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카메라에 ‘컴팩트’라는 DNA를 채워라

갤럭시 카메라를 바라보는 수많은 눈길 사이에서 따스함을 느끼기는 어렵다. 갤럭시 카메라는 필연적으로 의심을 안고 태어난 제품이라서다. 본질적으로 갤럭시 카메라는 디지털 카메라다. 하지만 스마트폰과 거의 비슷한 조작성과 네트워크 기능을 얹어 놓았다. 보기에 따라서 카메라에 네트워크 기능을 얹은 것일 수도 있고, 다르게 보면 스마트폰에 카메라 기능을 강화한 것처럼 보이기도 한다. 갤럭시 카메라는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이종 교배로 만들어진, ‘스마트 카메라’라는 신품종인 셈이지만 그래서 막연한 느낌이 드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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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거나 갤럭시 카메라는 컴팩트 카메라와 스마트 장치의 양쪽 유전자를 모두 갖고 있다. 하지만 두 유전자를 모두 아우른 것이 무조건 우월하다는 뜻은 아니다. 두 유전자의 좋은 부분만 모았다면 이 신품종의 스마트 카메라를 설명하는 것은 매우 쉬울 테지만, 컴팩트 디카와 스마트 장치의 모자란 점을 보완하고 있는 듯한 인상이 더 짙다.

카메라로…

카메라 측면에서 보면 스마트 장치보다는 상대적으로 우월하고 컴팩트 디카보다는 상대적으로 열악한 것이 갤럭시 카메라다. 냉정하게 말해 제원이나 품질, 기능이 스마트폰보다는 좋고, 같은 가격대의 컴팩트 디카에는 전문성에서 뒤진다. 여기서 같은 가격 대의 비교 대상으로 꼽을 수 있는 컴팩트 디카는 소니 RX100. 예전 글에서 사기 유닛이라고 불렀던 컴팩트 카메라다. 이 녀석을 비교 대상으로 놓는 것은 갤럭시 카메라에겐 가혹하다 하겠지만, 어쩔 수 없다. 왜냐하면 70만 원이 넘는 가격에서 다른 선택지가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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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갤럭시 카메라의 제원을 보자. 1600만 화소 BSI CMOS 센서(1/2.3″)와 밝기 2.8~5.9의 렌즈, 초점거리 4.1~86.1mm의 21배 광학줌, 최대 ISO 3200, 조리개/셔터 속도/프로그램 모드/수동 모드 등 다양한 촬영 모드를 갖고 있다. 또한 팝업 플래시의 광량이나 셔터 릴리즈 버튼과 줌 레버 사진을 찍는 데 알맞게 구성되어 있다.

이런 제원을 갖고 스마트폰과 컴팩트 카메라에 비교해 보면 대략적인 우열을 가릴 수 있기는 하다. 스마트폰보다 이미지 센서와 줌 배율, 감도 면에서는 낫고, RX100 같은 카메라(1인치 2020만 화소 CMOS 센서, 3.6배 광학 줌, 7.2배 클리어 줌, 최대 ISO 25600)와 비교하면 줌배율을 빼고 센서나 감도 등 나머지 부분의 구성에서는 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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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제원의 차이가 사진의 품질로 곧바로 연결되는 것은 아니다. 여기에는 렌즈나 이미지 프로세서의 성능도 많은 영향을 미친다. 느낌은 다르겠지만, 빛이 충분하고 피사체가 가까이 있는 환경에서 세 장치의 차이는 크게 보이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연사 촬영이나 필터 같은 기능들은 아마 세 카메라에서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을 것이다.

