값싼 넷북 파는 이유? 팔수록 남는 장사니까!

(이 글은 M25에 기고했던 글입니다. M25의 편집본은 http://www.m25.co.kr/ezArticle.php?query=view&code=180&no=4733&Hosu=121 에서 확인할 수 있지만, 편집을 위해 원본을 많이 손 본 터라 원본을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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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사치의 오래된 술수 중 하나는 ‘팔면 팔수록 손해’라는 말을 손님 앞에 대놓고 하는 것이다. “땅 파서 장사를 한다며 남는 것도 없이 손님을 위해서 밑지고 파는 것”이라고 설레발을 치면서 싼 값을 내걸고 엄청나게 팔아 치우는 이 장사꾼은 그 다음날도 같은 방법으로 같은 자리에서 돈을 벌어들이고 있을 것이다. 정작 이 장사꾼은 땅 파서 장사를 하는 것도 아니요, 밑지며 장사를 하지도 않는다. 단지 싼 값에 내놓고 적은 이윤을 얻음으로써 돈을 주머니에 챙겨 넣고 있을 뿐이다. PC업체도 이 장사치와 똑같은 일을 벌이고 있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바깥에는 손해 보면서 판다는 소문을 내고 정작 이익을 남기는 상황이 있다는 것이다. 그 시장이 바로 넷북이다.


넷북은 지난 1년 PC 시장에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인 장치다. 노트북보다 성능은 한참 떨어지지만, 작은 가방에 쏙 들어가는 크기와 오래가는 배터리 등으로 휴대성을 높이고 값을 대폭 낮춘 덕에 1년 만에 다섯 대의 노트북 가운데 1대가 넷북이 나가는 시장으로 급성장했다. 지금 넷북 판매가는 40~80만 원대다. 보통 보급형 노트북이 60~100만 원대에 이르고, 고성능이거나 고급형 노트북은 200~300만 원대인 점을 감안하면 정말 싼 제품이 아닐 수 없다. 그런데 이런 제품을 팔아서 남는 게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드는 가운데 오히려 업체들은 더 많은 넷북을 만들려고 애쓰는 희한한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넷북을 팔아도 남는 게 있어서다. 인텔이 내놓은 넷북용 아톰 플랫폼이 워낙 싸기 때문에 제조 원가는 싸다. 그런데 값싼 넷북 1대를 파나 조금 비싼 일반 노트북 1대를 파나 남는 이윤이 똑같다면 지금 잘 팔리는 것을 더 많이 파는 게 이치다. 노트북 업체들은 넷북이 나오기 이전부터 박한 이윤을 보고 노트북을 팔아왔던 터라 같은 시간에 두 대의 넷북을 파는 것이 훨씬 남는 장사였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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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북으로 시장 점유율 2위까지 오른 에이서
넷북을 파는 또 다른 이유는 노트북 시장 점유율과 관련이 있다. 노트북 시장 점유율은 대체로 출고 대수 기준으로 보는데, 경기 침체로 노트북 수요 감소에 직면하면서 각 업체들은 시장 점유율을 잃을까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노트북보다 잘 팔리는 값싼 넷북 덕에 업체들은 그 고민을 덜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대만 에이서는 넷북을 적극 활용해 노트북 시장 점유율 2위 업체로 발돋움하기도 했다.


때문에 노트북 업체들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좀더 가볍고 세련된 넷북 신제품을 시시각각 쏟아내고 있다. 소비자들도 자기의 취향에 맞춰서 고를 수 있는 여러 디자인의 넷북을 선호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최근 이통사의 결합 상품으로 판매되는 터라 비용 부담이 줄어 들어 더 많이 찾고 있는 추세다. 이러한 이유로 넷북은 저가를 찾는 소비 심리를 적절히 파고 들어 수요 감소의 위기뿐만 아니라 채산성 악화를 막는 구원투수로 맹활약할 수 있었고, 경제 위기에서도 빛나는 제품이 될 수 있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넷북은 다 싸다? 천만의 말씀!

넷북이 일반 노트북보다 값이 싸기는 하지만 무조건 싼 노트북이라 말하기 어렵다. 최근 넷북들이 디자인을 개선하고 성능을 올려 좀더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기 때문이다. 넷북의 성능은 인터넷이나 문서 작업을 하는 데 맞춰 나왔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고화질 동영상과 3D 게임 등 성능 개선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최근 이를 충족한 신제품을 속속 선보이기 시작했는데, 새로운 부품으로 인해 노트북 제조 원가가 상승하고 결국 넷북 가격 상승의 이유로 작용하고 있다. 디자인이나 성능이 좋은 넷북은 70만 원 이상 고가에 형성되고 있고 심지어 100만 원이 넘는 넷북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43 Comments

