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G3, 그 어려운 단순함을 향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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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판매를 시작했고 많은 정보가 공개된 마당에 지금 시점에서 LG G3에 관한 아주 새로운 이야기를 쓸 것 같진 않다. HD(1280×720) 해상도를 가로 2배, 세로 2배로 끌어 올린 QHD(2560×1440) 해상도로 화소 사이사이 틈새마저 완전히 없앤 5.5인치 대형 화면과 플라스틱 재질의 값싸고 가벼운 느낌을 없애고 덩치를 키웠으나 군살을 쏙 빼 탄탄하고 늘씬한 몸매를 다듬은 듯한 인상이다. 비록 플래그십의 이미지를 쌓을 겨를도 없이 출시일부터 보조금 대란의 주인공이 된 것은 애석한 일이지만, 소셜 미디어 행사에서 잠깐 손에 쥐어 본 LG G3는 아주 새롭지는 않아도 만듦새의 완성도에선 한단계 더 올라섰다는 느낌이었다.

다만 아직 LG는 G3를 두고 말하고 싶은 게 많은 모양이다. 유명 시인 랄프 왈도 에머슨의 표현을 빌어 ‘단순한 것이 위대한 것’ 라는 표현을 인용하거나 ‘단순한 것이 새로운 스마트다’라는 표현을 내거는 모습을 보면 LG는 G3의 방향성을 단순함에 맞추고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은 듯하다.

하지만 단순한 제품이라는 말이 그리 쉽게 내놓을 수 있는 결론은 아니다. 그저 생김새나 기능, UI의 복잡성을 따지는 게 아니라 행위의 시작과 그 과정, 그리고 결과를 아주 짧게 끊어야 하는 인식의 문제라서다. 때문에 단순함은 부정적인 뜻이 아니라 여러 가지를 배우고 고민할 필요 없이 바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는 의미로 봐야 한다. 어떤 복잡성도 없이 이용자가 생각한 그대로 할 수 있는 모든 여건을 갖추는 것은 활용이나 이용자의 다양성이 전제가 된 스마트 장치에서 해결해야 할 중요한 과제이기에 많은 업체들이 이를 해결하기 위해 무척 애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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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저 AF, OIS+ 등 기술이 들어갔지만, 굳이 그런 것을 모르더라도 좋은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다.

소셜 미디어 발표에서 LG가 G3에서 단순함을 강조하고 싶은 의지는 분명히 읽었다. 또한 몇몇 기능은 확실히 단순하다는 그 의미를 잘 살리고 있다. 이를 테면 카메라가 대표적인데, LG G3의 카메라 기능에 놀란 것은 일반적인 사진이든 접사든 아주 빠르고 정확하게 초점을 잡는 점이다. 특히 접사의 초점 속도와 품질을 볼 때 ‘그냥 대고 찍으면 된다’는 아주 단순한 과정에서 만족할 만한 결과물을 통해 이용자에게 확실한 가치를 설명하다. 굳이 어려운 레이저 AF 기술이나 OIS+ 같은 기술을 거창하게 설명하지 않아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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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쪽에 있는 풀HDTV와 화질을 비교할 수 있지만, 디스플레이 기술의 차이일 뿐 모바일의 이용 경험에서 어떤 차별점이 있는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이러한 시나리오와 달리 약간 애매한 점도 있다. QHD 화면도 그 중 하나다. QHD는 앞으로 고급 모바일 스마트폰에 쓰일 것이기에 LG G3는 사실상 첫 표본이다. 그 이전에도 이 해상도의 스마트폰이 없던 것은 아니지만 양산형 제품으로는 사실상 G3를 그 시작으로 봐도 무방하다. 이날 봤던 G3의 QHD 화면은 기술이 아니라 우리 일상에서 무엇이 다를 것인지 한번에 보여주는 시나리오는 빠진 듯한 인상이다. 300ppi니 500ppi니 하는 기술적인 설명은 탓할 게 없다. 중요한 것은 기술을 이해하지 않고 그냥 고밀도 화면에서 보면 다르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컨텐츠의 이용 경험이 무엇일까에 대한 고민은 부족해 보인다. 아직은 ‘그냥 보면 다르다’는 그 단순한 결론에 이르진 못한 것이다.

이처럼 기능에 따라 단순하게 보일 수도 있고 아닐 수 있는 차이점들이 G3에 존재한다. 하지만 G3가 단순하다는 종합적인 결론을 얻으려면 이런 기능 뿐만 아니라 G3를 이용하는 모든 행위와 결과가 단순해야 한다. 물론 사람마다 단순하다고 보는 관점과 느끼는 맥락은 다르다. 제조사와 수많은 이용자의 관점이 다르고 만듦새, 기능, 경험 등 어떤 것에 가치에 두드냐는 것은 달라질 수 있으니까. 이처럼 단순하다는 그 함의를 모든 부분에 녹이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고, 그래서 단순하다는 말을 꺼내기란 더욱 어려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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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걷어내지 못한 이통사 앱 탓에 앱 서랍 화면이 너무 복잡해 보인다

많은 이들은 불필요한 것을 걷어내는 그것이 단순해지는 지름길이라는 충고한다. 이것이 틀린 말은 아니다. 다른 선택을 제거하고 목적성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것만으로 충분히 단순해 질 수 있어서다. 하지만 스마트폰처럼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통한 접근이 가능한 장치에서 무조건 제한을 두는 것이 좋은 것은 아니다. 최대한 이용자의 의도를 파악하고 짧은 경로를 통해 최적의 결과를 얻도록 공통된 경험을 느끼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해서다. G3는 그것이 뒤죽박죽 섞여 있다. 그래서 좀 어렵다. ‘단순한 것이 최고다’라는 표어를 내세웠지만, 아주 짧은 만남에서 바로 단순하다는 그 함의가 완벽하게 관통하고 있다는 인상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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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G3로 찍은 접사 사진 1

그래도 단순함을 향한 노력이 시작되었다는 점은 인정한다. 더불어 부분적으로 이날 소셜 미디어 행사의 마지막에 보여준 광고에서 말한 것처럼 ‘그냥 쓰면 돼!’라고 말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지금은 사진을 찍는 이들에게만 확실히 그말은 해줄 수 있을 것 같다. 나머지에 대해선 아직 판단이 서질 않는다. 새로운 결론에 이르면 그 때 다른 이야기를 전하겠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One Comment

  1. 오늘 출시한 LG G3의 모든 것! 보도자료, 스펙, 동영상, 가격 등이 모두 공개되었습니다. 이젠 보도자료도 텍스트 뿐만 아니라 사진, 영상, 인포그래픽 등 디지털 행태로 다양해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다양한 자료와 제품 발표 현장 소식을 전해드립니다. ‘LG G3′ 출시 행사 글로벌 생중계 : http://www.LG.com/Global/G3 [보도자료] LG전자, 전략 스마트폰 ‘LG G3’ 글로벌 런칭 LG G3 Infographic ■ 글로벌 런칭 첫 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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