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텍스 2014] 부스 없이 존재감 확인한 엔비디아 K1과 샤오미 미패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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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원래 컴퓨텍스와 가까웠던 기업이다. 하지만 지난 해에 이어 올해에도 컴퓨텍스에 부스를 운영하지 않고 있다. 게임 대회나 미모의 도우미들을 전시장 곳곳에 투입하는 등 나름의 방법으로 존재감은 드러내고 있긴 하나 언제쯤 다시 컴퓨텍스에 대형 부스를 운영할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들이 부스를 꾸리지 못할 만큼 딱한 처지에 놓여서가 아니다. 엔비디아 스스로 체질을 바꾸는 가운데 결정한 것일 뿐이다.

컴퓨텍스가 친근했던 엔비디아와 달리 샤오미에게 컴퓨텍스는 낯설다. 컴퓨텍스가 PC 중심의 하드웨어와 기술 전시회라는 성격을 바꾸려 노력 중이긴 하나 그렇다고 샤오미가 이 전시회에 무리를 하며 참여할 이유는 찾기 어려울 것이다. 그들의 주요 고객은 대만이 아니라 중국에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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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처럼 엔비디아와 샤오미는 컴퓨텍스와 조금 소원해졌거나 관계가 약한 기업이다. 그런데도 컴퓨텍스에서 두 회사의 기술과 제품을 함께 만나게 되니 흥미롭다. 샤오미가 지난 5월에 발표한 MI패드(이하 미패드)를 엔비디아가 타이페이 르메르디안 호텔에 마련한 기술 부스에 전시하고 시연하고 있던 것이다. 샤오미 미패드는 엔비디아 테그라 K1를 쓴 첫 상용 제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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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시중에 풀린 테그라 K1은 쿼드코어 버전이고 올 연말 64비트 버전의 덴버가 양산된다.

엔비디아 테그라 K1의 장점은 역시 그래픽. 언리얼 엔진을 다듬고 있는 에픽 게임즈의 팀 스위니는 K1을 접한 이후 PC 그래픽 수준의 게임을 모바일에서 할줄 몰랐다고 털어놨다고 한다. 물론 이후에 나온 모바일 칩셋의 그래픽이 이러한 수준까지 높아지긴 했지만, 아무래도 한 우물을 오래 팠던 전문 기업이 이 부분에서 좀더 앞서가는 실력을 보여주는 것은 부인하긴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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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웍스는 데스크톱 그래픽 효과를 그대로 볼 수 있는 응용 프로그램으로 테그라의 그래픽 성능을 소개할 때 자주 쓰여왔다.

테그라 K1은 192개의 쿠다 코어(1개의 SMX 코어)를 내장한 모바일 프로세서로 발표 때부터 많은 관심을 끌었다. 비주얼 컴퓨팅을 위한 데이터를 처리하거나 복잡한 의료, 보안 등 복잡한 작업을 처리하는 범용 모바일 프로세서였기 때문이다. 단지 문제는 제품이다. CES에서 엔비디아 K1이 발표되고 난 뒤 상업적으로 적용된 제품과 관련한 소식이 없었다. 엔비디아의 휴대 게임기인 쉴드의 후속에 최초 적용될 것이라는 소문을 잠재우고 깜짝 반응을 불러온 것이 바로 샤오미에서 공개한 미패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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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그라 K1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스리다 라마스와미 엔비디아 기술 마케터. 국내 업체와의 제휴에 대해선 함구했다.

엔비디아가 테그라 K1을 소개하기 위해 컴퓨텍스로 가져온 미패드는 제법 높은 완성도를 지닌 제품이다. 4대 3 화면비, 2048×1536 해상도의 7.9인치 화면이라 그리 큰 느낌이 들지 않지만 싼 가격(1499위안)에도 불구하고 만듦새가 좋다. 물론 플라스틱 뒤판 대신 알루미늄이나 다른 소재를 썼다면 영락없이 아이패드 미니를 떠올릴 수도 있고, 아이패드 미니를 아이폰 5s로 치자면 이 제품은 마치 아이폰 5c와 유사한 느낌이 들게 한다. 다만 이 제품이 안드로이드를 운영체제로 쓰면서도 샤오미의 커스텀롬을 얹은 때문에 구글 인증을 받지 못한 제품이라는 점에선 안타까울 뿐이다. 다만 이 제품을 사면 TRINE 2를 무료로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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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그라가 적용된 최신 제품들. LG G2 미니는 남아메리카에서 판매중이다.

어쨌거나 샤오미 미패드는 엔비디아에게도 테그라 K1을 넣은 협력사 제품을 누군가에게 소개하기에는 안성맞춤인 태블릿이다. 엔비디아 K1을 넣은 레노버의 4K TV도 있긴 하지만 손쉽게 소개하기는 샤오미 미 패드가 더 알맞은 것은 분명하다. CES에서 엔비디아는 테그라 K1의 성능을 놓고 애플의 A7에 비해 동일 전력의 성능은 2배 더 높고 동일 성능의 전력 감소는 2배 적은 특징을 자랑했지만 실제 제품이 나오지 않으면서 이에 대한 논란이 있었던 것을 이것으로 잠재울 수 있게 된데다 만듦새나 가격 모두 훌륭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테그라 K1의 그 성능을 직접 확인해 볼 수 있는 첫 제품인 샤오미 미패드는 중국에서판 판매를 시작한다. 내일 1위안을 내면 테스트할 수 있는 두 번째 베타 프로그램이 시작된다. 테그라 K1과 샤오미 미패드를 보며 그 행운을 거머쥐게 될 이용자가 ‘급’ 부러워진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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