칫솔_초이의 IT 휴게실


글쓴 이 - 칫솔(CHiTSOL, PHILSIK CHOI) | 인사이드 디지털/개인 컴퓨팅 l 2017/01/09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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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락보다 용서가 쉽다', "사!사!사사사!"...

소셜 미디어 서비스에서 화제가 되고 있는 콘솔 게임기의 바이럴 광고 카피다. 허락할 때까지 설득하는 데 애쓰지 말고 일단 지르고 용서를 비는 것이 더 쉽고 빠르니 용기를 내 게임기를 사라는 것이다. 이 광고에 얼마나 영향을 받았는지는 모르지만, 어쨌거나 해당 게임기는 게임 매장에 놔두기 무섭게 사라지고 있다.

하지만 모든 게이머가 용서를 빈다고 해결된다는 보장은 없다. 특히 더 성능 좋은 PC나 강력한 성능의 그래픽 카드로 바꾸고 싶어도 그렇지 못하는 이들이 태반이다. 어딘가 이상한 낌새라도 보여야 핑계가 생길 텐데 정화수를 떠놓고 새벽 기도를 해도 PC는 더 팔팔하게 살아나고, 휴대하기 좋다는 이유로 가볍고 얇은 노트북을 샀는데 그래픽 성능이 부족해 최신 게임을 즐기지 못하고 울상인 이들도 여기에 해당한다. 이렇게 PC 업그레이드를 할 수 없는 이유로 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PC 게이머가 주위에 흔하게 보이니 10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엔비디아 CEO 젠슨 황의 진단은 틀린 것은 아닌 듯하다.

이처럼 허락은 물론 용서도 어려운 이들에게 당장 필요한 것은 '용기'를 강요하지 않는 게이밍 기술이다. 설득할 필요 없이, PC 성능을 따질 필요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기술이 있다면 이들에게 최고다. 엔비디아가 이번 CES에서 PC용 지포스 나우(Geforce Now For PC)를 내놓은 이유가 이 때문이다.

지포스 나우는 이용자가 게임을 즐기는 데 필요한 하드웨어를 구축하지 않아도 고성능의 PC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스트리밍 게이밍 기술이다. 원리는 그다지 복잡하지 않다. 마치 PC에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클라우드에 접속해 소프트웨어 서비스를 받는 것과 똑같다. 게임을 실행하는 모든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는 엔비디아에서 구축한 그리드 서버에 넣어두고 게이머는 그 서버에서 실행한 게임의 영상을 끌어와 자신의 PC에서 보는 방식이다. 엔비디아 그리드 클라우드 게이밍은 소프트웨어와 관련 데이터를 중앙 시스템에서 이용자의 장치로 전달하는 SaaS(Software as s Service)와 마찬가지로 서버에서 실행한 게임 스트림을 전송하는 엔비디아의 GaaS(Gaming as a Service) 솔루션이다.

이러한 스트리밍 게이밍은 엔비디아가 앞서 출시했던 쉴드 포터블과 쉴드 TV, 쉴드 태블릿 시리즈에서 이미 실행했던 것을 PC와 맥에서 쓸 수 있다고 CES2017 발표한 것이다. 엔비디아 키노트의 중요한 이야기였다. 그렇다고 과거 쉴드 시리즈의 지포스 나우가 PC 버전과 완전히 같은 것은 아니다. 다른 점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눠서 정리할 수 있다.

첫 째는 쉴드 시리즈의 지포스 나우는 엔비디아가 실행할 수 있는 PC 게임에 제약을 둔 반면, PC용 지포스 나우는 그런 제약이 없다. 과거 쉴드에서 지포스 나우를 실행한 뒤 즐길 수 있는 게임 수가 50여가지에 불과 했는데, PC용 지포스 나우는 이용자가 스팀이나 유비 플레이, 오리진 같은 게이밍 플랫폼을 서버의 가상 시스템에 설치한 뒤 이 플랫폼에서 구입한 게임을 실행한다. 엔비디아는 실행할 수 있는 가상 하드웨어만 제공하고 게임 타이틀은 이용자가 직접 구입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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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 째는 가격이다. 쉴드용 지포스 나우는 엔비디아에 매달 이용 요금을 내면 시간 제한 없이 즐길 수 있었다. 하지만 PC용 지포스 나우는 월 단위 정액 요금 대신 PC 방과 같은 시간 요금으로 책정됐다. 20시간에 25달러, 그러니까 부가세를 합하면 아마도 3만원 정도 될 듯하다. 이것이 비싸게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만약 하루에 게임을 즐기는 시간이 1시간도 되지 않는 게이머라면 거의 한달 가까이 쓸 수 있다. 더구나 게임을 실행할 수 있는 자원을 20시간 동안 미리 빌려놓는 것이라서 이용자는 필요한 때 게임을 하면 된다. 한 달이든 두 달이든 이용 요금이 남아 있으면 시간 날 때 게임을 즐기면 된다.

