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 사이버샷 RX1, 해석하기 힘든 컴팩트 디카

소니 사이버샷 RX1의 특징
‘무모한 도전자인가? 새로운 시장의 창조자인가?’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기에는 아직 때가 아닌 모양이다. 어제 소공동 웨스틴 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소니의 풀프레임 디지털 카메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공개한 세계 최초 풀프레임 컴팩트 디지털 카메라인 사이버샷 DSC-RX1(이하 RX1)을 접한 뒤에 던져본 질문이지만, 지금은 답을 구하기엔 시기상조인 모양이다. 단지 RX1에게 받은 첫 느낌은 어려운 제품이라는 것이다. 두어달 전에 공개했던 사이버샷 DSC-RX100은 그래도 쉬운 편이었는데 말이다.


어렵다는 말은 RX100을 못 만들어서 하는 말이 아니다. 사실 RX100은 정말 훌륭한 외형을 갖고 있다. 손바닥에 올려 놓을 만한 크기의 풀프레임 컴팩트 디카라는 사실이 매우 놀라웠고 또한 참신하게 보이기도 했다. 제품의 덩치를 최소화(Minimize)하는 데 능했던 소니가 그 장기를 아낌 없이 발휘한 그런 제품이기도 하다. 이 제품을 둘러보면서 생김새에 관한한 다른 의구심은 들지 않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더구나 작은 몸뚱이에 이미지 센서와 프로세서, 렌즈 등 고성능 부품을 결합했음에도, 그것이 결코 기계적 감성을  강조하지 않는다는 것을 어렴풋 하나마 알아챌 수는 있었다. 2천430만 화소 35mm CMOS 이미지 센서와 35mm F2의 칼짜이즈 조나 T*렌즈의 좋은 만남은 이용자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인물과 풍경 사진을 찍을 수도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는다. 기계의 부속을 보며 성능만 따지는 게 아니라 그 결과에 대해 상상하는 것은 좋은 현상이다. 조리개의 수동 조작과 최대 ISO 25600(확장 모드 이용 할 경우 ISO 102400), 14비트 RAW 촬영, 5연사, 2배 이미지 줌(디지털 줌은 4배까지)은 물론 촬영 환경에 따른 이용자 편의를 강화한 여러 기능들도 RX1의 결과물을 돋보이게 할 장치들이다.
(RX1으로 찍은 사진에 대한 결과를 말할 수 없는 이유는 어제 전시된 제품이 실제 작동하는 기기가 아니었던 터라 성능을 짐작할 만한 어떤 사진도 찍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소니 사이버샷 RX1의 특징
부품별로 분리한 사이버샷 RX1
RX1은 외형이나 구성, 그리고 그것이 만들어 낼 결과물을 예상했을 때 충분히 눈독들일 만하다. 그런데 RX1의 실기와 발표를 본 이후 궁금해진 것은 RX1에 접근할 수 있는 이용자가 얼마나 될 것이냐는 점이다. 풀프레임, 칼 짜이즈 렌즈의 조합에 소니의 최소화 신공까지 보탠 이 제품의 공식 가격은 발표되지 않았지만, 어제 발표회에 참석한 이들의 말을 빌리면 대략 300만 원 안팎으로 정해지는 게 아닐까라는 예측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차피 값싸게 내놓기 어려운 구성이지만, 그래도 기대를 벗어난 가격대에 놀라는 이들도 적지 않을 듯하다. 하지만 여기서 어려운 점은 가격이 아니라 그 가격을 보는 인식에 있다. 제품이 충분한 가치를 준다면 그것을 비싸다고 무조건 매도할 수는 없을 것이다. 소니는 첫 풀프레임 컴팩트 디카의 상징성과 그 시장의 빗장을 여는 가치까지도 고려했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가격을 해석하는 이들은 다르다. 비싸면 사지 않으면 그 뿐이라 말할 지 몰라도 이렇게 비싼 컴팩트 디카가 필요한 당위성을 부여하는 것에는 힘에 부친다. 그것은 ‘컴팩트’라는 크기에 기능이나 성능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구매에 대한 인식도 응축되어 있다는 점을 무시하고 있어서다.


소니 사이버샷 RX1의 특징
소니 사이버샷 RX1(왼쪽)과 RX100(오른쪽)
물론 이런 지적이 무의미할 수도 있지만, 적어도 RX100을 낼 때는 이러한 인식의 어려움은 겪지 않았다. “그래, 조금 비싸지만 그 정도는 봐줄만하네” 정도로 이해된 제품이기에 그래서 RX100은 정의를 내리기 쉬웠다. ‘사기유닛’이라는 한마디면 충분했으니까.


RX1은 어떤 인식일지 아직 판단이 서지 않는다. 그저 모양만 컴팩트할 뿐 나머지 여건은 전혀 컴팩트하지 않은 제품이다. 그래서 RX1은 정말 말하기 어려운 제품이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3 Comments

  1. 2012년 10월 12일
    Reply

    글 보고 궁금해서 소니 매장 구경한번 가야겠네요^^

    • 칫솔
      2012년 10월 17일
      Reply

      아직 전시는 안되어 있을 듯..

  2. 소니가 실로 오랜만에 ‘풀프레임 (full frame)’ 이라는 단어를 홍보하고 있다. 그만큼 오랜만에 풀프레임 카메라를 낸 것이다. 소니 알파900(A900)에 이어 알파850(A850)을 2009년 하반기에 내놓았으니 3년이 좀 넘은 시간이다. 일반적으로 사용하던 35mm 필름사이즈와 동일한 사이즈의 센서를 말하는 이 ‘풀프레임’ 이라는 말을 그동안 사용하지 않았던 것이 풀프레임 대응 제품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인데, 그도 그럴것이 그동안 소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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