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넥서스를 메인 폰으로 쓴 지 거의 3주가 지났습니다. 처음에는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이하 ICS)를 맛보고 싶어 갤럭시 S2와 갤럭시 넥서스를 번갈아 써보기로 했는데, 지금은 갤럭시 넥서스만 쓰는 묘한 상황이 되었군요. 사실 갤럭시S2에서 실행해야 하는 몇몇 앱과 기능이 있지만, 그런 앱을 못 쓰는 것을 감수할 만큼 의외로 만족도가 높습니다. 갤럭시 넥서스에 대해 짧게 평가해 봅니다. UI 중심적인 이야기가 많습니다.
낮은 무게 중심의 디자인
1750mAh와 2000mAh 용량의 두 갤럭시 넥서스 배터리 가운데 처음부터 2000mAh 배터리만 꽂아서 썼습니다. 1750mAh보다 용량이 많은 것이 첫번째 이유였지만, 2000mAh 배터리를 꽂으면 배터리 덮개와 그 아래쪽에 이어지는 부분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더군요. 1750mAh용 덮개를 쓰면 아래쪽 연결 부분이 얕은 언덕처럼 솟아오른 느낌이라 보기에도 그렇고 손에 잡을 때 느낌도 2000mAh를 쓸 때보다 덜 감기더군요. 특히 갤럭시 넥서스가 16대 9비율의 4.65인치 화면을 쓰고 있는 터라 좀 길쭉한 형태인데, 2000mAh 배터리와 덮개를 씌운 뒤 옆에서 보면 약간 휘어진 곡면 유리와 아울러 위에서 아래로 내려갈수록 두꺼워지는 모양이 매끈합니다. 긴 화면 비율 때문에 역시 길어진 본체에서 두꺼운 부분을 잡게 되는 데 좀더 안정감을 주더군요.
돌아와 반가운 지시등
갤럭시 넥서스를 말하면서 별로 주목하지 않는 것 중에 하나가 아래쪽에 있는 지시등입니다. 이 지시등은 넥서스원 때 들어갔다가 넥서스S에서는 빠졌고, 갤럭시 넥서스에서 다시 들어간 것인데요. 지시등은 화면이 꺼져 있을 때 문자, 메일, 페이스북 알림이 도착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상황에 따라서 지시등의 색깔이 달라지는 데 메일이나 문자는 흰색, 페이스북 알림은 파란색으로 나타납니다. 페이스북 채팅 같은 알림은 연두색으로 나오고요. 이 지시등이 없을 땐 일일이 단말기를 켜서 확인하는 수밖에 없었는데, 지시등 덕분에 그런 불필요한 확인은 줄어든 것 같네요.
갤럭시 시리즈와 비슷한 잠금 화면
갤럭시 넥서스의 새로운 잠금 화면은 사실 삼성에서 쓰고 있는 것과 비슷한 터라 새롭진 않습니다. 슬라이드 방식 대신 원 밖으로 손가락을 밀어내면 홈화면이 열리는 방식은 비슷하죠. 차이가 있다면 갤럭시 넥서스는 아래쪽에 고정된 공간에서만 열리고 삼성은 아무곳이나 터치한 다음 열린다는 정도. 아무튼 애플의 태클을 피하기 위해 한 가운데의 자물쇠를 왼쪽이나 오른쪽으로 밀어야 열리는 구조로 바꾼 것은 잘한 것 같습니다. 더불어 얼굴 인식을 이용한 잠금 해제도 재밌더군요. 생각보다는 쓸만합니다. 얼굴 인식 속도도 제법이고요. 물론 얼굴 인식이 안될 때는 비밀 번호로 열 수 있습니다만, 아무튼 비밀 번호 노출 없이 잠금을 해제할 수 있는 건 괜찮네요. 잠금 화면에서 알림 막대(Notification bar)를 끌어내려서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것도 달라진 부분입니다.
폴더 만들기는 편해졌는데…
갤럭시 넥서스에 올린 ICS의 홈 UI는 몇 가지 특징이 있습니다. 기본 아이콘과 위젯 배열은 종전과 마찬가지로 4×4 배열입니다. 하지만 화면 위에 구글 검색이 고정되어 있고, 아래쪽 도크의 아이콘은 5개로 늘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 돌아가기와 홈, 실행중인 프로그램을 선택하는 시스템 바를 두고 하드웨어 터치 버튼은 완전히 없앴는데, 버튼을 제거한 때문에 갤럭시 넥서스는 아래쪽 테두리가 위쪽 수화부보다 약간 짧더군요. 좌우 페이지 이동은 기존과 같지만, 홈 화면을 길게 눌렀을 때 배경 화면 설정을 제외한 위젯과 바로 가기, 폴더 만들기 등 나머지 메뉴는 모두 없앴습니다.