셋 째는 시스템이다. PC용 지포스 나우를 서비스하는 그리드 서버에 꽂은 그래픽 칩셋은 지포스 GTX1080이다. 이전 세대의 그래픽 칩셋을 넣은 쉴드와 분명히 다른 세대의 그래픽 칩셋에서 게임을 실행하고 항상 최신 그래픽 드라이버와 지포스 익스피리언스를 실행한다. 때문에 최신 지포스 그래픽 카드나 고성능 PC로 바꾸지 않아도 충분한 게이밍 파워를 가진 하드웨어를 서버에 올려 둔 터라 오버워치나 툼레이더 시리즈, 위처 시리즈, 배틀필드 시리즈 같은 게임도 즐길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하드웨어의 작동 원리나 서비스 정책은 많이 다를 수 있긴 하나 정작 중요한 점은 PC에 설치해 놓은 게임을 실행할 때와 달리 클라우드 서버에서 실행한 게임을 스트리밍으로 제대로 즐길 수 있느냐일 것이다. CES에 마련된 전시 부스에서 확인한 지연 없이 즐길 수 있는 조건은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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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네트워크 속도가 좋아야 한다. 이론 상으로 비록 게이머는 초당 60프레임으로 된 1080P 영상을 볼 뿐이기는 하나 PC에서 키보드나 마우스, 게임 패드로 조작한 신호가 게임을 실행하는 서버로 빠르게 전달되어 다시 결과로 보게 되는 데 걸리는 시간이 30ms에 불과해 실제 PC에서 게임을 즐기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 이 이론을 뒷받침하려면 인터넷 연결 속도가 최소 20Mbps는 되어야 한다. 인터넷 속도가 낮으면 최고 품질 대신 해상도나 영상 품질을 낮춰서 전송한다.

PC는 부품을 따지는 것보다 디코딩 성능의 영향을 받는다. 서버의 게임 그래픽을 H,264 영상으로 인코딩해 전송하고 이를 PC에서 재빨리 풀어서 게이머에게 보여줘야 하는데, H.264 디코더가 없거나 처리 성능이 약한 PC는 스트리밍 성능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 프로세서의 내장 그래픽으로도 게임을 할 수 있으나 역시 내장 그래픽의 성능에 따라 다소 영향을 받는다. 아이맥과 맥북 에어에서 각각 시연했을 때 아이맥은 매우 부드럽게 재생되는 반면, 아이맥은 반응이 약간 느리다. 하지만 구형 제품에서도 게임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예라서 적절한 비교는 아닌 듯한데, 최근에 나온 내장 그래픽만 있는 노트북도 즐길 수 있다.

결국 엔비디아 지포스 나우 포 피씨는 약간의 조건만 충족 되면 인터넷 되는 어디에서나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이야기다. 아마도 누군가의 허락도 싫고 용서도 구할 수 없는 이들에게 이 말은 매우 솔깃할 것이다. 무엇보다 스팀이나 오리진, 유비의 유플레이 등 게이밍 플랫폼을 이용하니 게임 디스크처럼 게임을 산 흔적도 지울 수 있다. 다만 시간당 비용을 따지면 하루에 몇 시간씩 PC 앞에 앉아 게임을 오래 즐기는 하드코어 게이머들에게 알맞아 보이진 않는다. 게임을 즐기고 싶은 데 충분한 하드웨어를 갖추지 못한 이들, 시간이 부족해 게임을 자주 즐기지 못한 PC와 맥 게이머가 그 대상이다. 그 수만 해도 10억명이라면 충분한 시장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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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흠냐 2017/01/09 17:35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참고로 1080외에 하위급 1060 옵션도 있습니다 가격이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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