에서 보면 국내 휴대폰 시장에서 이방인 격인 HTC가 이 자리를 마련한 것은 비교적 시의적절해 보입니다. 휴대폰 중심의 우리나라 이동 통신 시장에서는 그다지 빛을 보지 못하다 스마트폰 쪽으로 옮겨가는 추세에 발맞춰 이미 다수의 스마트폰을 만든 경험 있는 전문 업체의 등장은 반가운 일이니까요.


특히 말 잘 듣고(?) 제품도 괜찮은 스마트폰 업체가 필요한 국내 이통 업체 관점에서 더더욱  HTC는 웃는 얼굴로 반길만하겠더군요. 이 날 행사를 위해 우리나라를 찾은 잭통 HTC 아시아 태평양 부사장은 환영사에서 “우리는 오퍼레이터(통신 사업자)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는 스마트폰을 만들려 했고 그만한 능력을 갖고 있다. 통신 사업자(SKT)의 모든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를 완벽하게 즐길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HTC처럼 적극적으로 현지 이통 시장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다하는 업체가 시장 사업자들에게  환영받지 못할 이유는 없어 보입니다.


 아니거나.
다만 사업자 서비스를 위한 기능 변경이나 추가로 인해 늦장 출시 같은 부작용도 만만치 않아 보입니다. 이날 발표한 HTC 터치 다이아몬드는 SKT가 준비해 온 스마트폰 서비스를 모두 담고 있습니다. 마이스마트라는 SKT의 개방형(?) 포털과 증권, 싱크메일, 앱스토어 같은 서비스를 쓰기 위한 기능을 모두 담았습니다. 대부분의 기능이 소비자들에게도 필요합니다만, 따지고 보면 HTC 터치 다이아몬드는 외국에 첫 출시된 이후 무려 8개월이나 늦게 발을 들인 셈입니다. 무엇보다 HTC의 새 터치 시리즈가 지난 2월,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에 등장한 점을 생각하면 산뜻한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더구나 높은 환율에 따른 비싼 가격도 거꾸로 제품 이미지에 치명타를 입힐 수도 있습니다. HTC 터치 다이아몬드의 예상 가격은 70~80만 원대로 보급형으로 생각하고 접근했다가는 뒤통수 맞기 십상이지요. 비슷한 부품을 쓴 LG 인사이트가 20~30만 원대라는 점을 생각보다 비쌉니다. 빈약한 스마트폰 제품군을 따지면 없는 것보다는 훨씬 낫지만, 가격대를 중시하는 소비자라면 한 번쯤 고민해보게 만드는 가격이지요. 환율만 안정되면 부담은 많이 줄겠지만, 앞으로 몇 달은 지금보다 아주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는 터라 이에 대한 부담이 쉽게 사라질 것 같진 않습니다.


 좋거나.
HTC 터치 다이아몬드의 특징은 하드웨어 구성보다 이용자가 편하고 흥겹게 조작할 수 있는 인터페이스와 단단함에 있습니다. 윈도 모바일을 썼지만, 이용자에게 윈도 모바일의 세세한 메뉴를 다루도록 강요하기보다 간단한 조작만으로 각종 설정을 할 수 있게 만들었고, 중력 센서를 이용해 장치를 기울이는 방향에 따라 인터페이스도 바뀝니다. 또한 강철 프레임을 이용해 1.5m 높이에서 떨어뜨려도 망가지지 않도록 내구성을 높인 것, 그리고 형이상학적인 뒤쪽 형태가 색다른 매력을 느끼게 합니다. 손 안에 들어오는 얇은 두께와 화면 터치와 휠 터치의 독특한 구조도 터치 다이아몬드가 갖고 있는 색다름 중 하나입니다.


 아니거나.
스마트폰이면서도 휴대폰처럼 쉬운 이용자 인터페이스의 움직임과 반응은 만족스럽지만, 국내 이용자들이 바라는 요소를 만족시킬지 여부는 미지수입니다. 4GB의 내부 메모리가 있지만, 메모리 카드 슬롯이 없어 공간을 더 늘릴 수 없고, 지상파든 위성이든 DMB가 없는 점도 불만일 수 있겠네요. 카메라 작동 방식도 미리 초점을 잡지 않고 셔터를 누르면 초점을 잡는 것이라 낯설 수 있습니다. 값대 기능으로 보면 국내 사용자들의 입맛에 들지는 미지수입니다.


