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S는 조금 복잡하다. 스마트폰과 연동해 쓸 써야 하는 부분도 있고, 연동하지 않고 쓸 수 있는 장치라서다. 기어S 안에서만 모든 재주를 단독으로 쓸 수 있다면 훨씬 쉬운 장치가 될 수 있었지만, 어쨌든 기어S와 갤럭시 스마트폰을 함께 쓰는 환경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보니 따져야 할 가정이 훨씬 많아진 것은 사실이다. 만약의 상황을 예측하고 그에 알맞은 해결책을 모두 넣었느냐를 보면서 기어S의 준비성을 평가할 수 있으나, 지금은 출시 후 예상치 못한 문제를 공유해야 하는 상황이다. 지금 기어S를 쓰면서 나오는 하소연 중에 일부는 해결된 것도 있다. 이를 테면 착신 전환을 해제하지 않은 채 기어S를 두고 스마트폰만 들고 나갔을 때 연락을 받지 못하던 문제는 최근 해결했다. 하지만 여전히 기어S와 관련된 크고 작은 기능적인 문제나 환경적 제약 등 해결해야 하는 것들이 여전히 많아 보인다. 여기 기어S에서 더 수련을 쌓아야 할 모자란 기본기에 대한 하소연을 몇 자 적는다.
1. 무선 랜을 이용한 기능의 부재
기어S는 3G 모듈만 담은 장치는 아니다. 무선 랜도 있다. 기어S와 무선 랜과 연결해 놓으면 원격 상태에서 알림을 받거나 데이터를 쓰는 앱을 실행했을 때 3G 데이터 소모를 막아 비용을 줄여주는 효과는 있다. 하지만 무선 랜을 적극적으로 쓰는 일은 그리 많지 않다. 기어S가 웹 브라우징이나 다른 데이터 작업을 하기에 알맞은 환경이 아닌 탓도 있지만, 정작 대용량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주고받기 위한 용도로 쓰지 않는 게 더 문제다.
분명 무선 랜을 활용하면 좋은 이유가 몇 가지 있다. 먼저 기어S용 앱을 설치할 때다. 지금 기어S에 앱을 설치하려면 스마트폰의 기어 매니저를 실행한 뒤 기어 스토어에 접속해 기어용 앱을 내려받아야 한다. 이 때 앱은 곧바로 기어S에 설치되는 것이 아니라 연동된 스마트폰으로 먼저 내려받은 뒤 이를 블루투스를 통해서 전송하고 그 뒤에 기어S에 설치된다. 원격으로 설치만 지시하고 기어S에서 무선 랜으로 내려받아 설치하는 것이 더 빠르게 설치할 텐데, 이 방법을 쓰면 느린 블루투스로 전송하는 탓에 시간이 오래 걸린다. 한마디로 시간낭비다.
대용량 파일 전송도 마찬가지다. 기어S에 데이터를 넣을 때도 무선 랜을 쓰지 않는다. 기어S에서 음악을 듣고 싶어 여러 개의 파일을 전송할 때도 블루투스를 쓴다. 몇 개의 파일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되지만, 파일이 많을 수록 작업 시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다. 무선 랜을 썼다면 더 빨리 작업을 끝낼 수 있는 일이지만, 그럴 수 있는 준비가 전혀 되어 있지 않다.
2. 블루투스 헤드폰의 까다로운 동거
기어S는 블루투스로 스마트폰과 연동한다. 블루투스 신호가 끊어지면 원격으로 연결되지만, 블루투스로 연결될 때보다 기능은 제한되고, 3G를 통해 원격으로 연결되면 배터리와 데이터 소모가 늘어난다. 스마트폰을 들지 않고 기어S의 스피커폰으로 통화를 할 수도 있다. 스마트폰과 함께 쓸 때 블루투스는 옵션으로 볼 게 아니라 반드시 필요한 연결인 것이다.