단지 세 장치의 특성이 드러나는 것은 실내나 밤처럼 빛이 충분하지 않거나 장시간 노출 사진을 찍거나 피사체가 너무 멀리 있는 환경일 것이다. 이런 환경이라면 자연스럽게 사진을 찍는 일은 쉽지 않고, 스마트폰의 한계는 일찍 드러난다. 그나마 갤럭시 카메라는 최대 ISO까지 올리고 셔터 속도를 늦춰 최선의 사진을 찍을 수는 있지만, 장면 모드를 선택한 뒤 후처리를 통해 더 나은 사진으로 만드는 능력이 부족하다. 예를 들어 아래 왼쪽 사진은 P모드에서 ISO 3200에 두고 찍은 사진이고, 오른쪽은 야경 모드로 찍은 사진이다. ISO 3200으로 찍은 사진은 밝은 데 반해, 야경 모드의 사진은 어둡다. 야경 모드는 ISO를 800으로 설정한 뒤 여러 장의 사진을 연속 촬영해 이를 합성하는 방식으로 최종 결과물을 얻는데, 장면 모드의 결과물이 만족스럽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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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에 비하면 줌 배율은 아쉬워도 이미지 처리에 특화된 프로세서를 쓰는 RX100의 결과물을 볼 때 그 차이를 쉽게 느끼곤 하는데, 막 찍더라도 잘 나올 수 있는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점이 갤럭시 카메라와 다른 점일 것이다. RX100이 컴팩트 카메라 가운데 꽤 비싼 몸 값이지만 사진의 품질 하나로 그 가치를 인정 받고 있다. 갤럭시 카메라에 채워야 할 것은 스마트폰처럼 찍는 게 아니라 어려운 조건에서 잘 찍는 카메라일 것이다.

스마트 장치로…

그렇다고 갤럭시 카메라가 다른 컴팩트 디카 무조건 못하다는 결론은 아니다. 통신을 이용한 기능의 확장성과 찍은 사진을 다루는 활용성 부분도 돌아볼 필요가 있으니까. 이 두 가지는 스마트폰이 가지고 있던 가장 확실한 장점이었지만, 갤럭시 카메라도 만만치 않다.

갤럭시 카메라는 통화만 되지 않을 뿐 갤럭시 S3 한 대가 통째로 들어가 있다고 봐도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 쿼드코어 처리 장치나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심지어 터치위즈 UI까지 올렸으니 갤럭시 S3와 비슷할 수밖에. 물론 반셔터를 누르면 사진을 바로 찍을 수 있는 모드로 전환하기는 하지만, 홈으로 빠져나가면 영락없는 갤럭시 스마트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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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익숙한 화면은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사진을 다루는 환경을 똑같이 구성할 수 있음을 뜻한다. 구글 플레이나 각종 앱 장터에서 수많은 카메라 앱을 다운로드해 활용하고, 네트워크에 연결해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여러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에 공유하거나 드롭박스, 엔드라이브 같은 클라우드 서비스에 사진을 올릴 수 있는 것이다. 사진을 바로 찍어서 바로 소비하는 스마트폰의 사용성을 갤럭시 카메라도 똑같이 유지하고 있다. 터치스크린을 이용한 조작 편의성도 공통점. 한 가지 다른 점은 스마트폰에서 찍을 수 없는 사진을 찍고 품질은 더 낫다는 것일 게다. RX100은 사진에 있어선 한 수 위지만, 애석하게도 이 부분 만큼은 내세울 게 없다.

갤럭시 카메라로…

이제 갤럭시 카메라로 돌아가보자. 지금 이 제품은 스마트폰과 컴팩트 디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두 가지 사용성을 모두 갖고 있고 그래서 양쪽의 대표 제품군과 충돌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갤럭시 카메라 같은 스마트 카메라를 바라보는 수많은 이들의 인식과 충돌하는 이유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인식이 충돌한다고 이 카메라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는 없다. 나는 스마트폰과 같은 기능을 카메라에 넣는 것을 반대하지 않는다. 그 기능이 없다면 스마트 카메라가 아니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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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스마트’라는 접두사를 붙였어도 그 뿌리가 카메라에 있으므로 좀더 컴팩트 카메라다웠으면 하는 바람 뿐이다. 이 카메라를 쓰면서 여러 문제를 경험하면서 의외로 요구 사항은 별로 없는 게 신기한데 어쩌면 이 카메라가 어떤 방향으로 수정되어야 할지 일찍 결론에 도달했기 때문일 수도 있다. 그것은 스마트 단말기의 기능을 유지하면서 컴팩트 카메라의 크기와 사진의 기본 환경을 함께 봐야 하기 때문이다.

