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S3의 원격 제어에 담아야 하는 것

갤럭시S3 원격제어
스마트폰 보안에 부쩍 관심을 기울이게 된 건 지난 5월 영국에서 갤럭시 노트를 도난 당한 뒤부터다. 새 스마트폰을 쓰게 되면서 부랴부랴 도난 방지 앱이나 관련 기능을 설치하는 모습은 꼭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말과 너무 잘 맞아떨어지지만, 어차피 소를 계속 기를 외양간이라면 고쳐 놓은 것이 낫기 때문에 새 스마트폰을 볼 때 관련 기능이 어디에 있는지 살펴보곤 한다.


얼마 전부터 쓰기 시작한 갤럭시S3도 이와 관련된 기능이 하나 들어 있다. 갤럭시S3를 누군가 훔쳐갔더나 도난을 당했을 때 폰을 잠그는 기능이다. 이는 설정 -> 보안 -> 내 디아비스 찾기 항목에서 원격 제어가 그것이다. 원격 제어는 이용자가 갤럭시S3를 분실했거나 도난 당했을 때 웹사이트를 통해 기능을 정지 시킨다. 이미 이와 유사한 기능은 아이폰에도 있었고, LG(링크 인 클라우드)도 갖고 있으며, 써드파트 앱을 통해서도 쓸 수 있지만, 삼성 단말기에선 처음 시도된 것으로 보인다.


갤럭시S3 원격제어
갤럭시S3의 원격 제어는 생각보다 괜찮은 기능이었다. 일단 원격 제어를 켜고 설정을 끝낸 뒤 삼성 다이브(www.samsungdive.com) 웹사이트에 들어가면 원격으로 갤럭시S3를 통제할 수 있다. 물론 모든 기능을 다 통제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 갤럭시S3가 어디에 있는지 대략적인 위치를 파악하거나 강제로 벨소리를 울리도록 만들 수도 있고, 통화 목록을 볼 수 있으며, 스마트폰의 데이터를 모두 삭제할 수 있다. 당연히 스마트폰을 쓰지 못하도록 잠그거나 풀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 폰을 가져간 이가 볼 수 있도록 문자를 표시하는 기능도 포함되어 있다.


사실 이러한 기능은 앞서 소개했던 다른 스마트폰이나 앱에서 구현된 것들이라 갤럭시S3만의 특화된 기능이라고 말하긴 어렵다. 다만 갤럭시S3 이용자 입장에서는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 단말기를 보호할 수 있는 강력한 기능을 쓸 수 있는 데에서 만족할 수도 있을 것이다.