그런데 기어S로 연동한 스마트폰에 통화 기능이 있는 블루투스 헤드폰을 페어링하면 기어S와 페어링이 끊어진다. 기어S의 통화 오디오 프로파일과 헤드폰의 통화 오디오가 서로 겹치기 때문으로 생각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유는 아닌 듯하다. 기어S의 통화 오디오 프로파일을 살리고 블루투스 헤드폰의 통화 오디오 프로파일을 해제해도 증상은 같다. 흥미로운 점은 통화 오디오를 해제한 블루투스 헤드폰을 먼저 연결한 뒤 기어S를 연결하면 두 장치는 동시에 연결된다. 음악은 블루투스 헤드폰으로, 음성 통화는 기어S로 할 수 있는 것이다.
항상 기어S와 페어링한 상태로 쓰다가 블루투스 헤드폰 때문에 연결이 끊어진 기어S를 다시 블루투스로 이어 붙이는 일은 너무 번거롭다. 이는 기어S와 연동해 쓰고 있는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에서 관리해야 하는데, 통화 오디오 프로파일을 해제한 블루투스 헤드폰을 연결할 때 기어S의 연결을 끊지 않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두 개의 스마트 장치를 동시에 페어링할 수 있는 기어 서클의 멀티 페어링 같은 개념을 스마트폰에 적용해 기어S와 블루투스 헤드폰을 동시에 적용할 수는 없는지 묻고 싶다.
3. 부정확한 절전모드 안내, 불친절한 착신 안내
아마도 기어S의 절전 모드를 눈여겨 보는 이들은 그리 많진 않을 것이다. 기어S의 절전 모드는 스마트폰과 마찬가지로 배터리 소모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쓰는 기능이다. 절전 모드를 실행하면 모든 화면은 흑백으로 바뀌고 통화와 문자, 사계만 표시되는 단 하나의 홈 화면만 표시된다. 무선 랜을 비롯한 모든 연결도 차단된다.
하지만 절전 모드를 켤 때 안내를 읽어보면 분명 절전모드 상태에서도 기어S의 통화나 문자 기능을 제외한 나머지 기능을 제한한다고 되어 있지만, 실제로는 전화와 문자까지도 차단된다. 절전 모드를 켠 상태에서 전화를 걸면 긴급 통화가 아니라는 이유로 전화를 걸지 않는다. 옵션에서 모바일 네트워크를 활성화하면 비로소 전화와 문자를 보내고 받을 수 있지만, 이것은 절전 모드의 안내와 다른 작동이다.
더불어 기어S에 부여된 번호로 걸려온 전화와 스마트폰으로 걸려오는 전화가 구분되지 않는 것도 의외로 불편하다. 지금 개통되는 이동전화번호는 완전히 새로운 것이 아니라 종전에 누군가 쓰던 번호를 오랜 시간 동안 정리한 뒤 다시 부여받고 있다. 하지만 가끔씩 이 번호의 주인이 바뀐 줄 알고 있는 모르는 이들로부터 잘못 걸려오기도 하는데, 기어S로 오는 전화와 스마트폰으로 오는 전화가 구분되지 않아 받아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될 때가 적지 않다. 기어S의 번호로 오는 전화와 착신 전환을 포함한 스마트폰에서 오는 전화를 직관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 변화는 필요하다.
덧붙임 #
기어S가 가까이 있을 때 스마트폰의 잠금 기능을 자동으로 해제하는 기능이 지문 인식으로 잠금 설정된 스마트폰에서 작동하지 않는 문제는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
딱 봐도 테스트 용인대 20만대에 파는건 ㅡㅡ; 절대 판매용은 아닌 제품
블루투스 통화 가능 헤드폰을 휴대폰에 연결하면 기어의 페어링이 끊어진다고 하셨는데…
저의 경우에 삼성의 블루투스 헤드셋을 써서인지 둘의 연결에 아무 문제가 없습니다. 연결순서에도 관계가없고요~
뭔가 호환성문제가 있나보네요… 이래서 블루투스 기기 고르기가 영 힘듭니다.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