ICS 홈 UI에서 편했던 점은 폴더를 만드는 방식인데, 이게 iOS와 다른 게 없습니다. 그냥 아이콘을 겹쳐 놓으면 폴더가 되거든요. 차이가 있다면 폴더 이름을 곧바로 지정하는 것과 폴더의 모양, 열리는 형태가 다른 정도? 폴더는 도크에도 만들어 넣을 수 있고 편한데, 어쨌든 그 방식 자체는 iOS와 똑같아서 불안하군요. 이 부분에 대해 애플이 특허를 갖고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하드웨어 버튼 사라진 UI, 아직 낯설어
아직 적응이 잘 안되는 건 아래쪽 시스템 바인데요. 예전에도 돌아가기 버튼이 왼쪽에 있어서 불편할 것이라고 했는데, 그것은 어느 정도 적응되어 가더군요. 오히려 멀티태스킹 버튼에 적응이 잘 안됩니다. 솔직히 말하면 거의 안쓰거든요. 프로그램 전환을 생각보다 안하는 습관이 더 강해서 그럴 수 있는데, 예전처럼 옵션 버튼을 두는 편이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은 여전히 유효합니다.
반대로 된 확인창의 불편함
시스템 바와 마찬가지로 적응이 안되는 한 가지가 더 있습니다. 바로 확인/취소 창이지요. 이게 아주 큰 문제를 안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단지 지금까지 스마트폰을 다뤄온 경험적으로 저와 안 맞는 부분이 있을 뿐이지요. 우리나라에서 나온 여러 안드로이드 단말기를 쓰다보니 [확인] [취소] 순으로 배치된 것에 익숙해 있습니다. 하지만 ICS는 [취소] [확인] 순서로 버튼을 배치해 놨더군요. 때문에 창의 버튼을 확인하지 않고 급하게 누르다보면 확인 대신 취소를 누를 때가 많더군요. 확인 창이 자주 나오는 게 아니다보니 쉽게 적응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프로그램별 옵션 버튼, 일관성 없어
앞서 시스템 바 또는 하드웨어 터치 버튼 중 옵션 버튼이 사라진 것에 대한 불편을 이야기했는데, 그것이 불편한 이유는 다른 데 있습니다. 예전에는 모든 앱의 옵션 버튼이 똑같은 자리에 있었던 데 반해 이번에는 앱마다 옵션 버튼의 위치가 제각각 나타난다는 점입니다. ICS 전용 앱으로 나온 G메일 앱은 오른쪽 아래, 일정은 오른쪽 위, ICS가 아닌 안드로이드 앱은 시스템 바의 오른쪽 끝에 나타납니다. 더구나 G메일에서 메일을 읽으면 받은 사람 옆에 회신 관련 옵션 버튼이 나타나 G메일 옵션 버튼과 혼란을 일으킵니다. 옵션 버튼의 아이콘만 일관성이 있고 정작 이용자 경험의 일관성은 전혀 없죠. 차라리 앱 실행 후 시스템 바 오른쪽 끝에 일관되게 나타나도록 만들었다면 더 나았을 텐데 말이죠.
접근 편해진 시스템 설정
ICS에서 시스템 설정의 접근이 예전보다는 쉬워졌습니다. 알림 바를 아래로 끌어 내리면 그 안에 설정으로 들어가는 아이콘이 있기 때문이지요. 설정으로 들어갔을 때 무선 랜과 블루투스, 데이터 사용량 설정처럼 자주 쓰는 메뉴를 맨 위에 꺼내 놓은 덕분에 편하게 설정을 켜고 끌 수 있습니다. 넥서스S 때의 순수한 안드로이드 버전만 놓고 비교했을 때보다는 확실히 편하긴 합니다.
