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어VR에서 카드보드VR 앱을 다루는 간단한 방법

위 두 이미지는 기어VR을 이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에 설치한 오큘러스 매니저에서 게임 항목을 열어본 것이다. 한쪽은 텅 비어있고, 다른 한 쪽은 꽉 차 있다. 어느 한쪽만 가짜가 아니다. 둘 다 진짜다. 다만 지역에 따라 다르게 보일 뿐이다. 텅빈 쪽은 우리나라에서 접속한 오큘러스 스토어, 꽉찬 쪽은 미국 오큘러스 스토어에 들어간 모습이다.

설날이 끝난 직후 기어VR을 배송 받은 우리나라 이용자들은 미국 만큼 다양한 컨텐츠를 보기 어려운 게 현실이다. 기어VR용 게임은 아직 심의가 끝나지 않아 스토어를 열지 못하는 상태다. 오큘러스가 연령제 표시 같은 우리나라의 게임 정책을 맞춰야 하지만, 개발사들에게 한국 상황에 맞는 변경을 강하게 요구하고 있는 상황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비단 게임 뿐만 아니라 전체 앱의 숫자와 종류도 많이 다르다. 국내 앱스토어에 등록된 앱은 오늘 현재까지 확인된 것만 13개, 미국은 40개 가까이 들어 있다. 우리나라는 IM360을 통해 360도 영상 컨텐츠를 다운로드할 수 있지만, 그래도 밀크VR을 통해 추가로 다운로드할 수 있는 영상 컨텐츠에 비하면 그 수가 턱없이 적다. 물론 올레TV는 국내 전용 컨텐츠지만, 미리 서비스에 가입하지 않으면 의미 없는 앱이어서 실제 이용하긴 어렵다.

일단 국내 기어VR 이용자들이 더 많은 컨텐츠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은 두 가지다. 일단 국내가 아닌 미국 오큘러스 서비스를 이용하는 것이다. VPN이나 스마트 DNS와 같은 방법을 이용하면 얼마든지 컨텐츠는 내려받을 수 있다. 단, 미국 스토어에서 내려받은 기어VR 컨텐츠를 즐기려면 계속 VPN을 켜둬야 하고, 이때 한국 오큘러스 스토어에서 다운로드한 컨텐츠는 기어VR 상에서 나타나지 않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또 다른 방법은 구글 플레이에 있는 카드보드용 컨텐츠를 이용하는 것이다. 카드보드 VR 앱은 물론 뱅가드(Vanguard V)나 프로톤 펄스(Proton Purse) 같은 카드보드용 게임들을 설치해 구글 플레이에서 내려받아 기어VR에서도 즐길 수 있다. 다만 이 방법은 기어VR을 정상적으로 장착하지 않은 상태로 즐겨야 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또한 카드보드 VR용 앱의 컨트롤러로 쓰는 네오디움 자석도 필요하다.

일단 기어VR에서 카드보드 VR앱을 보는 방법은 이렇다. 먼저 기어VR에서 감상할 카드보드 VR용 앱을 실행한다.

기어VR의 USB 단자에 꽂지 않고 장착한다. 이때 USB 단자 부분을 위로 들어올려야 하기 때문에 파손 위험이 있으므로 조심해야 한다.

기어VR을 머리에 쓰면 카드보드 VR 앱이 보일 것이다. 앱의 특정 기능이나 메뉴를 실행하려면 네오디움 자석을 기어VR 왼쪽 검은 부분에 대고 위나 아래로 살짝 움직여 주면 된다.

이전 화면으로 돌아가려면 카드보드 VR을 다루는 것과 마찬가지로 기어 VR을 오른쪽으로 90도 기울이면 된다.

이런 방식으로 카드보드 VR을 이용하면 국내의 기어VR 전용 컨텐츠 외에도 더 많은 컨텐츠를 즐길 수 있다. 특히 기어VR에는 없는 유투브도 VR 컨텐츠로 보고 음성 명령으로 보려는 영상을 찾아 볼 수도 있다. 하지만 기어VR 전용 컨텐츠에 비해 카드보드 VR 컨텐츠의 완성도가 더 높은 것은 아닌 데다 일부 앱은 이 방법으로 볼 수는 있어도 조작을 못할 수도 있다. 때문에 너무 큰 기대를 갖고 보는 것은 금물. 잠시나마 갈증을 해갈하는 정도로 충분할 것이다.