갤럭시S3 원격제어
삼성 다이브 웹사이트에서 갤럭시S3를 원격으로 통제할 수 있다.
그러나 갤럭시S3의 원격 보안 기능이 강력하지만, 필자가 휴대폰을 도난 당한 경험에서 이 기능을 살펴보면 모자란 부분이 여럿 보인다. 아마도 이 기능을 만든 이들은 스스로 폰을 잃어버렸거나 도난을 당해보지 않았을 것이라고 짐작되는데, 그 이유는 딱 하나다. 이 기능을 구현하는 흐름을 봤을 때 폰을 도난 당하거나 잃어버렸을 그 순간의 절박함에 대해서 이해를 못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갤럭시 노트를 도난 당했던 짧은 순간 소위 ‘멘붕’이라는 표현 외에는 달리 할말이 없을 정도로 막막했다. 그저 단말기를 되찾고 싶다는 생각 외에는 아무 것도 떠오르지 않았던 것이다. 물론 단말기를 찾을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을 때쯤 문제를 처리할 순서를 정하고 그대로 실행에 옮길 수 있었지만, 정작 도난을 당했던 그 자리에서는 딱 한 가지를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은 지인의 전화를 빌려 받지 않을 게 뻔해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스마트폰에 계속 전화를 걸고 문자를 보내는 것이었다. 스마트폰에 있는 정보를 이용해 어떤 피해가 생길지 알 수 없기에 그 불안하고 초조한 마음이 이러한 행동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스마트폰을 도난 당했거나 또는 잃어버린 이는 그만큼 절박하다. 하지만 갤럭시S3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 제조사의 원격 제어 기능은 이처럼 답답한 처지에 놓인 이용자가 원하는 기능이 없다. 그 자리에서 가볍게 스마트폰을 정지시킬 방법 말이다. 웹사이트를 통해 스마트폰을 통제하는 것 자체를 문제라고 말하려는 게 아니라 웹사이트에 접속할 장소에 도착할 때까지 불안한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기능이 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해결책이 없을까? 해결책은 이와 유사한 앱에서 찾을 수 있다. 모록이나 폰지킴 같은 앱들은 이러한 상황에서 단문을 이용해 스마트폰 잠금, 경보 울림, 스파이샷을 할 수 있는 기능을 갖고 있다. 즉, 인터넷에 접속하지 않아도 문자 하나만 보내면 일단 스마트폰을 곧바로 훔쳐보지 못하도록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적어도 인터넷에 들어갈 수 있는 PC가 있는 곳까지 갈 수 있는 시간을 벌고 잠시나마 마음을 가라 앉힐 수 있는 것만으로도 그 상황에 처한 이용자에게는 충분히 도움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갤럭시S3를 비롯한 스마트폰의 원격 통제는 아직 부족하지만, 이런 기능을 넣으려는 제조사들의 노력에 대해선 고맙게 생각한다. 다만 그들의 시나리오와 이용자의 현실은 어딘가 다르기 때문에 이렇게 아쉬운 한마디를 남길 수밖에 없다는 것을 이해하기 바란다. 갤럭시S3의 원격 제어에 필요한 것은 화려한 웹사이트가 아니다. 진짜 스마트폰을 잃어버렸던 이들의 심정을 헤아려 배려한 기능, 그것을 찾아서 담는 것이 진짜다.


덧붙임 #


1. 삼성 다이브의 서버가 독일에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국내에서 이 사이트에 접속할 때 속도가 느리고 단말기에 신호를 보내는 시간도 너무 길다.


2. 원격 통제를 이용해 경보를 울릴 수 있지만, 일반적인 전화벨이 울리는 탓에 경고음처럼 인식되지 않으며, 잠금을 활성화하지 않았다면 경보음을 자연스럽게 끌 수 있도록 되어 있다. 경고음은 경고의 의미를 확실하게 드러낸 소리가 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도난 당한 상황이라면 이런 신사적인 대응은 소용이 없다.

3. 갤럭시S3의 원격 제어 설정 방법은 아래 링크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갤럭시S3 삼성 다이브 서비스로 원격제어하기

PHIL CHiTSOL CHOI Written by:

6 Comments

  1. 2012년 7월 27일
    Reply

    오… 그르네요
    전화나 문자로 간단하게 제어를 하면 더 좋겠네요.

    • 칫솔
      2012년 8월 4일
      Reply

      서드파티 앱을 쓰면 그건 되는데, 그것보다는 제조사에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편이 이용자로서도 편할 듯.. ^^

  2. 2012년 8월 12일
    Reply

    갤럭시 S3 주변에서 많이 사용하는데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칫솔
      2012년 8월 26일
      Reply

      네.. 그분들께 꼭 설정을 권해드리고 싶네요. 고맙습니다~

  3. 칫솔애독자
    2012년 8월 14일
    Reply

    새로운 고가 스마트폰이 출시 될 때 마다 도난 사건이 많이 발생하는데 이런 기능으로 도난사건이나 도난물품 장물거래가 많이 줄었으면 합니다 ㅎㅎ 잘보고 갑니다요~

    • 칫솔
      2012년 8월 26일
      Reply

      정말 도난 당하고 그게 장물로 돌아다닐 거 생각하면 무척 속쓰립니다. 이런 일이 다시는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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