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민 피닉스 5, 아웃도어 스마트워치의 정석을 주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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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가민을 소개하는 것은 어렵다. 삼성이나 LG처럼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제조사는 아니라서다. 때문에 가민이 새로운 제품을 발표할 때마다 짧게나마 회사를 소개하는 반복된 패턴이 자리잡고 있지만, 어쨌든 이 한 가지 기술만큼은 확실한 차별점이다. GPS 기술로 성공했고, 지금도 GPS 기술로 성공하려는 의지가 강하다는 점이다.

가민의 GPS 기술을 활용하는 여러 제품 가운데 스마트워치가 있다. 그것이 가민 피닉스(Fenix) 시리즈다. 다만 다양한 브랜드가 있는 스마트워치 시장에서 이 이름이 여전히 낯설 수 있다. 사실 처음부터 스마트워치로 분류된 것이라기 보다 시대의 흐름이 만들어진 어느 순간 자연스레 스마트워치로 분류하려는 제품에 가깝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스마트워치라 부르기엔 조금 애매하다는 이야기도 듣는다. 삼성이나 애플, 카시오 같은 제조사의 전형적인 스마트워치와 기능이나 특징 측면에서 다른 부분이 적지 않아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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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민 한국 지사 설립 후 첫 출시작인 가민 피닉스 5 시리즈

가민의 한국 지사의 이름으로 피닉스 5의 한국 출시를 알린 4월 18일 행사도 사실 이 부분에 대한 궁금증을 가진 질문들이 많았던 터다. 피닉스 5의 경쟁력에 관한 질문은 여러 가지로 나뉘었는데, 그 질문들을 꿰뚫는 한 가지는 역시 가민이 삼성, 애플 같은 다른 스마트워치 제조사와 경쟁에서 어떠한 차별점으로 이겨낼 수 있느냐다. 피닉스 5라는 새 스마트워치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다는 점을 주장해야 하지만 사실 제품만 놓고 보면 쉽게 알아내기가 어려운 부분이 있다.

가민은 그 모든 차이를 ‘아웃도어’와 GPS라는 특성 만으로도 구분할 수 있다고 말한다. 단순한 야외가 아니라 산을 오르거나 야외에서 거친 스포츠를 즐길 때 다른 스마트워치보다 확실히 비교 우위에 있는 특징은 분명이 갖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가민의 이런 주장을 뒷받침하는 피닉스 5의 특징은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일단 피닉스 5를 비롯한 그 이전의 피닉스 시리즈는 터치 스크린을 쓰지 않는다. 터치 스크린으로 직관성을 높이려는 다른 디지털 스마트워치들과 반대다. 피닉스 5는 터치 스크린 대신 5개의 버튼으로 화면을 조작한다. 터치 스크린보다 버튼이 편할 것 같지는 않은데 왜 그럴까? 아웃도어의 특성을 감안한 조치라는 게 가민 측 설명이다. 쉬운 예가 험준한 산악 트래킹이나 바이킹을 하는 이들이다. 대부분 장갑을 끼고 있는데, 터치 스크린을 쓰면 장갑을 낀 채로 기능을 조작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수중 레포츠를 즐기는 이들 역시 물아 닿으면 오작동이 일어날 수 있는 점을 감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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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피닉스 5s, 피닉스 5, 피닉스 5X. 시계의 직경이 모두 다르다.

또한 야외 시인성이 좋은 디스플레이를 쓴다. 백라이트를 쓰는 디스플레이의 측성상 강한 햇빛이 내리쬘 때 잘 보이지 않지만, 가민 피닉스 5는 이 점도 고려해 햇빛 아래에서 화면의 정보를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가민 측이 이야기하는 가장 큰 차이는 GPS를 켠 채로 활동 했을 때의 배터리다. 지금 나온 대부분의 스마트워치는 일상에서 쓸 때는 무리가 없으나 GPS를 활성화하는 앱을 실행한 뒤 움직이면 금세 배터리를 소모하는 제품이 적지 않다. 가민은 이점을 놓치지 않고 강조한다. 즉 GPS를 켜고 활동해도 피닉스 5는 최대 21시간, 피닉스 5X는 20시간, 피닉스 5S는 12시간까지 작동한다. 만약 GPS를 끄고 시계 모드로만 쓰면 피닉스 5S는 2주 동안 작동한다.

GPS를 켜고 22시간을 작동하는 것은 장시간 산악 트래킹이나 전문 바이킹 등 다양한 스포츠를 즐기는 이들에게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트라이 애슬론처럼 장시간 격한 운동을 하는 이들에게도 배터리의 중요성은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단다. 이러한 피닉스 5 시리즈의 특징으로 볼 때 가민의 주요 고객은 일상보다 야외 활동을 전문적으로 하는 이들일 수밖에 없고, 다른 스마트워치가 이 부분을 더 개선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가민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볼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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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줄은 교환이 쉬운 원터치 클립이지만, 피닉스 5 시리즈의 시계줄은 모두 너비가 달라 호환되지 않는다.

피닉스 5가 피닉스 3와 다른 또 하나의 특징은 한국 지도을 내장한 부분이다. 피닉스 5 내의 지도를 띄우고 산악 트래킹이나 바이킹, 마라톤 등 야외 활동을 할 수 있다. 지도는 히어 맵이 들어 갔다. 국내 지도를 쉽게 쓸 수 없는 형편상 그래도 가장 현실적인 선택을 했다. 다만 국내에 출시되는 제품에는 국내용 히어 맵이 들어갈 뿐 외국에 나갈 때는 따로 그 지역의 지도를 내려받아야 한다.

야외 활동 부분 만큼은 다른 스마트워치보다 하드웨어의 강점을 지는 것은 눈에 띈다. 다만 아직 약한 앱 생태계에 대한 대책은 좀더 필요하다. 스마트워치라고는 해도 좀더 넓은 범위에서 쓸 수 있도록 앱 생태계를 개방해야 하는데, 가민의 발표는 늘 이 부분이 생략되어 있다. 물론 가민 피닉스 5와 호환되는 앱들도 나오고 있지만, 다른 스마트워치에 비하면 그 수가 턱없이 적다. 더구나 시계 화면에 대한 개방성도 거의 없어서 다른 스마트워치보다 개성을 표현할 방법이 적다.

아웃도어의 특성을 더욱 강화한 피닉스 5는 3가지 모델로 출시된다. 화면 직경 42mm를 가진 피닉스 5S, 47mm의 피닉스 5, 51mm의 피닉스 5X이고 세 제품의 시계줄 폭도 제각각이어서 호환되지 않는다. 가격은 피닉스 5S 74만9천 원, 피닉스 5 89만9천 원, 피닉스 5X 109만9천 원이다. 결코 싼 제품이 아니지만, 아닌 이유를 납득하는 것은 이용자의 몫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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