산뜻해진 기본 프로그램들
G메일, 일정, 구글 토크, 연락처, 전화기, 문자 등 ICS의 기본 응용 프로그램들은 종전보다 훨씬 깔끔해졌습니다. 특히 흰색과 하늘색으로 산뜻하게 단장한 주소록과 문자 앱 덕분에 기분 좋게 연락처를 찾을 수 있고, 국내 환경에 맞춰 초성 검색 기능도 작동합니다. G메일과 캘린더의 UI도 좀더 다루게 편하게 바꿨더군요. G메일은 되도록 메일을 읽기 편하도록 메일 관리 메뉴를 아래쪽으로 이동시켰고, 첨부 파일 목록을 먼저 표시하도록 순서 등을 재배치했으며, 메일을 위 아래로 스크롤할 때 제목과 보낸 이는 위쪽에 계속 표시되도록 했습니다. 캘린더는 지나간 시간의 영역을 짙은 회색으로 구분했고, 전화 통화 기록은 통화를 주고 받은 기록이나 착신 기록을 모아서 표시했습니다. 또한 문자 목록에 주고받은 문자의 숫자를 표시했고 전화 아이콘을 위쪽에 따로 표시해 전화를 걸기 쉽게 했습니다. 그 밖에 삼성 키패드의 자판이 같은 해상도의 갤럭시S2 HD보다도 좀더 크고 또렷합니다.
진저브레드로 돌아가기 싫은 ICS
ICS의 새 기능보다 인터페이스의 사용성을 중심에 두고 짧게 쓰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길어졌네요. 그만큼 할 말이 많았나 봅니다. ICS를 담은 갤럭시 넥서스는 지금 나와 있는 다른 스마트폰보다 월등히 뛰어난 제원은 아니지만, 진저브레드 이전의 안드로이드보다 좀더 편하고 세련미를 갖춘 ICS를 경험할 수 있는 스마트폰으로 줄여 말할 수는 있을 듯 합니다. 물론 불편한 점이 없다고 자신 있게 말하는 건 어렵고요. 다만 그것을 덮는 새로움도 만만치 않습니다. 새로운 이용자 인터페이스가 왜 이렇게 설계되었는지 이해할 필요까지는 없지만, ICS의 인터페이스에 적응하기 시작하면서 진저브레드로 돌아가기 싫어지는 게 느껴지는군요. ICS는 분명 낯선 운영체제이고 몇몇 혼란도 있지만, 갤럭시 넥서스를 통해 도전해 볼 가치는 있는 운영체제인 것은 분명합니다.
음 전 그냥 아이폰을 쭈욱 쓸듯 ㅜ,ㅜ
망고 기대합니다.
지금쯤 망고폰 쓰고 계시겠군요. ^^
저도 우분투와 윈도우가 확인/취소가 서로 반대라서 종종 사고를 칩니다 ㅡ.ㅜ
아.. 안드로이드만의 문제는 아니었군요. 사고방식과 문화의 차이인건가요? ^^
저는 멀티태스킹 버튼이 아주 마음에 들더군요
작업전환하기 편하잖아요
아.. 저는 작업 전환보다는 다시 그 앱의 아이콘을 누르는 습관이 있는지라… ^^
어서 저에게도 ICS를 ….. 깔아주세요..구글느님..
넥s하나 가지고 있는데 고민입니다.. 롬을 바꿀까말까요;;
그러게요. 왜 넥s 업그레이드가 이렇게 더딜까요? 저도 답답합니다. ㅜ.ㅜ
전.. 결국 갤럭시 노트 해외판을 질렀습니다 ^^;;
지금 열심히 뱅기 타고 오고 있겠군요 -_-
지금쯤 장갑 낀 채로 열심히 S펜질 하고 계시겠군요. ^^
다음 버전인 젤리빈에서는 어떻게 바뀔지 기대됩니다.
ICS가 태블릿+폰의 운영체제를 하나로 합친형태라 상당히 변경되어 적응에는 좀 걸리겠네요.
레퍼런스가 아닌 일반 제조사에는 UI(터치위즈나 센스)가 따로 들어가 크게 변한건 없겠습니다만.
삼성은 ICS에 맞춰 하드웨어 버튼을 만든 것으로 확인되고 있는데요. 이제 안드로이드 이용자들은 새로운 UI에 적응해야 할 것 같군요.
확인 버튼이 오른쪽으로 간 것은 오른손 엄지로 누르기 쉽도록 설계한 것 같은네요 ㅋ
하지만 돌아가기 버튼은 왼쪽에 있어서 오른손 엄지로 누르기 불편하지요. ^^
전 넥서스프라임 구입한지 이제 막 일주일이 지났네요…^^
아직 좀 많이 색다르지만 무엇보다 아이스크림샌드위치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구글과 합작했다는 것에 만족하고 있어요..
물론 디자인과 사양도 만족하구요…
잘 보고 갑니다…
아마 ICS에 익숙해지면 다른 안드로이드폰이 좀 우습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