덧붙임 #
이번에도 SKT의 스마트폰 요금제에 대한 이야기는 없었습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8 Comments

  1. 칫솔에놀러온방문자
    2009년 3월 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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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적: 좋거나 말거나겠죠 ^^ (농담)
    그나저나 너무 비싸네요. 싱가폴에서는 약정하면 500불(최악 환율 기준 50만) 인데 데이터약정하면 10만 더 깍아주고 (데이터요금 7.2mbps 3만 6천원(최악 환율기준) 인데. htc, 좀 깍지?

    • 칫솔
      2009년 3월 3일
      Reply

      환율이 너무 높다보니 HTC의 문제라고만 하기도 어려운 듯 싶어요.

  2. 2009년 3월 1일
    Reply

    좋고 나쁘고를 떠나서 요금제가 불투명한 SKT를 선택한 게 최대 실수일지도…orz

    • 칫솔
      2009년 3월 3일
      Reply

      이 와중에 KTF는 정신 못차리고 있으니 제조 업체나 소비자들이나 선택의 여지가 별로 없는 셈이죠. -.ㅡㅋ

  3. 2009년 3월 1일
    Reply

    제가 최종적으로 들은건 40만원대였어요 (약정 기준)
    뭐..지켜봐야죠 -_-; 터치듀얼이 예상외로 출시직후 1주뒤 일반판매 시작때 엄청 싸게 한동안 풀렸다가 원상으로 돌아왔던 케이스를 보면…다이아몬드도 기대를 해봅니다만 모르죠 -_-;; (듀얼은 보급형스타일이고 이건 좀..아니니)

    여튼…. 제품은 좋은데 성공할지는 미지수네요 ;

    • 칫솔
      2009년 3월 3일
      Reply

      그렇군요. 아마 그날 여러 관계자들이 각자 추측 가격을 말한 탓에 제대로 된 가격 정보는 없던 것 같아요. 더구나 환율은 끝을 모르고 오르고 있으니… 저도 성공할지는 미지수네요.
      그나저나 반갑습니다. Todd님. ^^

  4. 2009년 3월 1일
    Reply

    외국에는 이제 다이아몬드2가 나오니 에수게이는 한국에 재고떨이를 싸게 받아서 비싸게 팔려나 봅니다-_-

    • 칫솔
      2009년 3월 3일
      Reply

      설마요. 아직 터치 다이아몬드는 계속 생산 중이랍니다. ^^

  5. 2009년 3월 1일
    Reply

    그래도 T 옴니아를 견제해서 나타날만 하니 괜찮은 제품이라고 봅니다. 경쟁이 있어야 소비자들도 선택 폭이 넓어지고 독과점에 고통받을 가능성도 줄겠죠.

    • 칫솔
      2009년 3월 3일
      Reply

      음.. T*옴니아를 견제할만한 놈은 다음 주쯤에 나타날 겁니다.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리아 X1이죠. ^^

  6. 2009년 3월 2일
    Reply

    역시 가격이 안티가 될 수 있겠구려.. 요금제도 문제겠고(결국 넷1000 밖에 없나 -.-)
    지르고 싶은 물건이기는 한데.. 한 50만원급으로 나온다면(단말기 가격이 -.-), 그리고 적절한 요금제로 한 3~40만원에서 할 수 있다면.. -.-;

    • 칫솔
      2009년 3월 3일
      Reply

      아마도 학주니님이 지르는 것을 보게 될 수도 있겠군요. ^^

  7. 키마이라
    2009년 3월 2일
    Reply

    쓸만한 요금제는 개발안하고 제품만 덩그러니 출시하는 행태를 아직도 안버리네요..

