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nnecting your world from H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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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want to touch?” “Do you want to touch?” “Do you want to touch?” yeah~ yeah~
요란하다. 행사장 입구에 들어서자 귀가 멍멍해진다. 자리에 앉은 수백명의 기자와 블로거의 웅성거림을 비집고 들려오는 트럼펫과 관악기 소리들, 크고 작은 북소리들, 그리고 확성기로 들리는 “Do you want to touch?!”라는 노랫가락. 밴드의 난장으로 ‘connecting your world’라는 2008 HP 모바일 서밋의 막이 오른다.

독일 베를린의 베를린 콩그레스 센터(berliner congress center)에서 열린 2008 HP 모바일 서밋의 풍경은 예년과 사뭇 다르다. 엄숙하고 무겁고 딱딱하던 지난 상하이 때와 달리 시작부터 훨씬 자유롭고 경쾌하다. 호텔 연회장의 밋밋함 대신 콘서트 홀이라는 장소적 영향도 크다. 달라진 진행 형식도 한몫 한다. 전과 달리 행사 진행을 맡은 호스트가 소개된다. 체르노 조바티(cherno jobatey). 독일의 아침을 여는 뉴스 쇼 ZDF-Morgenmagazin의 앵커다. 독일을 모르는 이방인들에게 낯선 그였으나 진행은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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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 조바티의 초대로 단상에 오른 토드 브래들리 PSG 총괄 부사장의 밝은 표정을 모처럼 본다. 현대식 건축 디자인에 큰 영향을 미친 바우하우스(BauHaus) 운동에 빗대어 HP의 제품 혁신을 말한 것이 그의 기분을 맞춰 준 때문이리라. 체르노와 토드가 무대 위 의자에 앉아 나누는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만담처럼 들려 온다. 우리 가족, 특히 어머니 할머니를 위한 제품을 만들기 위한 기술 혁신을 위해 35억 달러 이상을 투자한다거나, 금융 산업이 이끌었던 IT 산업은 이제 컨텐츠 창출 산업이 이끈다거나, 혁신을 이끄는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한 개인화 상품을 내놓고 이를 신념화 하는 것 등 정말 딱딱한 이야기들을 가볍고 편하게 풀어낸다.

사지프 카힐 HP 글로벌 마케팅 수석 부사장이 토드와 자리를 바꾼다. 1년 내내 벗지 않는다는 붉은 터번을 쓴 그는 ‘computer is personal again’이라는 마케팅을 성공적으로 이끌고 있다. 그가 털어 놓은 HP 마케팅의 성공 요소는 두 가지. 아주 효율적인 비즈니스 시스템, 아주 뛰어난 제품이다. 여기에 팀스포츠를 버무려 HP 전체가 하나의 마케팅 목표를 공격적으로 추진해 왔다는 이야기를 마치고는 테드 클락 노트북 비즈니스 사업부 수석 부사장에게 무대를 내주고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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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드 클락이 무대에 오르자 도우미들이 무대 왼쪽에 하얀 천을 벗겨낸다. ‘신상’ 노트북이 줄지어 앉아 있다. 18가지나 된다. 이 시각 이후부터 시장에서 하나씩 만나게 될 HP의 1년 물목들이다. 테드 클락 부사장도 18가지를 모두 소개하기에는 시간이 없는지 파빌리온과 컴팩 프리자리오의 변화를 짧게 정리한다. 파빌리온은 리퀴드 메탈로 변화를 주고, 비즈니스 노트북의 상징처럼 비쳐지던 검은 컴팩 노트북은 블랙앤화이트 컨셉으로 바꾼다고. 실제는 블랙앤실버에 가깝다. 그 뒤 새로운 컴팩 라인업인 엘리트북을 설명하는 데 나머지 시간을 쓴다. 무광택 알루미늄과 산화 마그네슘으로 만든 스크래치가 없는 튼튼한 섀시를 쓴 차세대 디자인이다. 전원이 꺼져 있어도 메일을 확인하는 퀵 아웃룩 기능을 새로 더하고 유럽이나 미국에서 GSM와 CDMA 이동 통신으로 어디에서나 자유롭게 인터넷을 할 수 있다.

체르노가 무대 오른쪽으로 자리를 옮기자 너무나 가벼운 옷차림의 젊은 안경잡이가 무대에 오른다. 넥타이 부대가 되길 거부한, 될 수 없는 유일한 경영진. 라울 수드(rahul sood)다. HP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부두(voodoo)의 CTO로 이제 만 35세다. 그의 형도 부두 사업부에 함께 근무 중이다. 그가 무대에 오르자 카메라를 든 모든 이들이 무대 앞에 장사진을 이룬다. 그는 오늘의 하일라이트는 아니다. 허나 그를 아는 이라면 그 앞으로 나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는 HP 안에서 가장 HP답지 않은 제품을 만들도록 허락된 사람이니까. 한마디로 비주류 제품을 만든다는 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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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울이 가져온 것은 단 두 가지 뿐이다. 노트북과 PC 각 1대씩. 엔비라는 이름의 노트북을 들어올리자마자 여기저기서 카메라 플래시가 터진다. 비즈니스가 아닌 엔터테인먼트를 위한 초박형 노트북의 최초 공개 현장이라서다. 무조건 최고로 만든다는 목표로 탄소 섬유로 만든 케이스에 고성능 부품을 쓸어 담은 시커먼 노트북이 이렇게 큰 관심을 끌지는 몰랐을 게다. 아마도 다들 머릿속에 맥북 에어의 경쟁자가 나타났다는 카피를 떠올렸을 테지만…

