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세상을 그리는 구글 맵 5.0

안드로이드용 구글맵이 5.0으로 업그레이드됐습니다. 매번 구글맵의 버전이 올라갈 때마다 늘 새로운 기능이 더해지곤 했는데, 이번에는 더 깜짝 놀랄만한 기능이 들어갔습니다. 3D 맵이지요. 이 맵에 관해선 얼마전 D: Dive into mobile 행사에서 안드로이드 총책임자인 앤디루빈 부사장이 태블릿으로 시연했던 것입니다. 그것을 이렇게 일찍 적용할 것이라고는 생각지 않았는데요. 이번 업데이트에 넣었더군요.

구글맵을 업그레이드하려면 안드로이드 마켓에서 접속하면 됩니다. 구글맵에 업데이트 표시가 떠 있을 것이니 그것을 눌러주면 됩니다. 만약 구글맵을 업데이트를 하고 구글맵을 실행했는데, 지도의 새로운 기능에 대한 안내가 나오지 않으면 응용 프로그램 관리에서 업데이트를 제거한 뒤 재설치 하면 됩니다.

구글맵을 실행하고 새로운 기능을 확인한 뒤 곧바로 지도를 확대해 3D 봤습니다. 아, 3D 모드로 전환하려면 검지와 중지(다른 두 손가락으로 해도 됨~)를 벌린 채 화면에 올린 뒤 동시에 화면 아래로 끌어내리면 됩니다. 서울 광화문쪽을 확대한 뒤 3D 모드로 바꿔보니 일단 건물 모양은 그런대로 보이는 것 같더군요. 하지만 화면을 회전해 다른 각도에서 건물을 보니 모두 납작한 형태로 표시했습니다. 위에서 볼 때는 건물의 입체감이 있었는데, 지도를 돌려보니 입체감은 조금도 살아나지 않더군요. 지도가 입체감 있게 그려진 2D 지도로 눈속임을 했던 것이었습니다.

혹시 우리나라만 안되는 것인가 싶어 미국을 탐색해 봤습니다. 곧바로 이동한 곳은 뉴욕이었지요. 어느 정도 확대할 때까지는 우리나라에서 보던 지도와 별다른 차이가 없어 보였는데, 골목길까지 또렷하게 보일만큼 확대를 하니 건물이 쑥쑥 그려지는 것이 눈에 보이더군요. 높이와 형태가 실제와 똑같은 형태의 건물을 실시간으로 그려냈습니다. 3D 모드로 바꾼 뒤 지도를 돌려보니 실제 우리나라 지도에서 보는 것처럼 납작한 게 아니라 확실한 3D 모델로 표현되어 있더군요. 뉴욕의 대부분은 이 같은 3D 모델링된 건물이 나타났는데, 대체로 실제 건물 모양과 높이가 거의 일치하는 듯 보였습니다.  월스트리트의 건물들이나 엠파이어 스테이츠 빌딩이나 타임스퀘어 인근 건물들 모두 실제 형태와 비슷했으니까요.

다른 도시도 이렇게 묘사되어 있을까 싶어 몇몇 미국의 큰 도시를 둘러보니 역시 대도시는 3D 작업을 해놓은 것 같더군요. 대도시를 벗어난 곳은 3D 건물은 고사하고 일반 건물도 세워 놓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구글 본사도 건물의 그림자만 남겨뒀을 뿐 구체적인 묘사를 안했더군요. 미국 이외의 나라나 도시는 가까운 일본과 중국 정도만 봤는데, 일본은 3D 지도를 얹으려는 것 같고 중국은 아직 시도를 안한 것처럼 보였습니다.

이번 3D 지도를 보면 복잡한 느낌이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봤던 평면적인 지도가 아니라 앞으로는 공간적인 지도, 아니 공간을 압축한 세계를 봐야 할 것 같더군요. 지금의 지도가 길을 안내하고 위치를 표시하는 것에서 그친다면 공간이라는 개념에서는 훨씬 더 많은 것을 표현할 수 있을테니까요. 위치를 찾는 것만 해도 지금이야 대표적인 건물을 알려주는 수준이지만, 앞으로는 층까지 세세하게 표시할 테고 여기에 시간만 더하면 가상 세계 구축 등 더 많은 창조적 결과물이 나오지 않을까 합니다. 지도에서 실시간으로 주문을 하고 쇼핑을 하고 SNS를 즐기고 가상 현실 속 게임을 즐기는 일도 불가능하지는 않겠죠.

아직 우리나라 지도에서는 3D 모델링을 볼 수 없지만 뉴욕을 비롯한 몇몇 3D 지도를 보니 머지 않아 실제 세계를 지도처럼 실시간으로 볼 날이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물론 3D 모델링에 실제 텍스처를 얹는 게 쉬운 일은 아니겠지요. 소프트웨어의 최적화 뿐만 아니라 더 강력한 컴퓨팅 파워가 필요할 테니 말입니다. 하지만 지금 발전하고 있는 컴퓨팅 기술을 보면 먼 이야기만도 아닌 듯 보입니다. 지금의 컴퓨팅 파워로 이렇게 구현해내는 구글이라면 그 가능성을 실현해 내지 않을까요?

덧붙임 #

뉴욕 5th avenue에 있는 애플 스토어는 이렇게… 지하에 있어서 어쩔 수 없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