    • 칫솔
      2009년 3월 3일
      Reply

      어제 오늘 일도 아니잖아요. ^^

    • 칫솔
      2009년 3월 3일
      Reply

      뭐가 뭔지 잘 모르겠다는… ^^

  8. 2009년 3월 2일
    Reply

    다른건 몰라도 손안에 쏙들어오는 크기와 기존 윈모폰에서 느끼지 못했던 터치감은 일품이었던 것 같아요. 그나저나 제주도 잘 다녀오셨나요.. +_+

    • 칫솔
      2009년 3월 3일
      Reply

      아마도 휴대폰 대용으로 쓰는 데는 좋을 것 같긴 하더라고요.
      (제주도 잘 다녀왔구요. 곧 뭔가를 말씀드릴지도… ^^)

  9. 2009년 3월 2일
    Reply

    작년말 T옴니아를 필두로 다양한 단말기가 국내에 소개될 예정이라는 이야기가 많이 나왔습니다. 애플의 아이폰이 그중 하나이고 소니에릭슨의 엑스페디아, 그리고 어제 국내에 발표된 HTC의 Touch Diamond가 그중 하나였습니다. 작년에는 T옴니아 하나만 나온것이고 올해가 되면서 상당히 많은 단말기들이 나올 것으로 생각 되는데, 작년에 소개한, 그리고 출시 안된 모델 중에서 관심이 가는 것은 아이폰과 이 HTC Touch Diamond 입니다. 아이..

  10. HTC라는 이름이 낯선 분들이 대부분이실 거라 생각합니다. HTC는 1997년 대만에서 설립된 스마트폰 전문 회사로 세계 스마트폰 업계 5위를 차지하고 있고 있죠. 특히 윈도 모바일 기반의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전세계 50% 이상의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곳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스마트폰 가운데 비록 회사 이름은 다르게 표시되지만 HTC가 OEM 생산하는 것이 적지 않을 정도죠. 그런 HTC가 SK텔레콤과 손잡고 작년 8월 국내에 첫번째 스마트폰으..

    • 칫솔
      2009년 3월 4일
      Reply

      소비자에게는 절실하지만 사업자에게는 절실하지 않은가 봐요~ ^^

  11. 2009년 3월 9일
    Reply

    아.. 이것도 무진장 끌리더군요… 근데 너무 비싸서.. 300불인가… 2년 계약 ^^;
    생긴것두 진짜 스타일리쉬하구… 에효….
    허나 전 지금 아이폰 2g로 인터넷 해지하구 wifi 로만 쓰구있습니다.
    매달 25불씩 내는건 사치 같더군요.. 잘쓰지두 않구 터지지도 않는 답답한 2g인데 말이죠..
    그래서 3g로 업글 할려고 했으나, 언락 해서 쓴다면 전화가 안된다구 하네요.
    그러니까, 제가 지금 쓰는 방식은 2g를 언락하구 회사에다가 아이폰 안쓰니까 인터넷 블락 시켜라
    이런식으로 거짓말해서 쓰는중인데.. 3g는 인터넷 자체를 끊으면 전화도 안된다니까..
    뭐르겠습니다.. 3g업글 대신 바이오 p나 -ㅅ-)

    • 칫솔
      2009년 3월 10일
      Reply

      그래도 워낙 스마트폰이 없는 상황이라 보급형을 찾는 분들에게는 매력적인 제품일 것 같네요. 그나저나 2G 아이폰은 네트워크 단말로 추락해가는군요. 저야 한국에서 쓰니 일찌감치 네트워크 단말기로 썼습니다만… ^^

  12. 러브그래퍼
    2009년 3월 18일
    Reply

    셔터를 누르면 초점을 잡는게 아니라요…아래 네비게이션 버튼도 터치가 되는데 정전기 식인듯 하구요… 살짝 얹고 있으면 반셔터가 되서 초점을 잡고 버튼을 누르면 찍히는 구조로 되어있습니다.

    • 칫솔
      2009년 3월 19일
      Reply

      아.. 그렇군요. 행사장에서는 반셔터가 안되는 줄 알았거든요. ^^ 고맙습니다.

  13. Nine
    2009년 3월 19일
    Reply

    SKT 제품의 가장 큰 문제점은 마지막에 덫붙여 주신 것 처럼 스마트폰 전용 요금제가 없다는 것 이죠. 기계값도 만만치 않은데 매달 나가는 통신요금도 감당하기 힘드니.. 부자들을 위한 사치품이라고 밖에 보이질 않네요,,

    • 칫솔
      2009년 3월 19일
      Reply

      동의해요. 합리적 요금제가 안나오는 이상 스마트폰은 사치품일 수밖에 없을 것 같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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