  1. 2009년 11월 2일
    Reply

    에휴…도대체 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신제품이 쏟아져 나오니…컴맹 눈만 휘동그래…^^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저도 요즘 출시되는 신제품을 다 따라가지 못하고 있답니다. 너무 정신없이 나오는 듯 싶어요~ ^^

  2. 2009년 11월 2일
    Reply

    넷북 가지고 싶어요 ㅋㅋ
    멋진 글 보고 가는 아침입니다. ㅎ

    날씨 엄청 추워졌네요.. 행복한 하루되세요 ^^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가지고 싶다면 생각대로 하셔야죠~ 쌀쌀하니 옷 두텁게 입고 나가세요~ ^^

  3. 2009년 11월 2일
    Reply

    후훗.. 요즘 카메라에 지대로 뿜뿌가 와서,
    컴퓨터는 잠시 등한시 하고 있습니다 ㅎㅎㅎ
    카메라부터 맞추고나서, 상대해줘야겠습니다! 딱 기다려라! ㅎㅎ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카메라라… 얼마 전에 플레이피씨에서 카메라 경품 걸고 체험단 모집했는데, 그거나 응모해보시징~ 암튼 카메라를 든 악랄가츠님은 더욱 악랄하게 보일 듯 싶어요~ ^^

  4. 2009년 11월 2일
    Reply

    팔수록 남는장사..ㅎㅎ 저도 일조를 하긴했죠.ㅎㅎ;
    감기가 극성이라네요. 건강 조심하세요^^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ㅎㅎ 저도 그 시장을 키우는 데 한몫 한 것 같은데요? 라이너스님도 감기 조심하시고요~ ^^

  5. 2009년 11월 3일
    Reply

    물론 소비자 입장에서는 개발비는 제외된, 순수 MC(Material Cost)만 따지고 싶지만,
    그래도 어느정도의 이윤이 남아야 회사가 유지되고 또 개발을 할테니 말이죠 ㅋ

    적절한 이윤을 남기도록 하는게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동감이에요. 다만 소비자가 봉이어서는 안되겠지만요~ ^^

  6. 2009년 11월 3일
    Reply

    장바구니에 넣어둔거 다시 빼야겠습니다.ㅎㅎ
    사실 그리 필요성도 없었는데 충동…ㅎㅎ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그러시다면 울트라씬으로 올라가심이.. ^^

  7. 2009년 11월 3일
    Reply

    결국 누이좋고 매부좋은 격이 아닌가 싶어요.
    제조사 입장에서는 저렴하게 만들어 좋은 가격에 많이 판매할 수 있고,
    소비자 입장에서는 높은 휴대성과 이쁘장한 디자인의 조그마한 노트북을 가질 수 있으니까요.
    그런 면에서 넷북은 꽤 성공한 니치마켓 제품이 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문제는 기술이 발전하고 시장이 포화되었을때인 것 같은데,
    이때 과연 넷북이 지금의 명맥을 유지할지 아니면 MID와 같은 초소형 ‘노트북’이나 넷북 이상의 성능을 갖췄음에도 두께나 무게, 배터리타임 등에서 월등해지고 있는 고성능 노트북에 그 시장을 침범당할지가 궁금해집니다.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지금이야 알 수 없지만, 어쨌든 그 시장도 적당히 균형을 잡으려 노력하겠지. 최근들어 무조건 싼게 좋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거든. ^^

  8. 2009년 11월 3일
    Reply

    저도 넷북 하나 가지고 있는데…문제는 너무 느리다는…ㅠㅜ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ㅎㅎ 딱 넷북 값만큼만 성능을 보여주는 것 같아요~ ^^

  9. 2009년 11월 3일
    Reply

    네번째 언니 정말 맘에드네요~ 넷북 구경왔따가 대박건졌음~ @_@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이틀 뒤에 또 기자간담회가 있는데, 그 언니 또 나오는지 확인해보겠습니다. ^^

  10. qewr
    2009년 11월 3일
    Reply

    3D 게임을 위한 넷북이라… 당췌 이해가 안되네.

    • 칫솔
      2009년 11월 3일
      Reply

      이해하는 사람도 있고, 아닌 사람도 있는 거겠죠.

  11. 2009년 11월 3일
    Reply

    특히나 IT쪽에서는 거의 남는 장사만 하는 것 같습니다.. 머리가 좋은 사람들..ㅎ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그래도 망하는 사람이 천지에 깔렸다죠. ^^;

  12. lfl
    2009년 11월 3일
    Reply

    100만원 넘는 넷북은 허세라고 생각됩니다.
    70만원도, 아이온넷북이 아니라면 그닥 타협할 수준은 못되는군요.