오멘은 지난 해 가을 발표한 블랙버드 002와 다른 신형 데스크톱이다. 말만 데스크톱일뿐 데스크톱이 아니다. 메인보드를 90도 돌려 단자들이 위쪽을 향한 기형적인 구조. 공기 순환이 잘 되도록 하려는 게 이유다. 코어 2 익스트림과 SLI로 묶은 지포스 8800 울트라, 또는 크로스파이어 X로 결합한 HD3870이 내뿜는 열을 리퀴드 쿨링으로 잡아 낸다. PC앞에는 달린 작은 LCD 화면으로 시스템 상태를 체크한다. 이 작은 화면을 보면서 게임을 즐기는 엽기적인 이용자가 있을 지도 모른다.

부두 PC의 여운이 너무 짙은 탓에 쿵후 팬더를 만들어 낸 일등 공신이었던 워크스테이션과 10억 컬러 모니터의 소개가 왠지 초라하다. 리모컨이 있다면 빨리 다음 순서로 넘기고 싶다. 데이빗 로먼 HP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부사장이 청중들과 상호 소통을 위한 새로운 광고 기법을 소개하고 동영상을 튼다. 이제까지 HP가 선보인 광고 중 가장 으뜸이다. 그만큼 긴 여운이 남는, 현장에서 본 여러 영상 가운데 이것만은 잊혀지지 않는다. 그 광고를 여러분께 소개한다. HP가 선보일 새로운 광고, 마에스트로다.

광고가 끝나고 젊은 층을 공략하기 위해 MTV와 손을 잡고 엔진룸이라는 미디어 마케팅의 시작을 알린다. 18세 이상 젊은이들 가운데 딱 16명만 선발, 한달 동안 뉴욕에서 머물며 주어진 미션에 따른 창작품을 만들어 경연을 벌이는 이벤트다. 우승 상금이 40만 달러, 여기에 HP 제품이 부상으로 따라온다. 더구나 인터넷과 방송을 통해 자신을 알릴 수도 있다. 당연히 우리나라 젊은이도 참여할 수 있다. 아자!아자! 용기를 내 꼭 도전해 보길.
(등록은 이곳에서. 참고로 등록 종료까지 15일 남았다.)

이제 오늘의 하일라이트, 신형 HP 터치스마트PC IQ500이 나타날 때다. 이 무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이다. IQ500의 등장은 깜짝 놀랄 만하다. 사실 무대 어디에도 IQ500은 보이지 않았으니 말이다. IQ500은 의외의 장소에서 나타난다. 마치 무대 아래에 있던 뮤지컬 스타가 무대 위로 솟아 오르듯, 무대 위에 있던 연설 탁자 위로 IQ500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낸다. 박수 갈채가 쏟아진다. 의외로 반응이 뜨끈하다. 명지휘자의 광고에서 받은 감명이 여기까지 온 모양이다.

메신저 백과 클립에서 힌트를 얻은 깔끔한 디자인.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을 통해 업그레이드 된 스마트센터의 달라진 이용자 인터페이스와 더욱 풍부한 정보를 얻고 즐기는 애플리케이션의 조화. 손가락 하나로 앨범들을 넘기고 가볍게 디지털 사진을 편집하는 장면이 청중의 눈에 고스란히 스며든다. 컨텐츠를 즐기고 생산하고 공유할 수 있는 올인원 PC의 멋진 데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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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Q500의 등장을 끝으로 기조 연설이 끝난다. 부랴부랴 짐을 챙겨 아래 층에 마련된 전시 공간으로 가려는 이들로 소란스럽다. 또다시 트럼팻 악단이 나타난다. 넓지 않은 통로에서 “Do you want to touch?” “Do you want to touch?” “Do you want to touch?” “yeah~” “yeah~” 를 노래한다. “이제는 터치를 원하지?”라는 물음 같다. 서둘러 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정말 터치를 원하는 지 아닌지 확인해보기 위해서.

덧붙임 #

1. 이 글은 지난 6월10일~11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connecting your world’라는 HP 글로벌 이벤트에 블로거로서 참석한 뒤 작성한 것입니다.

2. 저와 함께 브루스님이 블로거로 참석했습니다.

3. 현지 인터넷 사정과 제 노트북이 말썽을 일으키는 바람에 제 때 글과 동영상을 올리지 못하고 이제서야 정리했습니다.

4. 베를린 행사에 관한 웹사이트는 http://www.hp.com/large/campaigns/personal_again/index.html 이고 공식 블로그는 http://blog.hpberlin2008.com/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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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IL CHiTSOL CHOI Written by:

2 Comments

    • 2008년 6월 17일
      Reply

      그 회사 광고보다는 좀더 멋있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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