갤럭시 카메라의 덩치는 보기에 따라서 클 수도,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컴팩트 카메라치고 작아 보이진 않는다. 조금 흥미로운 점은 다소 비대해 보이긴 하지만 오히려 스마트폰보다 화면 면적은 적게 차지하는 점인데, 어쨌거나 본체의 두께나 그립부와 렌즈부 사이의 거리감 등 전체적인 크기는 동양인의 기준에서 조금 크게 느껴질 수 있고 실제 파우치에 넣어다니면 부담스러운 크기인 건 사실이다. 이러한 크기의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16대 9 비율의 4.8인치 터치 스크린이다. 너무 큰 화면을 썼다는 의견이 많다. 그런데 나는 그 의견에 동의하지 않는다. 4.8인치의 화면 크기를 유지한 채 사진 크기를 고려해 만들었다면 오히려 더 크기를 줄였을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갤럭시 카메라 특징, 갤럭시 카메라 리뷰, 갤럭시 카메라 장점, 갤럭시 카메라 개선점, 갤럭시 카메라 단점, galaxy camera, 스마트 카메라, smart camera사용자 삽입 이미지갤럭시 카메라의 화면은 스마트폰 앱의 이용 환경을 위해서 16대 9비율을 유지하는 게 맞다. 다만 사진을 찍을 때 이미지 센서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4대 3이나 3대 2의 사진 크기로 찍도록 설정한 뒤 화면 왼쪽에 표시하고 나머지 빈 공간을 터치하지 못하도록 해뒀다면 오른쪽에 일부러 만든 공간을 없애도 되었을 것이다. 갤럭시 카메라는 화면을 꽉 채운 16대 9모드를 기본 촬영 모드로 설정해 놓기 때문에 1600만 화소가 아니라 1200만 화소로 찍게 되어 있다. 화면을 꽉 채워 보이는 것이 보기 좋을지는 모르지만, 일부러 화소를 버리게 하는 것이 바람직한지 고민해야 할 문제일 뿐만 아니라 터치스크린 오른쪽에 놔둔 버튼들이 의도치 않게 눌리면서 오작동의 원인이 되고 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터치스크린만 놔둔 채 불필요한 테두리를 제거하고, 손으로 잡는 부위가 터치 되지 않도록 설정하면 크기를 더 줄인 컴팩트 카메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앞서 갤럭시 카메라는 컴팩트 카메라와 스마트 단말의 유전자를 합친 품종이라는 것은 다른 게 아니다. ‘컴팩트하면서 스마트한 카메라’. 그것이 스마트 카메라라는 새 DNA를 가지려는 갤럭시 카메라를 한마디로 정리할 수 있는 말일 게다. 스마트한 기능보다 컴팩트 카메라의 DNA는 아직 부족하다. 그 DNA를 더 채워야 한다. 

덧붙임 #

갤럭시 카메라를 반드시 이통사를 통해서 구매해야 하는 것으로 아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처음에는 그랬지만 지금은 아니다. 갤럭시 카메라는 디지털 플라자 같은 매장에서 판매 중이고 꼭 개통해서 쓰지 않아도 된다.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One Comment

  1. 2013년 3월 10일
    Reply

    삼성전자의 ‘갤럭시카메라’는 성공작인가 실패작인가. 갤럭시카메라는 작년 상반기 정보기술 및 모바일(IM)부문으로 디지털카메라 사업이 넘어온 뒤 기획부터 출시까지 이뤄진 첫 번째 디카다. 안드로이드 운영체제(OS)와 이동통신 접속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 단말기끼리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올쉐어 프레임워크 기반이다.갤럭시카메라의 성패는 국내보다는 해외를 봐야 한다. 주목할 점은 ‘이동통신’과 ‘갤럭시’다.디카는 여느 정보통신기술(ICT) 단말기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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