    넷북의 용도는,,, 들고다니면서 필기(워드), 블로깅/인터넷검색 정도,,,
    특수목적으로는, 워낙 저전력이다 보니,(보드 칩셋 해서 15W 먹을까요?) 파일서버로 하루종일 돌리는 것도 나쁘지는 않지요.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저도 그렇게는 생각하지만, 쓰다보면 사람 욕심이 생기기 마련이거든요. 초심을 유지하는 일은 쉽지 않은 듯 합니다. ^^

  13. 캐딜락
    2009년 11월 3일
    Reply

    아하… 역시 아톰 프로세서 덕분에도 이득을 많이 보는군요… 재밌게 읽었습니다 🙂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인텔만 죽을 맛을 거에요. 공급 단가가 너무 낮아서. ^^

  14. 2009년 11월 4일
    Reply

    그런 입장이 아닐까요? 똑같이 마진이 10%라 할때, 10만원 벌던거 5만원 버니까.. 기업 입장에서 수익감소란 몰락을 의미하니까요. 기업 경쟁력을 위해 가격경쟁력을 갖췄지만, 그것이 자신들의 파이 감소를 의미한다고 판단하는거겠죠. 그렇다고 모바일 환경에서 굳이 비싼 3D 노트북구매 니즈는 낮으니까요. 현실감을 찾은 노트북이지만, 옵션끼워 팔기가 안되니 기분나쁜거겠죠.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부연 설명이 더 필요 없겠는데요. ^^

  15. 2009년 11월 4일
    Reply

    하지만 저는 eee 901 초기 생산 모델이라 그런지 다른 넷북이 부럽기만 하네요 ㅠㅠ…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901도 꽤 휴대성 좋은 넷북이고, 요즘 SSD 업그레이드 같은 수요도 많더라고요~ ^^

  16. 2009년 11월 4일
    Reply

    저는 노트북 사용하고 우리집 아이들 넷북도 사용하는데 저는 뭐가 더
    좋은지 잘 모르겠더군요. 식구들의 반응도 그저 그런것 같고…
    좋은 하루되세요.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굳이 복잡한 작업을 안하시면 좋은 PC 쓰실 필요는 없는 것 같아요. ^^

  17. 2009년 11월 4일
    Reply

    100만원대 고급 넷북도 있나 보군요.
    이제 넷북이 관심이 가네요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100만 원대 넷북은 어쩌면 기형아인 셈이죠. 그렇게 나와서는 안되는.. ^^

  18. 넷북산것 아니에요.
    2009년 11월 4일
    Reply

    데스크탑 하나살 가격
    성능은 엄청난 차이
    넷북수준 컴 데스크탑이면
    중고 노스우드 셀레론급될것 같네요.
    amd 센플론 수준

  19. 2009년 11월 5일
    Reply

    글쎄요. 그것도 옛말인지 넷북 생산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대만/중국쪽 업체 최근 소식을 보면 넷북도 이젠 그다지 이윤이 그리 남지않아 CULV나 다른 제품의 비중을 늘리는 것을 고려한다는 얘기도 흘러 나오더군요.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oem 업체들이야 말그대로 생산만 맡으니까요. 박한 마진이라도 그들은 생산량이 줄어드는 것보다 무조건 늘리는 게 답일 겁니다. ^^

  20. 도라지
    2009년 11월 5일
    Reply

    우리네 습관들이 넘 성능을 따라가는듯하네요. 정녕 고성능이 필요한 작업자들은 그냥 있는거 쓰는 반면
    정작 인터넷서핑에 워드작업정도외에는 사용할데가 없는 분들까지 넘 빠른거 빠른거만 찾는다는,,,,
    저도 5년전 놋북을 그냥 삐대고있는 ㅋㅋ 좀 느리긴 하지만….
    넷북이 좀 더 싸지면 한번 질러볼까…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이왕이면 다홍치마’라는 이야기인 게지요. 쓰는 일은 한정되어 있는데 어떻게 될지 몰라 애초부터 고급형으로 가는… 그게 심리가 아닌가 싶어요. ^^

  21. 2009년 11월 5일
    Reply

    넷북이란 모트북의 차이점과 공통점에 대해 좀 더 자세하게 알려주세요

    • 칫솔
      2009년 11월 6일
      Reply

      넷북과 노트북은 같은 컨셉이에요. 다만 넷북은 가볍게 들고다니면서 인터넷을 할 수 있도록 소형화한 제품이랍니다. ^^

  22. 2009년 11월 17일
    Reply

    어찌보면 장삿속이죠… 노트북과는 차별화를 둔다고는 하는데…
    사실 가격이 저렇게 올라가면 넷북으로써의 기능이 반감되지 않을런지…-_-
    성능이 ‘적당’해야 하는데, 아무래도 고사양으로 맞추려다 보니 노트북 가격을 위협하는 거 같아요.
    100만원대 넷북 살 바에는 그냥 노트북 사는게 더 성능도 좋고 나을 듯…ㅋㅋ

    • 칫솔
      2009년 11월 18일
      Reply

      그래도 그 값에 사려는 이가 있다는 게 조금은 아이러니한 일인지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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