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 글래스용 도수 안경 만들기

지난 달 말에 구글 글래스 익스플로어 에디션 2.0(이하 구글 글래스)를 들여왔다. 구글 글래스는 올해 상용화 계획이 있지만, 아직 일반 판매를 하지 않는 제품이다보니 구하는 것 자체가 어려운 제품이다. 하지만 개인적인 걱정은 이 제품을 구하는 것보다 이 제품을 우리나라에서 제대로 쓸 수 있는가였다. 언어가 다른 데다 아직 국내 환경에 맞는 구글 글래스용 앱을 찾기 어려운 여건이다보니 자칫하단 헛돈만 들이게 될 위험이 매우 컸던 것이다.

하지만 막상 구글 글래스와 마주쳤을 때 기능적인 요소보다 더 큰 걱정이 생겼다. 안경과 함께 쓰기 힘들다는 사실이다. 구글 글래스가 원래 안경처럼 테가 있고 두 귀에 걸어서 쓸 수 있는 형태로 만들어진 터라 안경 위에 겹쳐 쓰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긴 했다. 하지만 조금 무리를 한다면 겹쳐쓸 수는 있지만, 문제는 안쪽에 다른 안경을 쓴 채로 구글 글래스를 그 위에 얹으면 구글 글래스를 썼을 때 자동으로 켜지는 기능이 작동하지 않고 윙크로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구글 글래스용 곡면 안경은 두 개의 곡면 렌즈를 가공해 고글 형태로 이어붙인 것이다. 하지만 두 개의 곡면 렌즈를 가공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둘을 어떻게 이어서 구글 글래스에 걸 수 있도록 만드냐는 것이 더 고민이었다. 일단 구글 글래스에 거는 고리 부분은 구글 글래스의 기본 패키지에 포함되어 있는 선글라스용 고리를 떼어서 붙였다. 이 선글라스는 구글 글래스에 기본 포함되어 있지만, 원래 150달러에 별도 판매되는 것 중 하나다. 이것을 떼어내면 150달러를 고스란히 날리는 셈이지만, 그것은 나중에 다른 것으로 대체할 생각으로 과감하게 뗐다. 또한 이 렌즈 작업을 맡은 장인은 두 렌즈가 서로 벌어지는 일이 없도록 강력한 철심을 휘어서 만든 연결 고리로 두 렌즈 사이를 이어 튼튼하게 잡아주도록 깔끔하게 작업했다.

도수가 있는 안경을 꽂은 뒤 구글 글래스를 쓰니 일단 안경 위에 겹쳐 쓰지 않아 착용감이 훨씬 낫고, 모든 기능이 정상적으로 작동했다. 다만 고글 형태로 만들어야 하는 까닭에 처음에는 조금 어지럽게 느껴지는데, 몇 분 정도 익숙해지면 쓰는 데 어려움은 없다. 비록 우리나라에서 구글 글래스가 정식 유통되고 있지는 않아 많은 이들이 쓰고 있지는 않겠지만, 분명 눈이 나빠 구글 글래스를 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이들이라면 불편하게 쓰지 말고 이런 곡면 안경을 시도해보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